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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7을 처음 본 건 영화에서였다. 로저무어가 007로 등장한 " 007, 나를 사랑한 스파이 " 였는데, 당시에는 정말 로저무어가 007에 제일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코믹스럽고, 유쾌한 액션을 구사했던 007 분위기를 대표했었다. 스토리까지 화끈한 권선징악이 대세를 이루던 때라 청소년(?)들의 마음에 불을 지르기 딱 좋았다. 고등학교 때 단체관람으로 봤다. ㅋㅋㅋ

당시에도 007을 다룬 책을 무슨무슨 문고에서 출판했는데, 남의 책이라 몇 쪽만 보고 아쉬워했던 기억이 난다. ^^;; 언제나 그렇듯 나중에 읽어야지 하며 지나쳤다가 까먹고 이제사 제대로 읽어보려고 한다. 

먼저 007 의 지은이인 " 이언 플레밍 " 에 대해 소개한다. 요즘으로 치면 아마 톰 클랜시의 소설이나 명작첩보영화 본 씨리즈쯤 되지 않을까 싶다. 


저자 이언 플레밍

 

저서 (총 14권)1908년 5월 28일~1964년 8월 12일.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이튼 칼리지에서 교육받았고, 독일 뮌헨 대학을 졸업했다. 이후, 로이터 통신사에서 신문기자로서 경력을 쌓은 후, 은행에서 증권 중개인으로 일하기도 했다. 2차 세계대전 동안에는 영국 해군 정보국 국장 보좌관으로 일하면서 수많은 스파이 작전 회의에 참여했다. 전후 이언 플레밍은 '선데이 타임스'를 발행하는 켐슬리 신문사 외신 부장으로 근무하다 그만두고, 자메이카의 별장 '골든아이(Goldeneye)'에서 2차 세계대전 당시 해군 정보국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스파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영국 정보국 MI6의 매력적인 비밀 요원 007 제임스 본드가 등장하는 첫 번째 소설 '카지노 로얄(Casino Royale)'은 1953년 출간됐다. 이후 '죽느냐 사느냐'(1954), '다이아몬드는 영원히'(1956), '닥터 노'(1958), '나를 사랑한 스파이'(1962) 등 11권의 제임스 본드 소설이 매년 출간됐고, '황금 총을 가진 사나이'(1965)와 '옥토퍼시 & 리빙 데이라이트'(1966)가 1964년 이언 플레밍이 심장마비로 사망한 이후 출간됐다. 


전 세계적으로 1억 권 이상 팔린 007 제임스 본드 시리즈는 TV 시리즈로도 제작되었고, 대부분 영화화되었는데, 숀 코네리 주연의 '닥터 노(Doctor No)'(1962)가 첫 상영된 이래, 2008년 '퀀텀 오브 솔러스(Quantum of Solace)'까지 총 22편이 제작되는 등 영화 역사상 가장 성공한 시리즈가 되었다. 


이 외에도 이언 플레밍은 아들을 위한 어린이책 '치티 치티 뱅 뱅(Chitty Chitty Bang Bang)'을 출간하기도 했다. 이언 플레밍은 007 제임스 본드란 인물을 창조함으로써 20세기 영국에서 가장 위대한 허구의 영웅을 탄생시켰고, 007 시리즈는 스파이 스릴러 문학의 원형이 되었다. 제임스 본드 탄생 50주년인 2002년부터 영국 추리소설작가협회와 이언 플레밍 재단은 '이언 플레밍 스틸 대거 상'을 제정하여 매년 시상하고 있다.


- 출처 : DAUM 책 



위의 설명대로 " 카지노 로얄 " 은 1953년에 출간된 책이라 요즘 세대가 읽기에는 구닥다리같은 느낌이 많다. 첩보, 스파이 장르는 첨단의 기술이나 긴박한 상황 등등을 주로 다루기 때문에 클래식(?)해지기 어렵다. 위기의 상황이 왔는데, 레이저 쏘는 시대에 사는 독자들에게 육혈포를 쏜다는 표현을 쓴다면 첩보영화에서 얼마나 긴박감을 줄 수 있을까? 물론 지금까지 계속되는 시리즈이니 이 정도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몇 십년 전에 나온 원작소설은 영화에 비해 한계가 있다. 

