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십자군에 의해 예루살렘이 해방된 직후부터 ( 대략 1099년 이후 ) 이슬람 세력인 살라딘이 다시 예루살렘을 되찾은 1188년경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1권에 비해 스토리는 다소 난잡하지만, 흥미진진한 얘기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난잡한 이유는 서방측 ( 옥시덴탈 ) 이나 동방측 ( 오리엔탈 ) 이나 자기들 간의 권력투쟁에 여전히 헤매고 있고, 1차 십자군의 히로인들이 사라진 자리를 메워줄 인재들이 한참 뒤에나 등장하기에 초반에는 다소 지루한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루한 시간들 속에 양대 문명은 서로를 좀 더 깊이 알아가게 된 것은 중요한 사실입니다. 비록 오해한 것이 많기는 해도.. 

만화나 영화 속에 흔히 등장했던 템플기사단이 이 십자군 전쟁을 통해 탄생됐고, 성 요한 기사단과 함께 이름을 날렸다고 합니다. 이들은 모두 종교기사단이고, 종교기사단은 사제의 의무를 무력으로 수행했던 이들입니다. 성 요한 기사단은 무력보다 의료에 더 중점을 두긴 했지만, 기사단이라는 것이 어떻게 꾸려졌고, 왜 템플기사단은 오늘날 은행 혹은 대부업의 시초가 되었는지 알 수 있게 해줍니다. 기사단은 최대 인원이 몇 백명을 넘은 적이 없을 정도로 작은 규모였음에도 십자군 전쟁 내내 이름을 떨칠 존재들이라 좋은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소재가 될 만 했습니다. 2권의 표지그림은 이 템플기사단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최근 " 일리어드 " 라는 아틀란티스를 다룬 일본 만화를 볼 수 있었는데, 역사적 지식 없이 이 만화를 보게 되면 역사를 왜곡되게 인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 산의 노인 " 이란 존재가 이슬람 자객들의 존재들임은 분명하고, 명맥이 사라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하지만, 템플기사단에게 존재 자체를 위협받은 적이 있을 정도였으니 만화에서처럼 엄청난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전 17권으로 완간되서 보기는 편하지만, 일본 위주의 스토리이 전개가 거슬립니다만 만화적 재미는 제법 있습니다.

일리어드
카테고리 만화 > 드라마
지은이 Toshusai Garaku (학산문화사,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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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후반부에 가면 1권에 등장했던 인물들보다 훨씬 매력적인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문둥이와 " 보두앵 ", " 살라딘 ", " 발리앙 이벨린 " 이 그들입니다. " 킹덤 오브 헤븐 " 이라는 영화의 주인공인 " 발리안 " 의 실제 모델로 여겨집니다. 

기독교 관련 영화는 이제 거의 보지 않고 있어 " 킹덤 오브 헤븐 " 도 관심이 없었는데, 케이블에서 워낙 틀어주는 바람에 대강은 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게 문둥이왕 " 보두앵 " 과 이슬람측 " 살라딘 " 이었는데, 영화 속에서보다 이 책에서 그 존재감이 묵직했습니다. 

명철하고 용감했지만 불운했던 문둥이왕 " 보두앵 " 이 죽은 후, 동양의 강력한 군주 " 살라딘 " 은 예루살렘을 다시 되찾기 위해 수만명을 이끌고 진군하는데, " 발리앙 이벨린 " 이라는 고귀한 기사가 등장해서 극소수의 병력만으로 저항하다가 " 살라딘 " 과 명예로운 협상을 끝으로 퇴장합니다. 여기서 " 살라딘 " 이 보여준 관용과 존경의 모습은 발리앙 못지 않습니다. 오히려 발리앙보다 잃을 게 많았던 살라딘이 더 부담스런 상황이었을 겁니다. 

" 킹덤 오브 헤븐 " 은 " 발리안 " 의 입장에서만 비춰져서 이런 아름다운 역사의 한 장면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스도교와 이슬람 양쪽의 시선이 균등하게 담겨야 하고, 역사적 사실을 영화 속에서 관객에게 충분히 알려줘야 하는데, 일반 관객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십자군 전쟁에 대해 이렇게까지 알고 있을지 의문입니다. 감독의 원래 의도는 기독교와 이슬람 간에 이뤄질지도 모를(?) 화해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십자군이야기.2
카테고리 역사/문화 > 서양사
지은이 시오노 나나미 (문학동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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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오브 헤븐
감독 리들리 스콧 (2005 / 미국,스페인,영국,독일)
출연 올랜도 블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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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의 전체 내용은 이슬람의 대역습 정도 되고, 시오노 나나미의 표현에 의하면 이번에는 이슬람 쪽에서 수많은 인재들이 등장했기에 역사의 부조리라고도 합니다만 별로 공감가지는 않습니다. 그리스, 로마시대의 영우들에 비해 다소 정치, 경제, 군사적인 면에서 격이 좀 떨어집니다. 몇몇은 인재라도 불러도 될만하지만, 이슬람에 많은 인재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해 보입니다. 2권에서는 어느 쪽이 더 멍청했는가와 어느 쪽이 더 자기위주의 한심한 사고방식을 가졌었는가를 동방 ( 오리엔탈 ) 과 서방 ( 옥시덴탈 ) 이 비교해 보는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암울했던 지도층이나 시대상황에 반해 템플기사단, 성 요한 기사단, 문둥이왕 보두앵, 살라딘, 해시시를 피우는 남자들 ( 암살자, 어쎄신의 어원 ) 등 흥미로운 역사적 얘기거리를 여럿 읽을 수 있어 좋습니다. " 산의 노인 " 이 이끌던 암살자 집단을 괴멸 직전까지 몰아갔던 " 템플기사단 " 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상상해 봅니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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