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성산 지킴이 " 로 알려지신 지율스님이 4대강 사업이 시작된다는 소식을 듣고, 훼손되는 자연을 그냥 두고 볼 수 없어 카메라에 담은 환경 다큐멘타리다. 맑고 고왔던 강물과 푸르렀던 산세들과 그 속에 사셨던 어르신들의 모습을 담아내고, 4대강 사업의 전후 모습을 비교한 후, 스님의 슬픔과 바램이 담긴 메시지들로 마무리된다. 주로 영주다목적댐과 내성천 주변을 보여주는데, 정권이 바뀐뒤로 다소 주춤해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나머지 공사계획이 있고 어떻게 진행될지는 모르는 상황이라고 한다.



대개 다큐멘타리에서는 감정적인 호소보다는 합리적인 근거들을 바탕으로 진실을 드러내는 사실을 던져줌으로써 관객들이 차분히 생각하고 받아드리도록 하는데 반해, " 모래가 흐르는 강 " 은 처음부터 끝까지 자연을 사랑하는 사람의 시선을 벗어나지 않는다. 스스로 잡아낸 자연의 모습들이 많은 것을 대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에서 나온 게 아닐까 생각된다.

출처 : DAUM



" 모래가 흐르는 강 " 은 비전문적인 솜씨로 만들어졌기에 관객에게 전혀 친절하지 않다. 심지어는 보기가 어지러울 때도 있는데, 그런 상황에서도 자연을 이런 식으로 파괴해서는 안된다는 당위적인 주장과 하릴없이 사라져가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연민들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이런 서툰 화면 속에서 우리는 서툴게 만들어지도록 방관하지는 않았나 돌아봐야 할 것이다. 어려운 실천을 핑계로 관심조차 가지지 않는다면 노력하는 이들에게 또다른 짐을 지우는 것과 다르지 않을까?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4대강사업이 이미 사로를 칠대로 치고 서서히 묻혀져 간다고 해서 우리나라 산과 강에 깊이 남겨진 생채기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자연은 언젠가 스스로 치유하고 복구해내겠지만, 사람들의 몰이해가 계속되는 한 그 ' 언젠가 ' 는 기약없는 세월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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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 밤 11시 EBS < 세계의 명화 > 시간에 평소 보고 싶어하던 " 처음 만나는 자유 ( Girl, Interrupted. 1999 ) " 가 한다길래 시간을 내서 봤는데, 관람 후 아주 만족스럽게 잠이 들었다. 글쓴이의 취향에 딱 맞는 스타일의 영화였다. 아쉬운 건 그 시간에 OCN 에서 " 범죄와의 전쟁 : 나쁜 놈들 전성시대 " 하고 있었다는 걸 몰랐다는 점이다. ^^;;

1993년에 나온 같은 제목의 소설을 영화화한 것인데, 1960년대 정신병원에 수용된 소녀들의 우정과 감성 그리고 자아성찰에 대해 다루고 있다. 가끔 TV 화면을 통해 시대상을 노출시키기도 하지만 중요하게 다루지는 않았다. 첫번째 TV 화면에서 여자 요정과 어떤 장교급 군인의 로맨틱한 관계를 다룬 환타지 드라마가 나오는데, 우리나라에서도 방영됐던 적이 있던 것으로 기억된다. 어린 나이에도 좋아라 봤던 기억이 나는데, AFKN ( 주한미군방송 ) 이었을지도 모르겠다. ^^;;

처음 만나는 자유
감독 제임스 맨골드 (1999 / 독일,미국)
출연 위노나 라이더
상세보기



소녀들의 우정을 다뤘다고 해서 1995년의 " 클루리스 " 를 떠올리면 곤란하다. 오히려 " 델마와 루이스 " 쪽에 더 가까운데, 마치 1975년의 " 뻐꾸기 둥지 위로 날아간 새 " 와 1989년의 " 죽은 시인의 사회 " 가 묘하게 결합된 느낌이다. 게다가 주인공인 수잔나 ( 위노나 라이더 분 ) 와 그녀의 카리스마 넘치는(?) 친구 리사 ( 안젤리나 졸리 분 ) 의 관계는 왠지 " 파이트 클럽 " 의 에드워드 노튼과 브래드 피트 같은 느낌이다. 리사가 실제로 상상 속의 친구라는 뜻이 아니라 리사의 속성이 수잔나의 내면에 존재하는 방황과 우울함, 고통과 불안정함을 대변한다고 보여진다. 수잔나의 정신적인 성숙과 독립이 리사의 몰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위노나 라이더와 안젤리나 졸리의 연기력이 돋보이기도 했지만, 제임스 맨골드라는 감독도 기억해 둘 만 하다. 알고 보니 글쓴이가 재밌게 봤던 " 아이덴티티 " ( Identity. 2003 ) , " 3:10 투 유마 " ( 3:10 to Yuma. 2007 ) 를 만들었다. 왠지 " 앙코르 " 를 찾아서 봐줘야 할 것 같은 기분이다. ^^;;

