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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 고잉 솔로 " 라고 해서 얼마전 있었던 " 솔로대첩 " 을 연상하지는 않았으면 한다. ^^;; 여기서 솔로는 열렬히 짝을 찾는 미혼자들만이 아닌 그들을 포함한 모든 1인가구를 뜻하는 말이다. 결혼을 하지 않은 사람, 이혼한 후 다시 결혼하지 않고 사는  사람, 나이가 들어 배우자와 사별한 사람, 혼자살기를 고집하는 사람, 동성연애자인데 법적으로 결혼을 인정받지 못하는 사람 등등 많은 이유에서 홀로 사회를 살게된 사람들을 통틀어 일컫고 있다.

이런 가구수가 미국에서는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곧 빠른 속도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뉴욕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인 에릭 클라이넨버그는 이런 사회변화에 주목하고, 깊이있는 연구와 분석으로 통찰력있게 책을 써내려갔다. 게다가 제법 재밌고, 쉽게 읽힐 수 있어 좋다. 별다른 사전 지식이 필요없이 술술 읽다 보면 정신이 번쩍 들기도 한다. ^^;;




우선 소개부분들을 제외하고 뒷부분의 " 연구와 분석 방법 " 에 대한 3쪽 짜리 짤막한 설명을 봤으면 한다. ( 308쪽 ) 미국사회를 기반으로 작성됐고, 아주 합리적이고 근거있는 진행이 이뤄졌다고 보여진다. 그와중에 지은이는 우리나라 ( 한국 ) 과 관련된 자료도 읽었으며, 책내용 중에도 - 비록 한 줄 뿐이었지만 - 우리나라가 곧 엄청난 1인가구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전체 챕터는 " 들어가는 글 ", " 맺는 글 " 을 포함해 모두 9 개지만, 내용상으로는 1인가구가 증가하는 타당한 근거와 합리적인 시선을 설명하는 부분과 실제 1인가구들이 경험하는 다양한 환경, 생활, 생각들을 드러내는 부분 그리고 이미 1인가구가 40퍼센트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스웨덴 등의 선진국을 살펴보며 다가올 1인가구 시대를 준비하는 부분들로 나눌 수 있다.


Goling Solo : The Extraordinary Rise and Surpriseing Appeal of Living Alone

http://www.ericklinenberg.com/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시각에서는 혼자 사는 사람을 그리 좋게 보지 않는다. 게다가 사회적으로도 1인가구가 늘어갈수록 사회가 뭔가 잘못되어 가고 있다는 식의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기에 보이지 않게 불편하거나 불이익을 받는 경우가 많다. 미국사회도 역시 비슷했기에 솔로(?)들은 스스로 모여 조직을 만들고 여러 활동가들이 등장했다고 한다.

" 고잉 솔로 " 에서 좋은 점은 바로 이런 관성에 갇혀있는 사회에 1인가구에 대한 합리적인 견해를 밝혀주고, 현실적이면서도 사회적인 대안들을 짚어보고 준비하자는 데 있다.

고잉솔로:싱글턴이온다1인가구시대를읽어라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제일반
지은이 에릭 클라이넨버그 (더퀘스트,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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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미국 성인들의 50퍼센트 이상이 독신이며, 7명 중 1명이 혼자 산다. 미국의 다수 대도시에서 1인가구는 미국 전체 가구의 3분의 1이 넘는다. 한국의 1인가구 비중은 이미 25%를 돌파했으며, 2035년이면 34%에 이를 전망이다. 사실상 1인가구 급증은 일시적 유행이 아니라 베이비붐 이후 가장 큰 인구 변동이다.
- 책표지 중에서


혼자 산다는 것에 대한 합리적인 고찰

기존 사회에서는 1인가구에 대해 아주 비판적인 시각과 기준으로 억제하려고 했음에도 객관적인 수치는 차츰 증가하다가 어느 순간 비약적으로 증가해 부정할 수 없게 되자 그 안을 들여다 보니 나름 타당한 이유들이 있었다는 걸 이 책은 분명히 밝혀주고 있다.

