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틴옹의 저력이 느껴지는 책이다. 처음에 5부작으로 기획했던 것을 인기가 솟구치자 7부작으로 확장했는데, 5부에서는 기존에 벌려놓은 것들을 꾸준하게 이어가면서도 새로운 떡밥들을 두루두루 뿌려두고 계신다. 사실 읽다 보면 어떤 떡밥이었는지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적어도 뿌려질 때만큼은 흥미진진하다. 




5부 2권에서 눈에 띄는 점은 전혀 화자가 될 것 같지 않았던 멜리산드레(Melisandre)가 한 챕터를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혹시 누군지 기억나지 않는다면 1부 시작부분에서 왕이었던 로버트 바라테온의 동생인 스타니스 바라테온을 옆에서 조종하는 붉은 여사제다. 빛의 군주인 를로르를 섬기고, 지금까지는 가장 흉악하고 요상한 마법들을 구사하는 존재다. 


초자연적인 존재로써는 북부를 향해 가고 있는 스타크 가문의 어린 아들 브랜도 있지만, 그는 자신의 능력을 자각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멜리산드레와 다르다. 그러니 소설 속에 등장하는 마법과 주문과 전설 속 존재들, 그리고 드레곤에 대한 설명을 해주면서 평범한 독자들의 허기를 채워줘도 좋으련만 끝내 다른 화자들처럼 자신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 고민하고 노력한다. 


또한, 로버트 때부터 문제가 됐던 부채문제를 라니스터가 다 떠안고 있는 줄 알았는데, 아이언 뱅크가 월쪽에서 본격적으로 등장할 것으로 보인다. 좀 뜬금없어 보이는 이 은행은 전쟁통이든 전쟁이 끝나든 자신들이 받아야 할 것에 대해서는 포기하지 못하는 집단이라는 걸 자신있게 내비친다. 온통 전쟁이라 사실상 권력은 뿔뿔이 흩어져 있는 상황이라 뭔가 굉장한 비밀병기를 가지고 있지 않은 이상은 정말 엇박자적인 존재다. 월의 존 스노우에게 대량의 채무를 빌려준다. 도대체 어떻게 받겠다는 건지 알 수 없는데, 과정은 순탄해 보였다. 왠지 킹스랜딩의 스파이더나 리틀 핑거 쪽과 연결된 것이 아닌가 싶다. 마법적인 요소보다는 아무래도 자본가와 귀족적인 인맥이 그들의 힘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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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방송시스템 환경을 중심으로 동영상 포맷과 코덱들에 관해 정리한 책이다. 대개의 내용이 윈도우 환경에서 동작하는 멀티미디어 재생기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되는 편이라 읽기는 했지만, 현장경험자인 지은이가 전문적이고 어렵게 느껴지는 자세한 기술내용은 생략한 상황이라 초보자들이 읽기에는 많이 부담될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윈도우 환경 PC의 멀티미디어 재생기 쪽에서 잡다한 일을 맡은 적이 있어 기초적인 지식을 가지고 있는데, 고화질 영상이나 동영상 포맷 규격들의 발전을 따라잡기 위해 관련자료를 찾다가 읽게 됐다. 부족한 부분을 채우거나 명확하지 않았던 부분을 일깨우는 목적이라 책이 재미있긴 했지만, 컴퓨터 소프트웨어 쪽에서 보는 동영상 포맷들의 기술적인 내용들과 비교해 조금 느슨하게 구성된 것 같다. 

책표지

출처 : YES24



전체적인 목차는 괜찮았다. 색과 빛에 관한 얘기를 시작으로 디지털 신호에 대한 설명을 넣고, 비디오와 오디오 코덱, 콘테이너(코덱)을 정리한 후, 현장에 쓰이는 장비와 연관해 관련 내용을 살펴본 뒤, 동영상 변환에 관해 조금 다루고 있다. 

이 제목들에 맞춰 초보자가 보다 이해하기 쉽도록 설명과 그림을 덧붙이면 아주 좋았을텐데, 아쉽게도 현장실무자가 느끼거나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것들만 요약적으로 들어 있는 것 같다. 아는 사람들이 보면 잘 정리된 노트필기일테지만, 모르는 사람이 보면 뭔가 중요한 것 같은데 도무지 납득이 되지 않는 그런 수준으로 추측된다. 

