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는 멋진 야구선수와 그라운드로 멋지게 장식되어 있지만, 내용은 야구를 소재로 한 자아성찰의 소설입니다. 지금 나이로 30 ~ 40 대의 야구에 관심있는 있는 분들에게 적당해 보입니다. 

실직과 이혼에 직면한 주인공이 재기를 위해 영화 각본을 시작하고, 소재로 삼은 것이 바로 대학시절 야구부 얘기입니다. 좋은 시나리오를 완성하기 위해 옛 친구들을 만나가면서 청춘의 시절을 되돌아보고 꼭 찾고 싶었던 선배를 찾아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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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 서점 yes24 에서 2010년 11월부터 2011년 3월까지 연재된 소설을 책으로 발행한 것인데, 지은이의 숙련된 글솜씨로 인해 쉽게 읽혔습니다. 개인적으로 지은이와 비슷한 나이 또래라 그런지 공감가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야구 얘기가 불필요하게 많아 보이기도 햇습니다만, 야구를 좋아하며 어린 시절을 보냈던 분들이라면 새삼 많은 추억이 떠오르기도 하실 겁니다. 책에서도 아기자기하게 야구사를 펼쳐주기도 하지만, 그 얘기를 읽으며 당시 분위기를 떠올려 보면 더 흐뭇합니다. 그런 시절이 있었습니다. 지금도 야구가 재밌긴 하지만, 말도 안되는 상황과 야구경기 결과에 따라 하루하루가 달라지기도 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 선동열 선수는 정말.. ㅡㅡ;;

서울대 야구부는 언제나 경기에서 졌지만, 언제나 경기를 이기려는 마음으로 임했고, 그런 열정으로 가득찬 인생에는 패배가 있을 수 없다고 말합니다. 주인공보다 " 태성 " 이라는 주인공이 찾는 선배 캐릭터가 더 많이 정이 가는데, 이 캐릭터를 위한 마지막 엔딩이 너무 화려해 갑자기 동화적인 수준으로 읽는 이를 행복하게 해줍니다. 

개인적으로 삶이 팍팍해서인지, 아니면 우리나라에서 자주 먹혔던 스릴러, 서스펜스에 젖어버려서인지, 책을 읽으면서 머리만 굴리다가 뒷통수를 많이 맞았습니다. ^^;;

초반 주인공의 아내 이름이 나오지 않다가 중간부터 대학시절 여자들이 나오길래 과연 누가 주인공의 아내가 될지 맞춰보려 하기도 하고, 이혼을 할 것인가 말것인가에 집중하기도 했습니다. 후반부가 되서야 " 태성 " 이란 인물이 부가되면서 책을 제대로 봤다고나 할까요? ^^;; 

서울대나 야구부를 경험한 적이 없어 리얼리티에 대해서는 조금 의구심이 들지만, ( 서울대 나온 사람은 왜 이리 잘난건지.. ㅎ ) 뒷표지에 추천사에 나오는 분들 중 몇몇은 실제 소설 속에서도 나오고 있으니 아마 실제 서울대 야구부의 모습과 많이 닮긴 닮은 모양입니다.

서울대생들도 사람이었습니다. 어린 시절 북한 사람들 못지 않게 신기한 생물체로 보였던 서울대 학생들이 어느 덧 낯설지 않게 느껴집니다. 물론 근성과 아이큐는 다르겠지만, 인생을 살아가는 자세나 겪게되는 감정들은 크게 다를 바 없더군요.


서울대 야구부의 영광은 인정받는 성공보다 원하는 노력이 주는 뭉클함에 귀기울이라고 응원하고 있습니다. 

덧붙이기 : 출판사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보도자료를 보면 이 소설에 등장하는 " 민이 " 라는 인물이 실제 이라고 합니다. 서울대 야구부원들에게 과외를 받아 서울대에 입학하게 된 캐릭터인데, 실제라고 하니 절로 미소가 나네요. ^^;;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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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유치한(?) 표지와 " 절대최강의 야구소설 " 이라는 문구에서 그냥 편하게 유머 스포츠 소설 한편이나 읽자는 마음에 골랐는데, 완전 속았습니다. ^^;;

" 스포츠 소설의 금자탑 " 이라고 불려도 손색이 없어보일 정도로 스릴과 서스펜스, 그리고 통쾌함이 느껴지는 힘있는 본격! 야구소설입니다. 그간 읽었던 야구를 소재로 한 소설들이 대부분 야구의 본질보다는 인생의 한켠에 들어있는 야구를 들췄던 반면, 이 소설은 정말 야구를 알고, 이해하고, 즐기는 사람을 위한 야구 그 자체를 실감나게 펼쳐내고 있습니다. 정말 강력하게 추천하는 야구소설입니다. ^^;; 

야구감독_표지

출처 : DAUM 책



야구중계를 통해서는 좀처럼 느끼지 못하는 야구감독으로써 겪게 되는 야구라는 스포츠를 ( 원제는 " 감독 " 이라더군요 ) 마치 하드보일드 소설처럼 쿨하고 임펙트있게 전개하는 소설을 본 적이 없습니다. 

