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에 출간된 후, 전세계적으로 흥행에 성공한 스웨덴 추리소설이다.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아르테와 2011년 문학에디션 뿔이라는 곳에서 각각 인쇄했다. 저자는 3000매의 원고를 넘기고 얼마 되지 않아 갑작스레 찾아온 심장마비로 죽었고, 우리나라에는 모두 3 부 6 권 규모로 발매되었다. 


밀레니엄_1부_표지

2008년판 아르테

밀레니엄_1부_표지

2011년판 뿔



1부에서는 남자주인공인 미카엘과 여자주인공인 리스베트가 인연을 맺는 과정을 보여준다. 몇십년 전에 사라진 소녀를 찾아달라는 늙은 갑부의 난감한 의뢰를 풀어가면서 서로를 조금 알게 되고, 깊은 인상을 받게 된다. 

그림이 많이 나아졌는데, 통일성이 없다. ㅋ

영화 속 한장면에서 따온 게 아닐까 의심되는..



2부에서는 리스베트의 과거가 드러나면서 소설 전체의 메인 요리가 등장한다. 모든 악의 시작, 끔찍한 억압과 왜곡 등등으로 얼룩진 이 해커 여성은 마침내 과거의 악몽을 끝내기 위해 결행을 각오한다. 

점점 만화틱. 에로틱해져버린.. ㅡㅡ;;

그렇다고 이뻐지면 이상하지.. ㅋ



3부는 소설 전체의 클라이막스를 후련하게 이끌어 낸다. 리스베트를 희생시키려던 정부 내 비밀조직을 밝혀내어 파괴한다. 그에 빌붙어 사욕을 채우던 주변 남성들의 위선과 사악함을 낱낱이 까발려 철저하게 분쇄하는데, 법정장면이 제일 압권이다. 




2권 중간에 이 소설의 시대적 배경에 대해 각주로 아주 잠깐 언급하는 데, 사실 1권의 서두에 나왔어야 했다고 본다. 스웨덴의 성폭력 실태가 지금은 어땠는지 모르겠지만, 성매매 금지법이 통과된 후로 아주 좋은 결과를 이끌어 냈다고 한다. 시대적 배경은 이 법이 막 통과된, 조금은 어수선한 시기였다고 한다. 즉, 지금도 이 소설에 등장하는 남자들같이 많을지는 알 수 없다는 얘기다. 

또한 바르가스 요사라는 분의 추천사에 보면 난잡한 얘기에 관해 비난한 의견도 분명히 있어 보인다. 개인적으로도 공감하는 부분인데, 자유로운 성생활이라는 것이 이렇게 이상적으로 지켜지기는 힘들다고 본다. 게다가 이미 결혼한 여자와 외갓 남자와의 공공연한 외도는 특히 주의해야 할 부분인데, 너무 여과없이 옮겨져 있다. 고치거나 왜곡하라는 얘기가 아니라 각주 등에 추가적인 설명이 많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이런 부분은 남자들에게 왜곡된 성 판타지를 심어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남자 주인공이 소설 전체를 통틀어 여러 여자와 즉흥적인 관계를 여러 차례 갖는데, 마치 자연스런 현상처럼 보여주고 있다. 여자 주인공인 리스베트도 만만치 않다. 은근히 너무 개방적인 게 아닌가 싶다. 묘사가 많지는 않으니 이 이상 토를 달 수는 없지만, 스웨덴이 정말 이럴 정도까지 성문화 혹은 성에 대한 사회의식이 열려있는 편인지 궁금하다. 


남자 주인공과 여자 주인공의 환상을 한방에 날려버린 영화 포스터들이다. 영화는 재밌다고 하는데, 아직 보지는 못했다. 다만, 보려고 포스터와 스틸 사진을 보는 순간 확 깼다. 소설을 읽으면서 연상했던 부분과 너무 다른 실사화다. ㅋㅋㅋ 남자주인공은 오히려 작가의 사진이 더 어울린다. 영화가 재밌다는 얘기도 많으니 영화를 먼저 보고 소설을 읽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난 소설 내용이 잊혀질 때쯤 보게 될 것 같다. ^^;; 

밀레니엄 제 1부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감독 닐스 아르덴 오플레브 (2009 / 스웨덴,덴마크)
출연 미카엘 뉘크비스트,누미 라파스,스벤-버틸 타웁,피터 하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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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 제2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
감독 다니엘 알프레드슨 (2009 / 스웨덴,덴마크,독일)
출연 누미 라파스,미카엘 뉘크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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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엄 : 제3부 벌집을 발로 찬 소녀
감독 다니엘 알프레드슨 (2009 / 독일,스웨덴,덴마크)
출연 누미 라파스,미카엘 뉘크비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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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누미 라파스 라는 여자 배우는 이후 메이저 영화에도 등장한다. " 셜록홈즈 : 그림자 게임 " , " 프로메테우스 " 에서 볼 수 있다. 

영화 때문인지, 소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미국에서도 리메이크 됐다. 007 시리즈의 다니엘 크레이그가 제법 어울려 보이기도 하는데, 아쉽게도 미카엘 치고는 너무 신체적으로 강해 보인다. 아마 007 탓인지도 모르겠다. 

밀레니엄 :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
감독 데이빗 핀처 (2011 / 미국,독일,영국,스웨덴)
출연 다니엘 크레이그,루니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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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소설은 독립적이면서도 통일성을 유지했다고 하는데, 별로 공감하지 않는다. 1, 2, 3부가 점층적으로 스토리와 서스펜스가 증가하는데, 1부에서부터 읽지 않으면 뜬금없을 부분이 여럿 있다. 일단 1부에서 사설경비업체의 사장에 대한 묘사가 초반에 눈에 띄게 설정되어 있는데, 이 사람이 제대로 활약하는 부분은 3부에서다. 1부에서 주요 등장인물이긴 하지만, 후반부가 되서야 겨우 나타난 여자 캐릭터는 2부에서 분위기만 잡다 사라져 버린다. 2부만 읽은 사람은 내내 궁금해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스토리의 연관성과 등장인물들의 속성을 확대, 재설정해가며 서스펜스의 압박감을 높이는 전개만은 아주 매력적이다. 게다가 주의가 집중될 만하면 갑자기 캐릭터를 등장시키지 않아 애를 태우다가 느닷없는 순간에 엉뚱한 모습으로 나타나게 하는 깜짝 연출도 있다. 사실 2부의 중후반, 살인사건이 발생한 이후 리스베트가 별 탈없이 아파트에서 지내고 있을 때는 좀 허탈했다. ^^;; 

여성에 대한 성폭력이라는 소재, 복지국가 스웨덴의 사회의식과 생활상, 서스펜스와 스릴러, 통쾌한 복수가 잘 어우러진 수작이다. 성문화에 대한 뚜렷한 인식만 잃지 않는다면.. 










WRITTEN BY
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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