픽사이야기시대를뒤흔든창조산업의산실,픽사의끝없는도전과성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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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데이비드 A. 프라이스 (흐름출판,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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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읽은 책 중에서 나를 가장 배부르게 했던 " 픽사 이야기 ( The Pixar Touch : The Making of a Compay ) 는 책의 외형에서부터 내용까지 많은 점을 짚어보게 해 주었습니다.

전체 내용은 지금의 픽사를 이루게 한 주요 인물들이 어떻게 성장하면서 만나 갔으며, 어떤 사건들을 겪어왔는지 시간 순서대로 나열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가급적 객관적으로 서술하고 있고, 관련자들에게 대해서도 충분히 페이지를 할애해서 설명하고 있어 많은 내용을 알차게 담아냈습니다.

흠이라면 " 데이비드 A. 프라이스 " 라는 지은이가 컴퓨터를 전공한 사람이어서 컴퓨터 그래픽 분야와 관련한 전문적인 용어들이 과도하게 등장하는 점입니다.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있으시거나 픽사라는 애니메이션 제작회사에 대해 관심있어서 이 책을 선택한 보통의 사람들은 이 부분이 고역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다행이도 앞부분에 몰려있으며, 그 후로는 가끔 등장할 뿐입니다.

책을 한번 다 읽고나니 개인적인 느낌은 이 책의 프롤로그 - 픽사는 어떻게 창의와 혁신의 아이콘이 되었을까? - 와 아주 비슷합니다.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 강한수 님이 쓰신 6쪽 짜리 글이므로 책을 선택하실 때 참고삼아 읽어보시면 좋겠습니다. 일목요연하게 꽤 잘 정리되었다는 건 이 책을 읽고 나서 다시 읽어보시면 아실 것이라 생각됩니다. 

위의 주제들을 제외하고도 재미있는 부분들이 많습니다.

먼저 스티브 잡스에 대한 얘기들입니다. 스티브 잡스는 건강상의 문제를 제외하고는 아주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만 이 책의 내용으로는 조금 점수를 까먹을 것 같습니다. 픽사가 스티브 잡스에게 인수되서 디즈니와 합병하는 시기동안 눈부시게 발전한 건 맞지만, 그 안에서 스티브 잡스의 역할은 단지 투자자에 불과했다는 점입니다. 게다가 회사가 어려워지자 직원들에게 가혹한 처사를 요구하기도 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돈 욕심이 아주 많다는 사실에 놀랬습니다.

다음으로는 픽사가 만들어 낸 장편 컴퓨터 애니메이션들에 대한 숨겨진 이야기들이 많이 나옵니다. 토이스토리(1995년), 벅스라이프(1998년), 토이스토리(1999년), 몬스터주식회사(2001년), 니모를 찾아서(2003년), 인크레더블(2004년), 카(2006년), 라따뚜이(2007년), 월-E(2008년), 업(2009년) 등이 나오기까지 아주 많은 사연들이 있었더군요. 정말 주옥같은 영화들이라 관심있으신 분들이 많으실 것이라 예상됩니다. 

컴퓨터 애니메이션 기술에 관심있는 분이나 애니메이션을 제작하고 싶으신분들에게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앞서 단점으로 얘기했던 컴퓨터 기술 관련 전문용어들이 그대로 나오기 때문에 참고가 될 수 있을 것 같고, 또한 스토리를 만드는 과정도 편한 수준으로 다루고 있어 재미있습니다.

책의 구성에 대해서도 몇 가지 짚어 보고 싶은데, 우선 책의 목차가 그다지 와 닿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시간순서대로 챕터를 나누고 주요 사건으로만 구분해서인지 챕터의 주제가 제목에 별로 별로 녹아있지 않습니다. 그나마 챕터 6 - 스토리를 창조하라 - 부터는 뻔한 제목이지만 수긍할 수 있습니다. 그 이전까지는 마치 삼국지에서 유비, 관우, 장비가 이리저리 몸을 의탁하며 떠도는 얘기들처럼 챕터 제목을 정했습니다.

전체적인 구성은 추천의 글 - 프롤로그 - 목차들 - 그후 이야기 - 에필로그 - 감사의 글 - 옮긴이의 글 - 부록 - 저자의 주 - 참고문헌으로 되어 있는데, " 추천의 글 " 은 이 분이 왜 쓰셨나 싶을 정도로 임팩트가 없고, 프롤로그가 매우 알찬 내용이긴 하지만, 에필로그와 어울리지 않습니다. 이 책의 에필로그는 책의 미국인 원작자가 작성했고, 프롤로그는 우리나라 사람이 책의 주제들을 잘 정리해 둔 것이라 이상해 보입니다. 차라리 " 추천의 글 " 내용을 " 프롤로그 " 의 내용을 대체한 후, 프롤로그를 빼는 게 낫지 않나 싶습니다. 사소한 것에 딴지를 거는 건 왠지 홍보문구들이 상업적인 냄새를 풍기기 때문입니다. 창조산업시대라느니 제4의 물결이라느니 하는 것들이 책 내용에 비해 너무 허황되게 들리기 때문입니다.

