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전문기자 이동진씨의 인터뷰 모음집인 " 이동진의 부메랑 인터뷰 그 영화의 비밀 " ( 이하 부메랑 인터뷰 ) 의 세번째 감독편을 읽었다. 298쪽에서 시작해 431쪽에서 끝났다. 쪽수는 130장 가량이지만, 글의 양으로 보면 족히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한권 분량이다. " 아톰의 슬픔 " 이라는 만화가 데즈카 오사무의 에세이집 한권보다 읽는 데 시간이 훨씬 더 걸렸다. ^^;; 

이 책의 초판은 위즈덤하우스에서 2009년 6월 20일에 초판이 나왔기에 류승완 감독의 "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 까지 언급되고 있다. 이 책의 이후버전도 준비한다고 했는데, 아직 나오지 않고 있어 좀 아쉽다. 

이동진의부메랑인터뷰그영화의비밀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영화
지은이 이동진 (위즈덤하우스,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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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적인 영화용어들이 곧잘 등장하는 데, 각주가 없어 몹시 불편하다. 문장이라도 쉽게 썼으면 좋으련만, 인터뷰다 보니 감독과 기자의 대화 내용이 별 수정없이 나왔다. 짧게 말하자면 어려운 말이 난무하는 인터뷰 모음집이라는 뜻이다. 또한 감독들의 영화를 좀 봐야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 내 경우에도 몇 편 못 본 것이 있어 그냥 그러려니 하며 읽은 부분도 있다. 

영화감독으로써의 류승완씨에 대해 아주 집요하게 파고들어 재밌는 얘기를 끌어낸 데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아주 다양한 접근방향으로 인해 간략하게 정리되지 않는 게 흠이지만, 류승완 감독이 영화를 만들어 왔던 과정, 스타일의 발전과 변화 등을 짚어내주고 있다. 곁들여 동생이자 연기자인 류승범씨와 아내이자 제작자인 강혜정씨, 그리고 무술감독 정두홍씨에 대해서도 얘기해 주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부메랑 인터뷰에서 제일 재밌게 읽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다 읽지 않아서 확정적인 건 아니지만, 아마도 류승완 > 유하, 봉준호 >> 홍상수, 임순례, 김태용 순으로 즐겁게 읽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제일 재밌는 부분은 이제 지나간 것인가..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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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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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 http://www.leedongjin.com/ ) 이라는 영화평론가이자 영화전문기자가 2009년에 쓴 영화감독론에 관한 책이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홍상수, 봉준호, 류승완, 유하, 임순례, 김태용 등의 6인에 대해 치밀한 사전준비와 긴 인터뷰 시간을 통해 얻어낸 통찰들이 들어있다. " 부메랑 인터뷰 " 라는 한 코너를 통해 만나왔던 이들 중 6인을 묶어냈으며, 계획으로는 시리즈처럼 계속 다음 권도 준비중이라고 한다.

영화평을 찾다보면 종종 접하게 되는 " 이동진 " 이라는 기자의 필력은 정말 혀를 내두를 정도다. 영화 100 편 이상을 만들어내신 임권택 감독님을 제외하고는 인터뷰 전에 해당 감독의 작품을 모두 살펴본 뒤, 감독이 만든 영화의 대사나 관련 정보들을 엮어 자신이 풀어간 인터뷰의 방향에 맞게 배치한 후,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감독들의 내면을 탐구해 간다.

한번에 읽기에는 750 쪽이 넘는 분량이 만만치 않아 감독별로 나눠 읽고 있다. 사실 류승완 감독에 대해 알고 싶어 읽게 된 책인데, 류승완 편을 빠르게 넘길 수 있어 다른 분들의 분량도 쉽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았지만, 두번째로 읽은 홍상수 감독님과의 인터뷰에서 콱 막혀버리고 말았다. 류승완 감독의 작품은 거의 다 본 것이었지만, 홍상수 감독님의 작품은 " 돼지가 우물에 빠진 날 " 이 전부였고, 영화 자체가 상업적이지 않아 즐기기가 어려웠다. 당연히 인터뷰에 나오는 얘기를 이해하기 힘들 수 밖에..

