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는 특별히 까탈스럽거나 그러신 분은 아니신데, 가끔 귀엽게 엄하실 때가 있으시다.
웃겼던 기억 중에 하나가 말도 제대로 못하던 조카 녀석과 한가한 시간에 전철을 탔던 일이다.
갓난아기 티는 벗고 말은 어설프게 ' 아빠, 엄마 ' 만 하던 시절이었는데, 말은 아직 못해도 사내녀석 특유의 심통은 조금씩 드러내던 시절이었다.
무슨 일이었는지 그날따라 말을 좀 안들어 심기가 불편했던 상황에서 자리가 텅 빈 지하철을 탔는데, 조카 녀석이 자기도 자리하나를 차지하고 가고 싶었던지 낼름 엎드리듯 올라가 자리를 떡하니 다리를 벌리고 편하게 앉았다.
그때 느닷없이 튀어나온 어머니의 일침.
" 돈도 안 내고 탄 녀석이 어디 자리를 차지해! 큰 아빠 무릎 위에 앉아서 가! "
어머니 잘못했어요.. ㅡㅡ;;
그렇게 텅 빈 지하철에서 큰 아빠는 조카를 무릎 위에 안은 채 몇 십분을 앉아서 가고 있던 일이 있었다. ㅋㅋㅋㅋ
조카와 살면서 가끔 황당한 일을 겪곤 하는데, 아주 짧고 굵게 충격을 먹은 적이 있었다.
주말 낮에 한가로이 컴퓨터를 만지작 거리고 있을 때 어머니께서 큰 소리로 한 마디 하셨다.
" 아무개야! 맘마 먹어라~ "
나이 마흔 하나에 느닷없이 " 맘마 " 를 먹는 사태가 벌어질 기세였다.
황당해서 나가보니 조카 녀석과 함께 점심을 먹어야 했는데, 어머니께서 헷갈리셨던 것이다. ㅡㅡ;;
조용히 조카 옆에 앉아서 " 맘마 " 를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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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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