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4월 15일.. 아침에 날씨도 좋고, 조용해 보이길래 낼름 조카를 데리고 어린이 대공원으로 향했다. 그간 집 뒤에 북서울 꿈의 숲에서만 놀아서 좀 지겨운 느낌도 있었고, 동현이가 이제 머리가 좀 커서 어디 데리고 다니기에도 괜찮을 듯 싶어 갔는데, 결과적으로는 고생만 하고, 제대로 놀지도 못했다. ㅡㅡ;; 동현이가 나름 재미가 있었으면 싶은데, 아직 말로 의사표현을 제대로 하기 어려운 나이라 어땠는지 가늠하기가 힘들어 아쉽기만 하다.  

어린이대공원에서_2012.04.15

유일한 한 컷.. ㅡㅡ;; 그래도 귀엽다. ㅋㅋㅋ


날씨가 정말 오래간만에 화창했던 것을 빼고는 특별한 날이 아니었고, 10시 경이었기에 사람들이 안 돌아다닐 줄 알고 간건데, 가보니 엄청난 인파가 몰려있었다. 가보니 어린이 대공원에서 불꽃축제를 한다는 플랭카드가 붙어 있었다. ㅡㅡ;; 

교훈 : 날씨가 화창하면 어디 돌아다닐 생각하면 안된다. 


유아를 데리고 온 가족들, 커플들이 대다수였지만, 정말 손만 놓으면 애 잃어버리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더구나 단 둘이 간 탓에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결국, 뭔가를 찾거나 이동경로를 고민할 때는 항상 안은 채로 돌아다녀 더위에 힘을 뺄대로 뺐고, 먹거리를 준비하지 않아 매번 줄서기를 반복했다. 그나마 줄서서 타는 놀이기구는 타지 않아 고생을 좀 줄였다고나 할까?

교훈 : 간편한 외출시에도 3세 정도의 유아를 데리고 다닐 때는 음료, 먹거리, 수건 등등의 준비물들은 반드시 챙기자. 


조카도 2주만에 보는 거였고, 생일도 맞이해서 웬만한 건 들어주려 했기에 조카가 원하는 장난감이나 놀이기구는 태워줄 요량이었지만, 정말 물가가 비쌌다. 어린이 대공원 정문 앞에서 파는 풍선이 6천원이고, 공룡 장난감이 5천원이나 했다. 이런 물건을 사본지가 너무 까마득해서 감을 잃었다. 조카가 우는 표정으로 주저앉아 떼를 쓰는게 안쓰러워 사주기는 했는데, 이정도 장난감은 다음부터 천호역 문구, 완구의 거리에서 미리 구입해 두는 것도 생각해 봐야겠다.

교훈 : 잊지말자! 어린이 완구나 장난감을 길거리에서 사는 건 정말 피해가 크다.


 조카는 아직 어려 500원짜리 두개나 세개를 투입해 즐길 수 있는 간단한 놀이기구를 좋아했기에 타고 싶어하는 것을 다 태워줬더니 별 말없이 동물을 보러 이동했다. 대략 10000 원 가량 쓴 것 같다. 

교훈 : 유아들에게는 역시 비싼 것보다 자기가 좋아하고, 자기에게 끊임없이 관심을 두는 것을 좋아한다. 또한 또래가 많은 곳에서 놀기를 좋아한다. 그러니 어른이 생각하는 특별한 것을 굳이 고집하지 말자. 


정신없고, 사람이 많아서 그냥 오긴 했지만, 놀이기구를 타는 곳에 캐리커쳐를 만원에 그려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옆에서 몇 개를 얼핏 살펴봤는데, 수준이 괜찮았다. 다음에는 한가할 때 와서 그려주고 싶다. 석탄(?)으로 그린 조카 얼굴과는 또다른 맛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교훈 : 그래도 내가 기억하고 싶은 추억 한두개는 챙기자.


