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일럿 ( Pilot ) 방송이란 드라마에서 정규방송 여부를 가늠해 보기 위해 미리 공개하는 한 편 정도의 에피소드다. 대개는 파일럿 방송 후 본방송이 이어지지만, 간혹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 웨스트윙 " 의 파일럿 방송에서는 전체 시즌의 기초가 될 캐릭터들의 등장과 속성들을 어렴풋이 드러내고, 첫 시즌의 스토리들을 위한 설정들을 보여준다. 

POTUS (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 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데, 어줍잖은 영어듣기 실력으로는 자기들도 ' 포투스 ' 라고 발음한 것 같다. ^^;; 이 때 외에는 등장하지 않는 말이라고 기억되는데, 웨스트윙의 어느 사무실 벽에 붙어 있는 시계들 중에 하나가 " POTUS " 라고 표시되어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시간과 함께 대통령이 방문하고 있는 나라의 시간으로 고쳐가며 보는 것으로 추측된다. ( 잘 안 나오는 말이길래 은어인가 싶었었다. ^^;; ) 


파일럿 방송의 메인 스토리는 조쉬 라이먼 ( 리오 맥게리의 수석 보좌관?)이 기독교 단체에게 방송에서 말실수 한 것이 화근이 되어 짤릴 위기에 처한 것이다. 주요 등장인물들에 대한 소개를 겸한 간단한 사건들이 보여진 후, 백악관에서의 생활들이 전개되고, 메인 스토리의 사건이 해결되면서 끝난다. 

눈여겨 볼 건 역시 등장인물들의 첫 등장씬들인데, 오프닝에서 이름이 제일 처음 등장하는 샘 시본 ( 홍보실장?인 토비의 수석보좌관 ) 이 파일럿방송에서도 첫 부분에 등장한다.

부드러운 외모와 착하고 우유부단한 성격, 그리고 백악관이라는 권력층(?)에서 일하고 있기에 본의아니게 사건사고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은데, 조쉬 라이먼과 함께 여자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샘 시본과 얽히게 되는 고급 콜걸로 " 닥터 하우스 " 의 리사 에델스타인이 등장한다. 

파일럿 방송에서 가장 재밌게 본 장면이 바로 샘 시본과 리오 맥게리의 딸과의 만남이다. 백악관을 견학 온 아주 어린 학생들 중에 백악관 비서실장의 딸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일단 리오 맥게리 ( 비서실장 ) 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온갖 주접(?)을 다 떨고 있는데, 여선생이 딴지를 걸고 나서자 불러내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비서실장의 딸이 누구인지 묻는다. " That would be me.. " 라는 대답을 듣는 샘 시본.. ㅋㅋㅋ

대변인 역할을 하는 씨제이는 다시 보니 첫 등장에서는 완전 푼수끼가 넘치는 캐릭터로 시작된 걸 발견했다. 씨제이의 바보짓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대놓고 그렇게 시작한 줄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남자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삐삐가 온 줄도 모르는 씨제이. 

그에 반해 조쉬 라이먼 ( 비서실장 수석보좌관? ) 은 청소기 돌아가는 소리가 시끄러운 사무실의 책상에 엎어져 자는 모습을 등장하는데, 삐삐 소리가 울리자 번쩍 눈을 뜬다. 씨제이와 조쉬 라이먼이 대비되어 초반에 설정된 캐릭터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조쉬 라먼은 허술해 보여도 역시나 일에 미치는 남자다. 

토비 ( 홍보국장? ) 는 비행기에서 여승무원에게 꼬박꼬박 대드는 모습에서 아마도 유일하게 웨스트윙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을 유지하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대부분은 시즌이 지나면서 조금씩 뭔가 바뀌는 모습이 있는데, 토비만은 짜증날 정도로 똑같다. 고집세고, 말많고, 덤빌 때는 앞뒤 안 가린다. 

비서실장 리오 맥게리는 이때만 해도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대통령 바틀렛을 맡은 마틴 쉰이 후반부에 등장해 모든 일들을 말끔하게 정리하고 파일럿 에피소드를 마무리 짓는데, 제일 화끈하지 않았나 싶다. 시즌이 진행되면서 대통령이 자신에 찬 결정을 하는 일이 거의 드물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웨스트윙의 파일럿을 살펴 보면, 우선 인지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배우는 마틴 쉰과 샘 시본뿐이 아니었나 싶다. 다른 배우들은 실력있는 언더그라운드 쯤이었을 것 같고.. 