그밖에도 브리트니 머피, 우피골드버그의 옛모습을 볼 수 있고, 미국 정치 환타지 드라마인 " 웨스트윙 " 을 재밌게 본 사람이라면 대통령의 딸로 등장했던 엘리자베스 모스도 만날 수 있다. " 웨스트윙 " 에서 봤을 때는 어려보이는 외모로 뽑힌 것으로 착각하고 있었는데, 의외로 여러 곳에서 발견되서 놀랬다.

안젤리나 졸리가 대놓고 " 이 구역의 미친 년은 나다 " 라고 뽐내다가 진짜로 미쳐서 방전될 줄은 몰랐다. ^^;; 그나저나 어떤 곳에 돈이 들어갔길래 제작비가 4천만불이나 들었는지 살펴볼 일이다. ^^;;


http://ebsstory.blog.me/5016609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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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감독인 캐서린 비글로우의 신작 " 제로 다크 써티 ( Zero Dark Thirty ) " 를 아주 재밌고 흥미롭게 감상했다. 워낙 사전정보가 없었기에 더 그랬는데, 영화를 보기 전에 알고 있었던 건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이 만들었다는 것과 여자 주인공이 아랍 테러리스트를 10여년간 쫓는다는 스토리라인이 전부였다. 덕분에 영화를 더 긴장감있게 즐길 수 있었지만, 몇몇 관객들은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아쉽다.

이런 분들은 대개 이런 첩보물이 취향이 아닌데, 무책임한 영화광고나 알바성 평점에 속아 관람했거나 그냥 악의적으로 의사표시를 하는 사람이거나 아니면 영화감상 포인트를 받아들이지 못한 경우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여지기에 재밌게 본 사람으로써 어떤 점이 좋았는지 설명해 보려고 한다. ^^;; 장담하건데 별로 기대할 만한 설명은 아닐 것이다. ^^;;

일단 관람할 의사가 있는 분들이라면 이 영화는 고전 명작 중 하나인 " 폭풍속으로 " ( 패트릭 스웨이지, 키아누 리브스 주연 ) 와 최근 아카데미 수상작인 " 허트로커 " 를 만든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이 만들었다는 점, 영화 속 사건과 내용이 사살이라고 미국 국방장관이 언급하는 바람에 논란이 되기도 했다는 점, 광고처럼 액션이 많은 첩보물은 아니고 ( 후반에 액션이 집중되어 있기는 하지만서도.. IMDB 에 표시된 장르는 " drama, history(?), thriller " 다. 이게 어째서 한국에 오면 " 액션, 드라마 " 가 되는지는 모르겠다. 이 역시 추적이 필요하다. ^^;; ) 상당히 현실 세계의 첩보상황처럼 그려지고 있다는 점, 10년간의 추적을 압축시켜 재구성했기에 전개가 매우 빨라 두뇌를 풀가동할 필요가 있다는 정도만 알고 가면 좋을 것 같다. ^^;;

그래도 그동안 우리나라 영화관객들의 취향을 볼 때는 호불호가 많이 갈릴 것 같고, 전폭적인 홍보와 애호가들의 지지가 있다 하더라도 분명 몇몇 영화를 제대로 즐기지 못한 분들이나 본의아니게 속아서 보게 된 사람들의 분풀이로 인해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 ( 이후로는 영화의 내용이나 감상이 다분이 들어있으니 참고했으면 합니다. ^^;; )



출처 : DAUM 영화. 이하 모두..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했지만, 여자 주인공 " 마야 " 는 실존 인물이 아니다.

http://www.imdb.com/title/tt1790885/faq?ref_=tt_faq_1#.2.1.12
( Is Maya a real person? )

어줍잖은 영어실력으로 대강 감을 잡아본 바로는 " 마야 " ( 제시카 차스테인 분 ) 는 실존 인물이 아니고, 단지 모델인 된 실존 여성은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어떤 여성이었지는 중요하지 않고, " 마야 " 가 실존 인물이 아니라는 건 10 여년간 " 오사마 빈 라덴 " 을 쫓은 미국의 모습을 반영한 캐릭터이자 여성 감독의 분신같은 역할도 가졌다고 볼 수 있다는 게 의미있다고 본다.