즉흥적인 게 좋을 때도 있지만, 그렇지 않을 때도 많은 것 같다. 스스로를 책임질 수 없는 유아와 함께 가고픈 봄소풍 같은 것이 있다면 반드시 주의하자.

조카는 그 동물많고, 또래 많고, 놀이기구 많은 곳에서도 가지고 간 몇 개의 동물 장난감과 공룡 장난감으로 소꼽놀이 할 때 의외로 신나했다. 이런 곳까지 와서 이러고 있나 싶긴 했지만, 그래도 재밌어 하는 표정에 편안하기도 했다. ^^;; 

가기 전에는 사진도 좀 찍어오고 싶었는데, 워낙 긴장되서 내가 찍은 사진은 한장 뿐이었다. 그런데, 조카녀석이 다른 사람들이 동물 사진을 찍는 걸 보더니 자기도 찍고 싶다고 해서 벽돌카메라를 줬더니 이런 사진을 찍어놨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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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놀이방에 가느라 주말에만 다녀가는 조카녀석인데, 놀이방에서 배운 아빠곰, 엄마곰을 처음으로 들려줬다. 

이녀석 말을 언제나 제대로 할까 싶었는데, 어느새 노래 한곡을 다 부르게 됐네요. ^^;; 

발음은 어눌해도 끝까지 부르길래 박수를 쳐줬더니 한번 더 불러줍니다.

애들 키우는 재미라는 게 이런건가 싶습니다. 그래도 놀아주는 건 언제나 쉽지 않다는..

어두어지기 전까지는 10분도 가만두질 않습니다. 오늘도 같이 뛰어다니느라 일주일치 운동을 한 기분입니다.

그나마 이제 교육을 좀 받는지 안아달라고 떼쓰지 않아 좋았습니다. 다만 누워서 TV 나 컴퓨터를 보고 있다가 불쑥 나가거나 쳐다보면 냉큼 일어나 앉는게 기특하면서도 좀 불편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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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초순경부터 조카는 자기 집으로 돌아갔다. 그래도 매주 놀러와 여전히 하룻밤 자고 가긴 하지만, 그동안 워낙 힘들게(?) 놀았던 터라 은근히 적적한 느낌이 든다. 

그런데, 근래 들어 솔로 친구 녀석 하나가 주말마다 불러내는 통에 조카가 오면 간단하게 1시간 정도만 놀아주고 나가버리는 상황이 계속 되자 조카는 적잖이 서운한 감정을 대놓고 드러냈다. 조금 미안한 마음이 쌓여 간만에 기억에 남을 만한 장난감을 하나 사기로 했다. 

인터넷에서 본 장난감들은 작거나 저렴한 경우 대강 예상이 되는데, 비교적 고가(?)의 장난감을 구입하려 할때면 실패에 대한 부담이 무지 크다. 해서 어린이 장난감 오프라인 매장에 대해 아는 몇 사람에게 물었더니 청량리역 근처 XX 백화점 6층에 가면 실제로 눈으로 확인하며 장난감을 고를 수 있는 곳이 있다고 알려줬다. 조금 비싸더라도 실패 확률을 줄이는 것이 낫다고 보는 편이다.

해서 지난 토요일 저녁, 친구와 청량리로 향했다. 


    
    
    



오래간만에 가 본 청량리역은 광장조차도 많이 변했는데, 같은 이름의 마트, 프라자, 백화점이 비슷한 위치에 있어 당황했다. 부지런히 표지판을 따라 일단 6층으로 갔더니 " 토이저러스 " 라는 간판을 볼 수 있었다. 알고보니 마트 건물 6층이었고, 백화점 6층과 연결되어 있었을 뿐이다. ㅡㅡ;; 

유아용 혹은 어린이용 오프라인 매장을 별로 본 적이 없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으나 대략 웬만한 마트 매장의 1/3 정도 자리를 차지하는 규모로 추측됐다. 게다가 조카 녀석 장난감을 보러왔는데, 어째 갖고 싶은 것들이 자꾸 눈에 띄는 바람에 시간이 바람처럼 흘러갔다. ^^;; 

