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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의 재미는 서스펜스다.
모든 연쇄살인의 실제 주모자인 " 피스 " 가 정체를 드러내지만, 어느 누구 하나 눈치채지 못하고 있다.
두꺼운 3권의 중반을 넘어서까지 독자들에게 끊임없이 긴장감을 조성하고, 잔인한 범죄로부터 파생되는 비극이 처연하다.


1권은 피해자 및 살인과 관련되어버린 평범한 사람들과 살인자들의 잔인한 범행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그리면서 수사관들의 분투투가 주를 이루고, 2권은 살인자 중 한명인 구리하시 히로미의 삐뚤어진 존재의식과 연쇄 살인과정, 성장과정을 보여준다. 그 와중에 " 피스 " 의 존재가 어렴풋이 드러나고, 구리하시 히로미의 동창인 다카이 가즈아키의 애틋한 우정도 보여주지만, 결과는 온통 뒤죽박죽이다. 3권에서는 사건의 중심지에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는 " 피스 " 의 만행과 종말이 그려지는데, 그나마 속도가 빠른 편이라 볼 만하다.


제목이 " 모방범 " 인 이유가 여기서 등장하는데, 꽤 재밌는 발상이었다. 여성 프리랜서 작가가 TV 에서 진범인 고이치를 " 모방법 " 이라고 자극해서 자신이 모든 사건의 주범임을 실토하게 만드는데, 좀 가벼우면서 허탈한 결말이다. 별로 새롭다는 느낌도 들지 않았다. 개인적으로는 이 도발을 통해 고이치가 더 자극적인 복수를 준비하는 과정과 시게코(여성 프리랜서 작가)의 대처과정, 그리고 수사관들이 추적이 스릴있게 그려졌다면 어땠을까 싶다. 서양의 범죄물들에 비해 살인범들이 크게 무게가 없어 보인다. 그냥 치졸하다고나 할까?

모방범.3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지은이 미야베 미유키 (문학동네,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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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를 읽으면서 중간중간 짧게 마무리되는 느낌이 들었는데, 옮긴이의 말을 보니 5년간 잡지에 연재됐던 작품이라고 한다. 전개가 좀 빨랐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는데, 추측되기로는 아마 잡지에 연재분이다 보니 인기가 있으면 편집장이 좀 늘여달라고 했을 수도 있겠고, 아니면 작가 스스로 잡지 연재물로써 하고 싶은 얘기를 모두 집어넣으려던 것이 아닌가 싶다. 내 취향으로는 너무 산만해졌다고 생각되지만, 이런 게 아마 여성취향의 범죄스릴러물이 아닐까 싶다. 온갖 시선과 심리상태가 다 들어가 잇다.


서양 쪽의 하드보일드 추리소설내지 범죄소설을 읽어서 그런지 속도감은 떨어진다.
옮긴이(양억관님)의 말처럼 단숨에 읽히지는 않는다. 단지 읽는 동안 지루하지는 않다. 일본사회의 모습이나 서민들의 모습, 생각이 짜증도 나고, 황당하기도 하지만, 꽤나 진지하게 사는구나 싶은 느낌을 준다.


5년간 연재를 하면서도 여러 스타일이나 전개를 보여주며, 심리적인 묘사나 등장인물들의 인과관계를 잘 접목시킨 건 작가의 훌륭한 역량이라고 보여지지만, 가끔 설득을 위한 설명들이 아닐까 싶은 부분들이 느껴진다. 내 상식으로는 참 어이없다 싶은 상황들이지만, 문화적 차이일 수도 있으니 그런 부분은 읽는 이들이 스스로 판단할 문제다.


요즘 일본 추리소설이 좀 많이 눈에 띄는데, 왠지 대부분 이런 스타일이 아닐까 싶다. 범죄자를 이해하려는 입장과 피해자를 보듬으려는 모습..


기존의 사회적인 측면에서 다가가기보다 인간으로써의 심리를 추측해 보고, 인간의 마음을 헤아려 보고 주변인들에게 납득시키면서 공감을 얻어내려는 냄새가 풍긴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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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3권의 책으로 구성된 미야베미유키의 장편소설 " 모방범 " 중 첫번째를 읽었다.

우리나라에서 꽤 인기가 있었는지 전철 안에서 종종 눈에 띄길래 골랐는데,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심리스릴러 장르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일본소설은 " 오싱 " 외에 두세편 정도 읽은 것 정도이고, 별 매력을 못하고 있는 편이다. " 모방범 " 역시 그정도 감흥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초반에 등장하는 주요인물들에 대해 여성작가의 필력이 잘 묻어나게 서술하고 있긴 하지만, 추리소설로써의 특성이 묻혀지는 느낌이다.

1권에서는 당최 " 모방범 " 이라는 제목과 접점을 찾기가 힘들다. 오히려 범인의 일탈된 정신상태에서 오는 극악함이나 피해자 혹은 주변인물들의 심리를 통해 일본사회와 범죄, 혹은 살인에 대한 증오와 연민을 보여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살인사건에서 살아남은 소년, 소년을 취재하는 프리랜서 여성작가, 연쇄살인범에게 손녀를 잃은 성숙한 할아버지, 형사들이 여러 시각에서 살인범과 사건을 대면하게 되는 과정이 세세하게 그려지고, 1권 후반부에 돌출하듯 등장하는 살인범의 과거가 소설의 전개를 확장시킨다.

개인적인 느낌은 도대체 왜? 갑작스레 살인범이 등장하는가 싶다. 물론 아직 진범 혹은 일련의 살인사건의 주요 배후인물은 제대로 등장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 권에서는 지금 등장한 살인범 역시 하나의 희생자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기는 하지만 모를 일이다.

모방범.1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지은이 미야베 미유키 (문학동네,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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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특성은 독자들에게 등장인물의 속성을 간결하게 묘사하고, 그들의 주변 환경이나 일련의 행위들을 통해 암시나 힌트를 준 후, 잘 짜여진 구성과 논리로 범인을 밝혀내는 것이라고 본다.

그에 반해 " 모방범 " 은 안정된 구성에 심리와 시선을 너무 많이 할애하고 있다. 이건 사건을 해결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사건이 가지는 의미와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하면서 이미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벌어질 " 살인 " 이라는 행위에 대해 정리하고 있는 느낌이다.

정보를 찾아보니 문학작품으로써 상도 받고 일본에서는 많이 팔린 작품인 것 같다. 그만큼 읽는 재미가 있다고 인정은 되는데, 아직 익숙치 않은 부분이 있기는 하다. 사실 1권 후반부에 여성희생자가 죽는 과정에서 " 화이트 아웃 " 을 밤하늘의 별로 오해하고 있다고 서술하는 3 줄의 문단은 실소가 나왔다. 분위기가 좀 깼다. 이정도는 번역상의 오류라기 보다 일본저자가 그런 서술을 했을 거라 여겨지고, 곳곳에서 좀 이상하다 싶은 부분이 감지되지만 굳이 파고들만큼의 매력은 느끼지 못했다.

뭐 그냥 편하게 읽으면서 즐기기에는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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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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