책을 디자인하는 부분에서는 많은 신경을 쓴 듯 한데, 아래 발췌문들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노력한 만큼의 결과는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저도 읽으면서 뭔가 기존의 책 제본과 다르다는 걸 분명히 느끼긴 했는데, 만족스럽지는 않았습니다. 그래도 변화를 시도했다는 점에서는 좋았습니다. 계속하시다 보면 좋은 결과에 다다를 수 있으리라 봅니다.
디자인에서 제본까지, 구성에서도 돋보이는 책으로 거듭나다
개척자인 픽사를 다룬 책인 만큼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출판사에서도 몇 가지 새로운 시도를 해보았다. 먼저 본문을 펼친 독자들은 기존의 책과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꽉 짜여진 틀 안에 텍스트가 얌전히 배치되어 있던 포맷과 달리, 이 책은 왼쪽 부분 여백이 많으며 오른쪽맞춤이 되어 있지 않다.
이러한 디자인을 구성한 데는 ‘잘 읽히는 책’을 표현하고자 한 디자이너의 의도가 숨어 있다. 본문 14쪽에 쓰인 디자인 의도에서 “결과적으로 책 본문의 느낌은 ‘위에서 아래로’가 아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진행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기업의 역사 이야기가 다음 장으로 또 다음 장으로 넘어가듯이 시간의 흐름과 책의 흐름이 어울리도록 한 것”이라고 밝혔듯이 창의와 혁신을 디자인에서도 고려하였다.
본문디자인에서 또 다른 특이점은, 도비라를 이용해 각각의 장이 별개로 느껴지도록 한 기존의 책들과 달리 이 책은 소설처럼 읽히는 만큼 도비라 대신 보라색 그라데이션으로 장의 구분을 해주었다. 이 역시 “시간의 흐름과 책의 흐름이 어울리게 한 것”이라는 앞서의 의도와 일맥상통하는 것이다.
또한 500쪽이라는 분량에 무선제본을 선택하면서 좀더 잘 펴지도록 하기 위해 ‘이지바인딩’이라는 새로운 제본의 형태를 취했다. 뿐만 아니라 책의 뒷부분에 배치되어 있는 부록은 픽사의 장편 애니메이션과 픽사의 필모그래피, 그리고 본문에 나오는 영화 작품의 목록까지 원서에 없는 내용까지 깔끔하게 정리해 픽사에 관한 모든 정보를 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DAUM 책. 책정보 중에서

일러두기
1. 저자의 주는 본문에서 1, 2, 3…으로 정리하였고, 상세 설명은 책의 뒷부분에 있습니다.
2. 본문 중 *는 내용의 이해를 돕기 위한 옮긴이의 주입니다.
3. 가독성을 위해 영화 제목에는 원제를 병기하지 않았습니다. 영화의 원제는 부록4를 참고하면 됩니다.
4. 이 책은 2008년에 출간된 것으로, 2008년 이후 픽사의 영화 정보에 대해서는 편집 과정에서 추가하였습니다.

디자인 의도
본문디자인을 하면서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 잘 읽히는 책 ' 입니다.
글자 간격을 좁힌 것은 책 읽는 속도감을 고려한 것입니다. 그러나 글자끼리 붙지 않도록 했습니다.
예를 들어 '가는'의 글자 간격이 너무 좁아져서 '기는'과 헷갈려서는 안 됩니다.
단어 간격은 글자의 3분의 1을 띄워서 글줄이 돋보이도록 했습니다.
단락의 오른쪽 끝은 단어별로 잘라서 줄을 바꿨습니다.
이렇게 하면 단어가 한 덩어리로 읽히기 때문에 읽는 데 편리합니다.
글줄 길이가 9센티미터이기 때문에 한 줄을 읽는 호흡이 조금 빠른 편입니다.
한 쪽에 26행을 배치한 것은 쪽수가 지나치게 늘어나는 점도 고려해서 조정한 것입니다.
결과적으로 책 본문의 느낌은 '위에서 아래로'가 아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진행되는 느낌을 받게 됩니다.
기업의 역사 이야기가 다음 장으로 또 다음장으로 넘어가듯이 시간의 흐름과 책의 흐름이 어울리도록 한 것입니다.
본문디자인에 대한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편집부로 보내주시면 더 좋은 책을 만드는 데 참고하겠습니다.
- 책본문 14쪽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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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으로 PIXAR 라는 단어에 대한 설명을 덧붙입니다. 화소를 뜻하는 ' Pixel ' 과 예술을 뜻하는 ' Art ' 르 조합한 단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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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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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도의등푸른활어영어
카테고리 외국어 > 영어회화/청취 > 영어청취/발음 > 영화/드라마영어
지은이 이미도 (디자인하우스,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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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도의 등푸른 활어영어 " 라는 책의 105 쪽에 흥미로운 얘기가 나오더군요. 다름 아닌 애플사의 초창기 로고인 무지개색 사과에 관한 것인데, 이런 깊은 뜻이 있는 줄은 몰랐습니다.

