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흡연자다. 담배를 15년 넘게 피워왔고, 그 사이 짧게는 몇 개월, 길게는 3년간 끊었던 적도 있지만, 당분간 끊을 생각이 없다. 개인적으로 끽연을 즐기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술을 못 마시는 경우에는 담배가 좀 도움이 된다고 느끼는 편이다.

이율배반적이긴 하지만, 스스로도 담배 냄새가 역겨울 때도 있고, 날리는 담배재에 짜증이 날때도 있다. 비흡연자는 오죽할지 어느 정도 짐작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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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G_0058 by kiyong2 저작자 표시비영리동일조건 변경허락

요즘은 담배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져 곳곳에서 금역구역을 늘리고 있는 실정이다. 그 바람에 끽연자들이 기호식품으로써 담배를 피울 권리에 대해 하소연하기에 이르렀고, 처음에는 조용했던 끽연자들도 점점 궁지에 몰린다는 위기의식에 공공연한 고집을 부리는 모습을 보이기 한다.

길거리 흡연은 이런 갈등이 드러나는 모습 중에 하나다.
주로 문제가 되는 건 역시 사람이 모여있는 곳에서, 특히 아이들이 있는 곳에서의 흡연과 걸어가면서 담배연기를 휘날리고 불똥을 튀는 경우이다. 이건 흡연자라도 문제라고 본다. 같이 담배를 피고 있는 입장에서도 이해가 갈 때보다 짜증이 날때가 많다.

고쳐져야 한다는 인식에는 공감하지만, 무조건 금연구역으로 지정하라는 등의 방법에는 공감하지 않는다. 법으로 해결하는 것이 확실한 방법이긴 하지만, 이런 문제들조차 법으로 해결하려고 한다면 근본적인 해결보다는 봉합에 불과해지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아무리 작은 법이라도 서민이 느끼는 위력은 참 짜증스럽게 위협적이다.

사람들 간에 배려를 통해 풀어가야 할 문제라고 본다.




사회적인 사소한(?) 갈등을 푸는 건 언제나 서로의 입장이 되어 보는 것이다.

흡연자도 걸어가다가 낯선 사람의 담배연기를 들이키기 싫고, 불똥을 맞기는 더욱더 싫다. 아이들 앞에서 담배연기를 풍성하게 뿜어댈 철면피의 흡연자도 거의(? 전혀?) 없을 것이며, 단지 주변 상황을 살필 정신적인 여유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이다. 한가한 골목어귀에서 담배를 피우다 아이와 함께 돌발적으로 등장하신 아주머니의 들이대는 눈빛을 보면 절로 고개돌리고 담배를 끄게 된다. 아주머니에게는 미안하지만 찾고 찾은 곳이 거기였을 뿐이라는 걸 이해해줬으면 한다. 대화와 배려로 풀 수 있는 문제라고 본다.

개인적으로 걸어가면서 담배를 피우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길에서 담배를 피우고 싶으면 쓰레기통이 있는지를 먼저 살피고, 버스 정류장인 경우, 다가오는 버스를 볼 수 있는 최대한 먼 곳에서 담배를 피우는 편이다. 이정도는 비흡연자도 양해해줄 수 있지 않을까 싶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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