그래도 007는 몇십년동안 20여편이 넘는 시리즈물을 계속 변주해가며 시대에 맞춰 재탄생시킴으로써 항상 기대를 모으고 있다. 그렇기에 007 이라는 허구의 인물이 탄생에서부터 그 변화과정을 쫓아가보는 재미도 즐길만 하다. ^^;; 

" 카지노 로얄 " 은 제임스 본드가 처음으로 007 넘버를 부여받고 수행한 임무에 대한 이야기이고, 냉정한 첩보원이 처음으로 은퇴를 결심했던 에피소드이자, 마지막 연인에 관한 기억이다. 

여기는 007, 공중전화다. 비상사태. 들리는가? 즉각 이 사실을 전하라. 3030은 소비에트 연합을 위해 일하는 이중 간첩이었다. 그렇다, 방금 과거형으로 말했다. 그 빌어먹을 여자는 죽었으니까.

- 007, 카지노 로얄. 마지막 대사 발췌. 


마틴 캠벨 감독이 2006년에 화려하게 재탄생시킨 " 카지노 로얄 " 의 원작 소설은 마지막 대사에 엄청나게 함축하는 내용이 많다. 007 은 여자에게 친절하지 않았다. 임무때문에 " 베스퍼 린드 " 라는 여자를 만나서 사랑을 하게 되고 결혼까지 결심하게 되면서 은퇴하려 했지만, 결국 " 베스터 린드 " 가 이중스파이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소설을 끝난다.

그러면서 제임스 본드가 계속 007로써 살아가게 되는 결정적인 이유를 제공해 준다. 즉, 베스퍼 린드의 배후에서 베스퍼 린드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던 스파이 조직들과 맞서 싸우겠다는 각오를 다지게 한 것이다. 2006년의 영화에서는 이런 부분을 거의 찾아낼 수 없었다. 그냥 베스퍼에 대한 복수처럼 보여졌는데, 다른 관객들은 어땠는지 모르겠다. ^^;; 

원래 " 카지노 로얄 " 은 1966년에 한번 만들어진 적이 있었다. 사연도 희안한데, 이언 플레밍이 이 작품을 너무 아낀 나머지 영화화 판권에서 제외시켰는데, 유족들을 상대로 어떤 미국인 제작자가 구입해서 황당한 코미디물로 만들었었다고 한다. 뭐 보지는 못했지만, 보고 싶지도 않다. ㅋㅋㅋ

어쨌거나 이언 플레밍이 너무나 사랑한 작품인 " 007, 카지노 로얄 " 은 2006년에 제대로 된 작품으로 빛을 보게 됐고, 원작소설에서는 007에 대한 많은 설정들을 찾아볼 수 있다. 007이 소설에서 자메이카에서 일한 적이 있던 과거와 이언 플레밍이 자메이카의 별장에서 작업을 시작한 건 무관한 일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 ^^;; 

소설 " 카지노 로얄 " 속의 007은 그리 젋게 그려지지 않는다. 어느 정도 산전수전 겪은 인물이고, 조심성도 많지만 아직 실수도 하는 첩보원이다. 투숙한 호텔의 옷장에 미세하게 가루도 뿌려두고, 침대의 베개 밑에 총도 넣어둔 채로 잠을 잔다. 오른쪽 뺨 아래 세로로 난 상처가 있고, 25구경 베레타 자동 권총을 사용한다. 

베스파 린드는 영화에서처럼 자살하기는 하지만, 익사가 아니라 약을 먹고 죽는다. 소설 속의 묘사로 보자면 에바 그린은 정말 외모상으로 멋진 캐스팅이었다. 베스파는 고어로 저녁, 밤을 뜻한다고 한다. 

제임스 본드는 평소 주문해 먹던 칵테일이 있었는데, 베스파를 만난 후 허락을 구해 각테일 이름으로 사용한다. 

소설 " 카지노 로얄 " 에서의 배후 세력은 소련의 스파이 조직이며, 자체 감찰조직인 스메르시를 가지고 있다. " 스메르티 시피오남 ( 스파이에게 죽음을 ) " 의 준말이라고 한다. 

카지노로얄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이언 플레밍 (웅진문학에디션뿔,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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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기 : " 제 5 열 " 은 전시에 후방 교란, 간첩 행위 등으로 적국의 진격을 돕는 자를 뜻한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소설 제목에도 " 제 5 열 " 이 있다. 명작이었고, TV 드라마로도 만들어졌었다. 









WRITTEN BY
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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