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16일 센트럴시티 밀레니엄홀(강남고속버스터미널 부근)에서 있었던 " hello! blogger 대한민국 블로거 컨퍼런스 " 에 다녀왔습니다. 이젠 기억도 가물가물합니다. ㅎㅎ

이미 많은 분들이 후기와 여러 의견을 작성해 주셨으니 전체적인 분위기를 보시려면 아래 행사 페이지의 트랙백들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helloblogger.tistory.com/22

보통 행사후기를 기록할 때면 행사에서 재미있던 사건과 알찬 내용들을 추리면서 작성했는데, 이번에는 너무 늦게 작성하게 되서 먼저 다른 포스팅들에 대한 얘기를 먼저 하고 싶습니다.



도대체 서로에게 무엇을 기대했던 것일까요?

행사후기에 찬반의견이 다수 있는 것을 봤는데, 그다지 눈에 띄게 공감가는 내용은 없었습니다. 행사가 여러 이유로 마음에 들지 않았고, 다음에는 참석하지 않겠다거나 혹은 다시 개최할 필요가 없다는 등의 부정적인 의견과 참석했던 블로거들의 자질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시면서 행사에 나름대로의 의미가 있었음을 알리시려는 긍정적인 의견을 접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 포스팅들을 읽고나니 괜히 읽었다는 생각만 남더군요. 행사를 준비했던 분들이나 행사에 참여했던 분들은 서로에게 무엇을 기대했던 것인지 의문이 들더군요.

대한민국 블로거 컨퍼런스는 어떻게 개최하게 되었을까요?
(블로그컨퍼런스 공식블로그 발췌)

위의 내용을 보면 결국 일반블로거 분들에게 만남의 자리를 제공하고, 좀 더 개방적인 환경을 조성해 보겠다는 취지로 블로그 컨퍼런스를 열었다고 이해됩니다. 이는 일반블로거들에게 좀 더 참여의 의지를 북돋우겠다는 뜻으로 비춰집니다. 무엇이든 더욱 활발하게 움직여달라는 암시로 느껴집니다.

부정적인 의견을 게재하셨던 분들은 형식적인 진행, 공허한 만남, 참석자에 대한 배려의 미비 등등을 지적하셨는데, 개인적인 문제는 이번 진행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 - 좋게 보면 좋았다고 할 수 있고, 나쁘게 보면 나쁘다고 해버리는 - 으로 해석된다는 데 있습니다. --;;

취지는 좋았으나, 진행과정에서 참가자의 생각을 고려하지 않은 듯한 우려가 남았습니다. 저의 경우에는 이번 여러 블로거 모임에 참석한 경험이 있어 " 프로그램 소개 " 란 등을 보면서 대강 어떤 식으로 흘러갈 것 같고, 어떤 것을 찾을 수 있을지 준비를 하고 참석했습니다. 물론 예상대로 되지 않은 것도 많았습니다만.. 많은 좋은 기록들을 가져왔습니다.

참석한 모임 중 가장 큰 규모의 행사였기에 이런 모임에 처음 참석하시는 분들이 많은 점을 고려해서 참석자 개개인이 좀 더 자신을 드러낼 수 있는 순서가 있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어떻게 보면 처음 오신 분들은 " 다함께 만나서 서로를 느껴봅시다"  해 놓고는 연사들의 얘기만 줄창 들은 기분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그나마 스피치 발표자 분들과 대화방(?)에서 개별적으로 만나셨던 분들은 위안이 되겠지만, 자리가 그리 넉넉치는 않더군요. 또한 여유시간마다 개별블로거 분들을 소개하려는 모습은 좋았지만, 편한 만남의 자리라고 보기는 힘들더군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러 면에서 많은 독특한 점이 있고, 그중 의외로 뻣뻣한 습관이 많다는 걸 염두에 둬주셨으면 합니다. 좋은 습관은 아니므로 이런 접근방식으로 고쳐보시겠다고 했다면.. 글쎄요.. ^^;; ㅎㅎ

정리하자면, 매우 색다르고 큰 규모의 행사였기에 보이지 않게 서로에게 많은 기대를 가지신 것 같고, 이때문에 실망과 불만이 직접적으로 표출된 것 같다고 생각됩니다.

준비하셨던 분들이나 지원하셨던 분들은 지금의 모습이 우리나라 블로거 분들의 꾸밈없는 모습임을 인식하신 것을 성과로 삼아주셨으면 합니다. 좋은 답안을 찾기 위해서는 문제를 있는 그대로 분석하고 방법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고 할지라도 실제 모습을 보면 더욱 분명해지는 부분도 많다고 봅니다. 블로그가 없던 시절의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블로그가 생겼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도 아니라고 보며, 초기에는 그 모습 그대로, 그 다양성 그대로 반영된 채 보여질 것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앞으로 블로그를 통해 개개인의 감춰졌던 역량과 정체성을 드러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어느 정도의 노력이 필요할 지 느끼셨을 듯 싶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이런 행사가 더 많이 개최되기를 바랍니다. 얼마나 더 많은 실패가 있을지 몰라도 블로그 라는 웹저작툴이 보여주는 환상은 아직 저에게 매력적입니다. 노력한 만큼 얻을 수 있는 가장 평등하고, 개방적인 도구가 아닐까 싶습니다.




