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전에 흥행에 성공한 " 인간시장 " 이라는 소설이 있었다. " 장총찬 " 이란 청년이 산에서 무술을 익혀 고수가 된 후, 세상에 내려와 온갖 불의와 맞서 싸우는 스토리인데, 주인공이 맞닥뜨리는 악이 실제 현실의 각종 비리와 비슷했고, 워낙 통쾌하게 무찔렀기에 당시에 엄청난 인기를 누렸다. 이 " 장총찬 " 캐릭터의 원래 이름이 " 권총찬 " 이었는데, 검열에 막혀 " 장총찬 " 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주진우 기자의 " 주기자 " 를 읽으니 " 권총찬 " 이 그리워졌다. 

" 인간시장 " 은 소설이었기에 묵은 체증을 쓸어내듯 신나게 그려낼 수 있었지만, " ( 주진우의 정통시사활극 ) 주기자 " 는 신문기자의 불타는 취재연대기이기에 팩트와 분석이 있을 뿐이다. 언제나 있어 왔다고 생각했지만, 아직도 이렇게 규모가 클 줄은 예측하지 못했던 것들이다. 

주기자:주진우의정통시사활극
카테고리 정치/사회 > 사회학
지은이 주진우 (푸른숲, 201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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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잡하지 않아 좋고, 일목요약해 좋고, 팩트여서 좋다. 이기기 위한 감언이설이 없어 좋고, 비겁한 척 하지 않아 좋고, 구슬프지 않아 좋다. 사회인이 되기 위해 알아야 할 세상의 병폐들, 비슷한 패턴들, 총체적 문제들이 뭔지 알려줘서 좋다. 

답을 주지 않아도 이렇게 갑갑하지 않은 책은 별로 없다. 실제 활극이 없으면서도 머리에는 긴장감이 감돈다. 소설 속 권총찬은 사람들을 쥐고 흔들만한 무술실력이라도 있었지만, 주기자에게는 글쓰는 팬과 정보원이 전부다. 이 사람 제명대로 살 수 있을까? ㅎ

실제 확인했을 팩트들의 100분의 1도 드러내지 않았을 것 같지만, 그 메시지만은 강렬하다. 우리 모두는 약자다. 언제 밟혀도 이상하지 않을 사회에 살면서 스스로가 스스로를 도우려는 노력은 얼마나 하는지 의문이다. 주기자는 말한다. 철들지 않고 살겠다고.. 

간만에 감동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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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저자가 지은 메이저리그 관련 서적 중 괜찮은 책이 나왔다. 140년 미국 프로야구 역사 속에서 기억될만한 야구인들 74명을 모아 인물열전식으로 서술한 책이다. 

메이저리그를 자주 보는 편은 아니지만, 인터넷에 관련 동영상이 올라오거나 간단한 기록이나 기사는 살펴보는 편이고, 서양 저자들이 지은 야구관련 서적을 몇권 읽었던 수준에서 보자면 메이저리그 입문서나 야구입문서로 보기는 어렵고, ( 기록이 가지는 의미나 용어들이 아무래도 어렵게 느껴질 것 같다. ) 이미 야구에 대해 어느 정도 알기 시작해서 빠져들기 시작했다고 느껴지면 아주 읽어볼만하다.

크게 8 장으로 구분해서 각 소주제에 걸맞는 야구선수나 관련자들의 일대기를 비교적 짧게(?) 서술해 놨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 스타일이라고 생각하면 될 듯 싶다.

각 인물에 대한 서술은 기자출신답게 일목요연하고 군더더기없게 요약되어 있고, 적절한 에피소드들이 읽는 이에게 메이저리그의 풍성한 감동을 전해준다. 개인적으로는 5분의 1 정도나 낯선 인물이었는데, 기존에 알고 있던 인물들에 대한 새로운 얘기도 제법 알게 되서 즐거웠다. 

책은 메이저리그의 긍정적인 부분과 인간승리의 드라마가 담겨진 부분을 부각시키고 있어, 메이저리그 역사 전체를 객관적으로 조명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트 로즈는 아마 위대한 경기력을 뒤로 하고 은퇴한 뒤, 도박 문제로 제명된 것으로 아는데, 이런 인물들은 모두 빠져 있다. 특히 스테로이드 관련 선수들은 무조건 빼버렸다. 