초반의 긴박한 전개, 중반의 서스펜스, 운명적인 마무리는 꽤 오랫동안 읽는 이를 훙분시키더군요. 승부사란 이런 사람이다 라고 대놓고 말하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일본 실제 야구선수와 똑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가상의 인물이고, 실제 일본 야구사와 관련한 많은 사건들을 소설로 옮겨 놨다고 합니다. 야구를 오래 전부터 좋아하신 분들이라면 그리 낯설지 않은 많은 일본 야구계 인물들이 등장하고, 자세한 첨언들이 들어있습니다. 장훈, 김일융 선수 등 한국계 야구선수들도 언급되고 있어 읽는 재미가 더해집니다. 

주인공 감독은 당대 최고 구단인 자이언츠에서 훌륭한 선수 생활을 했지만, 감독과의 불화로 쫓겨났습니다. 해설자를 거쳐 리그 하위권의 엔젤스 구단 수석코치를 맡고 있던 중 구단주의 요청에 따라 꼴찌 엔젤스 구단의 감독이 되고, 구단 안팎의 적들과 싸워가며 마침내 자이언츠 구단을 누르고 리그 정상을 올려놓는 데 성공한다는 게 대략적인 스토리입니다.

정말 통쾌하다는 느낌이 오랫동안 떠나지 않습니다. 2011년 야구계 사건사고를 떠올려 보면 " 야구감독 " 은 더 빛을 발합니다. LG 구단 관계자들이 꼭 한번 읽어봤으면 하는 야구소설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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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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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은 우리나라도 야구열풍이 불어 야구관련 서적이나 소설이 많이 나오고 있지만, 오히려 고교야구에 대한 인식은 별반 차이가 없는 듯 보입니다. 가끔 케이블TV를 통해 리틀 야구나 고교 야구를 보게 되곤 하지만, 프로야구에 비해 그 열기는 미미한 수준인 것 같습니다. 관중석에는 대부분 학부모와 학교 관계자 외에는 별로 보이지 않더군요. 저도 직접 리틀 야구나 고교야구를 본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만화나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일본 고교야구의 진수라고 불리는 고시엔 얘기를 접하게 되면 참 재밌고 부럽습니다. 

열구_표지

출처 : DAUM 책

 


" 열구 " 는 주인공이 고교시절 야구선수로 활약했지만, 당시 벌어진 사고로 인해 계속 야구를 하지 못하고 사회에 진출했다가 실직 후 고향에 돌아와 과거를 회상하면서 인생의 의미를 되짚어 보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습니다. 던지고, 치고, 달리는 야구의 박진감은 없는 반면에 한때 야구를 열망했던 이의 회한과 야구가 가르쳐 준 삶의 자세를 복습하는 모습이 밀도있게 비춰지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고향을 몹시 싫어하는 데, 고교시절 야구부의 아픈 기억이 큰 역할을 합니다. 주인공이 속한 팀은 만화에서처럼 강팀은 아니었습니다. 항상 노력했지만 언제나 부족한 실력이었고, 열망만 가득했던 주인공의 고교팀에 엄청난 행운들이 찾아오며 고시엔 본선을 코앞에 두고 있었는데 불미스런 사고로 인해 기권(?)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주인공과 친구들을 제각기 다른 길을 가게 되고 오랜 세월이 흘러 고향에서 주요 인물들이 마주하게 됩니다. 

일본 소설에서 묻어나는 심리적인 묘사가 볼만하지만, 특유의 답답함도 풍깁니다만 나이를 먹으면서 느끼게 되는 인생에 대한 막막함 같은 거라 공감할 만 합니다. 실직하고, 부인은 멀리 떨어져 있고, 앞길은 보이지 않아 돌아온 고향에서는 아픈 상처만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주인공은 고교시절 열성팬이었던 " 자와옹 " 이라는 노인을 다시 보게 됩니다. 

고교야구부에서 훈련할 때도, 시합에서 이겼을 때도, 어이없는 사건으로 좌절을 했을 때도 항상 그분이 있었다는 걸 새삼 떠올리는 주인공은 철부지 시절 스스로 수습할 수 없었던 느낌들을 하나씩 정리해 갑니다. 그리곤 당시에 열정을 다해 뛰었지만 비참한 모습으로 끝나버린 줄 알았던 야구가 사실 더 많은 걸 가르쳐줬다는 걸 깨닫게 됩니다. 

주인공은 항상 자신들을 응원해주던 누군가가 있었기에 그렇게 달릴 수 있었고, 그라운드 안에서 미친듯이 공을 쫓아다닐 수 있었음을 확인하게 됩니다. 

" 열구 " 는 참 가족적인 소설입니다. 드라마틱한 반전도 없고, 손에 땀을 쥐는 사건도 없지만, 평범한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행복, 긍정, 희망을 새삼 되새겨 줍니다. 차분한 느낌의 휴먼 야구 소설 한편이었습니다. 


열구그때우릴미치게했던야구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지은이 시게마츠 기요시 (잇북, 201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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