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과 불의 노래 1부인 " 왕좌의 게임 " 에서부터 온다던 겨울이 이제사 세븐킹덤에 등장했다. 생각해 보니 " 왕좌의 게임 ", " 왕들의 전쟁 ", " 성검의 폭풍 ", " 까마귀의 향연 " 까지 오면서 새해맞이 행사나 추수감사절 같은 게 보이질 않았다. 이 환타지의 세계에서는 시간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당최 알 수 없었다. 하루나 며칠은 그나마 짐작이 가지만, 한달이나 일년의 개념은 좀 불분명한데, 이는 겨울이 9년동안 오지 않았다는 둥의 소설 속 고대 기록들과 동떨어지는 느낌이 있다.

1부에서 암시한 내용이 4부에 등장했는데, 그렇다면 스타크 가문에 위기가 몰아친 후, 지금까지 1년도 지나지 않았다는 건지 궁금하다. 그래도 소설 속에서나 읽는 독자들에게나 마침내 겨울은 왔다. 5부 " 드래곤과의 춤 " 이 곧 출간 예정이긴 하나, 그 이후의 나머지 이야기들이 언제쯤 끝나게 될지 아득하기만 하다. ㅡㅡ;;

우리나라에 출간된 이후 최근에 드라마의 힘에 편승해 다시 재출간된 것 같지만, 여전히 번역과 책을 제대로 만드려는 노력은 좀 부족해 보인다. 환타지 장르의 소설을 별로 읽지 않은 수준에서 봐도 읽어갈수록 번역의 수준에 문제가 많다는 걸 더 많이 느끼게 되버린다. 내용 자체가 워낙 방대하고 환타지 장르 특유의 언어유희와 복잡한 설정 등이 많아 제대로 번역하려면 정말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지만, 출판사가 좀 더 분발해줬으면 하는 바램이다.

까마귀의향연.1얼음과불의노래제4부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조지 R. R. 마틴 (은행나무,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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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의향연.2얼음과불의노래제4부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조지 R. R. 마틴 (은행나무,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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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부 " 까마귀의 향연 " 까지 읽으면서 느낀 건 지은이인 조지 R.R. 마틴이 판타지 소설계의 J. J. 에이브람스 ( 미드 " 로스트 " 참고 ) 라고 보여진다는 점이다. 떡밥을 이렇게 푸짐하게 늘어놓은 판타지 소설은 처음이다. ( 뭐 많이 읽은 건 아니지만서도. ^^;; ) 좋아했던 티리온은 4부에서 아예 등장하지도 않고, 곳곳에서 암시와 복선만으로 마무리된 게 수두룩하다. 화자들이 늘어갈수록 스토리를 정리하는 게 아니라 스토리를 늘여가고 있는데, 정말 제대로 마무리할 의지가 있는지 심히 의심스럽다. 제법 재밌게 따라가고 있던 화자 하나는 다른 화자의 이야기 속에서 죽어버린다. ( 양파 기사 ) 짜증나는 건 이 전해들은 이야기가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는 점이다. " 얼음과 불의 노래 " 를 4부까지 읽었다면 그 분위기를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죽은 것처럼 묘사됐던 롭 스타크의 어머니가 끔찍한 부상을 입은 채 갑자기 등장하는데, 이후의 설명을 들어보면 좀 황당하다. 중상을 입은 채 사흘간 가사상태 비슷하게 지내다가 살아났다고 한다. ㅡㅡ;;

" 까마귀의 향연 " 은 라니스터 가문의 세르세이를 중심으로 1부인 " 왕좌의 게임 " 을 다시 보는 듯 한데, 좀 더 확장된 것 외에는 별다른 감흥이 없어 다소 아쉬웠다. 그래도 4부까지 읽고 보니 " 얼음과 불의 노래 " 에 대한 여러 가지 감상들이 정리되어 좋았고, 이후에 다시 정리해 볼 예정이다. ^^;;

아마 5부인 " 드래곤과의  춤 " 을이 우리나라에 번역되어 출간될 때쯤에는 스토리가 거의 기억나지 않을 것 같은데, 다시 읽기도 난감하고, 그냥 새 스토리를 따라가자니 왠지 찜찜할 듯 싶다.

막간을 이용해 " 해리포터 " 시리즈의 번외편 책들 같은 것들을 " 얼음과 불의 노래 " 도 펴냈으면 싶다. 개인적으로는 지도와 세븐킹덤의 역사에 관한 부분, 그리고 드래곤들에 대한 것들이었으면 싶은데, 지은이가 그리 친절해 보이지는 않는다. ^^;;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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