참 잔인한 영화입니다. 괴물나오는 거 말고.. 주인공을 꼭 그런 상황까지 몰고 갔어야 했나 싶습니다. 평범한 인간이 가장 비참해질 때가 바로 자신을 용서할 수 없어질 때가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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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blog.naver.com/mist_2008





































스티븐킹의 장기인 초자연적인 현상, 극한상황, 인간의 심리를 잘 버무려 놨습니다. 서스펜스와  반전도 이정도면 무난했고요. 하지만, 너무 도덕적인 자극이 심해서 폐부를 찌릅니다. --;;

극한 상황에서 인간군상들이 보여주는 집단적인 히스테리가 스토리를 장악하고 있지만, 그에 못지 않게 눈여겨 볼 점은 주인공을 가장 처첨한 상황으로 몰고 갔어야 하는 이유도 짚어볼 만 합니다.

왜 주인공은 등장인물들 중 그나마 모든 문제를 잘 헤쳐나갈 듯 보였으나, 영화 마지막에 자신이 아끼는 모든 사람들을 죽이고 혼자 살아남아 괴로와 했어야 했을까요?

영화 내내 극도의 공포에 시달리다 최후의 선택으로 안개 속을 헤쳐가기로 결정하고 따라 나섰던 사람들에게 안개를 벗어나지 못하자 최후의 선택으로 고통을 줄여주기 위해 함께 했던 사람들에게 총을 쏩니다. 총알이 부족해서 자신은 죽지 못하고, 알수없는 생명체들에 의해 다가올 위협과 공포에 비명을 지르다 정작 군대와 사람들이 다가오자 자책감에 몸부림칩니다. 그가 왜 이런 또다른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도록 했을까요?

Do the right thing!!

영화 초반, 안개가 덮여오고, 마트에 사람이 갇히자마자 한 여인이 집에 남겨둔 자식 - 기본적으로 생활을 영위할 수 없기에 반드시 돌아가야 하는 상황 - 을 찾으러 가야 하기에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합니다만,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거절합니다. 심지어 주인공까지도..

물론 주인공은 아들을 데리고 왔기에 낯선 여인을 위해 자식을 두고 혹은 자식과 함께 위험한 상황을 자처해서 가자고 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잘 모르는 이웃을 위해 불안함이 가득한 안개 속을 헤쳐가기에는 선뜩 내키지 않습니다.

여기서 주요 등장인물들을 한명씩 카메라가 비추면서 대답을 확실히 보여주지만, 다들 거절했고, 영화 속에서 차례로 죽어갑니다. 가여운 여인은 혼자 제일 먼저 길을 나섰고, 영화 끝부분에 군대와 함께 나타나 주인공을 측은한 듯 바라보며 나타납니다.

결국, 한번 비겁하면 용서받기 힘들다는 뉘앙스가 강렬합니다. --;; 스티븐킹도 은근히 인간의 허위의식을 많이 비판하곤 합니다. 사실 가장 평범하게 가정을 지키고, 안락한 삶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사실 가장 이기적일 수 있다는 걸 새삼 느끼게 해줍니다. 주인공도 가장 지키고 싶었던 자식을 끌고 나가 결국 제 손으로 죽이게 됩니다. --;; 정말 잔인한 작가입니다. 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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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앞의 안개보다 내 안의 안개를 헤쳐보라!

스티븐킹은 극한 상황에서 인간의 내면을 분명하게 드러내는 데 일가견이 있습니다. 비교적 인간을 암울하게 보는 듯한 느낌이 강하지만, 찬찬히 보면 고개가 끄덕일만큼 세밀하고, 공감가도록 표현합니다.

평소에는 약간 불편한 관계의 이웃들이 미지의 공포로 인해 고립된 마트에 갇히게 되자 저마다 살기 위해 혹은 공포를 덜어내기 위해 극렬하고 맹목적인 행동도 서슴지 않습니다. 사이비임에 분명해 보이는 여인을 비판하던 사람들이 그녀의 말에 따라 희생양을 찾고, 그녀는 평소에 자신을 무시하고 눈에 가시같던 존재들을 하나씩 지명합니다. 긍정적으로 보이는 몇몇 등장인물들조차 이성으로 대처하고 사람들을 이끌기 보다 자신들만 힘을 합쳐 살아가기 위해 발버둥 칩니다. 가식적인 대중들의 집단적인 패닉이 극에 달합니다.

이런 설정들이 우리나라 정서에는 잘 맞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누가 대중을 설득하고 올바른 판단을 위해 남아서 끝까지 함께 하길 원하겠습니까? 하지만 스티븐킹은 차가운 시선으로 냉정하게 묘사합니다. 언뜻 보기에는 참 합리적인 선택이고, 납득할 만한 방법이지만, 그 이면에 누구를 위한 선택이며, 무엇을 위한 선택인지 고민하게 만듭니다.

자신을 위해 성실하게 살아가는 소박한 모습 속에 가려진 채 존재하는 게 무엇인지 한번쯤 돌아보라고 얘기하는 영화입니다. 너무나 당연하다고 믿는 것들이 실제로는 매우 불안정한 것일 수 있다고 얘기합니다.

세상이 안개에 쌓였을 때, 내면의 안개가 걷혔고, 세상의 안개가 걷히자 내면의 모습은 더이상 추스릴 수 없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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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RITTEN BY
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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