바로 영국의 천재 수학자인 앨런 튜링 Alan Turing 입니다. 27 세의 나이에 현대 컴퓨터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튜링 머신을 고안한 수학자인데요. 제 2 차 세계대전 때는 난공불락 難攻不落 으로 통했던 독일의 ' 에니그마 암호체계 ' 를 분석해서 적군의 교신내용을 아군이 먼저 해독할 수 있도록 도와 주었을 정도라고 합니다. 그의 혁혁한 해킹실력(?)이 아니었더라면 연합국이 승리할 수 있었을지는 해석을 달리 해야겠지만, 성적인 취향이 남달랐던 그는 1952년에 동성애 행위 혐의로 체포되어 유죄판결을 받았습니다.
법원은 그에게 1년형을 살 것인지, 아니면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겐 estrogen 을 맞을 건지 선택하라고 명령했다는데요. 결국 여성호르몬 쪽을 선택한 그는 신체적 변화를 겪어야만 했지요. 남성의 구실을 못하게 된 것은 말할 것도 없고 가슴이 날마다 커져 갔습니다. 1954년 튜링은 청산칼리 potassium cyanide 를 사과에 주입한 다음 백설공주처럼 독이 든 사과 poison apple 를 한 입 베어 물고 죽었습니다. 검시관 coroner 의 판정은 자살 suicide 이었습니다. 왜 자살의 방법이 독사과를 먹는 것이었는지는 지금도 미스터리로 남아있습니다.
.. 중략
세간에서는 스티브 잡스가 앨런 튜링이 베어 먹은 사과를 오마주 ( 경배 敬拜, homage ) 한 것이라고 해석하지만 개연성은 없는 것 같습니다. 애플 컴퓨터의 이름은 1976 년에 세상에 처음 나왔고, 사과 로고는 뉴턴을 암시하는 동시에 탐욕과 지혜 lust and knowledge 를 암시하기 위해 디자인 된 것이라고 하니까요. 무지개색의 배열 순서를 다르게 디자인한 의도는 희망과 무질서 hope and anarchy 를 암시하는 것이고요. 1977 년 무렵만 하더라도 앨런 튜링의 이야기는 세상에 거의 알려져 있지 않았고, 설령 널리 알려졌다고 해도 요절한 천재 수학자의 불행한 자살을 스티브 잡스가 첫발을 내디딘 회사의 이미지로 차용했을 턱이 없는 것이니까요
- 105 ~ 107쪽

뭐 대강 이런 내용인데, 지금의 애플사 로고는 메탈 느낌의 단색(?)으로 바뀌었다. 결국, " 희망과 무질서 " 는 사라지고, " 뉴턴, 탐욕과 지혜 " 만 남은 셈인가? ㅋㅋㅋ 웬지 요즘 애플을 보면 정말 그런 것 같다는..

엘런 튜링과 에니그마에 대한 얘기가 나오면 떠오르는 영화 한편이 있다. 에니그마 암호 기계 탈취 작전을 그린 영화 " U-571 " 이다.

이 영화도 무척 재미있게 봤었는데, 네이버 영화 정보를 보니 왜곡된 부분이 있었다. 영화에서는 미국대원들이 나오는데, 원래 이 암호 기계 탈취 작전을 수행한 나라는 영국이었다고 한다. 따라서, 실제로는 영국 수병들이 암호 기계를 엘런 튜링에게 갖다 주고 해석하도록 지시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지금 보니 가수였던 존 본조비도 이 영화에 나왔다고 하는데, 기억에 없다는.. --;;

U-571
감독 조나단 모스토우 (2000 / 프랑스,미국)
출연 매튜 매커너히,빌 팩스톤,하비 키이텔,존 본 조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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