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외수님의 30년 글쓰기에 대한 비법이 들어있다고 한다. 읽어보니 " 비법 " 인지는 모르겠지만, 서양의 글쓰기 서적이나 우리나라 문학서적의 난해한 글쓰기 안내서보다는 훨씬 쉽게 와닿는 얘기들이 들어있었다. 책두께도 얇고 내용도 간결해서 좋았지만, 무공이나 이외수 님만의 세계가 좀 들어있어 거북한 점이 있기도 했다. 

크게 단어의 장, 문장의 장, 창작의 창, 명상의 장으로 분류한 후, 각 챕터마다 기본이 튼튼해지는 얘기를 독특한 스타일로 풀어놓았다. 단어의 장은 좀 지루하고, 애매모호했는데, 그럼에도 단어채집에 대해 적응해 가니 그 다음장으로의 진행이 쉬워졌다. 

문장의 장은 직유, 은유 등등의 수사법이나 글쓰는 사람의 마음가짐 등에 대해 설명한다. 문장을 이에 맞춰 써 보는 것도 좋은 연습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창작의 장은 전개나 구성에 관해 얘기하며 소설 등의 여러 스타일로 쓰여진 이외수님의 글들이 발췌되어 있다. 여기서 이외수님의 제대로된 글을 아직 읽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은 이외수님의 " 장외인간 " 이후로 두번째 책인데, " 장외인간 " 은 좀 실망스러워 이외수님을 그냥 기인 정도로 여기고 있던 터였다. " 벽오금학도 " 나 " 괴물 " 을 봤어야 하지 않나 싶다. 시간되는대로 찾아볼 작품이 몇 있었다. 

명상의 장은 제목처럼 명상을 통해 사색을 중시하라고 하며 스스로를 정신적으로 채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데, 별다른 비법이 있을리 없다. 아주 짧은 장인데, 글쓰기에 대한 절절한 질문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그러나, 대답을 준비하라

만약 이 세상에 종말이 온다면 그대는 무엇을 하겠는가.

- 271쪽 발췌


글쓰기의 공중부양
국내도서>인문
저자 : 이외수(oisoo)
출판 : 동방미디어 200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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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글쟁이가 되거나 소설가 등이 되고픈 허황된 욕심은 사라진지 오래니 별다른 부담감은 없는데, 이런 질문을 하기에는 책 내용이 다소 가벼워 보인다. 그럼에도 글쓰기는 약간의 체계적인 개념과 연습, 부단한 노력 그리고 애끓는 열정이 있으면 언제든 실행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복잡한 이론과 기교보다 바른 마음가짐, 진심을 담으려는 노력이 아주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글쓰기에 제법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보기보다는..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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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목, 다듬고 또 다듬어라 - 에드 멕베인 " 

언제부터 " 글쓰기 " 라는 것이 " 완전정복 " 이 가능한 분야가 되었는가?  
무슨 이유에서 " Snoopy's Guide to the Writing Life " 를 "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 " 이란 제목으로 변환시킨건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 스누피 " 가 나오기에 아동용 도서나 청소년용 참고서쯤으로 여겼던 것일까? 진실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번역하신 분이 책 제목을 결정하진 않은 게 분명하다. 책을 읽었다면 그리고 약간이라도 글을 써본 경험이 있다면 저 제목이 얼마나 허무맹랑한지 알고 있을테니까. 

우리나라 출판사들도 제목을 중요시 여기는 건 분명한데, 뭔가 방향이 잘못된 곳들이 종종 발견된다. 이 좋은 책에 이런 제목을 갖다 붙이다니.. ㅡㅡ;; 



거짓말도 공들여 만들어라 / 오클리 홀  

어설픈 수준이나마 직역을 해보자면 " 글쓰는 생활의 스누피식 안내서 " 이다. 작가 생활에 대한 스누피의 가이드, 혹은 스누피식 조언 정도도 무난하다고 본다. 이런 제목들을 딱딱하다고 느낀 건지 아니면 스누피식 혹은 스누피의 가이드 라는 게 독자들에게 잘 감이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 완전정복 " 이라는 구태의연한 제목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내 머리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책 팔겠다는 의도외에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제발 이렇게 노골적인 제목만은 피해줬으면 한다. 



악평을 두려워하지 마라 / 윌리엄 F. 버클리주니어 

시작부터 제목에 딴지를 걸어 미안했지만, 유치한 책 제목과 달리 내용은 중학교 이상이면 누구나 읽고 느끼는 바가 많을 좋은 책이다. " 피너츠 " 라는 제목의 유명한 미국만화의 주인공인 " 스누피 " 라는 개에게 여러 유명 작가들이 글쓰기에 관해 짧은 조언들을 보내준 것들을 묶어 놓은 것이다. 문장이 너무 무겁지도 않고, 내용이 결코 가볍지도 않은 " 글쓰기 " 에 대한 아주아주(!) 적절한 책이다. 