레고 시리즈, 어린이용 RC카, 디즈니, 공룡모형, 유아용 스포츠 장난감, 각종 자동차 등등등 보기만 해도 절로 즐거워지는데, 어느 덧 조카녀석 것을 고르려니 머리가 아파왔다. ㅡㅡ;;

고심 끝에 4만9천8백원 짜리 메이터(?) RC 카를 구입했다. 구입하기 전에 건전지가 몇 개 정도 들어가는지 봤더니 1.5V AA R6 건전지 6개가 자동차에 들어가고, 리모콘(?)에 2개가 들어갔다. 사실 성능보다 떡하니 폼나는 크기에, 메이드인 차이나임에도 조잡해 보이지 않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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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에 집에 들어가 조카 녀석과 같이 놀고픈 마음에 일단 충전지 8 개도 같이 구입했는데, 33,800원이 들었다. 배나 배꼽이나 비슷한 가격이다. ㅡㅡ;; 

그런데, 집에 들어가 놀려고 보니 온갖 잡것들이 사람의 심기를 어지럽히기 시작햇다. ㅡㅡ;; 

조카 녀석이 장난감을 보자마자 눈을 번뜩이며 " 내꺼.. 내꺼.. " 하고 짧은 단어를 연발하기에 속으로 아주 흐뭇해 하며, 충전지를 넣기 위해 매뉴얼을 보고 나사들을 풀고 있었는데, 리모콘 쪽 나사 ( 볼튼지 넛트지 ㅡㅡ;; ) 의 머리 부위가 마모되버리기 시작한 것이다.

메이드인 차이나쪽 장난감들이 이런 증상을 자주 보인다는 건 알고 있었는데, 가격이 좀 비싸면 나을 줄 알았더니 별 반 차이가 없었다. 모두 2 개의 나사가 마모 증상을 보여 다시 조여주지 않았다. ㅡㅡ;; 

게다가 동네 편의점에서 구입했던 충전지는 충전이 되어있었는데, 어째서 시내 마트에서 산 충전지는 충전이 되어 있지 않는지 모르겠다. 조카 녀석은 옆에 바짝 붙어 언제 가지고 놀 수 있는지 똘망똥망한 눈빛만 번뜩이고 있었다. ( 언제 충전하냐고! ) 스트레스가 눈썹을 넘어서고 있었다. ㅡㅡ;; 

이리저리 껴보다 환불을 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확인해 본다고 동네 편의점에서 일반 건전지를 8 개나 새로 사다 꼈더니 동작했다. ㅡㅡ;; 

결국, 이 제품은 디즈니의 디자인 값이 주를 이루는 저렴한 중국 제품일 뿐이었다. 이미 알고는 있었지만, 현란한 장난감들과 조바심 때문에 똑같은 실수를 반복했다. 나사 조심!! 


그나마 동작을 해서 안도의 한숨을 쉬었는데, 더 좋았던 건 조카 녀석의 웃음소리였다. 얼마나 혼자서 신나게 가지고 노는지 절로 웃음이 나올 지경이었다. 스트레스를 받아서였는지 조카 녀석 노는 걸 보고 이렇게 행복하다는 느낌을 받은 건 처음인 듯 싶었다. 아이들 장난감을 사주는 재미라는 게 들어서 알 수 있는 게 결코 아니란 걸 알 게 됐다. ^^;; 

이 장난감은 의도하지 않은 효과가 있었는데, 리모콘과 자동차의 수신거리가 짧다는 것이다. 난 한 3미터 정도는 되는 줄 알았는데, 거의 1미터 정도만 벗어나도 자동차가 반응하지 않았다. 게다가 한번 벽에 부딪치면 같은 거리에서도 동작하지 않았다. 한마디로 가격에 비해 후지다는 건데, 그 바람에 조카녀석은 매번 자동차를 따라 달려가던가 아니면 가운데로 들고와야 했다. ( 다행인 건 다음 날 동작하는 것으로 보니 어느 정도 튼튼하긴 한 모양이었다. 다행이지 않은 건 눈부위가 알고 보니 스티커였고, 벌써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ㅡㅡ;; ) 

