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읽기]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 ( Snoopy's Guide to the Writing Life ) // 완전 강추 서적 중 하나!
옮길것모음/책 2012. 2. 10. 21:16" 제목, 다듬고 또 다듬어라 - 에드 멕베인 "
언제부터 " 글쓰기 " 라는 것이 " 완전정복 " 이 가능한 분야가 되었는가?
무슨 이유에서 " Snoopy's Guide to the Writing Life " 를 "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 " 이란 제목으로 변환시킨건지 전혀 감이 오지 않는다. " 스누피 " 가 나오기에 아동용 도서나 청소년용 참고서쯤으로 여겼던 것일까? 진실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번역하신 분이 책 제목을 결정하진 않은 게 분명하다. 책을 읽었다면 그리고 약간이라도 글을 써본 경험이 있다면 저 제목이 얼마나 허무맹랑한지 알고 있을테니까.
우리나라 출판사들도 제목을 중요시 여기는 건 분명한데, 뭔가 방향이 잘못된 곳들이 종종 발견된다. 이 좋은 책에 이런 제목을 갖다 붙이다니.. ㅡㅡ;;
거짓말도 공들여 만들어라 / 오클리 홀
어설픈 수준이나마 직역을 해보자면 " 글쓰는 생활의 스누피식 안내서 " 이다. 작가 생활에 대한 스누피의 가이드, 혹은 스누피식 조언 정도도 무난하다고 본다. 이런 제목들을 딱딱하다고 느낀 건지 아니면 스누피식 혹은 스누피의 가이드 라는 게 독자들에게 잘 감이 오지 않을 것이라 생각한 건지는 알 수 없지만, 적어도 " 완전정복 " 이라는 구태의연한 제목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내 머리로는 아무리 생각해도 책 팔겠다는 의도외에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 제발 이렇게 노골적인 제목만은 피해줬으면 한다.
악평을 두려워하지 마라 / 윌리엄 F. 버클리주니어
시작부터 제목에 딴지를 걸어 미안했지만, 유치한 책 제목과 달리 내용은 중학교 이상이면 누구나 읽고 느끼는 바가 많을 좋은 책이다. " 피너츠 " 라는 제목의 유명한 미국만화의 주인공인 " 스누피 " 라는 개에게 여러 유명 작가들이 글쓰기에 관해 짧은 조언들을 보내준 것들을 묶어 놓은 것이다. 문장이 너무 무겁지도 않고, 내용이 결코 가볍지도 않은 " 글쓰기 " 에 대한 아주아주(!) 적절한 책이다.
어른들이 보자면 좋아하는 캐릭터에게 몇몇 작가들이 장난스레 적어놓은 것에 불과하다고 할 수도 있겠고, 어떤 이들은 작가가 되기 위해 필요한 실제적인 내용은 별로 없다고 할지도 모른다. 게다가 만화가 너무 삽입되어 있어 애들에게나 적합한 수준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런 시선에 굴할 만큼 시사한 책이 결코 아니다. 비록 블로그에 " 글쓰기 " 를 하는 수준이지만, 정말 잘 써보고 싶은 욕구가 솟구칠 때면 이 책을 보게 될 것이 불보듯 뻔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전문작가들의 고통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자기가 쓴 글에 짜증나고, 뭔가 제대로 풀어냈다고 느껴지지 않았던 경험이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의 목차만 보더라도 공감하는 바가 클 것이다. 작가들의 조언에 붙여놓은 제목들이 정말 죽여준다. 개인적으로는 제목만 있어도 충분한 책이 아닌가 싶다.
새벽 세 시에 찾아오는 영감을 기다리지 마라 / 다니엘 스틸
하루 중 글만 쓰는 시간을 만들어라 / 도미니크 던
뭐가 됐든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매일 써라 / 제리 프리드먼
블로그에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으로써 부족한 부분이 많아 읽었던 책들이 있다. 그 중 스티븐 킹의 " 유혹하는 글쓰기 " 와 이 책이 제일 기억에 남는다. 물론 이 두 책은 작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쓴 책들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글쓰기를 해야 하는 모든 사람들에게 도움이 된다고 본다. 특히나 블로그를 잘 꾸리고 싶다고 하면서도 글쓰기만 생각하면 머리가 아파 안절부절하며 불만만 쌓여간 기억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더욱 그럴 것이다. ^^;;
두 책의 장점이라고 하면 어려운 얘기를 쉽게 푼다는 데 있다. 편하게 웃으며 읽게 되지만, 촌철살인의 문장들이 곳곳에서 발견된다. 심지어 스누피가 등장하는 만화들 속에서도 발견된다. " 스누피의 글쓰기 완전정복 " ( 아~ 제목은 정말 쓰기 싫다. ㅡㅡ;; ) 에서는 만화가 많아 더욱 좋다. ^^;;
결론은 일단 글을 쓰고, 꾸준히 쓰고, 반복해서 쓰라는 뻔한 메시지임에도 읽는 동안 미소짓게 만드는 재주는 어디서 오는지 존경스러울 따름이다.
오래 생각하고 마구 쏟아내라 / 허브 골드
불변의 진리가 아닐까 싶다. 글쓰기를 사랑해야 하고, 오래 생각해야 하고, 실제로 자신다운 글쓰기, 뭔가를 뛰어넘으려는 글쓰기는 결국 독학일 수밖에 없다. 누가 자신과 완전히 똑같은 삶을 살았을 것이며, 아무도 도달한 적 없는 지점을 가려는 사람이 어떻게 경험자를 찾겠는가?
곧잘 잊고 살고, 남에게 기대길 좋아하고, 불안해 하는 스스로를 위해 기록해 둔다. ^^;;
절름발이도 탭댄스를 출 수 있다 / 패니 플래그
계속되는 폭풍우는 없다 / 레이 브래드베리
주인공의 욕망을 간파하라 / 레어드 쾨니그
블로거들을 위해 좋은 제목 몇 개를 추려봤다. 실제 내용은 작가들을 위한 것이지만 블로거들에게도 도움이 되리라 본다. 특히 나에게.. ^^;;
각 제목에 따른 내용들은 길지 않다. 짧으면 2 ~ 3 쪽인데, 실제로는 2쪽이 A4 한장 분량 정도다. 경험담, 진심어린 충고 혹은 짖꿋은 비유가 섞인 충고들이다. 정말 멋진 충고들이 많다! 개인적으로는 " 주인공의 욕망 " 을 " 블로거의 욕망 " 으로 바꾸니 아주 재밌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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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기 : " 베스트셀러를 쓰는 공식 / 시드니 셀던 " 같은 황당한 제목은 유머러스한 해학을 담고 있는데, 이 책에서 졸지에 사기꾼 아니면 거짓말쟁이가 되버렸다. ( 축하해요~ 시드니셀던! ㅋㅋㅋ )
" 새벽 세 시에 찾아오는 영감을 기다리지 마라 / 다니엘 스틸 " 에서 이런 문장이 나온다.
" 이렇게 하면 베스트셀러를 쓸 수 있다는 식으로 말하는 사람들은 죄다 사기꾼 아니면 거짓말쟁이다. "
덧붙이기 : 이 책은 " 피너츠 " 의 저자 찰스 M. 슐츠의 아들이자 작가인 몬티 슐츠가 참여했다. 부러운 아버지와 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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