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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최고 레벨의 셰프(수석요리사, 주방장)가 살아가다 겪게 되는 좌절과 극복을 유쾌하고 훈훈하게 그리고 있다. 감독은 영화 주인공도 겸하고 있는데, 아이언맨 1편과 2편을 감독한 존 파브로다. 아이언맨 2편에서 함께한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스칼렛 요한슨이 초반에 영화의 풍취를 더한다. "셰프"는 요리에 열정을 쏟는 주인공이 요리를 통해 자존심을 회복하고 아버지로써의 자각도 이끌어낸다는 전형적인 힐링영화다. 


마케팅적인 "힐링"에 빠지지 않으면서 산뜻한 화면과 맛깔스런 요리들이 조화를 이루고, 신나는 음악과 소시민 의리남(?)들의 수다가 마치맞게 어우러진다. 요리 하나만 믿고 살아온 성인남성이 사회에서 겪게 되는 흔한 불운을 스스로의 노력과 고집으로 헤쳐나가고, 그 과정에서 희생됐던 아들과의 관계, 가정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메시지도 아주 좋다. 


** 포스터의 안내를 무시하지 말 것!!




하지만, 중반이후의 푸드트럭 여행장면은 마이애미, 뉴올리언즈, 트위터 광고영상이 아닐까 의심될만큼 평범하다. 미국의 차도를 따라 풍경도 즐기고, 마을의 정취도 느끼게 해주는 장면들이 이상할 건 없지만, 셰프가 휴식을 정서적으로 휴식을 취한다거나 마을 사람들의 모습에서 무엇을 깨닫게 되는 상황이 아닌 아들의 트위터 사용으로 인해 서서히 인기를 끈다는 내용에 불과하기에 과도한 분량이 할당된 게 아닌가 싶다. 미국의 다양한 사람을 보여준다고 하면 좋겠지만, 왠지 마이애미 쪽 사람들 혹은 히스패닉계 사람 다수와 뉴올리언즈 사람이 조금 나오는 것으로 비쳐진다. 그래서 번역된 제목인 "아메리칸 셰프"보다 원래 제목은 그냥 "셰프"가 낫지 않을까 싶다. 


물론 샌드위치는 정말 4달러에서 7달러 낸다면 사 먹고 싶을만큼 맛있어 보이긴 했다. 또한 1984년 브라이언 드 팔마와 알 파치노의 "스카페이스"의 주택 총격 장면을 떠올리게 하는 마이애미 거리도 이쁘게 새로 색칠한 듯 아주 잠깐 등장해 줘서 좋긴 했다. 아직 저런 건물로 생활하는 모양이다. 말끔한 거리에 똑같이 생긴 목조건물 같은 집들이 화사한 파란색으로 나란히 보이는 장면이다. 


개인적으로야 프렌즈 시즌 3에서 처음 봤던 감독 겸 시나리오 작가 겸 배우인 존 파브로와 웨스트 윙에서 변호사 역으로 나왔던 올리버 플랫,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스칼렛 요한슨, 존 레귀자모를 봐서 좋긴 했지만, 요리나 힐링에 관심있는 사람들이 아니면 어필하기 힘들어 보인다. 셰프의 아내 역으로 나온 소피아 베르가라는 이쁘긴 하지만, 말투나 행동에서 좀 취향이 아니었다. 


저녁을 먹고 관람했음에도 추운 겨울에 극장을 나오니 양념이 잘 된 고기가 잘근잘근 씹히는 샌드위치 하나 먹고 싶어 두리번거리게 되긴 하는 영화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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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부터 갱스터 장르를 좋아하는 흔한 아저씨다. 갈수록 화려해지는 갱스터 필름들도 멋지다고 생각하지만, 영화의 무게나 질감은 아직 옛날의 그것만 못한 것 같다. 가끔 빠르고 현란한 액션에 질린 듯한 기분이 들때면 오래 전 멋졌던 갱영화를 다시 보려고 하는데, 이제는 그마저도 쉽지 않다. ^^;; 

칼리토는 명작 갱스터 영화들의 대열에 합류해도 될만하다고 판단되지만, 아쉽게도 명작들이 너무 많아 잘 거론되지 않는 것으로 추측된다. 그래서인지 흔한 케이블TV에서도 잘 접하지 못해 직접 찾는 것이 더 빠르다. 요즘은 공공도서관에서도 영상물을 잠시 빌려 감상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영상자료센터나 영상자료원 같은 곳도 어렵지 않게 찾아갈 수 있다. ^^;;

칼리토는 기억하던 것과는 아주 달랐다. 십수년 전에 몇 번이나 봤음에도 감독이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이었다는 걸 기억하지 못했고, 스릴러 못지 않게 나레이션으로 흘러나오는 대사가 이렇게 묵직한 줄도 모르고 있었다. 아마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장기인 스릴러, 서스펜스가 잘 작동하는 바람에 너무 가슴만 졸였던 탓일 수도 있겠다. 아니면 그 대사의 의미들을 이해할 만큼 나이만 쳐 먹었는지도 모르겠다. ㅡㅡ;;