따라서, 샘 시본이 출발을 끊고, 가장 인지도 있는 마틴 쉰을 제일 뒤에 배치한 후, 중간중간 누군가 중요한 인물이 등장해야 할 것 같은 암시를 배치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고 유지하다가 막판에 드라마의 극적인 효과를 만들어 내려고 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성공적이지 않았을까 싶다. ^^;; 

이렇게 해서 어느 정도의 시청률과 드라마를 만들 줄 아는 기교가 있는 감독, 작가들이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야 제작비가 안정적으로 충당되어 시즌이 계속되는 게 미국의 시스템이라고 보여진다. 언제나 검증은 중요하다. ^^;;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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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드라마 " 로스트 " 를 재밌게 보던 중 발견하게 된 드라마. 은근히 추천하는 이들의 평이 좋길래 봤는데, 나도 은근히 추천하고 싶다.

주의 : 드라마 스토리 내용 있음!!(스포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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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정 : 그 방에서 나온 모든 오브젝트(물건, 물체)들은 특이한 능력이 있다.
설정 : 모든 오브젝트들은 그 방 밖에서는 결코 파괴되지 않는다.
설정 : 오브젝트들을 조합하면 새로운 능력이 생긴다.

크게 위의 3가지 설정을 바탕으로 우연히 이 방을 발견하게 된 형사가 그 방으로 인해 딸을 잃어버리게 되고, 주어진 단서들을 찾아가며 마침내 딸을 되찾게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기본스토리는 너무 평범한데, 재미적인 요소를 무척 잘 덧씌워 흥미진진하게 볼 수 있도록 만든 오락영화다. 아버지는 딸을 찾기 위해 알 수 없는 모험도 불사한다는 아주 교훈적인 주제다. 그 알 수 없는 모험들 중 대부분은 드라마가 끝나도 알 수 없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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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의 주요 소재는 단연 방(모텔룸)과 오브젝트(물체, 물건)들이다. 주인공이 모텔키를 얻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들때문에 딸이 모텔방에서 알 수 없는 공간으로 사라져 버리면서 본격적인 모험이 시작된다. 오브젝트들에 대해 아는 것 하나 없는 주인공이 관련자들과 접촉하게 되면서 오브젝트들의 사용법이나 능력들을 알아가면서 마침내 딸 아이를 다시 불러올 수 있는 오브젝트에게까지 도달한다.

매우 중요하고 심각한 능력을 가진 오브젝트들이 있는 반면, 정말 웃을 수 밖에 없는 능력을 가진 오브젝트들도 있다. ( 이런 오브젝트들은 거의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반드시 필요한 오브젝트들 때문에 물건만 등장하면 관객들을 호기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 또한 이상한 집단들도 서너개나 되어 드라마를 보는 내내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또 어떤 놈이 뒤통수를 때릴 지 혹은 어떤 집단이 해꼬지를 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 끊임없이 전개된다.

하지만, 원래 3부작이었는지 아니면 긴 스토리를 줄여서 드라마화 한 건지 몰라도 관객들이 가진 의문의 절반정도는 끝까지 알 수 없다. 이건 마치 영화에서 맥거핀 효과처럼 관객들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설정들이 너무 많아 재미는 있지만, 드라마가 끝나면 허탈감도 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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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주인공역을 맡은 피터 크라우스(조 밀러역) 은 꽤 매력있어 보이는 배우지만, 연기력이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여자들이 꽤 어필할 만한 타입으로 보이나, 폭발력이 부족해 보였다. 어찌나 착하기만 한지.. --;; 사실 스토리상으로 보면 꽤나 화가 날만한 상황에서도 그 살인미소 비스무리한 것만 부각되어 공감하기 어려울 때가 있었다. 침착한 건 좋지만, 아버지로서 애타는 마음은 좀 더 고통스럽거나 애증의 불안정한 표정일 필요도 있다구요~~

전체적으로 약간 싼 티가 나기도 하고, 너무나 형식적인 결말 등의 옥의 티도 있지만, 확실히 추천할 만한 드라마다. 부디 궁금증만 남았다는 불평은 하지 말기를.. 그냥 보는 내내 재미있는 드라마일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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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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