오랜 기간동안 벌어졌던 여러 사건, 정치상황 등을 한 영화에 녹여낼 때, 그냥 별개의 사건처럼 다룰 수도 있지만 이처럼 가상 캐릭터를 통해 엮어낼 수도 있는데, 이때 장점은 역시 집중할 포인트가 분명하다는 점이다. 바로 미국과 여성 감독이 아닐까 싶다.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 영화배우같다. ^^;;


여성 감독으로써의 중립적인 시선

" 제로 다크 써티 " 는 미국 등지에서 많은 논란이 됐었다고 한다. 미국방장관의 발언 외에도 영화 속 사건이나 내용들 때문으로 보여지는데, 사실 감독은 무엇을 주장하기 위해 영화를 만든 것은 아니며, 관객들이 영화를 즐기고 스스로 판단했으면 하고 바랬다고 한다.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VideoView.do?movieId=64765&videoId=40213&t__nil_VideoList=thumbnail

하지만, 완벽한 중립은 존재할 수 없기에 그녀의 얘기는 영화를 만들었던 자세 정도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여성 영화인으로써 아랍세계와의 공존을 제대로 풀어내지 못한 미국의 한계에 대한 자화상 혹은 반성문 같다는 느낌이 강했다.

영화의 엔딩씬에서 거대한 비행기에 " 마야 " 가 지친 얼굴로 혼자 탑승하게 되자 조종사(?)가 이렇게 말한다.
" 이 큰 비행기를 혼자 타고 가시다니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신가 보군요 "
" 오사마 빈 라덴 " 이라는 궁극(?)의 아랍테러리스트를 잡았지만, 그녀는 동료조차 없이 혼자 귀국하게 된 것이다. 오늘날 미국의 모습을 반영한 것으로 비춰지는데, 주변국들이 여전히 미국을 강대국으로써 존중하지만, 과연 미국이 많은 돈을 들여 오랜 기간동안 집요하게 아랍테러리스트들을 제거(?)해 가며 얻은 건 무엇인가 싶다.

아마 이 여성감독은 이걸 미국에게 묻고 싶었던 게 아닐까 싶다.



아랍지역을 찍을 때는 진짜 모래냄새(?)가 나는 듯 퍽퍽했다.



영화적 재미는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전개와 현실적인 묘사

영화 초반은 검은 화면에 911 사건 당시를 묘사하는 소리로 시작된다. 잠깐이나마 머리 속으로 그와 관련된 생각을 하게될 때쯤 미국 CIA 요원의 고문 장면이 시작되고, 이 지역에 갓 배정된 여성 CIA 요원 " 마야 " 의 모습도 등장한다.
" When you lie to me, I hurts you "
솔직히 약간은 소름 돋았다. 이 대사를 얼마나 반복했는지는 몰라도 고문기술이라는 게 어떤 건지 실감나게 연기한 배우가 존경스럽다. 제이슨 클라크는 다른 영화에서도 이런 이미지로 등장한 적이 있다고 기억되는데, 어쨌거나 이번에는 제대로 어필했다.

이어지는 폭탄테러와 CIA 요원으로써의 " 마야 " 가 집요한 활동을 시작하면서 전개가 빨라지면서 쫓아가기가 버거워지는데, 대강의 이야기는 이렇다.

911테러 이후 미국 CIA 는 테러에 동조했다고 추정되는 인물들을 마구잡이로 찾아내 고문으로 관련 정보와 상위 테러리스트를 추적한다. 아랍 테러리스트들 역시 영국에서 버스 폭파 사건 등을 일으키며 반격을 시도하고, 미국 역시 욕을 쳐먹어가면서도 정보수집을 계속한다.