이 책을 읽기 위해서는 야구나 메이저리그에 대해 어느 정도 사전지식이 필요한데, 빌 제임스라는 야구통계에 관한 선구자와 야구기록을 표시하는 용어들은 필수가 아닐까 싶다. 인물소개 중 선수의 야구관련 기록에 관해 꼭 몇페이지씩 할애하는데, 74명이나 되다보니 나중에는 지겨워지기도 한다. 의례적인 가정사 역시 비슷하다. 

메이저리그레전드미국프로야구140년전설이된야구인이야기
카테고리 취미/스포츠 > 레포츠
지은이 김형준 (한스컨텐츠,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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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사에 남아있는 명언들을 선수의 삶과 비교해 들려주는 게 아마 이 책의 가장 큰 재미가 아닐까 싶다. 피상적으로 알고 있던 선수나 경구가 좀 더 피부에 와닿는다. 모두 치열한 삶을 살았다는 건 분명하다. 

8장 우리시대 레전드에서 노모 히데오와 박찬호 선수가 등장하는데, 좀 납득하기 힘들다. 박찬호 선수가 우리나라 기준으로 분명 훌륭한 선수이고,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보통 이상임은 분명하지만, 이곳에 나열한 인물들과 비교해 레전드급에 속하는지는 잘 모르겠다. 최초의 흑인 메이저리거 재키 로빈슨이나 라틴계, 유대계 선수 중 레전드급 선수와 비교해 보면 박찬호 선수는 크게 어필하는 부분이 없다. 우리나라 책이니 박찬호가 들어갔다고 해서 이상할 것 없지만, 책 제목이 " 메이저리그 레전드 " 라면 약간 갸웃할 수 밖에 없는 부분이다. 

그래도 2만원대 가격, 블로그 포스팅들을 잘 재구성 및 수정해서 책으로 만들어 낸 점, 정말 깨알같은 재미들로 인해 추천할 만한 책이 됐다. 




지은이 김형준의 블로그
http://blog.naver.com/generlst 


베이스볼 레퍼런스
http://www.baseball-referenc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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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십자군에 의해 예루살렘이 해방된 직후부터 ( 대략 1099년 이후 ) 이슬람 세력인 살라딘이 다시 예루살렘을 되찾은 1188년경까지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1권에 비해 스토리는 다소 난잡하지만, 흥미진진한 얘기들이 많이 등장합니다. 난잡한 이유는 서방측 ( 옥시덴탈 ) 이나 동방측 ( 오리엔탈 ) 이나 자기들 간의 권력투쟁에 여전히 헤매고 있고, 1차 십자군의 히로인들이 사라진 자리를 메워줄 인재들이 한참 뒤에나 등장하기에 초반에는 다소 지루한 면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지루한 시간들 속에 양대 문명은 서로를 좀 더 깊이 알아가게 된 것은 중요한 사실입니다. 비록 오해한 것이 많기는 해도.. 

만화나 영화 속에 흔히 등장했던 템플기사단이 이 십자군 전쟁을 통해 탄생됐고, 성 요한 기사단과 함께 이름을 날렸다고 합니다. 이들은 모두 종교기사단이고, 종교기사단은 사제의 의무를 무력으로 수행했던 이들입니다. 성 요한 기사단은 무력보다 의료에 더 중점을 두긴 했지만, 기사단이라는 것이 어떻게 꾸려졌고, 왜 템플기사단은 오늘날 은행 혹은 대부업의 시초가 되었는지 알 수 있게 해줍니다. 기사단은 최대 인원이 몇 백명을 넘은 적이 없을 정도로 작은 규모였음에도 십자군 전쟁 내내 이름을 떨칠 존재들이라 좋은 멀티미디어 콘텐츠의 소재가 될 만 했습니다. 2권의 표지그림은 이 템플기사단의 모습을 그리고 있습니다. 

