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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 모이는 친구들과 저녁식사를 하던 중 노조에 관한 얘기가 나오자,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가 언론매체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흔한 얘기지만, 조선, 중앙, 동아 등등의 유력 매체들의 얘기는 모두 믿을 것이 못된다는 것이다. 좋지 않은 노조들도 있지만, 대부분의 노조들은 필요하며, 대기업의 후원을 받는 매체들은 노동자들 사이를 이간질하는 기사들을 배포해서 힘을 약화시키는 짓거리를 자주 하니 노조의 행동들에 대해 너무 비판적으로 보지는 말자는 식의 얘기였다. 사람들은 그런 매체들에 너무 쉽게 현혹되니 항상 주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대기업에서 많은 돈을 벌고 있으니 같이 일하는 사람들이 합리적인 분배를 요구하는 건 당연하다는 얘기도 곁들였다. 심각한 토론은 아니었기에 들으면서 그냥 미소만 지었다.

판에 박힌 얘기다. 맨 위의 정점이나 중간이나 사회에는 계급적인 차이가 있고, 계급마다 은연 중에 자신이 속한 곳의 이미지를 개선하려는 얘기를 하곤 한다. 하지만, 정말 설득력있다고 느끼는 주장은 최근에 들어본 적이 없다. 사회에 대한 부정적인 선입견이 이미 뿌리깊게 박혀서인지 친구의 얘기가 왠지 어설퍼 보였다.

정치나 사회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뭔가 해보자고 덤벼드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살다보면 사회나 정책, 정치에 대해 기준이나 의식같은 것이 생기기 마련이다. 게다가 역사, 문화와 관련된 책들을 읽게 되면 비교적 그런 얘기들이 먼나라 얘기처럼 들리지는 않는다.

뭔가 깊이 들어가고 싶은 마음은 없었지만, 머리 속에 한 경구가 떠올랐다. 
" 사람은 생각하는 갈대다 "
파스칼이란 철학자가 얘기했다는 데, 이 사람에 대해서는 잘 모른다. 이 경구도 어떤 식의 배경에서 나온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날 얘기를 듣던 중 언론매체와 대중들을 생각해 보면서 이 말이 " 대중은 생각하는 갈대다 " 라는 식으로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싶었다.

정말 서민으로 자칭하는 대중들은 생각도 많이 한다. 잔머리를 굴리기도 하고, 스스로 의심도 많이 하고, 좋은 결정을 위해 고민도 하지만, 너무 쉽게 휩쓸릴 때가 많다. 갈대만큼이나 무수하게 많지만, 어쩜 그리 바람에 따라 얼굴색 하나 안 변하고 마치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쫘악 한방향으로 늘어지는지 신기할 따름이다.

다른 친구들이 그 친구의 얘기를 얼마나 귀담아 들었는지는 모르겠다. 다만, 친구들이 조금 더 생각하고 주관을 갖기를 바랄 뿐이다. 그 친구의 얘기라 틀렸다는 것이 아니라 그 친구의 얘기가 자기에게도 옳은 얘기인지 생각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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