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은 의도하지 않았던 다큐멘터리를 만들게 됐고, 영화관람객은 의도하지 않았던 다큐멘터리를 보게 됐다. 청년들의 모습을 찍고자 했던 감독은 "청년유니온"의 사람들을 찍었고, "청년유니온"이라는 괴이한(?) 단체에 대해 알고자 했던 40대 관람객은 하나도 괴이하지 않은 청년들을 보게 됐다.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 속에 방치됐지만, 그 덕분(?)에 현실을 직시하고 마음을 모아 살아가게된 평범한 청춘들을 평범한 화면에 담고 있다. 

청춘유예_영화포스터

출처 : 인디포럼작가회의(?)


포스터에서는 감독의 원래 의도인 빛바랜 청춘들의 나열을 엿볼 수 있다. 포스터가 칙칙하고 오래된 느낌이어서 다큐멘터리 역시 약간은 우울할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었다. 감독도 이런 식으로 생각했었다고 하는데, 영화를 만들어가다가 중심을 잃고(?) 흔들리는 바람에 우울해 보이지 않는 엔딩으로 편집해 영화를 마무리했다고 한다. ^^;;



오프닝에 등장하는 애니메이션은 이쁜데 반해 구성이 너무 진부한 느낌이라 아쉬었다. 고리짝 시절부터 내려오는 "The Wall"이라는 영화의 명장면 판박이같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ㅡㅡ;; 다큐멘터리의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보여주려는 의도가 보이기는 한다. ^^;; 영화에서도 티저광고에 나왔던 노래였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노래는 아주 좋았다. "이 세상 어디있든지 너 행복해야돼"라는 노랫말을 자꾸 되뇌이게 된다. 



"청춘유예"에 나왔던 장면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영화의 분위기를 충분히 예상할 수 있게 해주는 영상이다. ^^;; 꽤 많은 청년들들 줄줄이 소개한 후, "청년유니온" 활동을 열심히 하며 성취해 낸 것들을 보여준 뒤 엔딩에서도 그 유쾌한 청춘들의 계속된 모습을 짤만하게 일일이 모두 얘기해주고 있어 상당히 혼란스러운 부분도 있다. ^^;; 


그동안 봐왔던 인디(?) 다큐멘터리들에 비해 내용도 많고, 화질도 좋고, 편집도 무난했는데 황당했던 건 역시 객관성을 지키는 게 일반적이라고 생각되는 다큐멘터리에서 감독이 원래 의도와 달리 찍히는 집단에 들어가 버렸다는 점이다. 웬 개그인가 싶기도 하고, 감독의 얘기를 들어보면서 공감이 가기도 하지만 그 바람에 "청춘유예"가 궁극적으로 하고 싶은 얘기가 뭔지 아리송해지는 부분이 있다는 건 들려줘야 될 것 같다. ^^;; 


영화가 끝나고, 감독과의 대화 시간도 좋았는데, 감독도 뭔가 3부작에 대한 욕심을 내고 있다고 하고 다른 분도 입소문 좀 내거나 "청년유니온"에 가입하라는 노골적인 농담을 던지기도 해 영화 감상문도 3단 콤보로 써보려고 한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사실 영화를 보고난 뒤 훈훈한 모습, 잊고 지내던 것들을 다시 떠올리게 돼서 인터넷으로 검색을 해보니 볼만한 동영상들을 발견했는데, 꽤 여러 개라 한 페이지에 올렸다가는 로딩 시간이 길어져 짜증이 날 것 같아 페이지를 나눈다.

재밌게 봐 놓고 리뷰는 쓰고 있는데, 중간중간 읽어보니 좋은 소리는 별로 없어 보이기에 욕을 덜 먹는 영화리뷰가 되려면 짜증날 요소는 하나라도 줄이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생존본능이 발동되고 있다. ^^;;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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