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의 저자인 히가시가와 도쿠야의 작품이다. "수수께끼 풀이는 저녁식사 후에"는 추천할 만한 코믹 탐정물이지만, 가상의 도시 이카가와 시를 배경으로 한 작품들은 들쭉날쭉하다.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은 실망스럽기까지 하다.

5개의 에피소드들은 추리물로써는 평균이하라고 본다. 유머는 그나마 봐줄만 하지만, 그마저도 일본 글자나 말장난이라 쉽게 반응하기 어렵다. ㅡㅡ;; 이전의 작품들은 추리소설과 유머소설의 균형을 잘 맞추고 있었지만, 이번의 경우에는 사실상 탐정물을 가장한 코미디소설이다. 남여 주인공의 친구같은 연애담을 읽는 것으로 만족해야 한다. 허황된 만화같은 캐릭터지만, 이제는 정이 들만한 수준이다. 코미디물로 

(이하 책내용이나 추리결과가 나오니 참고 바랍니다.)

죽음에 이르는 전력 질주의 수수께끼

추리의 비밀은 두 건물 사이에 설치한 로프가 끊어지는 바람에 줄을 잡고 있던 사람이 한 쪽 건물로 떨어진다는 점인데, 두 발이 충분히 땅에 닿을 거리로 떨어졌다면 어쩔 수 없이 달리기 전에 이미 다리가 부러졌을 가능성이 높을 뿐 아니라 대개 남자들은 비스듬이 떨어지게 될 경우, 머리 등을 보호하기 위해 새우처럼 구부리거나 바닥을 구를 준비를 한다. 목격자가 보기에도 건물벽을 향해 달리는 것처럼 보일 만큼 오래 달리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이해하기 어렵다. 


탐정이 찍은 사진

범인이 지레 놀라 호들갑을 떠는 바람에 결론이 나지만, 그밖에는 허술하기 그지 없다. 원래 간섭하고자 했던 살인사건 내용과 연관이 있다는 건 단지 살인동기만 밝혀낼 뿐이다. 흔한 패턴이지만, 흔하다고 너무 날림 구성한 게 아닌가 싶다. 


이카가미 일족 살인사건

"오징어 사당"도 웃기지만, 그걸로 어른들이 비슷한 사당들의 위치를 헷갈린다는 것 자체가 이해가 안 간다. 게다가 가끔 몇 번은 방문했다면서 시체가 있던 사당과 없던 사당의 위치가 다른 것조차 몰랐다는 걸 그냥 받아들이기 난감하다. 그래서 초반에 오징어 얘기가 그리 나오고, 사건을 풀이하는 것도 탐정이 아닌 오징어를 뒤집어 쓴 이상한 아이인가?



죽은 사람은 한숨을 내뱉지 않는다. 

그래서 독자가 내뱉는다. 무슨 반딧불을 입에 넣고 뛰다가 절벽에 떨어져서 죽었다고 하는데, 그 밑에 중학생 소년도 있었다. 단순하게 하면 민망한 짓(사실상 도둑질)을 했다가 주인이 쫓아오자 입 안에 반딧불들을 한웅큼 물로 오밤중에 뛰다가 절벽에 떨어져 죽은 채로 계속 굴러 소년과 부딪쳤다는 플롯이다. 이것을 추리물로 만들 생각을 어떻게 했을까?


204호실은 불타고 있는가

불은 안 타고 애가 탄다. 무슨 추리가 끝까지 치밀한 논리보다 그럴듯한 설명으로 마무리지으려 하는지 아쉽기만 하다. "웬수 같은 이웃집 탐정"이 아니라 "웬수 같은 이웃집 저자"다.

아예 재미가 없으면 보지나 않지. 여전히 읽을 만한 코미디로 책을 들게 만들면서도 마지 못해 봐주겠다 싶은 정도의 추리 구조로 그 동안의 기대치를 많이 삭감시겼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

HBO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원작인 "얼음과 불의 노래" 외전인 "세븐 킹덤의 기사"이 나왔다. 본전(본편)만한 스케일은 없지만, 재미와 흥미진진함은 떨어지지 않았다. 드라마 "왕좌의 게임"의 시대보다 100여년전 인물들을 그리고 있다. 그러니굳이 드라마나 본편 소설을 찾아보지 않아도 편하게 읽을 수 있다. 