그렇다. 성능이 그지같아 욕이 나올만도 했지만, 의외로 조카에게 운동도 시키고 있었던 것이다... ^^;;
( 개인적으로 아이들은 되도록이면 움직이면서 놀았으면 한다. ) 

마루를 중심으로 얼굴이 빨개지도록 이리저리 뛰어다녔음에도 조카는 밤새 가지고 놀 분위기였다. 지쳐 잠들 줄 알았지만, 체력이 좋은 모양이었다. 결국, 밤 12시에 억지로 재울 수 밖에 없었다. ㅡㅡ;;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잘한 일이 아닌가 싶다. 온갖 부실함이 있었지만, 조카에게 뭔가를 선물해 주고 이렇게 뿌듯했던 건 처음인 듯 싶다. (  참고로 조카는 " 카 " 애니메이션을 본 적이 없어 이 장난감을 " 로보카 폴리 " 에 나오는 " 스푸키 " 로 알고 있다. ^^;; )

조카가 기분이 좋으면 가끔 강아지 흉내 내는 걸 한두번 봤는데, 이번이 마지막이었으면 한다. 아기가 강아지처럼 행동하는 것과 관련해 무슨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당최 기억이 나질 않는다. ㅡㅡ;;  크게 위험한 건 아니라도 언젠가는 고쳐야 할 버릇으로 알고 있다.  
 


덧붙이기 : 건전지 비용 때문에 충전지를 샀는데, 동생은 어차피 항상 충전하고 매일 사용하는 장난감이 아니니 " 다이소 " 에서 8 개에 1 ~ 2 천원하는 건전지를 가끔 사다 끼우는 것이 훨씬 실용적이라고 했다. 역시 자주 사본 사람이 잘 안다. ㅡㅡ;;

덧붙이기 : 비교적(?) 덜 만나던 친구에게 이 얘기를 했더니 천호동 근처에 장난감 도매상이 밀집한 곳이 있다고 한다. 개인에게는 많이 싸게 주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 가격 부담을 덜 수 있다고 했다. ( 제길, 그런 건 가기 전에 말해달라고~ ) 어쨌거나 다음에 한번 반드시 들러야 할 곳이라 기록해 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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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개월째인 조카 녀석이 어제 처음으로 놀이방(?)에 갔단다. 

혼자 자랐고, 어른들의 간섭을 싫어하는 터라 주변에서 걱정이 많았는데, 어머니를 통해 들은 제수씨 얘기로는 잘 놀다 왔다고 해서 많이 안심했다.

신체적으로는 아주(?) 활달한 편이라 별 탈이 없어 좋았지만, 또래 아이들에 비해 말을 아직 제대로 하지 못해 집안에서 걱정하시는 분이 계셨는데, 내가 볼 때는 별 걱정할 일은 아니라고 봤다. 말은 못해도 눈치가 좀 있고, 머리를 좀 굴리는 모습이 엿보일 때가 많았고, 제일 좋은 건 잘 웃는 것으로 보아 단지 언어쪽에 약할 뿐인 것으로 추측된다. 

아기때(?)에도 잘 웃었는데, 남들에게 보여주는 미소가 아니라 어떤 상황을 보고 스스로 판단해 배꼽이 빠져라 웃을 때가 많았다는 게 개인적으로는 아주 긍정적으로 보인다. 게다가 커가며 벌써 머리를 굴려 스스로 웃을 수 있는 상황을 요구하거나 만들어 내는 게 영악해 보이기 까지 한다. 

대표적인게 큰아빠 ( 나 ) 를 놀려먹을 때인데, ( 이제 35 개월 된 녀석이 40년을 산 사람을 희롱한다. ㅡㅡ;; ) 누가 가르쳐 주었을리도 없을 장난을 쳐댄다.