이즈음해서 한 인물이 등장하는데, 봤다는 사람은 많으나 어디서 볼 수 있다고 확답하는 사람은 없는 상황이었다. 이 인물은 빈 라덴의 가장 측근으로 추측됐고, 온갖 고문이나 회유로도 그 이상의 정보를 얻어내지 못하는 상황에서 느닷없이 한 CIA 요원이 중요한 정보를 가져온다. 미국은 초반에 마구 잡아들였던 인물들 중에 꽤나 상위조직원이 한 명 있었다는 걸 찾아낸 것이다.

" 마야 " 는 수용소로 이 상위조직원을 찾아가 주목하고 있던 인물의 사진을 보여주고 아느냐고 묻자 그는 죽었다(?)고 대답한다. 여기서 재밌는 첩보의 세계가 드러나는데, " 마야 " 는 이 정보를 근거로 더 " 오사마 빈 라덴 " 에 가까이 가고 있다고 확신한다.

왜냐하면 이 상위조직원에게 한 질문이 별 의미없던 것이라면 그는 아낌없이 관련 정보를 알려줬을 것이라는 게 그 이유다. 수용소 안에 있는 터라 미국이 알아도 상관없을 정보라면 자신의 안위를 위해 아낌없이 제공해줬을 상황인데다 CIA 가 사진으로 가져왔다면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 실존여부를 확인했을 거라 짐작하고 모르는 사람이라는 대답은 할 수 없어 죽었다고 답했을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 영화에서는 이렇게 까지 자세하게 나오지는 않고, 글쓴이의 추측이다. ^^;; 마야는 상위조직원의 부정이 오히려 좋은 정보라고 얘기하는 정도다. 첩보세계에서 잘못된 정보를 추적하는 적군은 응원해 주고, 제대로 된 정보를 추적하는 적군은 꺾어주는 게 당연한 모습일 것이다. ^^;; )

화면 속에 문제의 건물들이 보인다.


이후로는 미국의 첩보가 실제로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눈요기하는 시간이 계속되는데, 그 리얼리티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이런 거 막 공개해도 되나 싶은데, 블럭버스터 영화에서 밥먹는 하는 전화도청이 실제로는 어떤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가능한지 가감없이 보여준다. 차를 추적하기 위해 아랍인 아르바이트 노인들(?)을 고용하기도 하고, 온갖 황당한 방법들을 다 써본다.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근거를 눈물겹게 하나씩 마련한 후, 마침내 위성으로 아랍테러리스트가 있는 위치를 관찰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여기서 너무 중요한 특이사항들이 많이 발견된다. 흐릿하게 보이는 사람들을 파악해 보니 남자가 2 명에 여자가 3 명인데, 아랍문화권에서는 반드시 여자 1명이 반드시 남편옆에 있어야 하기에 다른 남자가 있을 것으로 판단됐다. 게다가 DNA 조차 수집할 수 없도록 모든 생활용품들을 분쇄해 버리는 통에 의혹만 증폭되어 간다.

아마 이 부분에서도 리얼함에 감탄을 금치 못했는데, 그냥 녹색의 흐린 화면, 몇 층짜리 건물은 그 안쪽이 투시되지도 않는 상황에서 빨래터에는 아랍 남성들이 오지 않는다는 점, 빨래를 걷는 속도와 행동들을 오랫동안 관찰해서 동일한 여성인지 아닌지, 그 결과 여성이 모두 몇 명인지 파악해 내는 모습에서 미국의 첩보 능력을 엿볼 수 있었다. 그런데 가만 생각해 보면 첩보능력은 기본적으로 얼마나 집요한지도 드러내는 것 같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좀 갑갑한 스타일의 상관. 영화 중간에 짤림.


리얼한 첩보에는 언제나 정치와 꼴통 상관들이 있기 마련..

" 마야 " 는 이곳에 오사마 빈 라덴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에 CIA 본부를 방문해서 상황을 설명한다. 이런 상황은 몇 번 정도 등장하는데, 상관들은 언제나 정치에 신경쓰고 항상 결정적인 증거, 확실한 증거를 가져오라고 다그치기만 한다. 그 중 압권이 문제의 건물을 모형까지 만들어서 국장(?)에서 설명하는 장면이다.

