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님의 아들이자 전(前) SK와이번스 전력분석코치였던 김정준씨와 야구팬이자 기자인 최희진씨가 쓴 김성근 감독님에 관한 책이다. 이제 전력분석코치로 같이 일했던 아들의 시선까지 아우르고 나니 더 많이 알게 되긴 했지만, 새로운 맛이 곁들여졌다기보다는 진한 재탕을 맛본 기분이었다. 김성근 감독님의 삶의 과정을 조사한 사람의 글이건, 김성근 감독님 본인의 글이건, 혹은 그 아드님의 글이건 간에 김성근 감독님을 묘사하는 건 항상 똑같았다. 불굴의 의지와 열정과 노력, 고집으로 야구를 사랑하신 분이라는 것이다. 이런 반복적인 소재를 사용하고도 제법 재밌게 씌여진 책이다.

김성근그리고SK와이번스김정준전SK와이번스전력분석코치가말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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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김정준 (위즈덤경향,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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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근 그리고 SK 와이번스 " 라는 제목이지만, 읽다 보면 " 김성근의 SK 와이번스 " 라는 제목이 더 어울릴 듯 보였다. 이 책은 주로 2007년 김성근 감독님 부임후부터 2011년 8월 중순 해임되실 때까지의 얘기를 다루고 있는데, 지금은 2012년 시즌까지 끝난 터라 SK 가 어떻게 변했는지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대강은 알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 그런 SK 의 발끄트머리에서 놀고 있는게 LG 다. ㅡㅡ;; ) 당시 SK 를 기억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은 정말 재밌는 추억담이 될 것이다.

김정준이라는 분은 책머리에 제법 좋은 글을 남겼다.

이 책은 단순히 아버지를 향한 존경과 애정을
고백하는 아들의 연서가 아니다.
SK 전력분석코치의 눈으로 본 김성근 야구에 대한 해설서이자
후배 야구인이 야구 감독 김성근에게 바치는 헌사다.
그리고 2011년 8월 18일 이후, SK 야구에서
김성근 감독의 흔적이 지워지는 과정에 대한 증언이기도 하다.
- 005쪽 발췌.

위의 내용 중 아들의 연서가 아니라는 데는 동의하지 못하겠지만, 김성근 감독에 대한 헌사이자 김성근 감독의 흔적이 지워지는 과정에 대한 증언이라는데는 공감한다. 책은 김성근 감독님이 해임한 뒤 만나게 된 두산과의 경기를 시작으로 김성근 감독님이 계시던 SK 와 그 이후의 SK 모습을 비교한다. 대개 김성근 감독님이 계셨던 때의 모습과 그 안에 담겨있던 의지를 이제사 밝히고 있지만, 그 뉘앙스는 달라진 SK 에 대한 원망도 조금은 느껴진다. 그러면서 김성근식 야구에 대한 애정도 드러낸다. 그의 야구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위즈덤경향이라는 출판사가 제법 괜찮은 일을 해낸 것 같다. 아들로써 아버지를 존경하는 마음을 코치로써 감독을 바라보는 시선에 묻어낼 수 있도록 지은이에게 기회를 준 것이 이렇게 재밌는 결과물을 가져왔다. 부자지간이 부럽기도 하지만, 굉장히 뻘쭘하기도 할 것 같은 얘기들을 김정준씨는 말끔하게 해치웠다. 아버지가 걸어간 길을 자식이 기꺼이 기록할 수 있다면 이보다 더 흐뭇한 일이 있을까 싶다. ^^;;

다시 말하지만, 누군가 어느 팀을 응원하느냐고 묻는다면 한숨을 쉬며 LG 라고 답하는 야구를 좋아하는 사람이다. 그런데 김성근 감독님을 소재로 한 책을 왜이리 여럿 읽느냐고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수 밖에 없다. " LG 팬은 꿈도 못꿉니까? "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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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감독님께서 직접 지으셨다는데, 야구 감독님답게(?) 문장이나 내용이 단촐하고 꾸밈이 없었다. 김성근 감독님의 시선으로 바라본 스스로의 인생이시기에 분명 주관적이라는 한계가 엿보이긴 하지만, 소신있게 살아왔고, 끊임없이 부딪쳐 견뎌낸 세월의 이력을 새기는 모습이 그대로 연상되는 그분의 책이었다.

이전에 " 꼴찌를 일등으로 " 라는 참 입시중심적인(?) 제목의 책을 본 터라 기대보다 다소 피상적인게 아쉬웠지만, 매 장마다 꾸역꾸역 묻어나는 김성근 감독님의 인생이야기에 순식간에 끝장을 보고 말았다. 뭐.. 내용이 비교적 짧은 탓도 있었지만서도.. ^^;;

김성근이다감독으로말할수없었던못다한인생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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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김성근 (다산라이프,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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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내용을 신봉하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중구남방처럼 씌여진 이 책의 모든 챕터는 이미 김성근 감독님께서 야구장에서 몸소 증명하셨던 부분들이라 수긍할 수 밖에 없었다. 어떤 때는 자기변명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어떤 때는 아집처럼 보여지기도 했지만, 그런 모습조차 감추려 하지 않고 나는 김성근이다 라는 식으로 써내려간 속내들에서 어른의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존경할 만큼 훌륭한 어른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고 판단되지만, 적어도 자신의 생을 열심히 살아오셨고, 고집스레 자신의 열정과 노력으로 세상을 만들어가셨던 존중받을만한 어르신이셨다는 건 확실하다. 요즘 정말 어른다운 모습을 보이는 분들을 본 적도 드믈었고, 몇가지 단점만 부각시켜 존중의 정신을 망각하는 세태에 실망도 하지만 다행이 김성근 감독님은 그런 혼란 속에서 자신을 증명하신 몇 안되는 분들 중 하나라고 본다.

특별히 새로운 메시지가 있지는 않았다. 스스로 옳다고 생각하면 죽어라고 달려들어라. 내가 했던 일들 중에 이런 건 잘한 것 같고, 저런 건 못한 것 같다. 고마운 사람들이 있고, 노력하니 따라와 주는 사람들이 있었다. 스스로 열심히 살았다고 본다. 하는 정도의 얘기들이 주~욱 나열되어 있다. 이 분의 고생담은 오히려 " 꼴찌를 일등으로 " 라는 책에 더 자세히 나와 있다. 단지 스스로 내신 목소리라 새삼 살갑게 와 닿을 뿐이다. ^^;;

덧붙이기 : 이 책이 2011년 12월 5일에 초판 인쇄가 되었는데, 비슷한 시기인 2012년 3월 13일에 김성근 감독님의 아들인 김정준 전 SK전력분석원이 쓴 " 김성근 그리고 SK와이번스 " 라는 책이 나왔다. 두번째 책을 훨씬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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