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화됐다기에 얼마나 재밌나 싶어 읽었는데, 소재, 주제, 분량이 모두 만족스러웠다. 

고1, 17세 완득이의 성장소설인데, 약간 익살스럽고 평범한 문체가 친근하게 다가온다. 성장소설의 주인공이 대부분 그러하듯 가난하고, 사연있는 집안의 모습과 사회 속에서 버텨가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주인공의 시점에서 전개되고 툭툭 내뱉는 관조적인 대사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긍정적으로 흘러가는 스토리와 묵묵히 받아들이는 주인공의 모습에서 흐뭇함을 느낄 수 있다. 

보통의 성장소설에서 멘토 역할을 하는 성인들이 곧잘 등장하는데, " 완득이 " 에서는 " 똥주 " 라는 장난끼 많은 캐릭터가 그렇다. 무지하게 괴롭히고 막되먹은 사회선생이지만, 한국사회에 대해 뚜렷한 소신을 가지고 있다. 오지랖이 참 넓은 밉지 않은 인물로 그려진다. 부자 아버지와 외국인 노동자 착취문제로 갈등을 겪으며, 남몰래 외국인 노동자를 도우며 살고 있는데 이 덕분에 " 완득이 " 는 어머니와 만날 수 있게 된다. 여러모로 유용한 역할을 해주는 매력있는 캐릭터다. 

완득이_표지

출처 : DAUM 책

 


분량도 짧아 가볍게 읽을 수 있고, 억지스럽게 주인공이 모든 것을 극복한다거나 하지 않아 좋다.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모습과 은근히 변해가는 속내가 슬며시 미소짓게 한다.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라는데, 저자인 김려령님은 1971년생이다. 청소년문학상이라고 하면 청소년들만 지원하는 줄 알았는데, 청소년을 위한 소재면 누구나 응모가 가능한 모양이다. 김려령님은 어른들도 읽을 수 있는 소설이 되기를 바랬다는 데, 성공한 것 같다.

추억이 떠오르는 건 아니지만, 삶의 모든 것을 받아들이면서 커가는 청소년의 모습에서 마음 한켠이 따뜻해진다. 

완득이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지은이 김려령 (창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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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한다는 것 " 에 대해 새로운 자극을 던져주는 경쾌한 책이다.

웹 기반 소프트웨어 업체 37signals 의 창립자 2명이 쓰고, 1999년에 입사한 첫 직원인 매튜 린더먼이라는 이가 하나의 책으로써 모양새를 갖추도록 손질해서 나온 책이다. 

http://37signals.com/svn/  ( Signal vs. Noise 블로그 ) 

지은이들은 세간에서 통용되었던 비즈니스에 관한 메시지들에 의존하는 것보다 스스로 고민하고, 체험하고, 성과를 내면서 회사를 꾸려가는 것이 훨씬 잘 운영된다는 것을 결과로 말해주고 있다. 

지은이들은 기존의 전통적인 관념들을 버려야 하는 이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들은 그동안 전해져오는 다른 사람들의 말들이 이미 효용성이 없음을 증명한다. 연역적인 설명이 아닌 자신들의 결과물을 가지고 귀납적으로 증명하기에 강렬하고 설득력이 넘친다. 읽다 보면 재밌게 일할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든다. 

정말 좋았던 점은 이들이 해주는 성공담과 함께 이들이 스스로에게 했던 질문과 결정들이다. 그때 스스로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면.. 이런 결정과 실천을 했더라면.. 하는 아쉬움도 함께 찾아온다. 


똑바로_일하라_표지

출처 : DAUM 책



세스 고딘이나 광고문구나 제목이 좀 너무 억압적인 느낌이 있긴 하지만 분명 좋은 책이다. 이렇게 하라 라고 지시하는 것 같지만, 사실 자신들의 주장이 옳았음을 외치는 듯한 느낌이다.  

