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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생 -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 7

윤태호 글,그림
위즈덤하우스 | 2013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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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해도.. 못해도.. 어려운 직장생활..

직장생활의 불합리함이라는 게 뭔지 보여주는 7권이다. 보기싫은 사람과 오랫동안 얼굴을 맞대고 지내야 하는 건 기본이고, 자신의 성과조차 챙기기 어렵다는 황당한 현실이 다반사다. 


"미생"은 아마 열린 결말로 갈 것 같은 느낌이다. 어떤 것이 좋은 해결책이지 않을까요? 내지는 어떤 식으로 이해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귀뜸하지 않는다. 그냥 피해자 혹은 새내기 직장인들이 처하게 될 상황들을 나열하고 있다. 좋은 일, 나쁜 일, 궂은 일, 폼나는 일들을 겪었지만, 그 어떤 것도 밝은 내일을 기대할 수 있게 해주지 못한다. 


후반으로 갈수록 자잘한 현실의 얘기들, 상사맨들에 대한 설명이 나와 좋긴 하지만, 초반의 짧고 임팩트있던 대사빨들이 희미해져가는 게 아쉽니다. 앞부분에 비해 뒷부분은 힘보다 에피소드들에 보다 중점을 두는데, 아쉽게도 조금 지루해지는 감이 없지 않다. 


원래 7권이 넘는 분량으로 기획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박과장 사건 이후로 적절한 선에서 마무리되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고 본다. 얘기가 의미있게 길어졌으니 마무리를 제대로 하기가 쉽지 않아졌다. 피곤한 상사맨들의 작은 희망과 노곤함으로 채워진 일상을 보여주고는 이렇게 살아라 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그 자체가 의미있는 삶이라고 하기에는 불합리함이나 짓누름이 너무 크다. 


거대하고 복잡한 사회, 회사일수록 작은 곳, 작은 단위에서부터 변화를 만들어내는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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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만한 출판기획

이홍 저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8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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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출판인의 강력한 자기주장!

"만만한 출판기획"을 읽게 된 이유는 얼마 전 벌어졌던 도서정가제(?) 문제로 인해 출판계의 모습이 어떤지 궁금해서였다. 도서정가제(?)가 이미 상당기간동안 시행됐음에도 여전히 문제가 내재해 있던 것으로 보이는데, 온라인서점, 오프라인 서점, 출판사, 출판물 관계자들이 한창 떠들어대는 모습을 발견하고 관심있게 잠시 지켜봤으나, 역시 머리아픈 문제였다. ㅡㅡ;;

 

지금도 여전히 진행중인지는 알 수 없었지만, 출판사, 온라인 서점, 독자들 간의 시선 차이를 어느 정도 확인할 수 있었다. 독자들의 의견은 그 중에서도 많이 분분했는데, 개인적으로 우리나라 출판물에 대한 가장 큰 불만은 가격이 아닌 완성도에 있다. 먹고 살기 위해 종사하는 전문분야도 있지만, 왠만한 취미생활 한두개에, 트랜드를 알고 싶은 욕구나 유행에 따라야 할 것 같은 불안감 등등을 감안해 보면 필요해서 읽고 싶은 책이 꽤 많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책을 구입하지 못하는 건 역시 가격대비만족감 혹은 가격대비성능이 좋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여진다. 물론 가격에 상관없이 작품이다 싶어 구입하는 책들도 있지만 웬만해서는 발견하기 힘들다. ^^;;

 

지은이인 이홍님은 2005년에 웅진출판사의 단행본 임프린트 리더스북를 만들었고, 2012년에 "만만한 출판기획"이 개정된 소개페이지에도 여전히 리더스북의 대표로 표시된 것으로 보아 2013년인 지금도 대표에 역임하고 있을 것으로 추측된다. ^^;; 그만큼 출판쪽 동네에서 잔뼈가 굵어지신 분으로 보여지시는데, 글내용은 이홍님의 말빨이 문자화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현실적인 얘기, 확신이 깃들인 주장들을 접할 수 있다.