컴퓨터에서 일반적인 동영상 관련 지식을 찾기 위한 내용으로는 별로 적절하지 않다. 방송시스템이나 방송장비를 다루는 사람들에게는 잘 모르겠지만, 그래도 쉽게 들어오는 내용은 아닐 것 같다. 비디오 코덱과 동영상 코덱을 왜 컨테이너 코덱에 담아야 하는지를 보다 쉽게 설명해야 할 것 같고, 국제 표준 기구가 있으니 관련 자료를 더 찾아볼 수 있도록 안내하는 역할도 해줬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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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에는 방송용 동영상 포맷과 인터넷 화상회의용 동영상 포맷 그리고 저장매체용 동영상 포맷이 제각각 개발되어 돌아다녔다. 국제 표준 기구에서 이를 연구하고 표준을 제정해 방송, 통신, 저장용 포맷이 대세로 자리잡은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물론 이런 표준이 문서화되고 연구된 건 훨씬 오래 전 일이다.) 그 덕분에 요즘은 PC에 저장하는 포맷이나 인터넷 방송 포맷을 예전에 비해 비교적 손쉽게 다룰 수 있고, 스마트폰용 등으로도 쉽게 변환할 수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초보자들이나 일반인들에게 동영상과 코덱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책이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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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개봉되었던 게리 올드만 주연의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를 재밌게 봤거나, 이 영화의 원작소설인 존 르 카레의 동명소설을 읽었던 사람이라면 "스마일리의 사람들"을 피해 가기 어려울 것이다. 그 후속작이면서도 존 르 카레의 일명 "카를라(Karla) 3부작"의 마지막 작품이기 때문이다. 

이 "카를라 3부작"은 "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 "The Honourable Schoolboy" 그리고 "스마일리의 사람들" 순서로 이루어져 있는데, 존 르 카레의 작품들 중 단연 인기가 많으며 스파이 소설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두 번째 작품이 아직 번역되지 않았다. 

"스마일리의 사람들"(Smiley's People)은 1979년 처음 나왔으며, 2000년에 개정된 것을 알에이치코리아(RHK)에서 2013년에 번역한 것으로 보인다. (알에이치코리아는 랜덤하우스코리아의 새 이름이라고 한다.) 1970년대 작품이라 현재의 첨단 스파이 소설이나 첩보영화들과는 주변 환경이 아주 다를 뿐 아니라 당시의 시대상을 잘 반영하고 있어 분위기도 상당히 암울하면서 하드보일드하다. 

표지

출처 : YES24



존 르 카레는 "스마일리의 사람들"을 늙은 스파이에게 바치는 진혼곡(Requiem)으로 삼기 위해 썼다고 한다. 이때문에 그의 이전 작품들을 읽지 않은 사람들이 바로 접하기에는 아쉬운 부분들이 있다. 대개의 시리즈들에서처럼 사랑받았거나 관심있었던 캐릭터가 등장했을 때 전혀 감흥을 느끼지 못하는 것들이 그런 부분들이다. 제목에서처럼 조지 스마일리와 함께 고통과 환멸과 배신이 난무했던 시절을 버텨왔던 주변 인물들이 하나씩 마지막 인사를 나누듯이 등장한다. 

요즘 추리소설이나 범죄소설 혹은 테크노 첩보소설들에 비하면 사실 크게 복잡하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인터넷, 스마트폰이 없던 시절, 모든 것을 손으로 작성하고, 아날로그 도청기를 사용하던 시절에 자신의 인생을 바쳐가며 스파이 요원으로써 살아갔던 이들의 감성과 심리를 실감나게 그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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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팅커, 테일러, 솔져, 스파이"에서처럼 조직 내의 이중첩자를 찾기 위한 긴박한 전개는 없지만, 존 르 카레가 가장 아끼고 사랑하는 조지 스마일리라는 캐릭터에 대한 서사적인 결말이 마음을 훈훈하게 한다. 

액션도 없고, 반전도 없는 오래된 스파이소설이지만, 끝끝내 적을 추적해 상황을 마무리 짓는 늙은 요원의 퇴장에 다른 미사여구는 필요하지 않았다. 

"선배가 이겼습니다." 자동차를 향해 걸으며 길럼이 불쑥 내뱉었다.
"그래? 아, 그래, 아무래도 그런 것 같군." 스마일리가 대답했따. 
<끝>
- 스마일리의 사람들. 44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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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문장들이라도 제대로 읽기 위해 가끔 영어공부를 하는데, 이번에는 "(최고의 명문장을 배우는) 오바마 영어연설문"이란 것에 도전(?)해 봤다. 

2014년 현재 미국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처음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던 시점부터 대통령 후보가 되어서 투표결과 발표일까지 가졌던 연설들 중 6 개와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가졌던 첫번째 기자회견에서의 연설까지해서 모두 7 개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잘 몰랐던 연설 전후의 상황과 연설문 속에 씌여진 영어들에 대한 해설이 들어있다. 토익같은 시험용 문장이 아니라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연설이라 적당히 실생활에서 사용할 것 같은 단어들과 품격이 있어 보이는(?) 표현들을 접할 수 있으리라 기대했는데, 아무래도 수준의 한계라는 게 있어서 대통령이 했던 연설이니 좋은 것이겠지 하는 느낌 뿐이다. ^^;; 

아쉬운 점은 연설문 MP3를 CD로 제공하지 않고, 특정 사이트의 까페에서 다운로드 받게 했다는 점인데, 출판사인 BOOK21 사이트를 통해 들어간 "모질게 토익"이라는 곳의 도서자료실에서 받을 수 있다. 

