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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러디는 이제 흔해 빠진 소재지만, 여전히 재생산되고 있는 컨텐츠다. 인터넷 유머, 만화, 영화, 개그 등을 망라해 지겨울 정도로 나오는 터라 그만했으면 싶을 정도다.

그 와중에도 끊임없이 영화를 통해 패러디와 비틀기(?)를 전문으로 구사하는 만화가가 있으니 바로 " 정훈이 " 이라는 사람이다. 


한겨레 뉴스 - 정훈이 
http://www.hani.co.kr/kisa/section-009003000/home01.html 

두바닥시네마
카테고리
지은이 정훈이 (한겨레신문사,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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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훈이의내멋대로시네마
카테고리 만화 > 기타만화
지은이 정훈이 (이끼북스, 200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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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바닥 시네마 " 는 1998년에 나온 흑백 출판물 ( 표지는 칼라, 디자인은 구수 ) 이고, " 정훈이의 내 멋대로 시네마 " 는 2005년에 나온 올 칼라 출판물이다. 개인적으로는 먼저 나온 만화표지가 더 정감이 가지만, 칼라에는 동네 놀이터 분위기가 나서 괜찮다. 

먼저 나온 책에서는 한국영화 / 외국영화 / 텔레비전 / 비디오 등을 종합적으로 패러디하고 위트있게 비틀지만, 나중에 나온 책은 아예 영화만을 전문으로 비튼다. 액션 / SF 판타지 / 스릴러 / 공포 등으로..

두 만화는 연도 차이는 커도 ( 무려 7년차이! ) 같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내용에서나 그림에서나..   

나쁘게 말하면 발전이 없었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초창기에 보여준 위트와 해학 혹은 허를 찌르는 유머가 여전히 위력있다는 게 더 맞다고 보여진다. 같은 패턴이 반복된다 싶으면 기가 찰 정도로 반걸음씩 더 나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패러디의 확대 재생산이란 이런 것이다 라고 대놓고 보여주는 정훈이의 만화는 스치듯 보면 그냥 패러디물의 달인쯤으로 여겨지지만, 가끔 그 시대를 살아온 사람만 기억해 낼 수 있는 절묘한 풍자들이 있다. 단점은 아주 드물다는 것 뿐.. ^^;;

" 한겨레 " 와 " 씨네21 " 에 연재하는 만화치고는 사실 너무 시대상이나 정치성이 없어 보이지만, 그런 부분이 두 매체의 단점을 보완해주는 게 아닐까 싶다. 기억하기로는 " 씨네21 " 이란 영화잡지의 제일 뒷쪽을 담당하고 있었다. 복잡한 머리를 어이없이 풀어주곤 했다.

사실 처음 " 정훈이 " 씨의 만화를 봤을 때, 한 십년이상 그 바닥에서 굴러먹던(?) 사람이 아닐까 싶었는데, 알고 보니 나와 출생년도가 같았다. ㅡㅡ;; 만화의 그림체가 구수하면서도 단정하고, 모든 컷 안에는 필요한 것 외에는 들어있지 않아 텍스트에 집중할 수 있고, 캐릭터는 보기만 해도 웃길 지경이었다. 지금도 발전없는 그 모습이 그대로 정감있게 남아줬으면 한다. 2005년에 나온 " 정훈이의 내 멋대로 시네마 " 에서는 과감하게 두페이지에 걸친 큰 그림(?)도 보여주는데, 이제는 왠지 액자에 하나쯤 걸어두고 싶을 정도다. 

" 정훈이 " 만화가는 처음부터 자신의 스타일의 완성형이었던 듯 싶다. 사실 그림이 아주 조금씩 발전하기는 했다. 올칼라로 된 출판물 그리고 최근 올라온 작품들을 보면 분명 색상의 선택이나 캐릭터들의 변화, 지칠 줄 모르는 변주는 분명한 성장이지만, 처음에 보여준 그만의 스타일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 ( 물론, 약간 신문 삽화 스타일이 가미되어 가고 있는 듯 보이지만서도.. 흠.. ) 

" 두 바닥 시네마 " 나 " 내 멋대로 시네마 " 는 당시를 기억하는 사람이라면 공감갈 만한 얘기들이 많이 나온다. 유머 코드도 당시 수준이긴 한데, 여전히 뿜을 때는 뿜어준다. 게다가 잊고 지냈던 영화들의 필링 ( feeling, 이거 맞는 표연인가? ^^;; ) 까지 살아나 공감각적(?)으로 만화를 즐기게 된다. 

책두께는 얇은 데 이상하게 읽는 데 오래 걸린다. 아마 텍스트들을 저절로 꼼꼼하게 읽게 되기 때문이라고 본다. 강풀 만화가의 " 일상다반사 " 가 연상되는데, 마치 " 정훈이 " 만화가의 " 영화다반사 " 쯤 되는 것 같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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