챕터들을 읽다보면 내용이 서로 상충되는 게 아닌가 싶은 부분도 있다. 어떤 부분에서는 틀을 파괴하고 현실세계를 무시하라라고 하지만, 어떤 부분에서는 현실적인 제약을 인정하라고 하기도 하고, 그만둘 때를 알라고 하기도 한다. 그런데 좀 더 문맥에 집중해 보자면 전혀 아니라는 걸 알 수 있다. ( 물론 저자가 2명이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 현실은 기본적으로 극복가능한 것으로 간주하고, 냉정하게 분석한 후 스스로의 능력에 맞게 나눠 접근해서 끊임없이 결과를 도출해 내라는 얘기다. 
 

너무 임펙트있게 보이려는 번역의 의도가 느껴지는 데,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 왜냐하면 책 내용이 분명 일하는 방법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강렬하게 던져주는 반면, 그냥 맹목적으로 따라할 만한 프레임 ( 틀거리 ) 는 아니기 때문이다. 

시오노 나나미의 " 로마인 이야기 " 에 보면 " 율리우스 카이사르 " 의 장군으로서의 능력에 대한 얘기가 나온다.
로마의 전성기 시대에 유명한 장군들이 몇몇 등장한다.
병참 개념을 창시한 피로스나 속도의 중요성과 과감성을 인식한 알렉산더 대왕, 정예부대의 중요성을 보여준 한니발과 이런 한니발을 무찌른 스키피오 아프리카누스등은 전쟁사에 표본으로 등장한다고 한다. 그럼에도 이들 못지 않게 훌륭한 전쟁을 수행한 " 율리우스 카이사르 " 는 훌륭한 정치가로써 더 널리 알려져 있다. 
시오노 나나미가 들려준 이유는 " 율리우스 카이사르 " 의 수법은 누구나 따라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었다고 한다. " 율리우스 카이사르 " 는 이전에 등장했던 명장들의 방법을 자신의 스타일로 적용시켜 활용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공과 실패가 공존했던 장군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승리를 가져왔다.

똑같은 상황, 똑같은 조건, 똑같은 자원을 제시하더라도 " 율리우스 카이사르 " 라면 자신이 직접 보고 답을 제시하겠노라라고 했을 것이라는 게 시오노 나나미의 얘기다.
이전 명장들의 방법은 닥치고 따라하라고 할 정도로 분명하고, 자질에 상관없이 기본적인 방법론이었지만, " 율리우스 카이사르 " 의 방법은 실전적인 적용에 더 중심을 뒀던 것이다. 

" 율리우스 카이사르 " 가 로마인들 간의 내전에서 " 폼페이우스 " 와 싸움이 그 경우에 해당할 수 있겠다.

두 장군 모두 명장이라 불리울만한 사람들이었는데, 병참, 속도, 전개의 중요성에 대해 똑같이 인식하는 수준의 훌륭한 로마부대를 이끌고 있었다. 수적으로 열세였던 " 율리우스 카이사르 " 는 그 중에서도 속도와 전개의 주력이었던 기마부대의 부족이 여실히 약점으로 인식하고 있었고, 상대방도 이를 적극 활용하려 했다.

" 율리우스 카이사르 " 는 황당하게도 창병들로 하여금 기마부대를 봉쇄하고 이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기존에는 속도감있는 기마부대가 중장비 보병을 에워싸거나 몰아부쳐 전력을 약화시키거나 분쇄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 율리우스 카이사르 " 는 적의 기마부대가 속도를 내기 전, 즉 말이 달리기 시작하기 전에 숨은 상태로 서서히 접근하던 창병들이 그 앞으로 뛰어가 버티고 서서 말들을 뛰지 못하게 했던 것이다.

당시에 이런 배짱을 가진 베테랑 병사들이 " 율리우스 카이사르 " 쪽에 있었고, 그런 지시를 내릴만한 황당한 장군은 " 율리우스 카이사르 " 뿐이었다. 만일 평범한 장군이 이런 명령을 내렸다면 병사들은 확신이 없어 그냥 흩어졌거나 어중간하게 서있다가 말들에게 짓밟혔을 것이다. 