"세븐 킹덤의 기사"는 덩크라는 덩치가 엄청 좋은 기사와 그의 종자 에그가 겪는 모험들이 들어있다. 지은이인 조지 R.R. 마틴은 이번에 책으로 묶여져 나온 3개의 중편 외에도 6 ~ 12편 가량을 더 집필해 그들의 일생을 끝까지 그리고 싶다는 뜻을 비췄다고 한다. (원래 조지 R.R. 마틴은 중단편 소설이 주종목인 작가였다고 한다. 그런데, 말년에는 대하 판타지 소설을 큰 명성을 얻게되는 것이 좀 아이러니하다. ^^;;)

옮긴이 김영하님의 한 마디를 같이 읆조리고 싶다. '마틴 옹, 꼭 만수무강하셔야 합니다! 꼭!' ㅡㅡ;;

본전(본편)인 "얼음과 불의 노래"는 현재 5부까지 진행됐고, 1부 왕좌의 게임(이 1부 제목이 드라마 제목으로 굳어졌다.), 2부 왕들의 전쟁, 3부 성검의 폭풍, 4부 까마귀들의 향연, 5부 드래곤과의 춤으로 구성되어 있다. "세븐 킹덤의 기사"는 1부에서 회자됐던 "아에곤5세"와 3부에서 잠깐 언급됐던 전설적인 킹스카드 "키 큰 던칸 경"의 이야기다. 아에곤5세가 어린 시절에 기사의 종자로써 나중에 왕을 수호하는 킹스가드로 우두머리인 로드커맨더가 되는 "덩크"라는 떠돌이기사를 수행하던 시절의 이야기다. 

이 중편 모음집은 떠돌이기사(The Hedge Knight), 맹약기사(The Sworn Sword), 신비기사(The Mystery Knight)로 구성되어 있는데, 초자연적인 요소는 거의 없는 대신 중세 기사도 문학을 판타지 소설로 다시 묘사한 듯한 느낌이 강하다. 혈연도 알 수 없는 초라한 떠돌이 기사가 담대함과 용기로 위기를 극복해가는 과정은 전형적이면서도 드라마틱하다. 

부담없이 읽을 수 있는 "왕좌의 게임"이라고 보면 적당하지만, 이 중편들은 유난히 영어식 단어유희(?)가 많아 약간 난감할 때가 있다. 간단한 예를 보여주자면, 기절했던 떠돌이 기사 "덩크"가 눈을 뜨면서 자신의 종자인 "에그"(egg)를 찾기 위해 "난 에그(egg)가 필요해요"라고 하자, 주변에 있던 인물이 "그래, 달걀(egg)를 찾는 건 좋은 징조야"라고 하는 식이다. 

"덩크"는 본편에 등장하는 "양파의 기사"와 품성이 많이 닮은 듯 하지만, 뛰어난 신체조건 덕분에 킹스가드의 자리에 오르는 것으로 보인다. 왕족인 에그를 데리고 다니면서도 스스로의 힘으로 문제에 정면으로 돌파하려는 우직한 모습은 "얼음과 불의 노래"에 등장하는 인물들 못지 않은 매력이 넘쳐난다. 뭐 잘생긴 것 같지는 않지만서도.. ^^;; 

본전(본편)과 달리 주의깊게 읽다보면 대강의 엔딩을 유추해 볼 수 있을 것 같지만, "왕좌의 게임"팬들은 굳이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할 것이다. ^^;;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

1968년에 첫 출간된 필립 K. 딕(필립 킨드리드 딕. 혹은 PKD)의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Do Androids Dream of Electric Sheep?)는 1982년에 나온 리들리 스콧 감독의 SF영화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의 원작소설이다.

2004년에 폴라북스에 나온 번역판을 작업한 역자는 영화를 잘 이해하기 위해서 반드시 원작을 읽어보기를 권하지만, 영화를 몇 번이나 먼저 보고난 후,(비록 오래되긴 했지만) 원작소설을 본 사람으로써 영화 "블레이드 러너"를 잘 이해하기 위해 원작소설을 읽기보다는 리들리 스콧 감독의 의도가 뭔지 해석해 보기 위해 읽는 것이 낫다고 본다. 소설과 영화는 인간이라는 존재에 대한 탐구와 고민을 상당히 다르게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다. 옮긴이(번역)는 영화가 필립 K. 딕의 원작세계를 그려내는 데 한계를 보였다고 암시하고 있다. 

