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왕의 동생인 스타니스를 옆에서 보좌하던 마에스터 크레센이 프롤로그에 짧고 굵게 등장해 사라져간다. 붉은 여자는 대체 뭐하는 여자인지..  

드라마에서는 스타니스가 붉은 여자에게 빠져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소설에서는 스타니스의 부인이 먼저 붉은 여자에게 심취해있는 것으로 나온다. 엄격하고 속좁은 캐릭터가 느닷없이 나타난 사이비종교인 여자에게 빠지는 게 낯선 상황은 아닐텐데 왠지 별로 중요하지 않은 캐릭터인 부인을 중간에 끼워넣었다. 아마 소설 속 시대상이 남존여비에 차별이 심했던 설정이라 둘이 바로 접촉하게 되는 게 어색해 보일까봐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드라마에서도 처음 봤던 스타니스의 심복 다보스는 원래부터 기사는 아니었다. 밀수꾼이었다가 심복이 된 사람이지만 성품만은 우직해서 스타니스가 중용해 쓰고 있는 것일 뿐이며, 또다른 밀수꾼을 포섭하는 데 곧잘 나서는 건 역시 그런 이유다. 드라마에서는 아들이 한명 나오는데, 소설 속에서는 두 명이었다. 

임프 티리온 라니스터에게 사랑받는 여자가 등장한다. 샤에라고 불리는 18세 소녀인데, 드라마에서와 달리 소설 속에서는 상당히 의심스런 캐릭터로 보인다. 브론이라는 셀소드가 전쟁터에서 구해온 창녀인데 둘 다 생뚱맞다고 하기에는 너무 중용되고 있다. 뭔 길거리 무사가 칼싸움에 그리 조예가 깊으며, 느닷없이 등장한 아가씨를 티리온이 좋아하게 되는 명확한 이유가 나오지 않는다. 그냥 첫눈에 반한 정도인데, 이미 수많은 여자와 잠자리를 같이 했던 인물이 숫처녀 한번 만났다고 그냥 사랑한다는 게 어째 자연스러워 보이지가 않는다.

그래도 티리온이 화자로 등장하는 챕터들이 여전히 제일 재밌다. 상대적으로 브랜이 화자로 등장하는 챕터들은 지루한데 뭔가를 설정해 놓고 방향을 못잡았거나 너무 뒤에 터뜨릴 뭔가가 있어 중간중간 등장하는 게 아닌가 싶다. 스타크 가문의 형제자매들은 누구나 대대적인 고생을 하고 있는데 굳이 브랜까지 자주 끼워넣을 이유가 뭔지 모르겠다. 

왕들의전쟁.2얼음과불의노래제2부
카테고리 소설 > 영미소설
지은이 조지 R. R. 마틴 (은행나무,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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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왕의 동생인 스타니스가 로버트왕의 왕비인 세르세이의 비밀을 왕국 전체에 까발리면서 왕비는 극도로 긴장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동생인 티리온 라니스터와의 갈등도 시작된다. 티리온 라니스터를 왕의 핸드로써 차근차근 권력을 장악해 가고 있고, 리틀핑거 페티르와 환관 바리스와 협조해가면서도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세력이 있는 것으로 추측되는데, 그쪽에서 나온 인물들이 아닐까 싶다. 그래도 한명은 착한 편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용을 탄생시킨 대너리스는 소수의 추종자들과 죽도록 고생하다 자유도시 " 콰스 " 에서 온 사람들을 만나게 되는데, 드라마에서도 유난히 대너리스에게 충성하는 조라의 과거가 밝혀진다. 드라마에서는 잘 느끼지 못했는데 대너리스 역시 조라의 마음을 알고 있었다. 

조라가 마상시합에서 킹슬레이어 자이메를 이긴 적이 있다는 부분이 나오는데, " 얼음과 불의 노래 " 에 등장하는 기사들은 누가 확실히 더 쎈지를 미리 알 수 없다. 싸워서 스토리 전개에 따라 아무나 살아남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두서넛 확실히 쎈 쪽과 약한 쪽이 있긴 하지만, 이미 죽은 네드나, 킹 슬레이어 자이메, 조라, 사냥개 산도르 등등 여러 기사들 중 누가 더 강한지는 전혀 모르겠다. 

스타크의 대자이자 볼모였던 테온이 자신의 왕국으로 돌아가는 스토리가 등장하는데, 드라마에서는 이것때문에 네드 스타크의 아들 롭 스타크와 네드의 부인 캐틀린이 상당한 의견충돌을 보이는데, 소설에서는 상대적으로 별 문제없이 테온을 자기 영지로 보내준다. 또한 테온은 갈 때부터 이미 어느 정도 독립하려는 의지가 있었는데, 테온의 아버지가 거기에 불을 지르는 것 뿐이었다. 드라마에서는 그의 아버지에게 완전히 휘둘려 제정신 못차리는 식으로 보여진다. 