이는 분명 틀을 깨는 접근이었고, 상황마다 지휘관의 적절한 판단과 베테랑 병사들의 실행이 있었고, 모두는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정리하면 이 책은 성공한 이들이 자신들은 이렇게 해서 성과를 냈다고 하는 방법 중에 한 가지를 보여주었고, 많은 이들에게 좋은 예가 될 수 있다. 그렇지만 모든 이들에게 적절하게 수행할 수 있는 방법론인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자기계발서는 스스로 깨우치는 사람들보다 부족하다고 느끼거나 실제 부족한 사람들을 위해 씌여지기 때문이다. 나를 포함한 이런 사람들이 이들을 따라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읽고 나니 마치 로마군의 1대대를 보는 듯한 느낌이다. 로마인들은 한 개의 군단이 여러 대대로 구성되며, 산전수전 다 겪고 살아남은 이들이나 실전을 통해 능력을 인정받은 이들을 중심으로 꾸려진 게 1대대라고 한다. 따라서, 1대대의 대대장은 로마군의 귀족 간부들도 무시하지 못했다고 한다.


똑바로일하라성과는일벌레를좋아하지않는다
카테고리 자기계발 > 성공/처세
지은이 제이슨 프라이드 (21세기북스, 201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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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통해 본 저자들이나 37signals 의 회사 모습이 그와 같았다. 그들의 모습을 따라 보는 것은 분명 좋은 체험일 수 있지만, 다른 대대에서 1대대로 가게 되는 사람은 소수였다고 하는 사실도 떠오른다. 물론 군단 전체가 그지같은 경우를 제외하고는.. 

적어도 1대대에 속하는 인물들의 성향을 이해하고 있다면 언젠가 제대로 인식하고 자기것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하는 희망을 주기는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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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읽고 난 뒤 " 제목 좀 잘 짓지 " 하는 아쉬움이었습니다. 

사실 요즘 야구서적들이 비교적(?) 많이 나오고 있는데, 이 책은 제목만 보고 뒤로 미뤄두고 있다가 지금에서야 읽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왜 이제사 읽었나 싶습니다. 

제목만 빼면 표지에서부터 챕터별 제목들, 구성, 사진그리고 문장들까지 꽤 흡족합니다. 다른 책들과 달리 지은이 ( 김성근 ) 외에 " 말꾸밈 " 이라는 역할이 있었습니다. 박태옥님이 하셨더군요. 아쉬운 건 각 챕터가 김성근 감독 야구인생에서 기억에 남는 중요한 경기들을 나열하고 있는데, 출판사 측에서 별첨자료로 그 경기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 좀 더 자세하게 알려줬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두 세개 정도의 경기정도만 기억나더군요. ^^;;

이 책은 꼴찌를 일등으로 만드는 얘기거나 꼴찌에서 일등이 될 때까지의 역정을 그리거나 하는 얘기가 아니라 김성근 감독님이 야구에 대한 열정 하나로 정상에 오르기까지 꿋꿋했던(?) 모습과 추억을 기록하고 있을 뿐입니다. 애초에 시작이 꼴찌라고 하기에는 너무 왜곡한 느낌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밑바닥에서 출발했지만, 마음과 정신자세만은 이미 준비되신 분이셨습니다. 


꼴찌를_일등으로_표지

출처 : 자음과 모음 출판사



말 그대로 자전적 에세이라 가만히 뜯어볼 필요는 있습니다. 뒷부분에 어떤 편집국장님은 되도록이면 객관적으로 서술하려는 노력이 있었다고 했지만, 개인적으로는 아무래도 객관적으로 보이진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김성근 감독님 얘기 외에도 당시 한국사회를 엿볼 수 있는 재밌는 내용들이 많이 들어있습니다. 