올 여름에 사 온 자칭 " 나로호 " 라는 에어로켓이 있었다. ( 참고 :  http://www.mmd2.co.kr/334 ) 플라스틱으로 된 공기주머니를 밟으면 빨간 플라스틱 연통을 따라 바람이 뿜어져 나가고, 스티로폴처럼 부드러운 재질로 된 로켓이 하늘로 솟구치는 장난감이다.

처음에는 이 장난감의 방향을 틀기도 하고, 떨어지는 로켓을 잡으며 놀았는데, 어느날 조카녀석 스스로 " 내 차례, 큰 아빠 차례 " 하며 순서를 정했다. 그래서 기다렸다 공기주머니를 발로 차려는데, 갑자기 조카녀석이 먼저 발로 밟아버리는 게 아닌가?

그냥 좀 황당했지만, 아무래도 아이들과 놀다보면 오버액션하는 게 습관이 되서 속았다며 투정을 부렸더니 자지러지게 웃기 시작했다. 이놈이 계획을 짜고 놀려먹은 것이다. ㅡㅡ;; 

어쨌거나 말을 가르칠 때는 입을 손으로 가리켜가며 발음을 보여주는데도 못 따라하는 녀석에게 누군가 그런 장난을 하도록 유도하기는 거의 어려울 듯 하니 스스로 생각해 낸 듯 하다. 

그 뒤로도 가끔 생각나면 나에게 그런 장난을 걸어오는 데, 몇 가지 더 비슷한 장난을 치며 깔깔거릴 때가 있다. 말은 못해도 머리를 굴릴 줄 아는 조카가 무럭무럭 자라주길 바랄 뿐이다. 단지 주변에서 적절하게 조율해줄 필요성이 많이 느껴지긴 하지만.. 

어제는 조카가 처음으로 놀이방에 간 날이다. 친구들과는 좀 더 밝은 쪽으로 머리를 굴려가며 놀긴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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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동현이와 보낸 시간은 충격과 좌절의 시간이었다. 

요 몇 주 동안 동현이가 왔을 때면 날 놔주지 않아 애를 먹었는데, 오늘도 역시나 깨어있는 시간에는 여지없이 시야에서 내가 사라지면 10분마다 날 찾았다. ㅡㅡ;;

동현이와 장난감을 가지고 놀아주며 슬슬 스트레스가 되어가던 중에 느닷없이 동현이가 " 큰아빠~ 최고! " 한 마디에 빵 터졌다. 지금 말도 제대로 못해 몇 단어와 동사들만으로 얘기를 하는 상황임에도 어디서 들었는지 그런 말을 할 줄이야.. T T

아.. 그 한마디에 몇 주간 쌓였던 스트레스가 한 방에 날아가 버렸다. 고맙다 동현아.. 니가 내 노고를 인정해 주는구나 T T 이런게 감동의 물결이라는 거다. 

그 뒤로 이어졌던 마루에서의 광란의 시간도 순식간에 지나갔다.

그러나..
..
..

몇 시간 뒤 동현이의 만행은 좌절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

등받이가 있는 의자 2 개를 서로 등받이가 마주 보게 한 채 약간의 간격을 두고 자리를 잡은 후에 그 위로 얇은 담요를 덮어 간단한 텐트를 만들어 놀곤 했는데, 그 안에 나를 앉혀 두고 동현이도 들어와 잘 놀았다.

그런데.. 동물이름들을 복습해 가며 발음하다가 느닷없이 날 가리키며 " 이건 뭐지? " 하길래 난 " 뭐? " 라고 물었다. 동현이의 대답은 " 아~ 큰 아빠.. " ㅡㅡ;; 뭐냐? 그새 날 잊은거냐?

동현이 때문에 오늘 두 번 뒤로 굴렀다. 고맙다 조카야. 그러나 기억력은 좀 훈련을 해야겠다. 앞으로 강훈이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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