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라임 픽션 작품들 중에서 수작으로 꼽을 만 하다. 마이클 코넬리의 작품을 두번째 읽는데, "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에 비해 더 재밌게 읽었다. 물론 " 링컨 차를 타는 변호사 " 도 아주 재밌는 작품이었다.

영화로도 제작되었는데, 당시에는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때문에 본 것이었고, 영화는 성의있게(?) 만들어진 것 같았지만 크게 재미있지는 않았다. 사실 이 책을 읽는 동안 어디서 본 듯한 내용이다 싶어 찾아보니 그 영화가 나왔다. 기본적인 설정들 외에는 스토리조차 거의 기억나지 않아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었다. ( 심장이 나오고, 장기이식 얘기, 보트, 은퇴한 형사내지는 그쪽 계열 사람이라는 것만 떠올랐다. 다행이 반전도 잊어버리고 있었다. ^^;; )

영화 " 블러드 워크 " 는 왜 제목에서 " 원죄의 심장 " 이라는 부분을 빼먹었는지 의문이다. 소설에서 아주 중요한 설정이고, 메인 모티브같은데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뭔가 다른 해석을 했나 보다. 영화의 후반부가 좀 지루한 느낌을 줬던 건 아마 클리트 이스트우드가 스릴러 장르를 관객 입맛에 맞게 색칠하기 보다 자신의 스타일을 고수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어쨌거나 영화보다 원작 소설이 재밌었다. 나처럼 당시 영화를 무료하게 봤던 분이라면 이 소설을 다시 한번 읽어보길 추천해 본다.


블러드워크원죄의심장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 공포/추리소설
지은이 마이클 코넬리 (랜덤하우스코리아,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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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러드 워크
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2002 / 미국)
출연 클린트 이스트우드,제프 다니엘스,안젤리카 휴스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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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한 FBI 프로파일러에게 한 여인이 찾아와 사건을 의뢰하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지역경찰, FBI 의 텃세 속에서 고독하게 사건에 접근해 가지만, 찾아낸 결과는 주인공에게 크나큰 죄책감을 안겨줄 뿐이다. 이 설정은 1987년작 " 엔젤 하트 " 라는 영화를 떠올리게 만든다. 차이점은 주인공이 구원을 얻는가에 있다.

" 블러드 워크 " 의 장점은 큰 반전 속에서도 세부묘사가 잘 되어 있고, 현실감이 있으며, 주인공의 부단한 노력들이 결실을 맺는 과정이 드라마틱하다는 점이다. 괜찮은 스릴러 혹은 크라임 소설 속에서는 항상 등장하는 모든 사건과 인물들을 기억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언뜻 보기에는 그냥 긴장감만 조성하려는 것 같아도 대부분은 결말을 이해시키기 위한 복선이다.

이 소설은 크라임 소설의 전형적인 패턴은 많이 가지고 있다. 주인공은 호감가는 스타일이지만 심장이식수술로 인해 항상 잠재적인 위험을 가지고 있다. 주변 환경은 대부분 아주 험악하다 못해 적대적이기까지 하고, 도움을 주는 사람들도 있지만, 극히 미약하다. 그럼에도 주인공이 포기하지 않고 있으면 의외의 인물과 사건을 통해 문제에 한층 더 접근해 간다. 그 과정에서 갖은 오해에 휩싸이다 반전에 반전을 통해 결말을 보게 된다.

이런 크라임 소설 속의 패턴은 이 장르의 애독자들이라면 그리 낯설지 않다. 관건은 역시 전개해 과는 과정 속에서 독자의 공감을 얼만큼 얻어낼 것인가와 쏙쏙 빠져드는 재미를 느끼게 해줄 사건과 변화들이다. 이런 요소들을 " 블러드 워크 " 는 충분히 만족시켜 주고 있다.

아쉬웠던 점은 마지막에 악당과의 결투에서 그 치밀하던 악당이 주인공으로부터 빼앗아 온 권총을 검사하지 않고 사용하다가 당하는 부분과 주인공에게 개념상실의 적대감을 보이는 주변인물들이었다. 그토록 치밀했던 범죄자치고는 너무 허망한 죽음이었고, 주변 형사와 FBI 는 아예 익명의 투고만 믿고 사건을 무작정 진행시켜 버리는 어이상실 수준이었다.

그래도 전체적으로는 이런 약점들이 드러나지 않을 정도로 읽는 내내 긴장감을 조성했고, 흐뭇한 결말로 독자들은 편안하게 해준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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