원작소설은 "안드로이드는 전기양의 꿈을 꾸는가?" 이외에도 1963년에 나온 단편 "작고 검은 상자"(The Little Black Box)"가 있다. 필립 K. 딕은 이 단편이 훨씬 분명한 주제의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하는데, 영화에서는 이 "작고 검은 상자"가 아예 등장하지 않는다. 소설이 감정이입(?) 장치를 통해 공유되는 사람의 감정과 불분명한 현실을 묘사함으로써 인간의 존재가치를 논했다면, 영화는 불안감이 가득한 도시 속에서 스스로의 감정(?)에 충실한 안드로이드를 대두시켜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영화와 소설은 너무 다른 부분이 많아 마치 한 나무에서 자라난 서로 다른 두 줄기같다. 

책표지

출처 : DAUM 책



평소 SF소설을 읽는 편이 아니라면 불편함이 많이 느낄 수 있겠다.(개인적으로 그랬다. ^^;;)1960년대에 씌여졌기에 더 생뚱맞을 수 있겠지만, "블레이드 러너"를 떠올리며 읽는다면 꽤 재밌게 읽을 수 있다. 

그렇지만, 오래된 소설을 굳이 찾아 읽을 사람은 많지 않을 듯 싶어 줄거리를 간단하게 정리해 본다. ^^;;

소설이나 영화나 주인공은 "릭 데카드"다. 소설에서는 "아이랜"이라는 아내가 있는데, 시작부분에서는 관계가 소원하다가 후반부에서는 상당히 가까워진다. 

미래의 피폐해진 지구에서 안드로이드 현상금 사냥꾼으로 살아가는데, 이 세계에서는 안드로이드 애완동물들을 가진 것이 부끄러워진 세상이다. 평소에서 실제 동물이나 혹은 곤충이라도 가져보려는 의지를 가지고 있었는데, 마침 6대의 안드로이드를 퇴역(폐기)시키는 일이 들어온다. 소설은 릭 데커드가 하루동안 6대의 안드로이드를 처리하는 이야기다. 



소설에 등장하는 안드로이드는 넥서스-6 모델인데, 소설상으로는 릭 데커드와 엮이게(?) 되는"레이철 로즌"과 '닭대가리' J. R. 이지도어가 좋아하는 "프리스 스트래턴"의 외모가 똑같다. 영화에서는 숀 영(레이첼)과 대릴 한나(프리스)로 등장한다. 

소설에서는 릭 데카드가 확실히 '인간'이지만, 영화에서는 논란이 분분하다. 요즘은 해리슨 포드가 연기한 "릭 데카드"가 안드로이드였다는 쪽으로 잠정 결론이 내려진 것 같다. 

소설에서는 "월버 머서"라는 초월적인(?) 존재에 대한 종교라든가, 지능이 너무 떨어져 차별대우를 받는 특수인들(J. R. 이지도어같은) 그리고 안드로이드 동물들에 대한 집착(?) 등이 주제의식을 더하고 있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


프란시스 포드 코폴라 감독의 "대부"(1972. The Godfather)를 여러 번 봐왔지만, 마리오 푸조의 소설판을 읽고 난 뒤 영화의 강렬함과 품격(?)때문에 스토리를 너무 간과했다고 생각되서 소설의 스토리를 영화와 비교해 기록해 둔다. 소설은 늘봄출판사에서 2008년에 내놓은 개정판 1쇄이며, 9부 32챕터(?)로 이루어져 있다. 

전체 스토리는 돈 비토 코를레오네('꼴레오네'라고도 많이 쓰이지지만, 소설에 등장한 표현대로 쓴다.)가문과 뉴욕의 5대 마피아 가문 간의 혈투를 그리고 있다. 그러나, 5대 패밀리가 똘똘 뭉쳐 싸우는 것이 아니라 바르지니 패밀리와 타탈리아 패밀리가 주축이 되어 코를레오네 가문을 쓰러뜨리려 하고, 나머지 패밀리는 코를레오네 가문의 반대편에 서 있는 형국이다. 대부 파트1 영화판의 마지막에 죽는 사람들은 이 두 패밀리에 넘어가서 코를레오네 가문을 배신한 자들이거나 이 두 패밀리의 두목들이다. 

터키에 가족을 거느린 솔로조라는 마약상이 매춘업을 하는 타탈리아 패밀리를 꼬드겨 뉴욕에 자리를 잡으려고 코를레오네 패밀리와 협상을 시작하지만, 대부의 반대로 무산되자 코를레오네 가문에 이어 가장 강력한 세력인 바르지오 가문과 손잡고 코를레오네 패밀리를 밀어내려 한다. 