오랜 기간 갖은 고생 끝에 필요한 정보가 모였다 싶어서 설명하려고 기다렸더니만, 국장이 와서 몇 마디 듣고 한다는 소리가 " 집 앞에 있는 나무에 몰래카메라 설치하면 안돼? " 라는 식의 대사였다. ( 정말 배꼽잡고 웃을 뻔했는데, 관객들이 조용해서 참느라 애 좀 먹었다. ^^;; 집 앞에 몰카 설치하면 끝날 일을 CIA 요원이 상관에 허락맡고 진행할 거라고 생각한건지.. ㅋㅋㅋ ) 뭐 나중에 제대로 된 이미지를 찾아주긴 하지만, 이런 역에 딱 어울리는 배우였다. 미드인 " 소프라노스 " 에 등장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

" 마야 " 가 확실하게 " 오사마 빈 라덴 " 이 있다고 지목한 건물을 발견하고도 거의 6개월 가까이를 관찰만 하다가 나중에서야 마지못해 윗선의 암묵적인 승인을 받아 스텔스 헬기를 타고 건물을 습격한다. 몇 십분간의 다큐멘타리급(?) 전투씬으로 영화는 마무리된다.



사진은 멋있지만, 액션은 리얼..


제로 다크 써티 ( Zero Dark Thirty )

감독 인터뷰 영상에서도 보이듯이 " 자정에서 30분이 지난 시간을 지칭하는 군사용어 " 이고, 영화에서 일부로 00:30 분을 보여주기도 한다. 실제 네이비씰 팀에 현장에 도착한 시간이기도 한다는데, 상황이 시작되기 바로 직전의 고요함이 주는 팽팽한 느낌을 암시하는 듯 한데, 영화 속 곳곳에서 이런 식의 표현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어떤 중요 첩보나 사건이 발생하게 되면 주인공이 이를 직면하는 직전의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어떤 때는 초조해 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진득이 버텨내기도 하는데, 작은 긴장감들의 연속들이 00:30 분에 시작된 작전이 끝나면서 모두 해소된다. 개인적으로 영화가 잘 만들어졌다고 여겨지는 많은 요소들 중 하나다. ^^;;

또한 CIA 간부급에서도 이슬람교도가 나오는데, 솔직히 놀랬다. 우리는 뭔가 아직 많이 모르고 있었구나 싶었다. ^^;;

미국기와 여주인공의 그림자가 인상적이다.




전체적으로 리얼리티, 편집, 연기력 같은 데서 도무지 흠잡을 수 없을 정도인데 한번만 보고 다 이해하기에는 속도가 너무 빠르고, 영화가 열린 결말을 지향하는 식 - 관객이 알아서 판단하기를 원한다는 - 이어서 권선징악을 좋아하는 우리나라 관객들에게는 여전히 낯설게 뻔히 보여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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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이면 프로야구 시즌이 시작되고, 한 주에 6일간 경기가 있다. 월요일 하루를 쉬는데, 이 날은 케이블 TV 에서는 평소 보기 힘든 야구경기들을 우연히(!) 방송해 주곤 한다. 바로 프로야구 2부 리그 ( 퓨쳐스 리그 ) 나 초등학생, 중학생으로 이루어진 리틀야구, 그리고 고교야구들 중 한 경기를 아주(!) 우연히(!) 만날 수 있다.

특히 고등학생 이하의 선수들은 곧잘 실수하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그들이 땀흘리며 뛸때마다 안타까워하고, 기뻐하는 부모님들이나 친구들의 모습을 보노라면 야구가 아주 즐겁고 드라마틱한 스포츠라는 걸 느끼곤 한다. 부차적으로는 우리나라 프로야구 1군에서 보여주는 평범한(?) 플레이가 실제로는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도 새삼 일깨워준다.

" 굿바이 홈런 " 은 바로 이런 우리나라 고교야구 선수들의 애환과 현실을 잘 그려냈다. 한때 우리나라에서 고교야구의 인기가 엄청났던 시절이 있었음에도 이제서야 고교야구에 관한 다큐멘타리가 만들어진 것에는 아쉬움이 많지만, 첫시도로써는 좋은 결과물을 가져왔다고 본다. 등장인물들의 구수한 솔직함과 고등학교 야구선수들의 현실이 맞부딪치며 긴 여운을 남기기 때문이다.