 

말빨이 문자화됐다고 느껴지는 이유는 곳곳에서 발견되는 빈정거림이나 투덜거림 때문인데, 속내에 들어있는 얘기를 다 꺼내지는 못하겠다는 식의 노골적인 울분과 비야냥이 그리 좋게만 보이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출판쪽 분야에는 독자의 입장으로만 바라보는 터라 이홍님의 주장이나 제안이 정말 대안이 될 수 있는지는 알수 없었지만, 적어도 대부분은 합리적으로 보였고, 그만큼 판에 박힌 것이기도 했다. 즉, 답은 이미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 수행하기는 아주 난감하거나 엄청난 헌신을 요구하기에 부담스러운 얘기들일 가능성이 높아보인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출판쪽 사람들의 얘기 못지 않게 독자들 스스로도 책을 좋아한다면 개선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보는데, 책내용에는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별다른 언급이 없다. 아마 고갱님(?)들이라 그런지도 모르겠지만, 출판인들도 고객들이 어떻게 책에 접근해야 좋을지에 대해 주장을 펼 필요가 있다고 보는 쪽이다.

 

이제는 개인적으로 책을 고를 때 상위랭크되어 있는 책은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편이고, 나름대로의 방식으로 책을 골라 구입하는 편인데, 그 기준들이 불필요하게 까다로운 것인지 웬만큼 눈에 차는 책들도 발견하기 힘들다. 뭔가 잘못됐다 싶기도 하지만, 지적질 당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격도 아닌지라 책 속에서 뭔가를 발견하기를 기대할 뿐이다. ^^;;

 

그런 면에서 "만만한 출판기획"은 출판계의 수다꺼리와 여러 업무적인 얘기, 그리고 중견인의 제안을 통해 현주소를 짐작할 수 있어서 아주 괜찮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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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

존 르카레 저/김석희 역
열린책들 | 200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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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3년 32살에 쓴 존 르 카레(데이비드 존 무어 콘웰)의 대표작답다.

추운 나라에서 돌아온 스파이(The Spy Who Came in from the Cold)는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1974)의 조지 스마일리가 잠깐씩 등장해 주는 것만으로도 흥미진진했는데, 주인공 앨릭 리머스와 영국 첩부부 간의 기가막힌 반전들은 이 책이 왜 첩보소설의 명작에 나란히 설 수 있는지 잘 보여준다.

 

심리첩보물의 한 전형으로 삼을 수 있을만큼 구성이 뛰어나고, 당시 독자들의 열렬한 호응을 이끌어낼 만큼의 드라마가 들어있다.

 

소설은 독일 지역에서 첩보라인을 지휘하던 주인공 앨리 리머스가 "문트"라는 동독의 실력자에게 무참히 궤멸당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마지막 남은 요원 하나가 끝내 베를린 장벽을 넘지 못하고 리머스가 보는 앞에서 살해당하고, 그는 영국으로 돌아가게 된다.

 

컨트롤(관리관)은 그에게 한 번의 기회를 더 주겠다며, 그의 복수심을 자극하고 리머스 역시 "문트"를 파괴하는 것이 자신의 마지막 임무라는 생각으로 기꺼이 모든 일을 감수해가며 공작에 들어간다. 리머스는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지, 자신의 임무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올 수 있을지 지켜보게 된다.

 

제목에서부터 내용까지 중의적이면서도 아이러니가 가득한 이 소설은 냉전시대나 당시의 영국을 잘 표현한다고 한다. 전체를 위한 개인인지 아니면 그 반대인지에 대한 지루한 반복일수도 있겠지만, 개인을 희생시키는 이데올로기 사회가 역사의 주역이었던 시대를 잘 보여준다. 개인이 도구가 되고, 사랑이 도구가 되고, 그 사이에서 주인공은 모든 것을 감내하지만 끝내 외면하지 못한 한 여인과 마지막을 함께 한다.