책표지

출처 : DAUM 책



영화는 돈 비토 코를레오네의 딸 콘스탄지아 코를레오네의 결혼식 장면에서 시작하는데, 소설에서는 이 때 대부와 만나는 인물이 한 명 더 등장한다. 전쟁이 끝나자 불법이민자 신세가 되어야 하는 예비 사위를 딸의 합법적인 남편으로 만들기 위해 찾아온 제과업자 나조린이다. 이 만남으로 미국의 시민권자가 된 사위는 영화에서 대부가 병원에 있을 때 느닷없이 등장해 마이클 꼴레오네와 함께 병실을 지킨 인물이다.

소설을 보지 않으면 잘 알 수 없는 장면이 영화 초반에 대부를 만나러 온 '루카 브라시'라는 인물이 솔로조를 술집에서 만나 암살당하는 장면과 코를레오네 가문 중의 한 일원이 차를 타고 갈대숲으로 가서 총에 맞아 죽는 장면이다. 갱스터 무비에서 이런 상황은 뭔가 본격적인 일이 벌어졌구나 싶은 흥미진진한 상황인데, 소설에서의 설명을 알면 더 재밌다. 

무시무시한 암살자인 루카 브라시는 솔로조 패밀리에 은근히 협조하는 척 접근하라는 대부의 비밀지시를 받은 상황이었으나, 솔로조가 이를 알아채고 먼저 죽인 것이다. 갈대숲에서 죽은 코를레오네 조직원은 대부가 총에 맞은 날 갑작스레 출근을 하지 않아 의심을 받아 제거됐다. 


대부의 3남인 마이클 코를레오네(영화에서는 알 파치노 분)은 아버지를 습격한 솔로조와 이에 협조한 경찰서장을 죽이고 이탈리아의 시칠리아에서 숨어지낸다. 이때 영화에서 하얀 손수건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는 대부가 총을 맞아 병원에 있을 때, 경찰서장과 맞닥뜨렸을 때 그에게 맞아서 생긴 상처때문이다. 나중에 수술을 하지만, 그전까지는 콧물을 자주 흘리는 증상을 보인다. 영화에서는 설명이 없어 혹시 무슨 중요한 의미가 아닐까 궁금해지기도 한다. ^^;; 

마이클이 시칠리아에서 돌아오기 직전에 그곳에서 결혼한 아내가 자동차 폭발로 죽는다. 이 암살시도가 이루어질 때 도망친 시칠리아 청년이 한 명 있는데, 소설의 끝에서는 이 하수인까지 찾아가 죽인다. 영화에서도 등장하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

돈 비토 코를레오네의 젊은 시절은 대부 파트2에서 영화화되지만, 소설에서는 이미 3부 14챕터에 등장한다. 비토 코를레오네가 미국으로 도망쳐올 때 도와준 아반단도 가족의 아들이 나중에 비토 코를레오네의 콘실리에리(조직의 참모)가 되지만, 이 내용은 영화에서나 소설에서나 별로 중요하게 다뤄지지 않는다. (아직 '대부' 3부작의 나머지는 읽지 못했다.)

영화에서 패밀리들 간의 정전협정(?)이 이뤄지고 난 뒤, 마이클 코를레오네가 피의 복수를 하기까지는 실제 10여년의 세월이 흐른 뒤였다. 그 사이 마이클은 아버지에게서 많은 가르침을 받고 아버지처럼 루카 브라시와 비슷한 심복들도 꾸리게 된다. 

소설에서는 시칠리아에서 마이클을 배신한 청년 파브리지오와 비토 코를레오네의 오랜 카포레짐(조직의 중간보스)이었으나 막판에 배신하는 테지오, 여자와 함께 있던 늙은 필립 타탈리아(아마 영화에서는 안마받다가 죽는 캐릭터인듯), 경찰의상을 갖춰입은 코를레오네 패밀리의 조직원(앨버트 네리)에게 저격을 받아 죽는 에밀리오 바르지니, 그리고 비토 코를레오네의 큰아들이자 마이클의 형인 소니(산토니) 코를레오네의 죽음에 결정적인 원인을 제공한 콘스탄지아의 남편 카를로 리치가 죽음을 맞이한다. 영화에서는 워낙 카타르시스가 넘치게 편집한 탓에 무지 많이 죽는 것 같지만, 실상은 5명이다. 물론 그 후 나머지 잔존세력을 정리하는 과정이 있기는 하지만, 소설에서도 그런 게 있었다는 정도로 끝을 맺는다. 

