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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와 LG의 경기에서 나온 끝내기 오심 때문에 말이 많다.

요즘은 야구를 TV 로 볼 여건(?)이 되질 않아 인터넷에서 확인하게 되는데, 어제 발생한 이 사건을 오늘 야구 관련 TV 프로그램을 통해 그 장면을 볼 수 있었다.

이미 관계자 전원이 명백한 오심이라는 걸 인정하고, 마음 속으로 풀 건 어느 정도 풀었지만 다수의 관중들은 아직 분이 가시지 않은 모양이다. LG 를 응원하는 사람이지만 충분히 이해할 만 하다. --;;

요약된 장면만 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어떤 기사를 보니 5분만에 퇴장했다고 하는데, 잘 납득이 되질 않는다. ( 요약화면에서는 거의 바로 낼름 퇴장하더라.. 최대한 이해를 하려는 시선으로 보자면 장기간의 페넌트 레이스이기 때문에 조그만 빌미에서라도 1승을 챙긴 후, 빨리 선수를 휴식시키려는 감독의 마음이 기본일 것이라는 생각은 든다. 또한 잡음이 생기면 선수들을 최대한 멀리 떨어뜨려 놓으려는 것도 기본적인 생각이 아닐까 싶기도 하고.. )

공식적으로 보자면 LG 가 잘못한 일은 없다. 심판진이 아웃을 선언해서 경기가 끝난 상황이면 선수단이 집에 가든 어딜 가든 상관할 바가 아니다. 물론 LG 선수단이 남아있었다 하더라도 경기 결과가 뒤바뀌지는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최근 우리나라 프로야구에서 여러 가지 잡음이 많이 발생하는 분위기를 모를 리 없을 감독님이 왜 이런 보이지 않는 실책성 플레이(?)를 하셨나 싶다. LG 가 좀 더 신중했더라면 이 때 벤치에 남아서 야구선수들로써의 동업자 정신(?)을 보여 줬어야 한다고 본다. 서로 정신없는 상황에서 뭐 이런 게 동종업계에서 일하는 사람끼리의 태도까지 논할 문제냐 싶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최근의 분위기로는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 ( 어차피 경기결과는 바뀌지 않을테니 얄팍한 생각이라고 치부하는 이들도 있겠지만 최근 우리나라 프로야구를 보면 코칭 스탭들 간에, 선수들 간에 동업자 의식이 한층 강화되야할 필요성을 느낀다. )

한화의 항의가 설사 아무 근거가 없는 것들이었다 할지라도 최근 분위기를 고려할 때 심판들의 주의를 환기시키기 위해서라도 무언의 압박(?)을 행사했어야 한다고 본다. 굳이 표현하자니 압박이지 엄정하고 분명한 판정이 확인될 때까지 기다려 준다면 정말 LG 와 한화는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훈훈한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 것이다.

LG 도 분명 억울할 때가 있었고 앞으로 생길 것이다. 예전에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고 앞으로도 같은 모습으로 일관한다면 LG 답다고 할 수 있는 게 뭐가 남을지 궁금하다.

올해 들어서도 KBO 는 여러 가지 부실함을 여전히 드러냈고 불과 얼마 전의 이종범 선수 사건도 마찬가지였다. 근본 책임은 그쪽에 더 많이 있지만, 선수단이 대응하는 모습도 크게 성숙됐다고 보이지 않는다. 야구 관련 기사들을 보면 한탄하는 소리가 사라질 날이 없으면서도 선수협회 얘기나 선수단 간에 힘을 실어주는 모습은 거의 볼 수가 없다. 개개인의 경우에는 가끔 볼 수 있지만, 그런 개개인의 모습이 선수들 간의 구심점이 되지 못하는 게 아쉽다.

MBC 청룡에서 LG 트윈스로 바뀐 뒤 내게 남아있는 가장 좋았던 이미지는 우승이 아니다. 이광환 감독님이 투수 분업화를 최초로 시도했다는 것이 가장 마음에 남아있다. ( 사실 당시에는 몰랐었다. ^^;; 또한 이광환 감독이 좋다는 의미도 아니며, 그런 시스템이 운영될 수 있었던 당시 LG 의 모습이 좋았다는 뜻이다. ) LG 는 1승보다 훨씬 값진 기회를 날려 먹었다. 

LG 의 이런 모습 속에서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을 갖게 되는 건 어쩔 수 없다. 적어도 LG 는 우승보다 멋진 무언가를 이끄는 우리나라 프로야구의 좋은 팀으로 꾸준히 남아주길 바랄 뿐이다.

8 개 구단이 단지 KBO 나 구단진에 의해 컨트롤당하는 직장인이 아닌 우리나라 프로야구라는 좋은 스포츠를 함께 일궈가는 파트너라는 걸 보여주는 첫번째 구단이 되길 바래본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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