최근 " 일리어드 " 라는 아틀란티스를 다룬 일본 만화를 볼 수 있었는데, 역사적 지식 없이 이 만화를 보게 되면 역사를 왜곡되게 인식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 산의 노인 " 이란 존재가 이슬람 자객들의 존재들임은 분명하고, 명맥이 사라졌는지는 알 수 없다고 하지만, 템플기사단에게 존재 자체를 위협받은 적이 있을 정도였으니 만화에서처럼 엄청난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전 17권으로 완간되서 보기는 편하지만, 일본 위주의 스토리이 전개가 거슬립니다만 만화적 재미는 제법 있습니다.

일리어드
카테고리 만화 > 드라마
지은이 Toshusai Garaku (학산문화사, 200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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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후반부에 가면 1권에 등장했던 인물들보다 훨씬 매력적인 역사적 인물들이 등장하는데, 문둥이와 " 보두앵 ", " 살라딘 ", " 발리앙 이벨린 " 이 그들입니다. " 킹덤 오브 헤븐 " 이라는 영화의 주인공인 " 발리안 " 의 실제 모델로 여겨집니다. 

기독교 관련 영화는 이제 거의 보지 않고 있어 " 킹덤 오브 헤븐 " 도 관심이 없었는데, 케이블에서 워낙 틀어주는 바람에 대강은 보게 되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게 문둥이왕 " 보두앵 " 과 이슬람측 " 살라딘 " 이었는데, 영화 속에서보다 이 책에서 그 존재감이 묵직했습니다. 

명철하고 용감했지만 불운했던 문둥이왕 " 보두앵 " 이 죽은 후, 동양의 강력한 군주 " 살라딘 " 은 예루살렘을 다시 되찾기 위해 수만명을 이끌고 진군하는데, " 발리앙 이벨린 " 이라는 고귀한 기사가 등장해서 극소수의 병력만으로 저항하다가 " 살라딘 " 과 명예로운 협상을 끝으로 퇴장합니다. 여기서 " 살라딘 " 이 보여준 관용과 존경의 모습은 발리앙 못지 않습니다. 오히려 발리앙보다 잃을 게 많았던 살라딘이 더 부담스런 상황이었을 겁니다. 

" 킹덤 오브 헤븐 " 은 " 발리안 " 의 입장에서만 비춰져서 이런 아름다운 역사의 한 장면을 제대로 살려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리스도교와 이슬람 양쪽의 시선이 균등하게 담겨야 하고, 역사적 사실을 영화 속에서 관객에게 충분히 알려줘야 하는데, 일반 관객 중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십자군 전쟁에 대해 이렇게까지 알고 있을지 의문입니다. 감독의 원래 의도는 기독교와 이슬람 간에 이뤄질지도 모를(?) 화해에 관한 얘기를 하고 싶어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십자군이야기.2
카테고리 역사/문화 > 서양사
지은이 시오노 나나미 (문학동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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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덤 오브 헤븐
감독 리들리 스콧 (2005 / 미국,스페인,영국,독일)
출연 올랜도 블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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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권의 전체 내용은 이슬람의 대역습 정도 되고, 시오노 나나미의 표현에 의하면 이번에는 이슬람 쪽에서 수많은 인재들이 등장했기에 역사의 부조리라고도 합니다만 별로 공감가지는 않습니다. 그리스, 로마시대의 영우들에 비해 다소 정치, 경제, 군사적인 면에서 격이 좀 떨어집니다. 몇몇은 인재라도 불러도 될만하지만, 이슬람에 많은 인재라고 하기에는 좀 부족해 보입니다. 2권에서는 어느 쪽이 더 멍청했는가와 어느 쪽이 더 자기위주의 한심한 사고방식을 가졌었는가를 동방 ( 오리엔탈 ) 과 서방 ( 옥시덴탈 ) 이 비교해 보는 시기였던 것 같습니다. 

