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권부터는 드라마에서 보지 못했던 얘기들이 여럿 등장한다. 먼제 스타크의 둘째아들이자 왕대비 세스세이의 비밀을 알게 되서 앉은뱅이 신세가 된 브랜에게 중요한 인물 둘이 등장한다. 떠도는 영지에서 온 남매인데, 브랜의 신비한 힘을 일깨워줄 캐릭터로 보인다. 드라마에서는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이 캐릭터들 덕분에 브랜은 밋밋함을 어느 정도 벗고 메인스토리 옆에서 어떻게 곁가지를 치게 되는지 준비할 수 있게 됐다. 

티리온은 북부에서 온 나이트워치에게 살아움직이는 시체에 대한 얘기를 듣지만 황당해하며 유머스럽게 넘겨버린다. 시체의 손을 가져온 나이트워치는 티리온도 이미 알고 있지만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터라 더 무시당하는데, 그럼에도 소명의식은 있는지 티리온에게 심각하게 호소한다. 위기가 닥쳐오고 있다고.. 

티리온의 누이이자 조프리왕의 어머니 세르세이는 드라마에서보다 더 멍청하고, 방탕했다. 제법 날카로운 면들도 있지만, 대개 심모원려라든가 사람을 판단하는 데는 서툴러 보인다. 쓸만한 사람을 포섭하는 게 아니라 포섭이 가능한 사람이면 일단 잡아두는 것이다. 그게 그녀의 한계로 비춰지는데, 드라마에서보다 좀 덜 매력적이다. 언젠가 화자로 등장하지 않을까 싶었는데, 지금까지 그녀의 시선으로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을 것으로 보아 앞으로도 힘들 것 같다. 

왕들의전쟁.2얼음과불의노래제2부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조지 R. R. 마틴 (은행나무,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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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아와 자켄의 본격적인(?) 만남이 시작되어 재밌다. 아리아의 요청에 의해 라니스터 사람 한명이 죽는다. 아리아가 현재 자신의 주변에 있는 한사람을 지목하는 게 별로 자연스러워 보이지 않는다. 아리아가 적으로 삼는 사람들의 목록은 한 둘이 아닌데다 아버지를 죽인 원수가 있음에도 자켄이 제안하자 고민하면서 한사람씩 가리키게 된다. 일단 자켄의 실력을 믿든 못믿든 중요도 위주로 대상을 지목하는 것과 즉흥적으로 지목하는 게 아마 남자와 여자의 차이인지는 모르겠다. 또한 자켄은 무슨 의도로 세 명의 목숨을 빚졌다는 둥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재밌는 상황을 위해 가볍게 따지지 않고 넘어갈 수 있는 부분이다. 잘생긴 자켄을 청부업자로 둔 아리아의 얘기도 제법 읽을 만 하다. 

드라마에서 술에 취해 시합에 나왔다가 조프리에게 죽을 뻔 했던 캐릭터가 있는데, 이 사람도 소설 속에서는 단역이 아니었나보다. 산사에게 탈출기회를 제안하는 인물로 한 챕터를 이룬다. 기억 안해두면 까먹을 캐릭터다. 그 와중에 하운드는 산사를 옥죄인다. 

소설에서는 라니스터, 스톰엔드 등등의 주요 지역을 제법 서술해 놨는데, 드라마에서는 그런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아예 등장하지 않는 캐릭터나 사건의 수도 많아지고, 전개가 많이 축약된 곳도 보인다. 소설은 문장이기에 편하게 가지를 뻗어가지만, 드라마는 제작비와 여건상 다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시즌3가 어떻게 그려질지는 모르겠지만, 소설을 읽지 않았던 사람들에게 난해한 상황들이 펼쳐질 것 같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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