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ery cloud has a silver lining'에 해당하는 글 1건






" 제니퍼 로렌스 " 라는 여배우가 하도 연기를 잘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는 영화 " 실버 라이닝 플레이북 " 을 볼까말까 생각중에 있었는데, 이게 원작소설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영화광고로 봤을 때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어리숙한 남자와 거침없는 여자 사이의 로맨스 정도로만 보였는데, 소설은 드라마적인 요소의 비중이 상당히 높았다. 그리고 주인공은 티파니 ( 제니퍼 로렌스 분 ) 가 아니라 팻 피플스 ( 브래들리 쿠퍼 ) 였다.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팻 피플스의 일인칭 시점으로 전개됐다.

출처 : 넥서스북(지식의숲)



소설을 읽으면서 내내 캐스팅이 잘못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선명하게 이미지가 잡히는 팻 피플스, 티파니 그리고 팻 피플스의 아버지를 읽으며, 브래들리 쿠퍼, 제니퍼 로렌스, 로버트 드 니로를 떠올리기가 쉽지 않았다.

소설 속의 팻 피플스는 브래들리 쿠퍼가 보여주는 이미지에 비해 훨씬 투박하고, 불안정한데다 순수하기까지다. 개인적으로 브래들리 쿠퍼의 이미지는 귀엽게 잘 생긴데다 제법 영악한 외모다. 남우주연상 후보에 올랐다고 하니 연기변신에는 성공한 모양이다.

티파니는 결정적으로 나이대가 너무 차이났다. 제니퍼 로렌스라는 - 아직은 신인인 - 배우가 열정적인 결혼생활의 파국을 경험한 상처깊은 여인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까 싶은 우려가 들었다. 미국 아카데이상 여우주연상을 거머줬다고 하니 어디 한번 기회될 때 봐둬야겠다. ^^;;

소설에서는 아버지와 팻 피플스의 냉랭한 분위기가 장난이 아니었는데, 광고 속에서 로버트 드니로가 보여주는 모습은 왠지 따뜻한 느낌이었다. 뭔가 영화는 원작소설을 많이 따뜻하고 코믹하게 변형한 모양이다. 보기에는 아주 즐거울 것 같다.

이렇다할 정보가 없다보니 이 코믹하고, 로맨틱한 휴먼 소설을 꽤나 서스펜스있게 읽었다. 실제 " 니키 " 라는 여자는 존재하지 않는 게 아닐까 에서부터 그의 동생 여자친구는 어째서 중간에 느닷없이 등장하는 것인지 왠 미식축구팬들과는 저리 많이 부딪치는지 읽는 내내 긴장감을 가질 수 있었다. 물론 나중에 허탈해지기는 하지만서도.. ㅋㅋㅋ

주인공이 기억상실 증상과 약물을 병행하는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으니 엮어지는 모든 얘기들이 다 반전의 요소가 아닐까 싶은 의심이 떠나지 않았다. 그러나, 소설은 반전을 담지도 않았고, 로맨틱한 연애소설이라기 보다는 힐링소설에 가까웠다. 정신적으로 파괴됐던 한 남자가 옳은 선택을 한 후에 다시 일어서기까지 겪을 법한 심리적인 변화와 불안, 그리고 극복의 과정을 코믹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묘사해놨다.

실버라이닝플레이북사랑때문에고장난이들의힐링연애기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매튜 퀵 (지식의숲,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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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쉬운 건 기억상실에 관한 부분인데, 엄청난 비밀이 있을 것 같이 부풀려 놨는데 원인은 좀 맥이 빠지는 수준이다. 현실에서 벌어졌다면 충격적이었겠지만, 요즘 영화들의 반전이나 잔인성에 비하면 얌전한 사건 쪽에 가까운 터라 한창 조여져 있던 마음에 바늘구멍이 난 기분이었다.

매튜 퀵이라는 작가를 이번에 처음봐서 잘은 모르겠지만, 이 책에서만큼은 따뜻한 주제를 가볍고 울림이 좋은 그릇에 담아낼 줄 아는 듯 보인다.

덧붙이기 : 실버라이닝
( silver lining ) 은 햇빛을 구름이 가렸을 때, 구름 주변에 띠처럼 반짝이는 부분을 말한다고 하며, 플레이북은 ' 각본 ' 정도로 해석된다고 한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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