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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권을 읽고 꽤 오랜 시간이 지난 터라 이윤기 기획, 이다희 옮김의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 대해 잠시 정리하고 넘어가는 게 좋을 것 같다. ^^;;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은 기원후 105년에서 115년 사이에 지어진 것으로 추측되는데, 영웅전 이라기보다는 비교열전 혹은 대비열전에 가깝다. 그리스 지역 출신 영웅들과 로마의 영웅들을 일대일로 묶어 서술한 후, 지은이의 검토내용이 중간중간 들어간 형태이기 때문이다.

그리스어로 씌여진 것이 라틴어로 번역되었다가 1559년에 자크 아미요에 의해 프랑스판으로 번역된 후, 세계적으로 유명해져서 영미권에도 번역된다. 이 영미권 번역 중 1914년에 출간된 페린의 영역본 " PLUTARCH LIVES " 를 우리말로 번역해 작업중인 것이 이윤기, 이다희씨의 "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 이다. 영역본은 그리스어와 영어가 원전 대비 형태로 구성되어 있다고 한다. 번역되고 있는 작품에서는 책의 가독성을 위해 스토리와 별 상관없는 내용들 - 언어의 기원, 관습의 유래 등 - 은 생략했다고 한다. 파란색 별표시가 되어 있는 부분들이다.

신통기, 역사 등을 번역하신 천병희님의 "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 도 있는데, 주요 영웅들만 추려서 깊이있게 번역해 놓았으니 서로 비교해 가며 읽어보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두 작품은 서로 보완해 주는 부분이 어느 정도 있는데, 천병희님의 번역은 심호흡을 해가며 읽어야 하는 느낌이라면 이윤기님의 기획은 편하게 즐길 수 있다고 본다. ^^;;

플루타르코스영웅전.5
카테고리 역사/문화 > 신화
지은이 플루타르코스 (휴먼앤북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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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기님의 "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 5권은 스파르타의 아게실라오스, 로마의 폼페이우스와 마르켈루스 그리고 테바이의 펠로피다스를 다룬 플루타르코스 5 권을 읽었다. 아게실라오스와 폼페이우스는 생전에 화려한 명성을 누렸던 것을 공통점으로 삼은 것 같고, 마르켈루스와 펠로피다스는 용감하고 훌륭한 자질에 어울리지 않는 실수로 죽은 것을 연관지었다.

아게실라오스가 스파르테 ( 스파르타 ) 의 전성기와 쇠락을 경험한 영웅이라면 폼페이우스는 로마 원로원의 몰락에 마침표를 찍은 인물이다. 카이사르가 폼페이우스와 그의 귀족들을 무찌른 순간, 사실상 로마는 제정시대로 접어들기 시작했다. 모든 권력이 한 명에 집중되는 정치형태가 로마를 지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게실라오스나 폼페이우스나 역사의 흐름을 주도했다기보다 역사의 흐름에 몸을 맡겼기에 열심히 노력하고 성공했으면서도 마지막에는 희미하게 사라져갔다.

그에 비해 마르켈루스나 펠로피다스는 열혈캐릭터로써 스스로의 가치관에 충실하게 살다가 필멸의 인간으로써 죽어갔다. 펠로피다스는 스파르테 ( 스파르타 ) 로부터 조국 테바이를 지켜냈고, 마르켈루스는 무적의 한니발로부터 로마를 지켜냈다. 단지 모든 일을 스스로 조율하고 마무리하려는 열정으로 인해 죽음이 찾아왔다고 보여진다. 로마이름 마르켈루스는 " 마르스를 닮았다 " 는 뜻이라고 하는 걸 처음 알았다. ^^;; 마르스는 로마신화에서 전쟁의 신을 뜻하며, 그리스신화와 비교하자면 아레스와 비슷하다.

마르켈루스는 그밖에도 여러 가지 재밌는 얘기들이 있는데, 으뜸은 역시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와 관련된 일이다. 로마가 한니발과 전쟁 중에 마르켈루스를 시켈리아 ( 시칠리아 섬 ) 로 파견했었다. 이때 바다쪽에서 시켈리아를 점령하려고 온 마르켈루스를 참담하게 만들었던 것이 바로 수학자 아르키메데스의 공성기와 그밖의 장치였고, 결국 마르켈루스는 크게 우회해서 섬 안쪽으로부터 공략해 들어갈 수 밖에 없었다. 나중에 성을 점령했을 때 마르켈루스는 시민들을 죽이지 말라는 엄명을 내렸으나 한 로마병사에 의해 아르키메데스는 살해당하고 만다. 마르켈루스는 크게 애석해 했다고 전해진다.

5권에서 흥미로운 건 마르켈루스를 대하는 로마 원로원의 모습인데, 예나지금이나 답답한 소리하는 윗사람들은 바퀴벌레처럼 존재하는 모양이다. 물론 대개의 사람들이 그럴 수 있긴 하지만, 천년이 넘도록 발전하지 않는 듯한 인류의 모습이 존경스러울 때가 있다. ㅋㅋㅋ

WRITTEN BY
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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