출처 : DAUM




영화는 초반에 우리나라 고등학교 야구의 상황을 알려주고, 잠시 원주고등학교 야구부를 쫓아 가며 관련 인물들과 인터뷰한다. 객관성을 중시하는 다큐멘타리이기에 극적인 효과보다는 평범한 사실들만을 중심에 두고 편집하지만, 그들의 엔딩을 마주하는 순간 어느샌가 관객들을 중심을 잃고 있었다는 걸 인정하게 된다. 즐거웠던 꿈에서 깨자 냉정한 현실이 보이고, 아이들은 각자의 길을 간다.

( 이하 영화 스토리들이 언급되므로 참고 바랍니다. )


출처 : DAUM




풋풋한 청춘들..

야구의 불모지인 강원도 지역의 원주고등학교 야구부의 2009년 모습을 담고 있는 이 영화에서 제일 볼거리는 역시 아이들의 모습이다.

국가대표라도 한번 되보고 싶어 죽어라 연습만 하고 싶은데, 야구부원 전체를 다독여야 하는 주장, 주전경쟁에서는 밀렸지만 그래도 야구가 하고 싶어 학교를 옮긴 선수, 강민호같은 선수가 될꺼라 믿으며 낙천적으로 웃는 어린 선수 등등 알고보면 제각각이지만, 똑같이 못하는 옆동네 강릉고한테는 죽어도 지기 싫어하는 자존심들만은 똑같다.

아직 철부지인 1,2학년들과 현실이 코앞에 닥친 3학년들의 괴리감에서부터 다른 야구부에서 밀려 이곳으로 오게된 아이들의 속내까지 밖에서 보기에는 모두 평범해 보이는 고교야구선수들이지만, 카메라 앞에서 마음을 드러낼 때는 하나하나가 조금씩 의미를 가지기 시작한다.

출처 : DAUM




한 여름밤 꿈처럼 찾아온 승리

남들처럼 훈련받고, 부지런히 운동하고, 이기고 싶어하지만 지는 게 더 자연스러운 청춘들이 2009년에는 대형사고를 쳤다.

언제나처럼 참가하는 고교야구대회마다 일회전 탈락을 밥먹듯 하던 원주고등학교 야구부가 7월에 열렸던 화랑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는 전국대회 첫승에 이어 제물포 고등학교를 꺾고 4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룬다.

경기에 지는 싫어 야구가 점점 멀어지던 선수도, 자식이 뛰는 모습이 보고 싶어 경기장까지 찾아오신 부모님과 학교 관계자들도 다들 기쁨에 넘쳐 얼굴에서 웃음이 그칠 줄 모른다.

4강에서 개성고와 팽팽하게 맞서다 아쉽게 패했지만, 해냈다는 성취감은 한순간에 아이들의 눈빛을 다르게 만든다.

출처 : DAUM





짧은 엔딩과 긴 여운

4강 이후에 달라진 아이들의 모습을 보고 싶었지만, 영화는 그동안의 승리가 거짓말이었던 것처럼 평범하게 훈련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비춰준다.
졸업생들 중 아무도 프로야구에는 진출하지 못했다.
야구로 대학에 진학한 3 명중 한 명은 야구를 그만두고 학업에 전념한다고 한다. 원주중학교에서 코치로 야구일을 계속하는 친구가 있는가 하면 야구를 하던 때보다 더 잘됐다는 소리를 듣고 싶어 자격증 준비를 하는 친구도 있다.

오래도록 애타게 염원하던 승리를 거두고 관중석에 계신 부모님들과 학교관계자들에게 벅찬 가슴으로 인사하던 고교야구선수들의 졸업 후 모습이 이렇게 대비되며 씁쓸한 여운을 남긴다.

아마 어린 시절에 야구부를 경험했던 사람들이라면 격하게 공감할 것들이 많은 영화가 아닐까 싶다.

출처 : DAUM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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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에 우리나라 고교야구의 현실을 그린 " 굿바이 홈런 " 이라는 다큐멘타리 영화의 시사회에 갈 기회가 생겼는데, 이런 류의 상업영화나 다큐를 본 적이 있어 새롭기보다는 뭔가 다른 감상포인트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하는 노파심에 관련 내용들을 찾아봤다.