암울했던 지도층이나 시대상황에 반해 템플기사단, 성 요한 기사단, 문둥이왕 보두앵, 살라딘, 해시시를 피우는 남자들 ( 암살자, 어쎄신의 어원 ) 등 흥미로운 역사적 얘기거리를 여럿 읽을 수 있어 좋습니다. " 산의 노인 " 이 이끌던 암살자 집단을 괴멸 직전까지 몰아갔던 " 템플기사단 " 은 도대체 어떤 사람들이었을까 상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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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usades 가 십자군이란 뜻이었군요. 왠지 십자군, 중세라고 하면 마녀사냥, 마법같은 것만 떠올렸는데, 이 책을 통해 역사의 한부분으로 이해할 수 있게 됐습니다. 

시오노 나나미가 2010년부터 집필하기 시작했다고 하고, 모두 3권으로 마무리된다고 합니다. 현재 2권까지 나온 상태고 1권만 읽은 상태지만, 시오노 나나미 특유의 객관적이고, 설득력있는 시선이 묻어나와 기대해 볼만 합니다.

1권은 1095년 클레르몽에서 교황 우바르누스 2세가 성전을 호소하면서 1차 십자군이 형성되어 예루살렘을 탈환하고, 십자군 국가가 성립되는 상황까지 진행됩니다. " 신계서 그것을 바라신다 ( Deus lo vult ) " 라는 군중의 환호가 인상적입니다. " 선한 사람으로 하여금 사람을 죽일 수 있도록 만드는 게 종교 " 라는 인터넷에서 발견한 내용이 새삼 떠오릅니다. 정확한 문장은 아니지만 대략 이런 내용이었고, 어떤 다큐멘타리의 캡쳐 장면 같았습니다. ^^;; 

장장 200 년간 계속 됐고, 역사상 가장 엄청난 2 개의 종교 세력 간의 싸움이었음에도 그간 모르고 지냈네요. 간단하게 듣기로는 재물에 눈이 어두운 유럽 기사들이 종교를 핑계로 이슬람 지역을 침탈한 것으로 듣고 있었는데, 역시 역사는 알고 보면 그리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됩니다.

종교, 경제, 정치, 민족, 명예욕 등이 어우러진 드라마 속에서 역사의 혼돈이라는 게 어떤 건지 제대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오노 나나미가 좋아할 만한 인물이 몇 등장하지만, 크게 티를 내지 않는 것으로 보아 3권에서 무난히 끝날 것 같습니다. 가끔 시오노 나나미의 책들 중에는 개인적으로 좋아한 인물들에 대해 지나치게 할애한 느낌이 들기도 했습니다. ^^;; 

역사 속에 있는 듯한 생동감은 잘 모르겠지만, 압도적인 필치는 여전했습니다. 생동감이 " 로마인 이야기 " 에 비해 떨어지는 건 아무래도 로마시대보다 수준은 떨어지고 잔인해진 전쟁들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건 뭐 새롭지도 않고, 절묘하지도 않은 무난한 전술에 생떼쓰듯 달려드는 군대들이라 그냥 턴방식의 전략게임보다 못한 느낌입니다. ^^;;

십자군이야기.1
카테고리 역사/문화 > 서양사
지은이 시오노 나나미 (문학동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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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평화주의자가 되길 바라며 썼다는 시오노 나나미의 말처럼 종교의 광기에 휩쓸려 자신들이 하는 행동에 어떤 윤리적 가치, 인간의 존엄성도 부여하지 못했던 비극적인 중세 기사들의 모습을 그려냅니다.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패전국이며, 그 다음 피해자는 승전국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거기다 전쟁을 벌인 이가 수습하지 못한 채 지겹게 계속될 이 십자군 전쟁을 통해 우리는 평화주의자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간접적으로 배울 수 있게 됩니다.

간만에 " 카놋사의 굴욕 " 사건이 어떤 것인지 다시 확인한 게 좋았습니다. 왠지 멋진 역사적 사건일듯한 제목이라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게 들여다 보니 정말 역사적으로 큰 재앙을 일으키는 복선이 됐었네요. 종교와 황제의 암투라니요.. ㅎ

" 에반게리온 " 애니메이션에 등장하는 " 롱기누스의 창 " ( 예수가 십자가에 못 박혔을 때 옆구리를 찔렀다는 예수의 피가 묻은 성스러운 창 " 이 성물로 등장하는 게 이 십자군 전쟁을 통해서였다는 건 새로 알게 된 재밌는 역사적 사실입니다. 그 후 4 개로 분화된 등장했다고 하네요. 어째 종교적 성물들치고 확실한 건 많지 않은가 봅니다.