처음에는 까페에 방문하니 가입을 해야만 다운로드 받을 수 있도록 해서 마케팅을 너무 심하게 하는 거 아닌가 하고 오해했는데, 알고 보니 정식 사이트가 있고 그 도서자료실에서 압축파일로 받을 수 있게 해둔 것이었다. 까페가 이사 중이라 공지나 게시글 같은 게 정리가 잘 안되어 있었던 모양이다. ^^;; 

덕분에 이 책의 원본과 MP3파일을 찾아내서 책을 읽은 후에도 연이어 공부할 수도 있을 것 같다. 

http://www.americanrhetoric.com/barackobamaspeeches.htm

위의 사이트에서 책내용과 관련된 MP3와 텍스트파일을 구할 수 있고, 그밖에도 꽤 많은 분량의 연설문들을 볼 수 있다. 단지 한글로 된 해설이 없으니 초보자는 충분히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야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오바마가 연설을 잘 한다는 생각이 드는 건 순전히 텍스트를 보면서 오바마의 발음을 들으면 뭔가 들리는 것 같아 발음이 좋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뭔소린지..ㅡㅡ;;) 그래도 미드를 나름 꽤 접한 터라 기초적인 발음들을 들리는 수준이다. 물론 해석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 개인적으로는 영어번역 연습하기에도 좋은 사이트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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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O의 드라마에서 캐릭터들의 인기를 확인해서인지 5부 1권에서는 소설 속 인기 등장인물들인 존 스노우, 대너리스 타르가르옌 그리고 티리온 라니스터의 이야기가 주로 나온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티리온은 4부 "까마귀의 향연"이 끝날 때, 가문과 인연이 끊어지면서 조용히 사라지는 게 아닐까 하는 기우에 빠져 있었다. 5부가 나온 줄도 모르고 넋놓고 있다가 마침 발견해 잽싸게 흝었더니 화자이름에 "티리온"이 자주 등장하는 걸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

1부 "왕좌의 게임"부터 4부 "까마귀의 향연"까지는 비교적 연이어 읽은 편이라 스토리가 궁금했지만, 한동안 접하지 못했고 티리온 이야기가 다시 새로운 밑밥을 깔고 있다는 확신이 들자 예전보다 훨씬 더 재미있어졌다. 킹스랜딩의 궁정내시(?) 바리스의 실체가 점점 모습을 드러내는 것 같다. 

5부의 제목인 "드래곤과의 춤"이 다른 의미가 있는 것인지 아니면 5부 1권에서 가끔 나오는 소설 속 역사적 사건인지는 알 수 없지만, 왠지 5부도 드래곤들이 한바탕 그 위용을 드러내며 마무리되는 것 같다. 한 마리(드로고)는 어디론가 날아가 버리고, 나머지 두 마리는 커진 덩치를 사람들 눈에 띄지 않도록 어두운 곳에 감춰두고 있는데, 감당하기 힘들어지고 있다. 그냥 놔둘 수 없는 이유는 드래곤들이 어린 아이들을 잡아먹었다고 짐작되는 증거를 가져온 이가 있었기 때문이다. 



난쟁이 티리온이 드래곤을 타고 조종하는 드래곤 로드가 된다는 얘기가 돌고 있어 흥미진진하다. 여왕과 드래곤들과 난쟁이라면 딱 환타지 표지에 나올법한 조합이 아닌가? ^^;;

276쪽에 존 스노우의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는데, 조금 실망스럽다. 각색할 여지가 많기는 하지만, 그냥 에다드 스타크가 곤경에 처했을 때 도와준 아가씨와 인연으로 낳은 사생아로 정리되는 분위기다. 이전 스토리들에서 존 스노우의 어머니가 누구인지 밑밥을 꽤 깔았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ㅡㅡ;; 

대너리스는 드래곤의 탄생 이후로 많이 지지부진하다. 아기자기하고 신비로운 얘기가 계속 나오고 있기는 한데, 도대체 속시원하게 뚫리는 부분보다 갑갑한 부분이 더 많다. 

4부 이후로 6년만에 나온 5부라는데, 우리나라에서 번역되는 시점은 그 주기가 짧았던 모양이다. 4부 읽으면서 5부는 아주 오랜 후에 나오는 줄 알고 잠시 신경을 끄고 지냈다. ^^;; 

5부부터는 번역이 잘 된 건지 아니면 마틴 할아버지의 문장스타일에 익숙해진건지 아주 읽기 편했다. 문장에서 좀 이상한 부분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워낙 얘기가 방대하고 문장력이 있어 단숨에 읽어버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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