다큐멘타리 영화 " 굿바이 홈런 ( Goodbye Homerun ) " 홈페이지
http://blog.naver.com/docuhomerun

독립영화 중에서 시도조차 드문 고교야구를 다룬 다큐멘타리영화치고는 제법 홍보내용도 많고 관련기사도 많았다. 아마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우리나라 프로야구 붐의 여파로 보이는데, 관심을 모을 만한 이야기들이 여럿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50 여개의 고교야구팀이 있는데, 그 중 야구의 볼모지인 강원도에 소재한 원주고등학교 야구부의 모습을 담은 영화가 바로 " 굿바이 홈런 " 이다. " 굿바이 홈런 " 은 야구중계에서 사용되는 말로 시합을 결정짓는 마지막 홈런을 뜻한다. 공식용어는 아니지만, 모든 타자들이 꿈꾸는 로망이자 투수들의 악몽이다.

고교야구선수 졸업생 700 여명 중에 프로에 입단할 기회를 잡을 수 있는 선수는 70 여명에 불과한데, 그들 역시 프로야구 1군 무대에 오르려면 끊임없는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가능하다고 한다. 듣기로는 1퍼센트 정도의 확률이라고 했는데,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치열해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독립리그나 실업리그가 없는 이상 ( 독립구단은 고양시 독립야구단인 고양 원더스가 있다. ) 대학팀에 진학하는 것외에는 별다른 대안이 없다고 한다. 

이정호 영화감독은 2007년 5월 대통령배 고교야구대회 결승전 때 있었던 사건을 계기로 이 영화를 만들 결심을 했다고 한다. 당시 광주일고와 서울고가 맞붙었는데, 9회말 투아웃까지 9:8 의 한점차 승부로 피말리는 상황에서 서울고의 투수 이형종 선수가 끝내기 안타를 맞으며 패전투수가 됐다고 한다. 동점타를 맞는 순간부터 눈물을 흘리며 역투한 이형종 선수는 ' 눈물의 에이스 ' 라 불렸다고 한다.

굿바이 홈런
감독 이정호 (2011 / 한국)
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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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굿바이 홈런 " 은 2009년에 촬영되었고, 영화음악은 야구매니아였던 故이진원의 1인밴드 "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 " 에게 요청했다고 한다. 앨범타이틀을 모두 야구와 관련된 제목으로 지을 정도로 열혈팬이었던 이진원씨는 2010년에 안타깝게도 뇌출혈로 세상을 뜨게 됐다. 그의 사후, PC 에서 찾아낸 음악들로 유작 앨범 " 너클볼 콤플렉스 " 이 발표됐고, 그중 2곡의 노래는 이 다큐멘터리 영화에도 사용됐다고 한다.

영화 속에 등장하는 안병원 감독은 프로선수 생활을 하다가 2003년 LG 에서 은퇴한 후, 2009년에 원주고 감독으로 부임했고, 현재는 넥센 히어로즈 2군 재활코치로 활동중이라고 한다. 김민우 코치 역시 프로에 입단했다가 주로 2군에서 활동한 후 2009년에 원주고 코치를 맡게 됐고, 현재는 청주고 코치라고 한다. 안경현(전 두산 베어스) SBS ESPN 야구 해설위원, 안병원 넥센 히어로즈 2군 재활코치, 이 영화의 감독인 이정호 감독은 모두 원주고 출신이라고 한다. 원주고는 좋은 선배를 둔 듯 보인다. ^^;;

영화 외적으로는 여러 재밌는 홍보요소들이 많은데, 이런 게 실제 영화적 재미나 감동을 보장해 주지는 않지만 영화에 몰입할 때 많은 도움을 준다. 다만, 감독이 어떤 주제의식을 잘 담아내고 적절하게 표현했는가가 관건이다. 개인적으로 2012년에 가장 재미있게 본 다큐멘터리 야구영화는 EIDF ( EBS 국제 다큐멘타리 영화제 ) 2012 에서 보여준 " 너클볼 " 이다. 감동과 메시지만큼은 웬만한 상업영화를 넘어선 수준이었다. 리뷰를 쓰다가 말을 수습하지 못할 정도로 길어지는 바람에 손놓고 있다. ㅋㅋㅋ

대강 살펴봐도 감상포인트는 험난한 경쟁시스템 속에 고교야구의 순수성 내지는 루저 야구팀의 인간승리 정도로 보이는데, 이미 흔한 주제를 감독은 과연 어떻게 소화해냈는지 기대해 볼 따름이다. ^^;;

WRITTEN BY
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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