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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반에 황당한 커플이 사건을 꼬이게 만들더니 이후에 등장한 탐정들(?)과 형사들(?) 역시 어리버리하게 수사를 하더니 결국 범인은 천벌을 받고 마무리되는 코믹추리극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코미디들로 범벅이 되어 있어도 일단 시체가 있고, 살인사건이 있고, 이를 추적하는 무리들이 있으니 범죄추리소설로 봐줘야 하겠다.

이 책에 등장하는 우카이 모리오, 도무라 류헤이, 니노미야 아케미 사설탐정단 일행은 지은이 이가시가와 도쿠야의 이전 작품에도 등장한 것으로 보이고, 스나가와 경부와 시키 형사도 그런 모양인데, 시키 형사는 정말 몸개그 엑스트라 수준으로만 나온다. 그래도 웃겼다. 소설에서 이런 슬랩스틱 코미디를 구사한 건 처음 본 것 같다. ^^;;

여기에시체를버리지마세요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지은이 히가시가와 도쿠야 (지식여행, 201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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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바 데쓰오라는 덩치 좋은 트럭운전기사와 아리사카 가오리라는 철부지 언니 커플은 훈훈하면서도 엉망진창인 로맨스를 보여준다. 전형적인데도 이런 데 섞어두니 참신한 맛이 난다.

바바 데쓰오와 아리사카 가오리가 등장하는 소설 도입부의 무리한 전개를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짜임새있게 만들어졌다. 전통적인 추리소설급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재밌는 트릭도 있다.

하지만, 이 소설의 재미는 역시 글로 묘사하는 슬랩스틱 코미디(?)인데, 어수선하고 우왕좌왕하고 당황하고 놀라는 등장인물들의 모습이 절로 떠오를 정도다. 유치하다고 볼 수도 있긴 하지만, 일본쪽 개그들 중에 얌전한 스타일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라면 즐길 수 있는 수준이라고 본다.

책의 시점을 이끌어가는 사람들은 바바 데쓰오, 아리사카 가오리, 니노미야 아케미 셋인데,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 같지는 않다. 단지 이 세 인물이 소설에서 보여주는 황당한 사건들과 좌충우돌하는 헛손질들을 자연스럽게 만들어 줄 만한 성격들을 지니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추리소설 같기도 하고, 코믹소설 같기도 한 " 유머 본격 미스터리 " 라는 독특한 작풍을 보여주고 있다는 히가시가와 도쿠야가 가상의 도시 이카가와 시를 배경으로 유쾌한 인물들의 한바탕 소동을 재밌게 써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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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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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꺼운 3권의 책으로 구성된 미야베미유키의 장편소설 " 모방범 " 중 첫번째를 읽었다.

우리나라에서 꽤 인기가 있었는지 전철 안에서 종종 눈에 띄길래 골랐는데,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심리스릴러 장르에 가깝다고 보여진다.

일본소설은 " 오싱 " 외에 두세편 정도 읽은 것 정도이고, 별 매력을 못하고 있는 편이다. " 모방범 " 역시 그정도 감흥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초반에 등장하는 주요인물들에 대해 여성작가의 필력이 잘 묻어나게 서술하고 있긴 하지만, 추리소설로써의 특성이 묻혀지는 느낌이다.

1권에서는 당최 " 모방범 " 이라는 제목과 접점을 찾기가 힘들다. 오히려 범인의 일탈된 정신상태에서 오는 극악함이나 피해자 혹은 주변인물들의 심리를 통해 일본사회와 범죄, 혹은 살인에 대한 증오와 연민을 보여주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살인사건에서 살아남은 소년, 소년을 취재하는 프리랜서 여성작가, 연쇄살인범에게 손녀를 잃은 성숙한 할아버지, 형사들이 여러 시각에서 살인범과 사건을 대면하게 되는 과정이 세세하게 그려지고, 1권 후반부에 돌출하듯 등장하는 살인범의 과거가 소설의 전개를 확장시킨다.

개인적인 느낌은 도대체 왜? 갑작스레 살인범이 등장하는가 싶다. 물론 아직 진범 혹은 일련의 살인사건의 주요 배후인물은 제대로 등장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 권에서는 지금 등장한 살인범 역시 하나의 희생자가 될 것 같은 예감이 들기는 하지만 모를 일이다.

모방범.1
카테고리 소설 > 일본소설
지은이 미야베 미유키 (문학동네,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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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리소설의 특성은 독자들에게 등장인물의 속성을 간결하게 묘사하고, 그들의 주변 환경이나 일련의 행위들을 통해 암시나 힌트를 준 후, 잘 짜여진 구성과 논리로 범인을 밝혀내는 것이라고 본다.

그에 반해 " 모방범 " 은 안정된 구성에 심리와 시선을 너무 많이 할애하고 있다. 이건 사건을 해결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 사건이 가지는 의미와 사람들의 모습을 표현하면서 이미 벌어지고 있고, 앞으로도 벌어질 " 살인 " 이라는 행위에 대해 정리하고 있는 느낌이다.

정보를 찾아보니 문학작품으로써 상도 받고 일본에서는 많이 팔린 작품인 것 같다. 그만큼 읽는 재미가 있다고 인정은 되는데, 아직 익숙치 않은 부분이 있기는 하다. 사실 1권 후반부에 여성희생자가 죽는 과정에서 " 화이트 아웃 " 을 밤하늘의 별로 오해하고 있다고 서술하는 3 줄의 문단은 실소가 나왔다. 분위기가 좀 깼다. 이정도는 번역상의 오류라기 보다 일본저자가 그런 서술을 했을 거라 여겨지고, 곳곳에서 좀 이상하다 싶은 부분이 감지되지만 굳이 파고들만큼의 매력은 느끼지 못했다.

뭐 그냥 편하게 읽으면서 즐기기에는 적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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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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