1. 키노트 - 새로운 것을 만드는 장인정신(건축가 류춘수)

이 분의 강연은 가장 뜻밖의 성과였습니다. 컨퍼런스 참가신청을 했을 때는 오후 트랙들 때문이었는데, 생각지도 않게 여러가지 좋은 내용을 떠오르게 해주신 강연이었습니다. 사실 오전 초청강연의 소개란을 봤을 때는 또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의 구태의연한 강연이려니 싶어 제끼고 싶었습니다. 혹시라도 그 시간동안 다른 블로거 분들을 밖에서 만나 얘기를 나눌 수 있거나 이리저리 행사소개란에서 보지 못한 알찬 내용을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그냥 제시간에 참석했습니다. 잠깐씩 밖으로 나가 담배도 피면서 주변상황도 둘러봤는데 여의치 않아 2번째 시간에는 약간 귀를 기울여 봤더니 블로그를 운영에 대해 생각해 왔던 부분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들이 많더군요.

기억나는 강연내용을 보면 끊임없이 연습하라, 꼼꼼하게 기록하라,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라, 언제 어떤 상황에서든 좋은 생각은 기록하라, 자신의 불만을 감추지 말고 공개적인 석상에서 분명하고 설득력있게 얘기하라,(대통령 관련 얘기 정말 재미있었습니다. ㅎㅎ) 가능성보다 자신이 가치있다고 느끼는 일에 최선을 다하라, 다른 사람의 생각에 얽매이지 마라 입니다. 블로고 스피어에서 흔히 듣던 말인데, 블로그를 하지 않으시는 분의 입에서 어떻게 저렇게 잘 정리되서 나올 수 있을까 싶었습니다. 더구나 실제 경험과 자료를 직접 눈으로 보여주시니 이미지가 잘 정리된 블로그를 보는 것 못지 않게 불끈했습니다.

역시 블로그를 잘 운영하는 것에 왕도가 없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일반적인 상식이든 독창적인 방법이든 가진 것을 최대한 활용하고 연습해서 자신의 모든 역량을 드러내야 합니다.


2. 동영상 촬영과 편집, 감독이 바라보는 연출의 세계

동영상 편집툴이 새로운 모습을 등장했더군요. 포토샵이 이젠 포토샵이 아닌 듯 합니다.

연출의 세계는 못 보고, 영화에 대한 원론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 ㅎㅎ


3. 영화 팀블로그 운영의 의미와 매력, 그리고 가능성

제가 좋아하는 익스트림무비 의 스탭 분이 오셔서 팀블로그 운영의 의미와 노하우, 매력, 가능성에 대해 조곤조곤 말씁해 주셨습니다. 그런데, 보통 조직생활을 하게 되면 접하게 되는 내용들이라고 생각되더군요. 그래도 역시 체험담은 재미있었습니다.

더불어 " 블로그에서 나란 존재에 대한 소고 " 트랙을 곁다리로 들었는데, 역시 블로거 체험담이었습니다. 이 분은 의외로 재미있으시더군요. 단지 좀.. 흠..


4. 블로그와 저작권

윤종수 판사님의 저작권과 관련된 강의가 매우 알찼는데, 내용이 어려워 정리가 난감합니다. 무슨무슨 권, 권, 권 얘기만 머리 속을 맴돌고 있습니다. 일단 크게 보면 저작권은 하나의 권리로 보지 말고, 개별적인 권리의 조합으로 보는 게 중요하다고 하셨습니다. 쿠텐베르크가 활자라는 걸 만들어내면서 한개의 컨텐츠가 복사되거나 유출되는 문제로 시작해서 최근의 전송권(?)까지 문제가 발생할 때마다 정리되서 법제화된 권리들을 나열해 주셨는데, 혹시 당시 ppt 자료가 공개됐는지 찾아봐야겠습니다. 일단 알기 쉽게 설명해주시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전체적으로는 제가 얻고자 했던, 영화, 저작권 정보, 팀블로그에 대해 가닥을 잡을 수 있어 좋았고, 초청강연 내용은 뇌리를 스치는 특별부록이었습니다. 동영상 편집 얘기가 나오면 파일포맷이나 필터 등에 대해 질문할 수 있을까 싶었는데, 상관없는 내용이더군요. --;;

또한 모든 트랙이 끝나면 무슨 공연을 한다길래 그 시간에 스피치 담당자 분들과 개별적으로 만날 수 있을까 했었는데, 다들 공연보러 올라가게 하시더군요.--;; 이 시간을 다른 형식으로 활용했었으면 어떨까 싶었습니다. 공연볼 사람은 공연보고, 그날 트랙에 대해 얘기나눌 사람은 얘기 나누고, 스피치 담당자 분들한테 매달리고 싶은 사람은 붙잡고 안 놔주는.. ㅋㅋ

피곤하기도 해서 공연은 보지 않고 그쯤에서 돌아왔습니다. 다음 번에는 이번 행사후기들의 내용을 토대로 좀 더 튜팅된 모습의 컨퍼런스가 있었으면 합니다. 당근 그러시겠지만요..

ps : 그나저나 이 포스팅은 어디로 트랙백을 보내야 하는지 원.. 일단 행사블로그에다 보내둬야겠습니다. 행사후기 작성 후 행사주최 측에 트랙백 보내는 것도 빨리 일반화되어야 할텐데요. 흠..

참! 준비하셨던 분들 모두모두 수고많으셨습니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