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읽고 난 뒤 " 제목 좀 잘 짓지 " 하는 아쉬움이었습니다. 

사실 요즘 야구서적들이 비교적(?)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 책은 제목만 보고 뒤로 미뤄두고 있다가 지금에서야 읽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왜 이제사 읽었나 싶습니다. 

제목만 빼면 표지에서부터 챕터별 제목들, 구성, 사진그리고 문장들까지 꽤 흡족합니다. 다른 책들과 달리 지은이 ( 김성근 ) 외에 " 말꾸밈 " 이라는 역할이 있었습니다. 박태옥님이 하셨더군요. 아쉬운 건 각 챕터가 김성근 감독 야구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중요한 경기들을 나열하고 있는데, 출판사 측에서 별첨자료로 그 경기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좀 더 자세하게 알려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두 세개 정도의 경기정도만 기억나더군요. ^^;;

이 책은 꼴찌를 일등으로 만드는 얘기거나 꼴찌에서 일등이 될 때까지의 역정을 그리거나 하는 얘기가 아니라 김성근 감독님이 야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정상에 오르기까지 꿋꿋했던(?) 모습과 추억을 기록하고 있을 뿐입니다. 애초에 시작이 꼴찌라고 하기에는 너무 왜곡한 느낌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밑바닥에서 출발했지만, 마음과 정신자세만은 이미 준비되신 분이셨습니다. 


꼴찌를_일등으로_표지

출처 : 자음과 모음 출판사



말 그대로 자전적 에세이라 가만히 뜯어볼 필요는 있습니다. 뒷부분에 어떤 편집국장님은 되도록이면 객관적으로 서술하려는 노력이 있었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무래도 객관적으로 보이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김성근 감독님 얘기 외에도 당시 한국사회를 엿볼 수 있는 재밌는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1942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김성근 감독님이 재일교포 학생야구단을 거쳐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야구인생을 시작하셨고, 야구를 통해 굴곡과 영광의 길을 지금껏 걸어오셨습니다. 프로야구가 시작되기 전에도 꽤 임펙트있는 경력들이 많으셨더군요. 전 사실 LG 감독 하시기 전까지는 잘 몰랐습니다. ^^;; 

대부분의 야구 얘기는 이미 기사 등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어서 확인하는 차원에 불과했지만, 김성근 감독님이 성장(?)해 오신 한국의 야구환경, 야구사가 아주 눈에 들어왔습니다. 헉 소리가 절로 나오는 재일교포에 대한 시선이나 야구감독이라는 위치가 처하고 있는 현황, 감출 수 없는 반목들을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성근 감독님을 존경하거나 좋아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읽어보셔야 할 책입니다. 자세하게는 아니지만, 이만수 감독님 얘기나 야구스타일, 여러 사건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나와있습니다. 김성근이라는 인물과 그분이 추구하는 야구스타일에 대해 논해 보고 싶으신 분들은 좀 읽어보고 논했으면 하는 책입니다. 


꼴찌를일등으로
카테고리 시/에세이 > 인물/자전적에세이
지은이 김성근 (자음과모음,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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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골수팬들과 예비선수를 위한 ) 야구 교과서의 번역가 문은실 씨가 또 한번 야구관련 서적을 번역하셨는데, 번역 수준은 나무랄 데 없지만, 너무 지루하다. 

야구 규칙에 관해 규정집보다 재밌게 서술하고자 했던 의도는 알겠지만, 규칙에 대한 객관적인 얘기들은 아무래도 읽기에 불편한 게 사실이다. ^^;;

내용도 가끔 몰랐던 사실을 발견하는 재미가 있긴 하지만, 이게 우리나라 야구 규칙이 아니라 미국의 메이저리그 야구규칙이라 우리나라와 어떤 게 다른 부분이 있는지 궁금할 따름이다.

야구룰교과서
카테고리 취미/스포츠 > 레포츠
지은이 댄 포모사 (보누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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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 광팬들에게는 집에 두고 필요한 자료로 보관하기에 적당하지만, 야구를 새로 알고 싶어하거나 즐기는 것을 더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추천하고 싶지는 않은 편이다.

몇 가지 새로 알게 된 사실은 투수가 바운드 된 공이 스트라이크 존을 지나더라도 그건 볼로 판정된다는 것, 안전진루에 2루와 3루까지 진루할 수 있다는 것, 야수들이 왜 글러브를 던져 공을 막지 않는가 하는 점 등등이다. 이밖에도 거의 보기 힘든 어려운 상황들에 대한 희귀한 야구지식들이 들어있다. 구장마다 그라운드 룰이라는 게 있어 양 팀 감독들의 합의에 의해 정해지는 룰도 있다고 한다. 

가끔 TV 야구관련 프로그램이나 야구 서적에서 황당한 질문을 보곤 하는데, 예를 들어 이런 것이다.

"  구장의 각 베이스가 제 위치를 벗어나 있을 경우, 주자는 베이스 자체를 태그해야 진루한 것인가 아니면 베이스가 있던 위치를 태그해야 진루한 것인가? " ( 뭐 이런 비슷한 질문이었다. ^^;; ) 

위와 같은 상황이 어떻게 발생할 수 있을까 하며 쓸데없는 질문처럼 보였지만, 이 책을 보니 Example 로 코치 ( 감독이었는지는 잘 모르겠음 ) 가 주심에게 어필하다 퇴장당하자 홧김에 베이스를 들고 나가버린 일이 있었단다. 

요즘이야 베이스가 여분으로 있을 테지만, 옛날에는 여분의 베이스가 없어 그냥 플레이를 해야 했을 지도 모른다. 그런 경우라면 이 질문에 따른 규칙도 명시되는 것이 바람직할 수 밖에 없다. 정답은 당연히 베이스가 있던 위치를 태그하면 진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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