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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느와르, 범죄 느와르 영화얘기를 하고자 하면 대개 "영웅본색"을 시작으로 하는 홍콩 갱영화를 떠올리기 쉽다. 우리나라 정서에도 많이 와 닿고 성정기에 본 영화들이라 여전히 좋게 기억되지만, 그 이전에 프랑스에서 만발했던 낭만 갱스터, 느와르 필름은 잊혀지는 듯한 느낌이 있어 평소 아쉬워했는데, 오래 간만에 한 편 감상할 수 있었다. 

오래 전에 몇 편 가량 본 프랑스 갱영화에서는 주로 장 가뱅이나 그런 스타일의 배우가 주인공이었고, "시실리안"에서도 장 가뱅, 리노 벤츄라, 아랑 드롱이 주인공들이다. 프랑스 고전 영화들을 감상하는 남자들이라면 이렇게 정감가는 캐스팅도 별로 없을 것이다. ^^;; 2000년대를 훌쩍 넘어선 시점에서 이 영화를 즐기는 이유는 사실상 이거 하나가 아닐까 싶다. ^^;;

설정상 어설픈 점은 곧잘 눈에 띄지만, 연기력이나 느와르 특유의 서스펜스는 여전히 즐길만 하다. 프로 의식이 가득한 대사들과 영리하면서도 쿨한 주인공들이 사소한 약점에서 무너지는 스토리는 뻔하면서도 애수를 자아낸다. 

아랑 드롱은 연기력도 괜찮았지만 미남으로 더 알려진 배우였다. "태양은 가득히"에서 뿜어지기 시작한 얼굴의 카리스마가 이 영화에서도 계속되고 있다. 남자가 봐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얼굴이다. ㅡㅡ;; 

장 가뱅, 리노 벤츄라는 작은 탱크같은 느낌을 주는 스타일인데, 남성 중심의 갱영화에서 튼튼하게 버텨준다. 

EBS를 통해 본 것이라 담배피는 장면과 약간 선정적인 장면이 모두 모자이크 처리되는 바람에 거슬리기는 했어도 장기간 흐뭇한 시간이었다. 

1987년 무렵에 나온 크리스토퍼 램버트 주연의 "시실리안"이라는 영화도 있는데, 이건 갱영화가 아니라 한 젊은이의 순수한 야망과 좌절을 그리고 있는데, 한글로는 제목이 똑같아 헷갈릴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에서는 모두 고전영화일테니까.. ^^;; 

영화의 또 다른 특이요소는 찰리 채플린의 아들이 미국에서 조달된 갱일원으로 등장한다는 점이다. 전혀 닮은 것 같지 않았다. ^^;; 제작진 크레딧에 떡하니 시드니 채플린이라고 올라온다. 앞부분에서 이름만 봤을 때는 여자인 줄 알았다. ㅡㅡ;;



WRITTEN BY
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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