영화에서나 소설에서나 명대사들이 많은데, 그동안 잘 들어보지 못했으나 소설에서 새삼 강렬했던 것을 기록해둔다. 코를레오네 조직원이 파브리지오를 죽일 때 다음과 같은 말을 전해준다. 
"파브리지오, 마이클 코를레오네가 안부를 전했소"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

야구매니아급은 아니지만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우리나라 프로리그에서 4할 타자가 한 번쯤은 더 나와줬으면 하는 바람은 가지고 있었다. 1982년 백인천 선수 겸 감독이 유일하게 기록한 게 전부라니 왠지 아쉬웠다. 그런 바람을 확인사살시켜주는 책이다. ㅡㅡ;; 


이제 프로야구에서 4할 타자가 나올 확률은 아주 희박해진 이유를 과학적(?)으로 설명해주고 있는데, 이에 불응하고 고집불통으로 딴지를 걸라치면 이 연구에 참여한 야구분야 비전문가 58인의 집단지성(요즘은 '집단지능'이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다)과 맞닥뜨릴 각오도 해야한다고 암시해주는 독특한 야구서적이다.

소재가 독특하긴 해도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궁금해 할 만한 소재를 다루고,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어떻게 어울려 활동할 수 있었는지와 유명 야구선수들과 야구관계자들의 재밌는 인터뷰들이 들어있어 웬만한 야구서적들 못지 않은 재미를 준다. 

책표지

출처 : DAUM 책



아래 링크는 집단지성의 결과물이 pdf문서로 공개되어 있는 사이트와 관련 데이타가 들어있는 사이트다. 한글문서로 된 리포트(?)는 책 내용과 중복되기도 하지만, 책이 재미있으니 책을 읽으려고 할 때 참고가 될 만하다. 리포트를 읽고 나면 책의 앞부분이 좀 지루해질 수도 있겠지만, 야구를 막 접한 사람들은 여러 번 접하게 될 내용이니 상관 없을수도 있겠다. 


백인천프로젝트 사이트 
http://www.whyaverage4.net/

팬그래프
http://www.fangraphs.com/

팬그래프 설명 - 엔하위키
https://mirror.enha.kr/wiki/%ED%8C%AC%EA%B7%B8%EB%9E%98%ED%94%84


다만, 책이 어떤 컨셉이나 주제의식을 가지고 씌여졌다고 보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스티븐 제이 굴드라는 유명한(?) 과학자가 제시한 4할 타자에 관한 질문은 약간 반복적이라는 느낌이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 집단지성을 발휘하는 과정이 좀 뭉뚱그려진 느낌이라 밋밋해지기도 한다.

지은이의 글솜씨는 기자답게 적당히 재밌고 차분해서 읽을만 하니 책을 좀 더 아기자기하게 기획했으면 어땠을까 싶다. 선수들의 인터뷰가 솔직담백해서 재밌는데, 뒷부분에 몰아둘 것이 아니라 이미 삽입된 유쾌한 카툰들처럼 중간중간 끼워넣었으면 싶었고, 제이슨 굴드나 그 밖에 과학자 얘기들 역시 따로 챕터를 마련한 뒤 중복을 피하는 게 나아 보였다. 

덕분에 스티븐 제이 굴드가 지었다는 "풀하우스"라는 책을 읽어봐야겠다는 의무감(?)이 들었고, 비야구선수 출신의 통찰력있는 얘기들로 신선함과 깊이를 같이 느낄 수 있었다. 야구의 세계가 넓고 깊다는 말은 괜히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걸 책의 뒷부분에서 여실히 접하게 될 것이다. 

개인적인 잡생각을 덧붙이자면, 4할 타자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로 야구라는 스포츠가 발전해온 독특한 최적화(?) - 볼넷의 갯수나 타자 아웃의 수, 베이스 간의 거리 등등이 정착되기까지 다른 스포츠들에 비해 사람들의 생각이 많이 간섭됐고 그래서 많이 바뀌었다. - 와 도박으로 인해 데이타 오염(?)을 짚어보면 재미있을 것 같다. 30년간 30개의 오류가 발견된 것이 영향력은 없어도 기록해 둘만한 데이터광(?)의 수준들이라면 스포츠 불법도박으로 인해 데이터가 훼손됐을 가능성도 추측해 봐야 되지 않을까 싶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