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가 본 야구영화 중에서 가장 아름다웠던 작품이었던 " 내추럴 " ( The Natural. 1984 ) 이 원래 소설이었다는 걸 최근에 알게 됐다. ^^;; 게다가 1980년대 소설도 아닌 1952년 발표된 작품이고, 1980년에 리뉴얼됐다고 한다. 글쓴이가 본 번역본의 " 펴낸날 " 이 2009년 8월 21일인데, 발표된지 몇 십년 후에 어떤 연유로 들어오게 됐는지는 몰라도 참 반갑기 그지없다. ^^;;

영화 " 내추럴 " 에서는 주연을 맡은 로버트 레드포드가 워낙 잘 생긴데다 이미지와 품성이 착해 보여 인간승리의 드라마로 기억됐는데, 실제 소설은 그와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아주 놀랬다. 그럼에도 이 몇 십년 전 작품은 여전히 재미있었다. ^^;;

내츄럴
감독 배리 레빈슨 (1984 / 미국)
출연 로버트 레드포드,글렌 클로즈,킴 베이싱어,윌포드 브림리,바바라 허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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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광고 내용들에 의하면 최초의 야구소설이라고 했는데, 미국에서 최초의 야구소설이었다면 아마도 전세계에서 최초의 야구소설이라고 보여진다. 1950년대의 고리짝 시절의 야구이야기가 지금도 읽을만한 이유는 그 안에서 보여주는 비극적인 인간드라마가 오늘날에도 곱씹어볼만한 인생사를 담고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다분히 영화와 비교되는 소설인데, 가장 중요한 주인공의 경우 영화 속에서는 착하고 성실한 주인공이 불의의 사고로 오랜 세월을 고생한 후, 프로야구 팀에 들어가 여러 유혹을 뿌리치고 아름다운 홈런으로 유종의 미를 거두는 반면, 소설에서는 실력은 출중하지만 이기적인 주인공이 불쾌한 사고로 오랜 세월 여기저기 전전하다가 미국 내셔널리그 프로구단인 나이츠에 들어와 선수생활을 하다가 스스로의 이기심과 양심 사이에서 방황하다가 파멸을 맞게 된다.

한때 이런 스타일 - 이기심 혹은 야심 vs 인간미 혹은 양심의 싸움 속에서 지쳐가다가 자멸하는 주인공들 - 이 유행했던 적이 있었다. 해피엔딩이 아니면서도 연정이 담뿍 솟아오르는 스토리들이다. 영화는 너무 어린 시절에 봐서 이해가 가지 않았던 부분들이 많았는데 반해 - 주인공 로이 홉스 ( 로버트 레드포드 분 ) 에게 총을 쏜 여인과 나중에 만난 여인이 같은 여인으로 착각하고 있기도 했다. ^^;; - 최근에 다시 보게 된 소설에서는 주인공을 파멸로 몰고가는 결정적인 증거가 왜 총을 맞았던 사건이 되는지를 알 수 없었다. 총을 맞아 선수생활을 하지 못했으니 피해자여야 할텐데, 이 사건이 신문에 등장하자 로이 홉스는 더 이상 선수생활을 할 수 없다고 소설을 서술하고 있었다.

내추럴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버나드 맬러머드 (사람과책,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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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영화에서보다 더 여러가지 야구선수들의 모습을 보여주는데다 요소요소에 작은 반전들이 설정돼 있어 재밌다. " The Natural " 은 한 분야에서 특출난 재능을 가진 사람을 뜻한다고 하는데, 아마도 훌륭한 실력을 가진 사람조차도 인간내면에서 벌어지는 선과 악의 싸움을 피해갈 수는 없고, 오히려 더 큰 시련 속에 놓여진다는 암시가 아닐까 싶다.

개인적으로는 원본에 충실한 " 내추럴 " 이 다시 리메이크됐으면 싶다. ^^;;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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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님의 아들이자 전(前) SK와이번스 전력분석코치였던 김정준씨와 야구팬이자 기자인 최희진씨가 쓴 김성근 감독님에 관한 책이다. 이제 전력분석코치로 같이 일했던 아들의 시선까지 아우르고 나니 더 많이 알게 되긴 했지만, 새로운 맛이 곁들여졌다기보다는 진한 재탕을 맛본 기분이었다. 김성근 감독님의 삶의 과정을 조사한 사람의 글이건, 김성근 감독님 본인의 글이건, 혹은 그 아드님의 글이건 간에 김성근 감독님을 묘사하는 건 항상 똑같았다. 불굴의 의지와 열정과 노력, 고집으로 야구를 사랑하신 분이라는 것이다. 이런 반복적인 소재를 사용하고도 제법 재밌게 씌여진 책이다.

김성근그리고SK와이번스김정준전SK와이번스전력분석코치가말하는
카테고리 취미/스포츠 > 레포츠
지은이 김정준 (위즈덤경향,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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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근 그리고 SK 와이번스 " 라는 제목이지만, 읽다 보면 " 김성근의 SK 와이번스 " 라는 제목이 더 어울릴 듯 보였다. 이 책은 주로 2007년 김성근 감독님 부임후부터 2011년 8월 중순 해임되실 때까지의 얘기를 다루고 있는데, 지금은 2012년 시즌까지 끝난 터라 SK 가 어떻게 변했는지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대강은 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그런 SK 의 발끄트머리에서 놀고 있는게 LG 다. ㅡㅡ;; ) 당시 SK 를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은 정말 재밌는 추억담이 될 것이다.

김정준이라는 분은 책머리에 제법 좋은 글을 남겼다.

이 책은 단순히 아버지를 향한 존경과 애정을
고백하는 아들의 연서가 아니다.
SK 전력분석코치의 눈으로 본 김성근 야구에 대한 해설서이자
후배 야구인이 야구 감독 김성근에게 바치는 헌사다.
그리고 2011년 8월 18일 이후, SK 야구에서
김성근 감독의 흔적이 지워지는 과정에 대한 증언이기도 하다.
- 005쪽 발췌.

위의 내용 중 아들의 연서가 아니라는 데는 동의하지 못하겠지만, 김성근 감독에 대한 헌사이자 김성근 감독의 흔적이 지워지는 과정에 대한 증언이라는데는 공감한다. 책은 김성근 감독님이 해임한 뒤 만나게 된 두산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김성근 감독님이 계시던 SK 와 그 이후의 SK 모습을 비교한다. 대개 김성근 감독님이 계셨던 때의 모습과 그 안에 담겨있던 의지를 이제사 밝히고 있지만, 그 뉘앙스는 달라진 SK 에 대한 원망도 조금은 느껴진다. 그러면서 김성근식 야구에 대한 애정도 드러낸다. 그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위즈덤경향이라는 출판사가 제법 괜찮은 일을 해낸 것 같다. 아들로써 아버지를 존경하는 마음을 코치로써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에 묻어낼 수 있도록 지은이에게 기회를 준 것이 이렇게 재밌는 결과물을 가져왔다. 부자지간이 부럽기도 하지만, 굉장히 뻘쭘하기도 할 것 같은 얘기들을 김정준씨는 말끔하게 해치웠다. 아버지가 걸어간 길을 자식이 기꺼이 기록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흐뭇한 일이 있을까 싶다. ^^;;

다시 말하지만, 누군가 어느 팀을 응원하느냐고 묻는다면 한숨을 쉬며 LG 라고 답하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김성근 감독님을 소재로 한 책을 왜이리 여럿 읽느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수 밖에 없다. " LG 팬은 꿈도 못꿉니까? "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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