알 파치노는 갱스터 영화를 정말 많이 찍었는데, "대부"에서는 이탈리아 마피아를, "스카페이스"에서는 쿠바에서 밀항한 성격파탄자 깡패역을, "칼리토"에서는 푸에르토리코 출신의 성실한(?) 깡패를 연기했다. 예전에는 알 파치노가 갱역할만 주로 해서 로버트 드 니로에게 약간 밀린다고 생각했지만, 헐리웃 영화를 많이 보게 되니 발음이나 연기 스타일을 눈동냥해 다시금 감탄했다. 물론 전문가들이 여러 곳에서 잘 살펴보라고 안내하는 얘기들을 주워들은 덕분이기도 하다. ^^;; 

갱스터는 프랑스 갱영화 이후로 오랜만에 드라마적인 요소가 충분히 배어있는 영화다. 감옥에서 썩을 뻔 했다가 친구의 도움으로 자유를 찾은 한 간부급 갱이 성실한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하지만, 과거의 그림자들로부터 끝내 벗어나지 못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 엔딩 부분을 예전에는 불운한 영웅의 최후로 기억하고 있었는데, 지금 보니 어둠에서 벗어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스스로 자조적으로 인정하는 담담함이 아주 매력적이었다.

갱스퍼 무비에서 주인공 갱이 어차피 그 세계를 벗어나지 못하거나 벗어나지만 최후를 맞게 되는 설정은 이제 흔해 빠졌지만, 그 노력에 스스로 만족해 하는 뉘앙스를 비치는 경우는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오래 전 프랑스 영화에서나 가끔 봤던 것 같기는 하다. ^^;; 개인적으로는 헐리웃 영화에서 그렇게 안간 힘을 쓰던 갱이 이도저도 아닌 상태에서 초라하게 죽어가는 게 무지하게 씁쓸했다. 심지어 주인공의 독백조차 스스로를 버리는 듯한 느낌일 때는 정말 최악이었다. ㅡㅡ;;

주인공 칼리토만은 끝내 자신의 스타일인 우정과 신뢰를 지켰을 뿐 주변의 인물들은 정말 하나도 빼놓지 않고 배신한다는 게 이 영화의 특징 중 하나다. 한 사람을 향해 이렇게 많은 배신이 난무하는 영화도 정말 흔치 않다. 그 와중에도 꿋꿋한 주인공이 안쓰럽기만 하다. 

영화 초반 칼리토의 독백에서 결말을 예상할 수 있지만, 영화를 보는 동안에 그 결말을 잊게 할 정도의 연출력을 선보이는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의 수작 중 하나다. 브라이언 드 팔마 감독은 이미 "칼리토" 이전에 남미 계열의 갱스터가 주인공인 "스카페이스"를 연출했기에 이 작품을 하지 않으려고 했으나, 나중에 각본을 보고 참여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그만큼 대사빨이 있다고 추측해도 좋다. ^^;; 

"지 아이 제인"(G.I. Jane), "반지의 제왕"에서 엄격한 군인, 품위있는 용사로 열연한 비고 모텐슨의 비굴한 연기를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재미요소 중 하나다. 숀 펜은 자신의 영화에 투자할 돈 때문에 출연을 결정했다고 들었는데, 그런 것 치고는 아주 열연을 펼쳤다. 정말 인간쓰레기 복사판이었다. 

재미있는 건 칼리토(알 파치노)가 자신을 배신한 클라인펠트(숀 펜)에게 응징하기 위해 병원을 찾는 장면인데, 원작에 없는 부분이었고, 알 파치노 역시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나중에는 납득하고 멋진 장면이 됐는데, 개인적으로 재미있었던 건 나중에 나온 명작 갱스터 중 하나인 "히트"에서 로버트 드 니로가 도시를 떠나기 전에 배신자를 처리하는 부분과 아주 비슷하다는 점이다. "히트"는 로버트 드 니로와 알 파치노가 함께 등장하는 명작 갱스터 영화 중 하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좋아하는 장면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았는데, 영화 초반 칼리토가 우연히 사건에 휘말려 화장실에서 빈 총으로 허세를 떨며 도망치는 장면과 여자친구인 게일(페넬로네 앤 밀러)가 일하는 곳에 갑작스레 찾아가 서로 당황해하며 만나게 되는 장면, 그리고 게일의 아파트에서 문 틈으로 칼리토가 게일을 바라보며 갈구하는 장면이다. 문고리가 걸린 상태에서 영화음악 "You are so beautiful"이 흐르자마자 박차고 들어가는 칼리토의 모습에서 격하게 공감이 간다. 나이 40줄이 되면 알게 된다. ㅋㅋㅋ 뭐 이성적으로는 한심하게 보지만, 심정적으로 공감하는.. 뭔가 겉과 속이 다르면서도 전혀 낯설지 않은 정신적인 트위스터라고나 할까? ^^;; (뭔소린지는 스스로도 모름을 양해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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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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