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드라마 " 와신상담 " 에서 드디어 오나라의 북진정책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월나라를 굴복시킨 오나라에서 천하패권의 뜻을 품고 중원으로 진출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월나라는 월나라대로 이틈을 타 오나라에게 설욕하고 자신들의 국권을 복원하려는 음모가 숨어있다.

드라마에서는 월나라 책사 범려가 오나라 중진들에게 중원에 패권을 차지하기 위한 계책을 알려주는 흐름으로 보여주고 있다. 줄여보자면 중원으로 병력을 빠르게 이동시킬 통로를 확보하고, 주변 약소국들에게 자신들이 그들에게도 이익을 됨을 보여줄 수 있는 태도를 분명히 보여주라는 것이다.
주나라가 쇠약해진 이후로 오랫동안 패권다툼에 시달려 강대국의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해버리는 것이 당연시 된후에는 약소국들도 끼리끼리 뭉쳐 이익을 도모하고 있었으며, 강대국이라 할지라도 자신들의 이익과 결부될 가능성이 없으면 외면해 버리는 태도를 취하고 있었다.

범려는 그런 약소국들로부터 인지도를 확보하기 위해 그들의 이익도 고려해주는 태도를 취할 것을 권한다. 당근과 채찍을 같이 쓰도록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은근히 약소국을 존중해 줄 것을 암시한다.

결과론적으로 보자면 오나라는 이런 북진정책을 바탕으로 중원에 나갔다가 월나라에게 뒤통수를 맞고 역사속에서 사라진다.

북진정책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준비가 불완전했던 것이다. 후환을 남겨두고서 대업을 이루려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또한 당근은 먹이가 혹할 만한 미끼로써 중요한 것이지 그것이 패권을 노리는 나라의 중요한 정책등을 좌지우지해서는 안된다.

와신상담에서 범려란 인물은 월왕구천보다 훨씬 자세히 살펴볼 만한 인물이다. 아주 교묘하게 자신의 계략을 철저히 숨기며 상대국을 현혹시키는 굉장한 재주를 보이고 있다.

중원통일만이 대업의 달성이며 전쟁을 불식시키는 길이라는 걸 범려도 알고 있었으리라 본다. 범려는 상대방에게는 명분을 더 중히 여기도록 하지만, 자신의 군주에게는 진실보다 의지가 중요함을 조언한다.

월나라가 오나라를 쳐부수는데 한 20년정도가 걸린 것으로 알고 있다. 후에 이 난세를 통일한 진시황은 10년만에 6개국을 날려버렸다. 역시 무력은 확실한 방법이다. 원교근공(먼나라는 친교를 쌓고, 가까운 나라는 공격하여 제압하는 정책)을 통해 현실적인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을 선택하고 그 방침에 흔들림이 없었다. 서로 힘을 합치지 못하도록 다양한 술책도 가미했다. 이것이 대업을 향한 오나라와 진나라의 차이였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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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EBS 세계 명작 드라마 시간(매주 월, 화 저녁 8시 50 ~ 9시 40분)에는 중국 드라마 와신상담을 방영하고 있다. 재미있게 보고 있긴 한데, 오나라 왕 부차가 아비(오왕 합려)의 복수를 위해 섶에서 잠을 자는 장면은 나오지 않았다는 게 아쉽다. ㅋㅋ

전체 41부작 예정 중 20부정도를 방영했고, 극의 긴장감도 아직 살아있다. 시대적인 모습도 꽤 리얼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 같아 눈이 즐겁기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이뿐 여자 등장인물들로 인해 더 열심히 보고 있다. ^^;;

열국지와 정비석님의 손자병법을 읽어서인지 드라마에 몰입하는 데 약간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듣던 내용과 영 딴판인 점도 있고, 드라마에서 주제를 삼은 것이 춘추전국시대가 아닌 구천이라는 개인에 치중된 것이 아쉽기도 해서다.

-주제
본 드라마 ‘와신상담’ 은 ‘어떤 환경에 처해있다 해도 굳은 의지로 일어섬’을 주제로 하며 특별한 의지력을 가진 인물인 월왕 구천에 중점을 두었다.
월왕 구천은 약소국임에도 젊은 범려를 기용해 굳은 의지로 국가의 힘을 키우고, 결국은 큰 나라인 오나라를 굴복시키는, 작품의 주제를 잘 반영해 주고 있는 전형적인 인물이다. 긴 인내심으로 제왕의 자리에 오른 월왕 구천의 모습은 긴 잠에서 깨어나 승천을 하고 있는 중국의 자긍심과 자화상을 반영하고 있다.

