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버튼 동화집'에 해당하는 글 1건






팀 버튼이 썼다는 어른을 위한 동화 "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 " ( THE MELANCHOLY DEATH OF OYSTER BOY & OTHER STORIES ) 은 책 머리에 " For Lisa Marie " 라고 씌여진 것으로 보아 전 애인이었던 리사 마리를 위해 썼던 우화집으로 보인다. 자기 애인이 이런 책을 써주면 기분이 어떨지 무척이나 궁금하다. ( 굴소년은 아버지가 자신의 정력을 위해 잡아먹고, 엄마는 둘째를 딸로 임신하길 원한다. ㅡㅡ;; ) 


팀 버튼의 멜랑꼴리한 상상력의 요약본으로 보이는 이 책은 삽화와 함께 아주 찰떡궁합을 과시하는데, 보다가 으시시해지는 동화는 우라나와 나오키의 " 몬스터 " 에 등장하는 우화집보다 심하다. 

그냥 보면 별 이상한 게 없다. 그러나, 이 삽화의 대사는 " 그리고 몇 시간이 지나도록 당신을 노려봅니다. 그 이유는 알 수 없습니다. " 이다. ㅡㅡ;;


책 두께도 얇은데, 에피소드는 더 얇아 20개가 넘는다. 그럼에도 아주 짧게 오싹해지곤 한다. 제대로 된 아기나 소년이 거의 없다. 굴 소년을 넘어선 닻아기의 이야기는 서글프기까지 하다. 아빠는 떠나고 아기와 함께 바닷속에 남겨진 엄마의 삽화다. 

" 소원을 이루지 못한 채 그녀는 바다 및으로 침몰했습니다. 그곳에는 그녀와, 그녀의 아기와, 몇 마리의 물고기뿐 " ㅡㅡ;;


유머러스하다는 에피소드도 웃어야 하는 건지 멍해진다.

" 굴 소년의 외출 "  

할로윈 날에 굴 소년은 사라처럼 행동하기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Oyster Boy Steps Out

For Halloween
Oyster Boy decided to go as a human. 

- 118쪽 발췌.


할로윈에는 아이들이 괴물의 분장을 하고 사탕을 얻으러 다니는 서양의 풍습으로 알고 있다. 그냥 서로의 입장을 바꿔 상상해 본것인지 아니면 사람이 더 괴물같다는 암시인지는 판단하기 힘들다. 

그나마 제일 무난한 삽화..


웬만한 팀 버튼 영화보다 더 괴팍하고, 으시시하면서 메시지가 멜랑꼴리하다. 모든 에피소드의 주인공들이 다 소년, 소녀, 아기인데, 존재 자체로도 어딘가 많이 망가진 상태이며, ( 멜론 머리 소년은 죽기만을 바라다가 어른의 발에 머리가 터져 죽는다. 그런데, 죽을 때 머리깨지는 으지직 소리가 안 좋다는 식의 에피소드가 있다. ㅡㅡ;; ) 그들이 겪는 인생도 무참하다. 왜 이런 걸 책으로 남길 생각을 했을까?

팀 버튼이다. 자괴감이 있는 어른들이 읽는 건 상관없지만, 아이들에게는 절대 피해야 할 우화집이다. 심오한 뜻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에게 동화 뒷편의 다크한 세계를 미리 알려줄 필요는 없지않을까? 냉소적인 어른들도 받아들이기 힘들만큼 잔인하게 사람들의 치부를 드러낸다. 어릴 때부터 사람과 사물 그리고 세상사를 편견(?)없이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 모양이다. ㅡㅡ;; 

 

01234567


좋은 건 제일 뒷편에 영어 원문이 모두 수록되어 있어 조금은 영어공부에 도움이 될 수도 있을 듯 싶다. 대사가 너무 없으니 영어로 읽어도 감을 잡을 수 있다. " 굴 소년의 우울한 죽음 " 의 일부분은 영어로 읽어도 속이 울렁거린다. 어떻게 심의를 통과한 건지 이해할 수 없다. 영화에서는 그리도 잘 가위짓을 해대더만, 책은 글이라 덜 위험하다고 본건가? 제발 읽어보고 판단하기를.. ㅡㅡ;; 

... 
He came on tiptoe,
he came on the sly,
sweat on his forehead,
and on his lips-a lie.
" Son, are you happy? I don't mean to pry,
but do you dream of heaven?
Have you wanted to die? " 
...

...
그는 조용히,
몰래 다가왔습니다. 
이마엔 땀방울을 매달고
입술엔 거짓말을 붙이고.
" 아들아, 행복하니? 깊이 붇고 싶진 않구나.
하늘나라의 꿈을 꾸고 있는지.
죽고 싶은 적이 있었는지? " 

- " 굴소년의 우울한 죽음 " 편. 49쪽 발췌.  


꿈에 나올까 무섭다. ㅡㅡ;;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