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북부의 중심지였던 윈터펠은 불에 타 사라져 버리고, 스타크 가문의 남매들은 모두 둥지를 떠나게 된다. 큰 아들 롭은 여전히 전쟁 중에 있고, 둘째 브랜과 막내 릭콘은 서로 다른 방향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큰 딸 산사는 킹스랜딩에 남은 상태로, 둘째 딸 아리아는 또다른 탈출을 시작했다.

4권에는 번역하신 분들이 박정숙, 홍창선 씨로 올라와 있는데, 언제부터 바뀐 건지는 모르겠다. ^^;; 번역이 좀 나아졌다는 느낌은 못 느꼈지만, 바뀐 만큼 앞으로 좀 말끔한 결과물이 나왔으면 싶다.

왕들의전쟁.1얼음과불의노래제2부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조지 R. R. 마틴 (은행나무,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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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왕들의 게임 " 에서 메인 스토리였던 조프리 왕의 왕좌 지키기는 티리온의 노력과 주변 세력들의 노력으로 그럭저럭 유지되고 있다. 큰 위협이었던 로버트 왕의 동생 스타니스의 군세는 지리멸렬하게 사라졌지만 그는 아직 죽지 않았다. 다음 상대인 롭은 부산스레 움직이긴 하지만, 확실한 우위를 점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상이 세븐킹덤의 상황인데, 어째 악당들이 승리한 모양새다. 리틀핑거 페티르 바엘리시와 티리온의 심복이었던 브론의 움직임은 잘 나오지 않았다. 세븐킹덤은 북부의 거인들과 해협너머의 드래곤들을 여전히 놓치고 있다.

북부에서의 불온한 기운은 마침내 그 움직임을 시작하는데, 드라마에서는 상당히 임펙트있고, 기괴한 캐릭터가 등장하며 마무리됐는데, 책에서는 존 스노우가 와이들링 ( 북부 " 월 " 너머의 자유인들 ) 에게 잡힌 채로 나이트 워치의 배신자이자 자유민들의 우두머리인 만스 레이더 (?) 가 월을 향해 나간다고 소식을 전해듣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드라마에서 존에게 붙잡혔다가 도망친 후, 다시 존을 붙잡게 되는 붉은 머리의 여자 캐릭터가 이뻤는데, 소설에서는 야생의 보통 아가씨처럼 묘사된다. 이름은 " 이그리트 " 라고 나온다.

대너리스가 꿋꿋이 이끌고 가는 해협너머 자유도시의 이야기들은 드라마에서보다 밋밋했다. 드라마에서는 자유도시 " 콰스 " 의 주요 실력자들을 죽여 없앤 후, 대너리스 혼자 권력을 장악하는 데 성공한 것처럼 마무리가 됐는데, 소설에서는 아직도 주변을 맴돌며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드래곤 세 마리가 등장했을 때부터 뭔가 엄청난 세력으로 급부상할 줄 알았건만, 2부가 끝나도록 드래곤은 파충류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다. 불을 뿜기는 하니 파충류보다 낫기는 하지만.. ^^;;

1부 왕좌의 게임과 2부 왕들의 전쟁을 읽으면서 도대체 왜 북부의 월 너머에 있는 와이들링이나 거인이나 숲속의 아이들 같은 종족이 세븐킹덤으로 내려오려고 하는지 궁금했다. 굳이 이유를 찾자면 원래 세븐킹덤이 자기네 땅이었기 때문이겠지만, 나이트워치들이 " 월 " 너머로 진격해 괴롭히던 것도 아니고, 그냥 추운 곳에서 자유롭게 사는 것에 대해 만족하는 점도 많으면서 어느 순간 군사를 모아 남쪽으로 내려오려고 하는 게 당최 납득이 가질 않는다. 대개 이런 대규모의 전쟁은 식량이 부족하거나, 아니면 왕같은 우두머리가 있어야 가능한 일인데 지금까지 " 월 " 너머의 모습은 그냥 이상한 부족들이 떼거지로 이리저리 모여 살고, 만스 레이더만 와이들링을 모아 한 군사력을 이룬 정도다. 물론 나이트워치보다는 군사력이 세지만, 그 아래 세븐킹덤의 다른 군사력들과 비교하자면 크게 맞설만한 규모는 아닌 것으로 추측된다. 그 정도였다면 나이트워치는 벌써 깔아뭉개놨을 것이다.

대너리스가 깨운 드래곤들은 과연 얼마마큼의 전투력을 가지고 있을까? 해협을 건너 세븐킹덤으로 진격할 수 있는 수준이 될 수는 있을까 싶을 정도로 성장이 더디다. 다 컸을 때 덩치는 얼마나 되며, 꺼지지 않는 불을 내뿜는다는데, 와일드 파이어와 견주어 위력은 어느 정도일지 예상이 되지 않는다. 3 마리의 드래곤으로 엄청난 전력이 될 수 있어야 한다면 인간과 견주어 볼 때 상당한 크기로 성장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설마 용암 같은 곳에 가서야 갑자기 커지는 존재로 그려지면 좀 유치할 것 같다. ^^;; 2부 왕들의 전쟁이 시작될 때 등장했던 혜성은 어느 순간 언급이 없어졌다.

판타지 문학을 많이 읽은 편은 아니지만, 그런대로 재미있으면서도 왠지 반지의 제왕 같은 고전과 비교하기에는 좀 무리가 있어 보인다. 영어로는 운율같은 것에도 상당히 신경썼다고 하고, 언어면에서도 새로운 언어형태를 탄생시켰다고도 하는데 번역에 문제가 있어서인지 전통적인 느낌보다는 이리저리 잘 섞어놓은 듯한 느낌이 강하다. 아이들의 성장과 어른들의 갈등이 병행되며 판타지에 넣어 재밌을 만한 플롯들은 다 이어넣은 것 같다.

기승전결의 감이 오지 않는 것도 그때문인지 모르겠다. 물론 1부는 에다드 스타크의 죽음, 2부는 킹스랜딩에서의 전쟁이 대미를 장식하고는 있지만, 중간의 단계들은 올라가는 계단 형식이라기보다는 깎아지른 벼랑의 양쪽을 이은 오래된 나무다리의 느낌이다. 매 챕터마다 조바심도 나고 읽는 동안은 재밌지만 하나의 큰 소용돌이로 뭉치기에는 너무 벌려놓은 부분이 많다.

개인적으로 지도나 영지의 크기, 생산량 등에 대한 설명이 좀 부족해 보인다. 북부가 가장 넓고, 남부가 그 다음으로 보이고, 동부와 서부는 거기서 거기 같은데, 영지의 비옥도나 전투력이나 그밖의 많은 부분들이 좀 어색하다. 판타지를 읽기에는 나이를 너무 많이 먹은걸까? ^^;;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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