만족스런 자아실현을 진행하고 있는 개인의 생활을 유지하려는 욕구, 과거에 비해 혼자 살아가는 것이 충분히 가능해진 사회여건, 과학의 발전으로 인한 수명연장, 고독을 극복하려는 합리적인 자세 등등이 1인가구의 증가를 가져왔고, 북유럽의 선진국들에서는 이미 1인가구가 40퍼센트를 이루고 있으니 사회가 불안해지는 요소라고 하기에는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국사회와 다른 부분이 많기에 1인가구에 대한 고찰을 새롭게 해 볼 필요가 있기는 하지만, 분명한 건 1인가구가 증가할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점이다. 객관적인 사회변화를 더이상 외면하지 말았으면 한다. 책에 어떤 표현을 빌리자면, 우리나라에서 1인가구의 증가는 잘못될 경우 " 서서히 다가오는 비상사태 " 가 될 수도 있다고 보여진다.


새로운 사회현상은 늘 사회학자에게 두 가지 과제를 던져준다. ' 왜 그렇게 되었는가 ' 와 ' 그래서 사회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는가 ' .
- 008쪽. 추천의 글 중에서


1인가구들의 실제 모습들과 좋은 예제들..

유명인들이 아니면 가명으로 처리하긴 했지만, 등장하는 모든 사례들이 현실을 기반으로 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심지어 성생활에 대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인터뷰해 놓은 걸 보면 실소가 나오기도 한다. ^^;;

화려한 솔로가 부럽다가도 노년층의 암울한 삶을 읽고 있자면 등골이 서늘해지기도 한다. 1인가구 생활은 사회가 그렇듯 화려하고 합리적이기도 하지만, 우울하고 대책없는 모습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스웨덴 등의 선진국에서는 성공적으로 생활하는 1인가구가 많기에 분명 대안이 존재한다는 걸 지은이는 암시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막연히 희망적인 메시지가 아니라 실질적인 고민거리들을 짚어내면서 같이 생각해 보자고 한다.

재밌는 건 지은이가 아내와 자식들이 있는 기혼자라는 점인데, 그는 많은 이들이 혼자 사는 세상을 어떻게 잘 살아갈 수 있는지 같이 준비해 보자고 한다. ^^;;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덧붙이기 : 책표지에 " 혼자 사는 것이 새로운 표준이다 " 라는 광고문구가 있다. 책내용에서 이런 부분을 발견하지 못했다. ( 집중력이 흐트러져 못 읽었을 가능성도 있다. ^^;; ) 조금 거슬리는데, 이유는 책내용에는 커플이 되고 싶으나 실패 경험이나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 혼자 사는 사람들도 많다는 걸 알려주기 때문이다. 혼자 사는 게 표준이니까 혼자 사는 게 아니라 자신의 삶에 집중하면서도 커플이 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는 사람들이 많은 것이고 나름 근거있는 사고방식이다. 게다가 재정적인 능력이 없으면 표준이고 나발이고 간에 암울하다. 사회가 이런 부분에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덧붙이기 : 반지의 제왕에 등장하는 절대 반지를 능가하는 반지를 발견했다. 싱겔린겐 ( singelringen ) 은 싱글의 반지 ( single ring ) 를 뜻한다고 하는데, 스톡홀름 출신의 요한 왈바크라는 사람이 디자인했다고 한다. 웹사이트에는 다음과 같은 안내문이 있다고 한다. " 싱겔린겐을 착용하는 것은 독신이어도 괜찮다는 선언입니다. 당신은 짝을 찾기를 바랄 수도 있고, 지금 그대로의 삶에 충분히 만족할 수도 있겠지요. 어느 쪽이든 간에 당신은 지금 자신의 모습을 인정하고 좋아한다는 걸 모두에게 알릴 수 있습니다. " 나름 판촉활동도 꽤 했다는 데 우리나라에 들어와있는지 궁금하다. 커플링을 파괴할 절대 반지가 아닐까 싶다. ㅋㅋㅋ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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