킹덤 오브 헤븐
감독 리들리 스콧 (2005 / 독일,미국,영국,스페인)
출연 올랜도 블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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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 킹덤 오브 헤븐 " 이라는 영화가 얼마 전에 개봉했고, 케이블을 통해 봤었는데, 당최 뭔 내용인지 이해를 못했는데 이 책을 읽으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네요. 2권에 등장하는 살라딘과 문둥이 왕 보두앵 때를 배경으로 한 영화였나 봅니다. 

번역은 무난했던 것 같은데, 239쪽 상단에 등장한 문단은 좀 난해했습니다.

...
선인과 악인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한 인간 안에 ' 선 ' 과 ' 악 ' 이 공존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종교나 철학이나 윤리를 통해 교정하려고 노력하는 것인데, 아직도 그 성과는 신통치 않다. 엣사람들은 이러한 현실을 두고 '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 고 말했다.
- 본문 239쪽 발췌. 


시오노 나나미의 전쟁에 관한 소견을 피력한 문장 같은데, "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다 " 라는 게 원래 이런 뜻으로 사용하는 건지 궁금하네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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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수님의 30년 글쓰기에 대한 비법이 들어있다고 한다. 읽어보니 " 비법 " 인지는 모르겠지만, 서양의 글쓰기 서적이나 우리나라 문학서적의 난해한 글쓰기 안내서보다는 훨씬 쉽게 와닿는 얘기들이 들어있었다. 책두께도 얇고 내용도 간결해서 좋았지만, 무공이나 이외수 님만의 세계가 좀 들어있어 거북한 점이 있기도 했다. 

크게 단어의 장, 문장의 장, 창작의 창, 명상의 장으로 분류한 후, 각 챕터마다 기본이 튼튼해지는 얘기를 독특한 스타일로 풀어놓았다. 단어의 장은 좀 지루하고, 애매모호했는데, 그럼에도 단어채집에 대해 적응해 가니 그 다음장으로의 진행이 쉬워졌다. 

문장의 장은 직유, 은유 등등의 수사법이나 글쓰는 사람의 마음가짐 등에 대해 설명한다. 문장을 이에 맞춰 써 보는 것도 좋은 연습이 될 것 같다는 느낌이 강하게 온다. 

창작의 장은 전개나 구성에 관해 얘기하며 소설 등의 여러 스타일로 쓰여진 이외수님의 글들이 발췌되어 있다. 여기서 이외수님의 제대로된 글을 아직 읽지 못했다는 걸 깨달았다. 이 책은 이외수님의 " 장외인간 " 이후로 두번째 책인데, " 장외인간 " 은 좀 실망스러워 이외수님을 그냥 기인 정도로 여기고 있던 터였다. " 벽오금학도 " 나 " 괴물 " 을 봤어야 하지 않나 싶다. 시간되는대로 찾아볼 작품이 몇 있었다. 

명상의 장은 제목처럼 명상을 통해 사색을 중시하라고 하며 스스로를 정신적으로 채우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는데, 별다른 비법이 있을리 없다. 아주 짧은 장인데, 글쓰기에 대한 절절한 질문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그러나, 대답을 준비하라

만약 이 세상에 종말이 온다면 그대는 무엇을 하겠는가.

- 271쪽 발췌


글쓰기의 공중부양
국내도서>인문
저자 : 이외수(oisoo)
출판 : 동방미디어 2006.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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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글쟁이가 되거나 소설가 등이 되고픈 허황된 욕심은 사라진지 오래니 별다른 부담감은 없는데, 이런 질문을 하기에는 책 내용이 다소 가벼워 보인다. 그럼에도 글쓰기는 약간의 체계적인 개념과 연습, 부단한 노력 그리고 애끓는 열정이 있으면 언제든 실행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다. 복잡한 이론과 기교보다 바른 마음가짐, 진심을 담으려는 노력이 아주 중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글쓰기에 제법 도움이 될만한 책이다. 보기보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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