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에 한길사에서 출판한 " 신통기 " 라는 책과 내용이 똑같다. 같은 저자이신 천병희님의 작품을 멋진 컬라 사진과 함께 양장본으로 도서출판 숲에서 2009년에 제대로 된 제목으로 다시 출판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 : 신통기 http://www.mmd2.co.kr/489  

이미 본 책이라 어떤 차이가 있을까 살펴봤지만, 내용상으로는 완전히 똑같은 터라 별로 할 얘기는 없고, 복잡한 그리스 신들의 가계도나 잠깐 적어보려고 한다. 첨부된 가계도 도표만 30 개다. ㅡㅡ;; 

" 카오스 " 라는 단어가 그리스 신화로부터 나온 것 같다. 처음에는 " 우주가 들어갈 공간 " 을 뜻했는데, 로마 작가 오비디우스 이후부터 " 혼돈 " 이라는 의미로 씌여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어쨌거나 태초에 " 카오스 " 가 있었다는 것부터 그리스 신들의 가계도는 시작된다. 

" 카오스 " 로부터 태어난 신들이 있고, 그 중 " 가이아 " 를 보통 " 지구 " 의 신 혹은 " 대지 " 의 신으로 여기는데, 지은이는 모든 신들을 낳아준 원초적 생명력으로 간주했다.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주요 신들은 모두 가이아로부터 시작됐다. " 하늘 " 을 뜻하는 " 우라노스 " 와의 사이에서 또 여러 신들이 나오고 그 중 막내아들이 " 크로노스 " 이며, " 제우스 " 는 이 " 크로노스 " 의 아들이다. ( 평소 " 우라노스 " 와 " 크로노스 " 를 헷갈리고 있었다. ㅡㅡ;; 왠지 비슷하지 않은가? ^^;; ) 

" 우라노스 " 는 " 가이아 " 와의 사이에서 태어나는 신들을 " 가이아 " 의 깊은 곳에 감추고 나오지 못하게 했는데, 결국 " 가이아 " 는 너무 괴로워서 " 크로노스 " 와 함께 음모를 꾸민다. " 크로노스 " 는 아버지 " 우라노스 " 의 남근을 잘라 던져 버리는데, 이 핏방울들에서 또 많은 신들이 태어난다. 헤시오도스에 따르면 미의 여신 " 아프로디테 " 가 " 우라노스 " 의 남근에서 일어난 흰 거품에서 태아났다고 한다. 호메로스에서는 " 아프로디테 " 가 제우스와 디오네의 딸로 등장한다.

" 우라노스 " 는 " 크로노스 " 에게 자기처럼 험한 꼴을 당할 것이라며 경고하고, " 크로노스 " 는 이 운명을 피하기 위해 " 레아 " 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신들을 모두 잡아먹는다. 그 과정에서 " 레아 " 는 고통을 느끼기 시작하고, " 제우스 " 가 태어났을 때 " 크로노스 " 를 속여 커다란 돌덩이를 삼키게 한다. ( 스토리도 비슷하니 헷갈릴 수 밖에 없다고 변명하려는 건 아니지만..ㅋ ) 

성장한 " 제우스 " 는 " 크로노스 " 를 제압하고, 삼킨 형제들을 모두 토해내게 만든다. 그리고 그들과 힘을 합쳐 " 크로노스 " 와 그의 형제들인 티탄 신족들을 10년 전쟁 끝에 지하의 " 타르타로스 " 에 가둔 후 신들의 왕이 된다. ( 아틀라스는 이때 티탄 신족 편에 섰다가 제우스로부터 하늘을 떠받치고 있으라는 형벌을 받게 됐다고 한다. 지구 아닌가? ^^;; ) " 기가스 " 는 이 과정에서 " 대지 " ( 아마도 가이아 ) 가 제우스를 혼내주려고 내뱉은 털복숭이 괴물들이다. ( 원래는 " 우라노스 " 의 남근으로부터 뿜어진 피에서 탄생했다. ) 올림푸스의 신들은 " 기가스 " 에게 고전했으나 결국은 이겼다. 

이상은 잘 알려지지 않은 그리스 신화 극초반에 대한 대강의 정리였다.  
 

신들의계보
카테고리 인문 > 인문고전문고
지은이 헤시오도스 (숲,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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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로 12신 체제가 확립됐는데, 제우스, 헤라, 포세이돈, 아테네, 아폴론, 아르테미스, 아프로디테, 헤르메스, 데메테르, 디오뉘소스, 헤파이스토스 및 아레스라고 한다. 그 이전 자료에는 디오뉘소스 대신 헤스티아 여신이 있었다고 한다.

이런 걸 가끔 묻는 놈들이 있었다. 그리스 신화 읽고 있으면 12신 이름 대보라고.. --+ 

이 책에서 아쉬운 건 번역내용과 각주가 읽기 불편하게 되어 있다는 점이다. 어떤 쪽은 각주가 한 쪽의 5분의 4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각주가 참고가 아니라 별도로 진행되는 스토리 같을 정도다. 새 버전이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헤시오도스의 책을 다시 번역하여 출판한다면 각주에 대해 가독성이 좋고 책의 흐름을 방해하지 않도록 배치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 




덧붙이기 : " 아이기스 " 는 제우스의 염소가죽 방패다. 온라인 게임 아이템 이름으로 종종 본 듯 하다. 메두사의 머리로 장식되어 있다고 한다. 