홍상수 감독님의 주요 테마는 술과 침대, 남자와 여자(연애)라고 하는데, 어느 것 하나 나와는 별 상관없는 소재들이라 와닿는 게 더 어려웠는지도 모르겠다. ( 혹시 야동이라면 모를까? ㅋㅋㅋㅋ )

게다가 영화를 보지도 못했는데, 워낙 영화기사들과 영화관련 TV 프로그램, 영화제 소식에서 하도 주요 장면을 보여주거나 설명을 자세하게 해 놔 잊혀질 때쯤 보겠다고 생각만 하며 지냈으니 홍상수 감독님의 인터뷰는 한장한장이 난해할 수 밖에..

130 여쪽에 이르는 인터뷰 결과물은 그간 봐왔던 홍상수 감독님이나 작품에 대한 요약본같았다. 영화도 어렵지만, 감독도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맞닿아 있고, 인터뷰하는 이동진 기자의 치밀함, 섬세함 ( 홍상수 영화들의 섹스씬 횟수까지 일일이 세어가서 질문할 정도이며, 인터뷰 과정에서 조금이라도 불명확한 부분은 인터뷰 후 제대로 고쳐놓은 참고가 달려있을 정도다. ), 지독함에 감히 제대로 읽었다고 말하기가 난감하다.

이 인터뷰를 읽고 새삼 홍상수 감독님의 작품을 보고 싶다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다음에 혹시라도 홍상수 감독님의 작품을 접할 기회가 생기면 한번 집중해서 볼 만한 준비는 된 것 같다. 이동진 기자의 생각과 틀을 어렴풋이 쫓아가다 보니 적어도 헤매지는 않을 것 같다라는 기분은 든다.

좀 거슬렸던 건 이동진 기자의 성실한 표현(?)들인데, 영화전문기자보다는 영화평론을 하는 글쟁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문장들 속에서 끈끈함, 집요함, 인간에 대한 성찰과 분석이 들어있어 한편으로는 너무 현학적인 글솜씨를 자랑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했다.

책의 제일 앞쪽의 한 문장을 소개한다. 아마 이 시리즈를 쓰는 이유를 단 두 문장으로 표현한 듯 한데, 읽을수록 자꾸 떠오른다.

아직 도착하지 않은 영화를 위하여
여전히 끝나지 않은 길 위에서



책 뒷부분에 있는 " 성실한 형식주의자의 사생활 " 이라는 이동진 기자를 인터뷰한 <씨네21> 의 김혜리 기자의 글을 먼저 읽어보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둘은 선후배 사이로 보이는데, 이동진이라는 사람에 대해 알 수 있다. 노래방을 좋아한단다. 지금도 그럴지는 모르겠지만.. ㅋㅋㅋ

이동진 기자에 대한 인터뷰, 류승완 감독, 홍상수 감독 편까지 읽은 상황이다. 

읽을 때의 부담 못지 않게 인터뷰 당한 감독들의 상황이 연상되서 아마 조만간 다 읽게되지 않을까 싶다.

자신들이 몇년 혹은 십년 넘게 만들어온 영화들의 모든 대사와 과정까지 샅샅이 흟어 자신이 쓴 혹은 영화를 만들게 되면서 사용하게 된 대사들로 질문을 받게 됐을 때 영화감독들의 심정이 어떨지 궁금하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봤을 때는 별 걱정없이 인터뷰하러 온 듯 하지만 곧잘 당황하거나 새로워하는 부분들이 곧잘 발견된다. 인터뷰 받으셨던 분들도 대단한 노력이 필요했을 작업이다.

너무 긴 책은 정리해두지 않으면 감당이 되질 않아 적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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