어른들이 보자면 좋아하는 캐릭터에게 몇몇 작가들이 장난스레 적어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할 수도 있겠고, 어떤 이들은 작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실제적인 내용은 별로 없다고 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만화가 너무 삽입되어 있어 애들에게나 적합한 수준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시선에 굴할 만큼 시사한 책이 결코 아니다. 비록 블로그에 " 글쓰기 " 를 하는 수준이지만, 정말 잘 써보고 싶은 욕구가 솟구칠 때면 이 책을 보게 될 것이 불보듯 뻔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전문작가들의 고통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자기가 쓴 글에 짜증나고, 뭔가 제대로 풀어냈다고 느껴지지 않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목차만 보더라도 공감하는 바가 클 것이다. 작가들의 조언에 붙여놓은 제목들이 정말 죽여준다. 개인적으로는 제목만 있어도 충분한 책이 아닌가 싶다. 



새벽 세 시에 찾아오는 영감을 기다리지 마라 / 다니엘 스틸 
하루 중 글만 쓰는 시간을 만들어라 / 도미니크 던 
뭐가 됐든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매일 써라 / 제리 프리드먼 

블로그에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부족한 부분이 많아 읽었던 책들이 있다. 그 중 스티븐 킹의 " 유혹하는 글쓰기 " 와 이 책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물론 이 두 책은 작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쓴 책들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글쓰기를 해야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본다. 특히나 블로그를 잘 꾸리고 싶다고 하면서도 글쓰기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 안절부절하며 불만만 쌓여간 기억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 

두 책의 장점이라고 하면 어려운 얘기를 쉽게 푼다는 데 있다. 편하게 웃으며 읽게 되지만, 촌철살인의 문장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심지어 스누피가 등장하는 만화들 속에서도 발견된다. "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 " ( 아~ 제목은 정말 쓰기 싫다. ㅡㅡ;; ) 에서는 만화가 많아 더욱 좋다. ^^;; 

결론은 일단 글을 쓰고, 꾸준히 쓰고, 반복해서 쓰라는 뻔한 메시지임에도 읽는 동안 미소짓게 만드는 재주는 어디서 오는지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오래 생각하고 마구 쏟아내라 / 허브 골드 
모든 글쓰기는 독학이다 / 수 그래프턴 
글쓰기를 사랑하라 / 제이콘라드 레빈슨 

불변의 진리가 아닐까 싶다. 글쓰기를 사랑해야 하고, 오래 생각해야 하고, 실제로 자신다운 글쓰기, 뭔가를 뛰어넘으려는 글쓰기는 결국 독학일 수밖에 없다. 누가 자신과 완전히 똑같은 삶을 살았을 것이며, 아무도 도달한 적 없는 지점을 가려는 사람이 어떻게 경험자를 찾겠는가?

곧잘 잊고 살고, 남에게 기대길 좋아하고, 불안해 하는 스스로를 위해 기록해 둔다. ^^;; 



절름발이도 탭댄스를 출 수 있다 / 패니 플래그 
모든 사실은 당신이 사랑해야만 진실이 된다 / 데이비드 미컬리스 
일상 속에서 유머를 찾아라 / 프랜시스 위버 
몸의 말에 귀를 기울여라 / 엘리자베스 조지 
계속되는 폭풍우는 없다 / 레이 브래드베리 
주인공의 욕망을 간파하라 / 레어드 쾨니그  
경험을 넓히며 충분히 준비하라 / 줄리아 차일드 

블로거들을 위해 좋은 제목 몇 개를 추려봤다. 실제 내용은 작가들을 위한 것이지만 블로거들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본다. 특히 나에게.. ^^;; 

각 제목에 따른 내용들은 길지 않다. 짧으면 2 ~ 3 쪽인데, 실제로는 2쪽이 A4 한장 분량 정도다. 경험담, 진심어린 충고 혹은 짖꿋은 비유가 섞인 충고들이다. 정말 멋진 충고들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 주인공의 욕망 " 을 " 블로거의 욕망 " 으로 바꾸니 아주 재밌더라. 

스누피의글쓰기완전정복
카테고리 인문 > 독서/글쓰기
지은이 몬티 슐츠 (한문화,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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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기 :  " 베스트셀러를 쓰는 공식 / 시드니 셀던 " 같은 황당한 제목은 유머러스한 해학을 담고 있는데, 이 책에서 졸지에 사기꾼 아니면 거짓말쟁이가 되버렸다. ( 축하해요~ 시드니셀던! ㅋㅋㅋ )
" 새벽 세 시에 찾아오는 영감을 기다리지 마라 / 다니엘 스틸 " 에서 이런 문장이 나온다.
" 이렇게 하면 베스트셀러를 쓸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죄다 사기꾼 아니면 거짓말쟁이다. " 


덧붙이기 : 이 책은 " 피너츠 " 의 저자 찰스 M. 슐츠의 아들이자 작가인 몬티 슐츠가 참여했다. 부러운 아버지와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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