덧붙이기 : " 신들의 계보 " 에서 " 에로스 " 는 우주의 원초적 생식력을 의미한다고 한다. 어쨌거나 " 아프로디테 " 의 아들인 " 에로스 " 와는 다른 신으로 보인다. 

덧붙이기 : " 퀴클롭스 " 는 눈이 둥근 자들이라는 뜻이다. 그래서 외눈박이 둥근 눈을 가진 괴물로 등장한다. 

덧붙이기 : " 아다마스 ( adamas ) " 란 제압되지 않는 것이라는 뜻의 금속이다. 최근에 보는 만화책 제목이다. 보석 초능력자들에 관한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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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리아드 ", " 오뒷세이아 " 를 지은 호메로스와 함께 그리스 신화의 고전을 이끌고 있는 헤시도오스의 작품이다. " 역사 " 라는 저서를 남겨 " 역사의 아버지 " 로 불리는 헤로도토스와 헷갈리지 말자. 

호메로스와 헤시도오스는 동시대의 사람인데, 호메로스는 그 실존 여부에 대한 여러 이견이 있지만, 헤시도오스는 실존 인물이 분명하다. 혼동스러운 건 헤시도오스가 어떤 시경연대회에서 호메로스를 꺽고 우승했다는 얘기가 있는 것으로 보아 호메로스도 실존 인물로 봐야 할텐데, 아마 호메로스가 " 일리아드 " 와 " 오뒷세이아 " 의 실제 저자인지에 대한 의구심으로 보인다. ( 이 부분은 전문가가 판단할 일이고.. ) 

신통기는 그리스 제목을 옮겨오면서 일본식 제목으로 지은 것이라고 한다. 실제 원어의 뜻은 " 신들의 탄생 " 이나 " 신들의 계보 " 정도라고 하고, 2009년에 천병희님은 " 신들의 계보 " 라는 제목으로 이 책을 다시 출간하신다. 

" 신통기 ", " 일과 날 ", " 여인들의 목록 ", " 헤라클레스의 방패 " 등의 시를 묶은 것인데, " 신통기 " 가 그리스 신들의 가계도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놨기에 가장 많이 읽히고 유명하다. 고대 그리스인들도 꽤나 좋아했다고 한다.

" 일과 날 " 은 동생과의 재산 분쟁과정에서 노동의 중요성과 사회정의에 대해 지은이의 사견을 펼친 시라 좀 특이한 면이 있다. 지은이의 인생에 대한 고찰이 많이 묻어난다. 농사 짓는 얘기도 꽤 중요하게 다루는데, 우리나라와 여러 면에서 달라 흥미롭긴 했다. 여기서 그 유명한 황금의 종족, 은의 종족, 청동의 종족, 영웅의 종족, 철의 종족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도덕적, 윤리적인 개탄이 많이 드러난다. 

" 여인들의 목록 " 은 당시에는 5권 정도의 방대한 분량이었다고 하는데, 많은 부분이 소실되어 파편적으로 엮어진 것이라 읽기가 어려웠다. 웬만하면 쩜쩜쩜 표시로 문장이 사라져 버리니 뭔 내용인지도 잘 모를 정도다. 신들의 사랑을 받았던 여인들에 관한 단편을 엮은 것인데, " 에호이아이 " 라고도 한단다. 

" 헤라클레스의 방패 " 는 " 여인들의 목록 중에서 가져온 480행의 시인데, 헤라클레스의 어머니 이야기를 시작으로 헤라클레스와 퀴크노스의 대결에 대해 노래한다. 

" 여인들의 목록 " 과 " 헤라클레스의 방패 " 는 헤시도오스의 작품에 후세인들이 가작을 한 것으로 여겨진다고 한다. 

전체 분량은 " 일리아드 " 나 " 오뒷세이아 " 보다 훨씬 짧음에도 반복구같은 것이 없고, 신들의 계보를 가장 방대하게 다루고 있어 내용을 정리하기는 쉽지 않다. 짧은 원전의 번역본에 그 분량만큼 주석이 들어가 있고, 그리스 주요 신들에 대한 설명, 가계도 그리고 각 작품의 해설이 들어있어 한번을 봐도 몇번 본듯한 기분이 든다. 그래도 번역한 부분은 두번 정도 바로 읽는 것이 좋다. 주석과 함께 읽으면 무지하게 혼동스러워 그냥 시를 즐긴다는 기분으로 한번 읽고 다시 돌아가 주석과 함께 다시 읽어야 흐름을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차츰 그리스 신화들이 정리되기 시작하는 기분이긴 한데, 천병희님의 " 신들의 계보 " 를 읽어봐야 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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