1942년 일본 교토에서 태어난 김성근 감독님이 재일교포 학생야구단을 거쳐 우리나라에서 본격적인 야구인생을 시작하셨고, 야구를 통해 굴곡과 영광의 길을 지금껏 걸어오셨습니다. 프로야구가 시작되기 전에도 꽤 임펙트있는 경력들이 많으셨더군요. 전 사실 LG 감독 하시기 전까지는 잘 몰랐습니다. ^^;; 

대부분의 야구 얘기는 이미 기사 등을 통해 많이 알려져 있어서 확인하는 차원에 불과했지만, 김성근 감독님이 성장(?)해 오신 한국의 야구환경, 야구사가 아주 눈에 들어왔습니다. 헉 소리가 절로 나오는 재일교포에 대한 시선이나 야구감독이라는 위치가 처하고 있는 현황, 감출 수 없는 반목들을 좀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김성근 감독님을 존경하거나 좋아하시는 분들은 반드시 읽어보셔야 할 책입니다. 자세하게는 아니지만, 이만수 감독님 얘기나 야구스타일, 여러 사건에 대해서도 어느 정도 나와있습니다. 김성근이라는 인물과 그분이 추구하는 야구스타일에 대해 논해 보고 싶으신 분들은 좀 읽어보고 논했으면 하는 책입니다. 


꼴찌를일등으로
카테고리 시/에세이 > 인물/자전적에세이
지은이 김성근 (자음과모음, 200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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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순신 장군에 관한 유명한 소설이라는 말을 듣고 읽게 됐는데, 아주 만족스럽다.
우리나라 인기소설들에 대해서는 별로 인식이 좋지 않았는데, " 칼의 노래 " 를 통해 많은 긍정적인 모습을 보게 됐다.

김훈 이라는 분의 글은 처음 읽었는데, 힘이 넘치는 젊은 소설이라는 게 어떤 건지 알 수 있었다. ( 이 분은 48년생이시고 기자 생활을 오래 하셨다고 한다. ) 참 묘한 게 이순신 장군의 시점에서 소설을 전개하면서 끝없는 " 절망 " 을 보여줌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문장에서는 힘이 넘친다는 느낌을 받았다. 생각과 느낌을 확신시키며 표현할 수 있는 문장을 만들어냈기 때문으로 보인다. 사람이 우울할 때 징징대는 것과 우울함을 명료하면서도 단정적으로 표현하면서 떨쳐내는 것은 아주 다른 것이다. 우울함, 절망이 그 표현을 통해 어떤 감정의 무게를 실어 힘으로 듣는이에게 전달된다.


이 책은 " 난중일기 ", 이은상의 " 이충무공전서 ", " 연려실기술 " 등등의 자료를 토대로 쓴 소설이며, 지은이는 이 글이 오직 소설로서 읽혀지기를 바란다고 한다. 실제 이순신 장군의 생각을 맞춰 보려한 것이 아니라 이순신 장군을 빌어 자신의 심정을 토로하고 있다.


책을 읽는 내내 순우리말에 대한 무지와 우리나라 땅이름, 관직이름에 대한 이해부족으로 애를 먹었다. 지은이의 문장을 즐기는 데 크게 중요한 건 아니지만, 이 분이 지은 문장들을 계속 읽어갈 때마다 점점 더 아쉬워졌다.

2권 끝에 첨부된 김인환 씨의 리뷰도 아주 좋다. 공감가는 리뷰다.

2001년 5월 11일에 초판이 나오고, 2003년 12월 8일에 재개정판이 나오고, 2005년 1월 8일에 24쇄까지 발행됐으니 아주 인기가 많은 것을 알 수 있다. 검색해 보면 여러 종류로 판매되고 있는데, " 칼의 노래 " 에 표현된 순우리말에 대한 설명, 난중일기 등의 역사기록들과 비교, 지리적인 정보를 추가한 책이 있었으면 한다. 소설이지만 역사적 참고자료를 같이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우리나라 소설들은 지나치게 감성적인 데가 있는 게 장점이자 단점이라고 본다.


