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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파 감독"이라는 수식어가 항상 따라다니는 켄 로치 감독의 작품인데, EBS의 TV화면으로 감상했다. 

1920년대의 아일랜드가 독립운동을 하던 시기에 두 형제가 살아간 모습을 다룬 영화인데, 그들의 신념 속에서 식민지 국가 (혹은 약소국)의 비애와 내부적 갈등을 현실적으로 잘 그려냈다. 우리나라의 일제강점기 시대를 연상시키기도 한다. 

드라마 장르에 속하지만 감정에 호소하려는 연출이 보이지 않고, 전쟁영화로 볼 수도 있지만 스펙타클한 장면은 없다. 그저 맑은 하늘과 광활한 대지에서 장총과 권총으로 투쟁하는 아일랜드인의 모습만 볼 수 있을 뿐이다. 그런 모습이 더 현실적으로 다가오는데, 역사적 사실들과 그 메시지들을 전해주는데 아주 효과적이었다고 보여진다. 

이런 화면 혹은 스토리 전개는 개인적으로 쿨하게 느껴지지만, 종종 기승전결이 없는 것처럼 보는 이들도 있다. 대개 액션영화를 좋아하고 복잡한 스토리나 심리적인 요소가 다분한 영화를 잘 보지 않는 이들한테서 발견되는데 취향이니 존중해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도 이해하지 못하거나 즐기지 못하는 영화는 무수히 많다. ^^;;

http://movie.daum.net/moviedetail/moviedetailStory.do?movieId=41956&t__nil_story=tabName 

http://ebsstory.blog.me/50183191435

어떤 글에서는 켄 로치가 공평한 시선으로 영국군과 아일랜드 저항군(?)을 다루고 있다고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주 교묘하게 표현했다고 보여진다. 2006년에 70세이셨던 분에게 "교묘하다"라는 표현이 좀 죄송스럽지만, 영화 초반 영국군이 아일랜드인에게 핍박을 가한 후에 죽이는 것과 아일랜드 저항군이 영국군에게 테러를 감행하는 것은 다 같은 폭력의 범주에 속하겠지만 전자의 폭력은 울분을 느끼게 하는 반면 후자의 폭력은 다급함이 느껴졌다. 양 쪽이 모두 폭력을 행사했다고 해서 똑같은 무게로 비춰지는 것은 아니다.

이런 점은 영화 후반 아일랜드인들 사이에 벌어진 갈등과 토론에서도 보여지는데, 지주들의 존재가치를 옹호하는 입장 혹은 영국과의 조약체결을 지지하는 입장에 선 아일랜드인의 모습은 상당히 궤변적이다. 아마 "좌파감독"의 성향이 본능적으로 묻어나는게 아닐까 싶다. ^^;;


"당신이 무엇에 대항해서 싸우는지 아는 것은 쉬운 일이다. 하지만, 당신이 무엇을 위해 싸우는지 아는 건 아주 다른 일이다. " 
"It's easy to know what you are against, but quite another to know what you are for."
- 출처 : http://www.imdb.com/title/tt0460989/trivia?tab=qt&ref_=tt_trv_qu 


조약내용이 아일랜드를 분열시키고, 정치상황을 영국에 종속되도록 유도하고 있지만, 실질적인 이득(각종 세금과 경제제도)이 많으니 조약을 체결하자는 측은 지주들의 자금을 지원받아 군자금을 마련하여 자주독립을 이룩하자는 쪽과 연결선상에 있다. 반면 아일랜드가 분열되는 것, 영국 왕실에 충성을 서약하는 것 자체가 이미 독립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공정한 부의 재분배를 요구하는 쪽과 함께 한다. 결국 어떤 방식으로 어떻게 독립하느냐를 두고 그 분열상을 드러내도록 조약내용을 제시한 영국의 정치책략에 그대로 놀아났다는 게 개인적인 판단이다.

한 나라를 공략할 때는 배신자로 추출할 만한 집단이 있는지 확인한 후, 없으면 지주계급과 서민계급의 이익이 충돌하도록 유도해서 서로 나뉘게 한 뒤 한쪽을 극도록 약화시키고 나머지를 정복하는 것이 기본적인 전략 중 하나다. 

그 중에서도 지주계급은 어느 정도 영악하게 굴만한 지능을 가지고 경제적 이익을 추구하는 게 몸에 밴 사람들이라 강대국이나 점령국에서는 이용가치가 크다.

"보리밭을 흔드는 바람"에서 눈에 띄는 배우는 단연 주인공인 킬리언 머피(데미언)이긴 하지만, 그 옆에서 서민의 목소리를 내고 보좌해주는 "댄"역의 리암 커닝엄도 볼 만하다. 이 사람이 "왕좌의 게임" 시리즈에 등장하는 양파의 기사다. 처음 봤을 때 웬 어설픈 "장 르노" 닮은 꼴인가 싶었는데, 의외로 작품성있는 곳에서만 접하게 되서 다시 보게 됐다. 감옥 안에서 데미언과 댄이 재회했을 때 사실 댄이 프락치(밀정) 역할이 아닐까 영화 내내 의심했다. 스릴러영화를 너무 많이 본 것 같다. ^^;;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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