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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5 권으로 구성되어 로마시대로부터 시작해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기록으로 찾아볼 수 있는 시민들의 사생활을 최대한 모아 보여주는 책이다.

오래 전부터 소재가 재미있어 보여 읽고 싶어하긴 했는데, 막상 살펴보니 이건 재밌는 책읽기가 아니라 진득하니 앉아 곰인형 단추꾀는 수준으로 보인다. 각 권이 모두 900 여쪽에 그림이 많지만, 글도 가득하다.

지금까지 100 여쪽 남짓을 읽고도 상당한 충격과 느낌을 정리하기 쉽지 않아 일단 기록해 둔다.

저자들의 서문을 보면 국가의 발전과 강화된 체제 속에서 인간의 본질을 보전하고자 노력하려는 의도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 이게 가장 근본적인 주제로 보여진다. ) 그러면서 개인의 사생활들의 변화가 어떻게 사회상의 변화를 이끌어냈는지 보여주고, 재조명해주는 내용으로 예상되는데, 첫장부터 아주 확 깬다.

사생활의역사1
카테고리 역사/문화 > 서양사
지은이 필립 아리에스 외 (새물결, 200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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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마인 이야기 " 와 그에 관련된 책들을 보며 그 시대 사람들에 대해 잘 이해가 가지 않았던 사람들이라면 " 사생활의 역사 " 1 권 ( 로마제국부터 천년까지 ) 을 한번쯤 읽어보길 권해본다.

로마시대에 가정이라는 것이 실제 어떠했는지 보여주는데, 오늘날의 가치관으로는 참 받아들이기 힘든 모습들이 당연시 되는 시대가 있었음을 인정하기가 쉽지 않다. 사실 " 로마인 이야기 " 는 마치 영화 " 대부 " 가 그러했던 것처럼 " 로마 " 라는 제국을 미화시켰다고 인정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목차들조차 너무나 도전적인데, " 기를 것인가 버릴 것인가 ", " 아버지 죽이기 ", " 부부의 거짓 탄생 " 등등.. 뭔가 계도적이라기 보다 진실에 대한 도발이 아닐까 싶기도 하다. 아이를 낳고 필요하면 살리고, 아니면 죽이는 행태가 일반적이던 시대, 아버지 혹은 가부장의 존재가 정말 가정 안의 최고지도자이던 시대를 우리에게 알려준다.

저자들의 의도를 끊임없이 다시 탐문하게 되는 책이다. 국가의 감시, 개입 혹은 지배로부터 인간의 본질을 보존하려는 노력이라는 것이 왜 오늘날의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고대의 얘기들로부터 시작하는가를 이해하는 게 쉽지 않다.

인간의 본질을 논하는 문제에 잘못 접근했다는 느낌이 드는 건 아니지만, " 보존 " 이라는 단어가 무지하게 껄끄럽게 느껴진다. 개인의 사생활과 사회의 변화 사이에 상호작용의 예를 들면서 계속 진행될 모양인데, 무사히 읽기라도 했으면 한다.

WRITTEN BY
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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