 

주인공 앨릭 리머스와 리즈 골드의 시선으로 스토리가 전개되며, 신념, 불안, 혼란, 갈등이 고조되다가 마지막에 대충돌과 불꽃놀이가 펼쳐지는 후반부는 웬만해서는 보기 힘든 훌륭한 솜씨다. 길지 않은 분량에 간결한 전개들 속에서도 이렇게 많은 부분을 함축시켜 놓을 수 있구나 하면서 즐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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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미생 - 아직 살아있지 못한 자 6

윤태호 글,그림
위즈덤하우스 | 2013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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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사원"이 벼슬인 시대..

건덕지가 큰 사내 비리를 적발해서 회사의 손실을 줄인 뒤, 다시 제대로 된 사업계획을 마련해 회사의 수익을 정상화에 주력하는 오차장의 영업3팀 이야기가 시작된다. 그 과정에서 신입사원 장그래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지만, 정작 본인의 마음 속에는 내보이기 힘든 돌덩이 하나가 들어앉아 있었다. "정사원"이 되려는 욕심은 봉수(封手:대국이 하루 만에 끝나지 않을 경우에 그날의 마지막 수를 종이에 써서 봉하여 놓은. 또는 그 마지막 수)인 것인가?

 

박과장의 비리사건 이후로 "미생"은 많이 답답한 느낌이다. 만화가 진행되도 장그래의 "절박함"은 한순간도 가시지 않는다. 또한 장그래는 소신과 올바른 자세 그리고 감각적인 처신으로 맡은 바 책무를 다하면서 성장해 가고 있으나, 오히려 그 효용을 다해 사그러드는 느낌이다.

 

"정사원"만이 생존의 절대명제인 양 비춰지기 시작하는 순간, "미생"이 보여줬던 찬란함도 많이 빛을 바랬다. 능력을 증명해도 요원한 "정사원"에 목을 매는 듯한 장그래의 모습은 씁쓸함 그 자체다.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소시민들 사이의 "차별"인지, 개인의 능력을 규모적인 차원에서 정립하고 공정하게 재분배하는 "구별"인지 판단하기 힘든 정사원과 계약직, 비정규직 등에 대해 좀 더 깊이있게 접근하지 못한다면 용두사미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일은 뺏겨도 사람은 안 뺏겨"라는 오차장의 호연지기가 왜 허언이 될 수 밖에 없는 세상이 되었나를 고민해 봐야 하는 타이밍이 아닌가 싶다. 오차장은 장그래가 결국 회사를 떠날 수 밖에 없을 거라는 걸 이해하면서도 저런 이기적인 대사를 내뱉는다. 남은 1년 8개월동안 자기 사람이어야 한다는 건 너무 이기적이다. 사람을 안 뺏긴다는 게 옆팀에 가는 건 안되고, 회사에서 물러나는 건 된다는 말인가?

 

바둑과 회사생활을 절묘하게 접목시켜 정석을 돌이켜 보고, 수싸움을 지켜보고, 처세를 이해하는 즐거움을 주지만, 바둑판 안에 머무르게 하는 실수는 벌어지지 않았으면 한다. 독자들은 만화 컷 바깥에 있는 사람들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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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만들면서 배우는 HTML5 게임 프로그래밍

황동윤 저
한빛미디어 | 2013년 0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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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번 읽는 것으로 경험을 쌓은 듯한 부담스러운 페이지수와 부담스럽지 않은 난이도가 장점.

누구나 HTML5로 게임을 개발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프리랜서 게임 개발자의 의도가 잘 반영된 책이다. 다양한 환경에서 동작할 수 있는 HTML5에 대한 실습과 게임 프로그래밍을 하면서 습득해야 할 기본적인 원리들이 들어있다.