전체적으로 환상의 왕국에서 벌어진 암투스토리였던 " 왕좌의 게임 " 을 이어받아 이제 환타지적인 요소와 생물체들의 등장으로 자연스레 넘어가기 위해 애쓰는 모습이 역력하다. 스토리라인이 산지사방으로 흩어지면서 마법, 미지의 생명체 등등이 한걸음씩 소설 속으로 들어오고 있다. 

덧붙이기 : A Clash of Kings 를 왕들의 전쟁으로 해석했는데, Clash 는 이해관계가 충돌하다. 부대가 서로 부딪친다 등의 의미가 있고, 종이 땡땡 울린다는 뜻도 있다고 한다. 어쨌거나 전체 내용을 잘 압축한 단어 선택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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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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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부의 얼음벽(?)에서 얘기가 시작되서 에다드 ( 네드 ) 가 킹 슬레이어에게 붙잡히고, 북부의 떠돌이 여인네 ( 와이들링?) 도 스타크가에 포획되는데서 끝난다. 

미드를 봤을 때와 여러 면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과연 스타크가의 브랜을 암살하려고 했던 인물이 티리온 ( 티온 ) 라니스터가 맞는가 하는 게 우선 떠오른다. 책을 읽기 전에는 확신하고 있었는데, 2권까지 읽은 결과로는 아직 판단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흥미진진해진다. 과연 누가 티리온의 단검을 주면서 브랜을 죽이라고 시켰을까?

미드에서는 왕비의 역할이 도드라지지만, 소설에서는 왕비의 시점이 아직 등장하지 않았다. 후반에 가야 큰 역할을 할지 아직 알 수 없지만, 지금까지는 주변인물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너무 비중있게 다루고 있다. 

드라마를 볼 때 가장 이해가 가지 않았던 것이 조프리 왕자가 이미 왕의 아들이 아니라는 사실을 대부분의 인물들이 알고 있었던 것 같은데, 소설을 보니 의외로 모르는 사람들이 많았다는 점이다. 왜 서자들을 그렇게 찾아다니나 싶었다. ^^;; 

서자와의 차별 역시 드라마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는데, 소설에서는 비중있는 설정이었다. 존 스타크가 북부로 떠나는 이유이기도 하면서 왕의 서자들이 왜 그렇게 살아가는지 이해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 드라마에서 뭔가 익숙치 않은 분위기는 바로 이런 부분들을 묘사하기 힘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얼음과불의노래1부(왕좌의게임1)
카테고리 소설 > 장르소설
지은이 조지 R. R. 마틴 (은행나무, 2000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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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시즌2에 좀 보이기 시작하는 스타니스에 대한 암시가 여러 곳에서 등장해 재미가 더해진다. 이미 이때부터 뭔가 사고를 칠 인물이라는 게 눈에 띈다. 드라마에서는 이런 인물이 있었는지조차 모르다가 시즌2에서 쟤 왜 나오는걸까 싶었다. 

스타크가의 아리아는 수련을 통해 상당 수준의 몸놀림을 갖고 있었다는 걸 알게 됐다. 시즌 1, 2 를 통틀어 별다른 무술실력을 보이지 못해 그냥 거친 소녀 쯤으로 여겼는데, 소설을 보니 악당들의 대화를 침묵 속에서 엿들을 정도의 대담함을 갖췄었다. 

아리아가 스승이었던 시리오에게 배운 경구들이 제법 괜찮아 적어둔다. 

' 그림자처럼 소리 없이 '
' 깃털처럼 가볍게 '
' 뱀처럼 빠르게 '
' 잔잔한 호수처럼 고요히 '
' 사슴처럼 날쌔게 '
' 뱀장어처럼 부드럽게 '
' 곰처럼 강하게 '
' 늑대처럼 사납게 ' 

예전에 어떤 애니메이션의 인디안 보안관이 썼던 말처럼 보이지만, 제법 괜찮은 주문이다. 

시즌2에서 아리아가 만난 이상한 킬러는 아마 ' 얼굴없는 사내들 ' 이라는 전문살인자집단으로 보인다. 소설에서는 이미 소개되고 있는데, 드라마에서는 뜬금없이 등장해 어리둥절했다. 

용의 어머니 대너리스의 오빠인 비세리스는 아직도 안 죽었다. 조프리 왕자와 함께 왕재수의 투톱이었는데 적절한 순간에 아주 적절한 방법으로 드라마에서는 죽었다. 

끝으로, 아리아가 엿들었던 두 명의 대화는 이런 정세 속에 뭔가 더 심오한 계략들이 숨어있다는 걸 엿보게 해주는데, 소설에서나 드라마에서나 아직 감도 못잡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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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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