- http://www.ebs.co.kr/Homepage/index.asp?progcd=Z000021

이러니 저러니 해도 와신상담과 관련된 얘기들을 종합해 보면 역시 여자와 간신의 무서움을 절실히 보여주고 있다.

오나라와 월나라의 싸움에 주된 관련자들 중 대부분이 초나라 사람이다. 오왕 합려를 도와 오나라를 강대국으로 만든 오자서, 백비와 월나라를 도와 오나라를 멸명시킨 범려와 문종 역시 초나라 사람이다. 그럼에도 초나라는 당시에 그다지 위력있는 강대국의 면모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이는 초평왕이라는 무능한 군주와 간신 비무극으로부터 비롯되었다.

초평왕은 향락을 좋아했던 군주로 며느리로 들어올 여자에게 반해 자식과 혼인시키는 대신 자신의 첩으로 삼았고, 이 일을 주동적으로 처리했던 신하가 비무극이다. 당시 초나라에는 오상이라는 충신이 있어 이를 반대하다가 목숨을 잃는데, 그 아들 중 하나가 오자서다. 오자서는 이에 분개해 오나라로 도망간 후 오나라의 한 공자를 도와 왕위에 올린 후(이 사람이 오왕 합려다) 그 힘을 빌어 초나라에 처절하게 복수한다. (이때 백비란 인물도 덩달아 오나라의 신하로 합류한다. 이렇게 다른 나라에 가서 벼슬을 하던 이들을 가리켜 객경이라고 불렀다.) 초나라는 그 후 오랫동안 힘든 세월을 보냈다고 하는데, 다시 강대국의 면모를 살렸었는지는 모르겠다. 이렇게 초나라를 정벌할 때 주요인물이 훗날 손자병법을 저술하게 되는 손무라는 책략가이고, 손무의 책략을 현실적으로 진행한 인물이 오자서다. 왕이 여색에 눈이 멀고, 간신의 아첨에 취했을 때 벌어질 수 있는 극악한 결과를 보여주는 역사적 사실이다.

불행히도 역사적 교훈은 깨닫지 못하는 이들에게는 아무런 가치가 없다. 그런 일이 벌어진지 얼마되지 않아 오왕 합려도 여색을 참지 못해 오, 월 전쟁의 빌미를 만든다. 이때는 여색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은 아니고, 오왕이 주변국을 복속시키기 위해 호시탐탐 기회만을 노리다가 냅따 들이쳤다. 당시에는 손무라는 책략가는 이미 은거한 상태고, 오왕 합려는 자만심에 차 있어 오자서를 대동하지 않은채 전쟁을 벌이다 큰 변을 당한 것이다. 그 후 오만가지 정치적 책략 끝에 오나라에는 부차가 등극하게 되고, 열심히 준비하여 월나라에게 복수한다. 여기까지가 드라마 " 와신상담 " 의 중간부까지 이야기다.

그 후 월나라는 중국 4대 미녀 중 한명인 서시를 동원해 오왕 부차에게 미인계를 벌이고, 간신 백비를 뇌물로 녹여내 오나라를 내부적으로 철저히 부실하게 만든다. 월나라는 오랜 만반의 준비 끝에 오나라를 지도상에서 없애버린다.

공통점이 있지 않은가? 미녀와 간신!! 의지가 없는 지도자들에게는 치명적이다!!

역사를 상상해 보는 것은 부질없다지만, 열국지에서 오자서, 범려, 문종 등의 인재들이 초나라에서 자신의 역할만 충실히 했더라도 춘추전국시대 최후의 주인공은 초나라가 아니었을까 싶다. 자기집 자식들이 남의 집에서 활약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기분이란 어떤 것일까? ㅋㅋㅋㅋ

와신상담이란 드라마가 앞으로 얘기를 어떻게 보여줄지는 아직 모르겠다. 하지만 갖은 책략과 전술보다 가장 단순하고 가장 위력적인 전술이 미인계와 간신의 활용이 아닐까 싶다. 춘추전국시대에 날고 긴 책략들에 놀라다가도 이런 초간단 전략이 역사적 흐름을 바꾸는 경우를 보게 되면 허허롭다.  

추신 : 왜 드라마에 나온 왕후(좌소청)가 서시보다 이뻐 보이는 것일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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