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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엔젤전설 " 이라는 코믹액션물로 우리나라에 알려진 Norihiro Yagi ( " 노리히로 야기 " 라고 읽어야 하나? ) 의 작품이다. 전작인 코믹액션물과 달리 진지한 환타지 액션물을 그렸는데, 아주 괘적을 달리하고 있어 주목된다.

환타지 액션물로는 보기 드물게 페미니즘적(?)인 냄새가 물씬 풍기며, 여성간의 유대가 마치 마초 액션 만화들의 전유물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설정은 대강 이렇다.

어떤 대륙에 " 요마 " 라는 인간을 잡아먹는 괴물들이 살고 있었다. 이 " 요마 " 를 퇴치하는 존재로 " 클레이모어 ( 장검 ) " 라는 여전사들이 있는데, 실력이 높은 수록 낮은 수를 부여받는다. ( 1 번 여전사가 가장 실력이 높다. )
" 클레어 " 라는 여주인공은 40 번대를 넘는 열악한 수준의 전사로, " 요마 " 를 퇴치하기 위해, 그리고 자신의 염원을 달성하기 위해 끊임없는 여행을 떠난다. 일반인 남자 주인공과도 만나게 되고, ( 후에 아주 새로운 모습을 다시 등장 ), 경쟁적인 여전사들과 끈끈한 동료애를 이루게 되며, " 클레이모어 " 라는 존재 자체가 가진 비밀을 파헤치며 스토리가 전개된다.
" 클레어 " 와 그 밖의 여전사들 간에 과거, 그에 따른 현재의 관계 등도 비중있게 다루며 마치 아마존 여전사들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초반에는 별 매력을 느낄 수 없었다. 환타지 설정이 새로운 것도 아니고, " 요마 " 와 " 클레이모어 " 의 힘의 균형도 영 마뜩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그림체가 매력적인 것도 아니어서 순전히 이전작인 " 엔젤전설 " 에 대한 후광으로 읽고 있었는데, " 클레이모어 " 가 각성( 혹은 폭주 ) 하게 되면 " 요마 " 가 된다는 설정이 등장하면서 단순한 환타지 로드 액션물을 벗어나 다양한 모습을 띄게 된다.

그런 상황 전개가 되고 보니 초반 여주인공이 사람들로부터 핍박받는 모습이나 여러 말도 안되는 불합리한 설정들이 사실 남성사회에서 살아가는 여성들의 특성을 따온 것임을 느낄 수 있었다.

지금까지의 전개를 봐도 많은 곳에서 그런 부분을 느낄 수 있는데, 왜 여성만이 " 클레이모어 " 가 되어야 하는지, ( 최근 시리즈에서는 남자도 " 클레이모어 " 전사가 될 수 있는 설정이 등장하지는 하지만.. ) " 클레이모어 " 라는 여전사를 양성하는 이들은 모두 남자들이며, 위기상황에서 여성 전사들이 보여주는 모습이 남자들 못지 않게 투지넘치면서도 여성 특유의 이타심, 배려가 엿보이는 건 특이하면서도 재밌다.

이제는 남자 주인공들의 전유물이었던 허무함과 위기를 담담히 받아들이며, 끊임없는 자기희생을 보여주는 영웅 전사물로써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좀 애매한 건 단순한 " 클레이모어 " 로써의 여주인공이 기존에 " 요마 " 로 폭주하는 " 각성 " 과는 다른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는 " 각성 " 을 보여주는데, 이런 설정이 암시하는 바가 뭔지 감이 오질 않는다. 대부분의 환타지 모험물에서는 모험을 겪으며 실력이 쌓여가며 영웅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게 일반적인데, 만화 " 클레이모어 " 에서는 이런 부분에 더해 마치 무협지에서 기연을 얻어 고수가 되는 듯한 특이한 설정들이 나타나고 있어 흥미롭다.

17 권 이후부터는 우리나라에 아주 오랜 시간을 거쳐 들어오고 있는 터라 점점 기다리기 힘들어지는 아쉬움이 있지만, 지금까지의 전개와 특징을 계속 유지할 수 있다면 만족스러울 것 같다. 물론 중간중간 황당하게 전개되는 부분들 - 예를 들자면, " 요마 " 가 어떤 전쟁도구의 실험체일지도 모른다는 것이나, 초반에 정말 막강한 존재로 그려졌던 " 심연 " 의 요마들이 허무하게 죽어가는 장면이라든가 - 도 없지 않아 잠깐 실마하기도 했었는데, 20권 마조의 잔재 편에서부터 그나마 수습이 된 것 같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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