칼의노래
카테고리 소설 > 한국소설 > 역사/대하소설
지은이 김훈 (생각의나무,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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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8 만원 세대 " 라는 말은 오래 전부터 들어왔지만, 당췌 무슨 뜻으로 하는 말인지는 알지 못했다. 추측으로는 금액이 적은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아마 또 어떤 사회의 불합리한 점을 발견하고, 그 최대 피해자들에 대한 얘기려나 싶었다. 아니면 세대에 관한 얘기가 나온 걸로 봐서 또 특이한 문화나 특징들을 들춰낸 얘긴가 싶어 굳이 관심을 두지 않았는데, 알고 보니 세대 간에 발생한 불평등(?)에 관한 경제학 서적이다. --;;


개인적으로 " 정치 " 나 " 경제 " 는 알고 싶긴 하지만, 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같은 느낌이라 거리를 두고 있는 분야다. 하지만, 인간사회를 살아가면서 이 두 부분에 대해 피해갈 수 없기에 필요한 만큼은 읽어야 한다는 잠재적인(?) 방침은 가지고 있다. ^^;; ( 읽는다고 다 인식하고 습득하는 건 아니니 양해 바란다. 거듭 ^^;; )


88만원세대절망의세대에쓰는희망의경제학
카테고리 경제/경영 > 경제일반 > 경제학일반
지은이 우석훈 (레디앙,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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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8 만원 세대 " 는 경제학자이면서 실물경제전문가인 우석훈 박사와 기자출신의 박권일씨가 공동으로 집필했다. 챕터를 나눠 작업하지 않아 일관된 관찰을 보여준다. 이 책을 계기로 우석훈 박사님의 블로그를 찾을 수 있었는데, 몇몇 포스팅을 읽어보니 역시 재미있었다.

우석훈 블로그 : 임시연습장


경제학 서적치고는 꽤 쉽게 쓰려고 노력하신 흔적과 한국사회의 현실에 대해 적절하게 나열하고 있어 읽을만 하고, 어느 정도 재미도 있다. 세대 간의 불평등 혹은 착취에 대한 얘기를 다룬다고 해서 세대 간의 갈등을 부추긴다는 오해는 없었으면 한다. 비록 한 번 읽은 것으로 이 책의 내용을 모두 이해했다고 할 수는 없지만, 내 이해수준으로는 경제학자가 새로 사회의 주인공이 될 세대들에게 현실적으로 세상을 바라보길 원해서 쓴 글이고, 그 세대들보다 앞선 세대들에게도 그들에게 닥쳐올 현실일지 모를 불안요소들을 알려 함께 준비하자는 메시지로 보여진다. 옳고 그름을 떠나 이런 시선으로 복잡하지 않게 씌여진 경제학 서적은 개인적으로 찾기 힘들었다. 냉철하고 꼼꼼하게 시작되는 앞부분과 짧지만 다양한 대안들은 내용보다 따뜻하고 담백한 고민으로 다가온다.

" 88 만원 세대 " 는 몇 번 더 읽어봐야 할 것 같다. 수박 겉핧기식으로 알고 있던 용어들이 끝내 그 한계를 드러내서 그 깊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그런데 저자는 이 책을 10 대 후반의 독자들이 읽어주길 바란단다. ( 215쪽, 도대체 내 수준이 잘못된 건지 저자들의 눈이 높은 건지 알 수가 없다. --;; ) 개인적으로는 이 책을 내가 20 대 초반에 읽었으면 인생이 조금 달라졌을 것 같다. ( 지금은 너무 늦었다. T T )


덧붙이기 : 2011년 6월 현재 우리나라는 대학생들이 반값등록금을 외치며 길거리로 나섰다. 2007년에 이 책이 나왔으니 지금의 그들이 당시의 " 88 만원 세대 " 로 보여진다. 이 책은 아직 그 가치를 잃지 않고 있다고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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