전체적인 구성이나 난이도는 무난했다. 개발환경에 대해 소개한 뒤, 기초적인 기능으로 된 게임을 만들어 보고, 그 과정을 프레임워크로 다시 정리한 뒤에 게임으로써 본격적으로 갖춰야 할 여러 고려사항들을 다시 반영했다. 그 뒤 모바일 게임의 필수요소인 멀티유저 게임을 Nods.js 로 구현해 보고, 배포과정을 안내해줘 사실상 게임개발에 관심있는 독자가 필요로 하는 내용들은 모두 들어있다고 보여진다.


700여쪽에 달하는 두께와 장황한 문장들이 부담인데, 독자들의 의욕을 북돋우기 위해 최대한 친절하게 설명하고자 한 의도는 드러나지만, 그리 성공적이지는 못한 것 같다. ^^;; 재밌는 수다를 떠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해 쉽게 읽히지만, 적절한 요약과 좀 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해 보인다. 게임프로그래밍을 할 때 생각해 볼 요소들은 적절한 데, 대처방법에 대해 언급할 때는 다소 당위적이다.


개인적으로는 처음부터 정독하기 보다는 전체적인 흐름에 익숙해진 뒤에 편하게 따라가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심한 경우, 샘플 코드가 나오고, 이전에 나왔던 코드가 다시 나오고, 전체 코드를 또 보여주는데 읽자니 지겹고 무시하자니 읽는 리듬에 좋지 않았다. 이는 분량을 늘이려는 것보다는 코드를 보면서 작업량, 규모를 예상하는 습관을 들이게 하려는 작가의 의도로 풀이되는데, 책내용이 한참 지난 뒤에 등장한다. 이런 부분이 아쉬운데, 몇몇 내용들은 기초적인 프로그램 문법을 설명할 때 같이 넣어줬어야 할 내용이라고 보여지고, 분량이 많을수록 앞부분에서 전체적인 가이드를 잘 잡아줘야 한다고 본다.


집중력이 떨어지는 수준의 독자라 책을 읽으면서 곧잘 헤매는 부분이 있었는데, "3.3 사운드 시스템 구현" 의 251쪽의 설명도 그중 하나다. 앞뒤 1~2 쪽 가량은 분명 사운드에 관한 설명인데, 삽입한 이미지는 사운드 관련 UI가 없는 브라우저 게임 화면들이다. 뭔가 잘못 봤다는 생각에 몇 번 들춰보고 웃고 말았는데, 아직도 이 캡쳐 이미지가 뭘 의미하는지 모르겠다. HTMLAudioElement 객체가 모든 웹브라우저에서 같은 방식으로 동작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주는 삽입화면으로 보여지는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


프레임워크를 개발하면서 어떤 것을 만들었는지 한 번 살펴보겠습니다.


● 게임 루프를 통한 지속적인 그래픽 처리와 업데이트 기반

● 게임 상태 기반

● 상호작용을 위한 '입력 처리 시스템'

● 사운드가 없는 게임은 허전하겠죠? '사운드 시스템'

● 쉬운 그래픽 그리기를 위한 'GraphicObject'

● 게임에 필수인 'SpriteAnimation'

● 원활한 게임 환경을 위한 '리소스 프리로더'

● 개발의 편리를 위한 '디버그 시스템'

● 시간을 체크하는 '타이머 요소'와 '타이머 시스템'

● 게임 성능을 올려주는 '프레임 스키퍼'

● 자연스러운 화면 전환을 위한 '화면 전환 효과'


382쪽 발췌.


HTML5 게임 프로그래밍은 아직 정형화된 개발방법이 없다는 지은이의 얘기는 곧 위의 발췌한 여러 요소들을 스스로 생각해 보고 나름대로의 방법을 개발해 보라는 뜻일수도 있겠다. 게임에 관심있고, 재밌게 즐기는 사람들이라면 위의 제목들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을 것 같다.


앵그리버드 등의 각종 화려한 게임들 사이에 등장한 고전게임 "문 패트롤" 삽입 이미지는 압권이다. ^^;; 정말 그 때 생각이 절로 난다. (왜 그리 느리게 점프하냐고!!)


***** 이 리뷰는 "한빛리더스 6기" 활동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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