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은 뭔가 어려운 라틴어인데, 뜻도 어렵긴 마찬가지다. A 사건 다음에 연이어 B 사건이 일어났다고 해서 반드시 A 가 B 의 원인일 수는 없다는 뜻인 것으로 보이는데, 이게 제목이 될만큼 의미가 큰 건지는 모르겠으나, 찾아보니 뭔가 의미는 있는 듯 하다. ^^;; 


http://en.wikipedia.org/wiki/Post_hoc_ergo_propter_hoc 

http://salgmy.egloos.com/4229254 

드라마 오프닝에서 조쉬 라이먼 ( 비서실장 수석 보좌관 ) 과 그의 비서 다나가 보여주는 궁합은 한 눈에 봐도 계속 우려먹을 수 있다는 확신을 준다. 여자 말투가 어찌나 잘 어울리는지.. ㅋㅋㅋ


조쉬 라이먼의 전처인지 전 애인인지 하는 드센 여자가 한명 나오는데, 뭔가 웨스트윙 분위기와 맞지 않았다. 시즌 1에서만 나오고 사라지길래 왠지 드라마 외적으로 사고를 친 게 아닐까 싶었는데, 제작진이 이 캐릭터와 대통령 바틀렛이 어울리지 않을 것 같다고 판단해서 제외시킨 것이라고 한다. 대통령 바틀렛에게 대들 수 있는 사람은 친구이자 비서실장인 리오 맥게리와 고집불통 토비 지글러 정도라야 맞다고 보여진다. 이 여자가까지 뎀비면 대통령 스타일 구겨질 듯 싶긴 하다. ^^;; 

잠깐 지나가는 대화에 미국와 일본의 자동차 문제가 거론되는데, 이게 꽤 재밌게 들렸다. 참모 중 하나가 일본한테 미국산 차 좀 많이 사라고 압력을 행사해야 한다고 했더니 대통령이 그게 아니라 미국 사람들에게 미국 자동차를 많이 사라고 해야 한다면 대꾸하는데, 머리가 확 깼다. ㅋㅋㅋ 이런 게 우문현답이다. 

랜딩햄 부인의 포스가 은근히 느껴지는 에피소드인데, 대통령 주변에는 비서실장 리오 맥게리 외에도 많은 비서들이 있는데, 대통령집무실 전담비서실장으로 보여진다. 말투나 모습에서 귀엽기도 하시고, 단아한 모습도 엿보이신다. 애들 혼내듯 참모진한테 투정부리실 때는 왠지 화면가득 훈훈함이 넘친다. 

엔딩은 샘 시본과 고급 콜걸인 리사 에델스타인의 만남이다. 이때만 해도 둘이 꽤 오래갈 줄 알았는데, 어느 순간 소리소문없이 사라졌다. 이유는 아직도 모르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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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ridge Over Troubled Water " 에 대한 괴소문을 기억하시는 분들이 몇 계실 것이다. " 실버 " 가 은빛가루로 마약을 뜻한다는 둥의 해괴하고 진기했던 헛소문이지만, 당시에는 음악을 즐겨듣던 사람들에게 꽤 널리 알려졌었다.  
 
이젠 잊혀진 이 뜬소문에 관한 근거가 될만한 얘기가 이 영화에 등장한다.

1970년대 남아국공화국은 인종차별정책과 억압적인 정권으로 인해 당시 우리나라와 별반 차이가 없었다고 한다. 인종차별에 항의하는 흑인들과 이에 동조하는 백인들을 탄압하기 위해 각종 미디어들에 대한 엄격한 검열이 시행되었고, 라디오방송에서는 틀 수 없는 노래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 중 대표적인 게 비틀즈, 사이먼앤카펑클의  " Bridge Over Troubled Water " 그리고 로드리게즈였단다. 로드리게즈의 노래 가사 중에 " 실버 " 란 단어가 등장하는데, 전직 검열자의 얘기로는 이게 " 마약 " 을 뜻하기에 검열대상이 되었다고 한다. 

당시라면 인터넷, 스마트폰이 없던 시대라 입소문으로 얘기가 퍼졌을 가능성이 높고, 그 와중에 얘기가 섞여 우리나라까지 흘러들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때는 남한이나 북한이나, 남아공이나 해외와의 교류가 극히 제한적이었기에 끼리끼리 연락망이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럴싸하지 않은가? 물론 순전히 개인적인 추측이니 너무 깊이 파고들지는 않았으면 한다. ^^;; 
 




세월이 흘러 이런 전설적인 괴소문들을 기억에서조차 사라졌지만, 어느 날 막연히 궁금해지기 시작하고 그리운 시절을 만나고 싶은 이들이 있다면 이 영화를 소개해 주고 싶다. 오래 전 
남아공에서는 엘비스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고, 단 두 장의 앨범으로 수십년간 수백만장의 앨범이 팔려나갔지만, 정작 본인에 대한 얘기는 하나도 알려지지 않았던 어떤 가수와 팬들에 관한 얘기다. 남아공 정권에서조차 금지시켰던 노래들을 부른 로드리게즈 ( Sixto Rodriguez ) 가 바로 그 인물이다. 
 

로드리게즈_앨범자켓

출처 : 네이버영화







그 흔한 "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 라는 멘트조차 없지만.. 


영화계에서는 대개 " 이 영화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입니다 " 라는 문구를 넣을 수 있으면 어느 정도는 광고효과가 있다고 믿는다.

오프닝이나 엔딩에 넣어 감동을 더하거나 여운을 남기려 하는데 반해 " 서칭 포 슈가맨 " 은 그런 말이 없다. 다큐멘타리이기에 그런 홍보성 멘트를 넣을 수 없는 게 당연하고, 모두 사실을 근거로 찍어야 하기 때문이다.

영화의 중반 넘어서까지도 혹시 페이크 다큐멘타리 ( 허구를 실제처럼 찍어놓은 영화 혹은 영화인데 다큐멘타리 형식을 도입한 스타일 ) 가 아닐까 의심했다. 광고문구에 하도 " 놀라운 사실 " 이란 단어를 박아놔서 이미 짐작했던 설정이 " 놀라운 사실 " 일 줄은 미쳐 몰랐다. ㅡㅡ;; 이게 반전일 수도 있겠다. 광고 포스터는 보되, 등장인물 크레딧은 보지 말길 권한다. ^^;; 
 

로드리게즈_사진01

출처 : 네이버영화



캠코더에 찍혀진 그날의 기록영상을 보기 전까지는 스토리가 너무 황당무계해서 믿기 힘들었다.

아무리 폐쇄적인 남아공이었다지만, 설마 1970대에 초판으로만 50만장을 팔았던 " 슈가맨 " 로드리게즈라는 가수가 미국에서는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무명가수였고, 그 사실을 몇십년이 지나도록 모르고 있었다는 사실을 믿을 수 없었다. 게다가 공연 중에 눈부신 조명을 받으며 권총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는 레전더리(?)한 얘기는 또 어떤가? 반전이 되는 사실이 드러난 뒤에도 실소가 머금어지면서 시큰둥한게 전부였다. 뭐 그런가부다 하는 정도(?).

로드리게즈_사진02

출처 : 네이버 영화



하지만, 어떤 팬이 담은 구형 캠코더의 화질열악한 장면들을 보는 순간, 가슴이 뭉클해진다. 그 노래를 들었던 사람들, 그 노래를 따라 불렀던 사람들의 얼굴 표정들에서, 끊이지 않을 것 같은 함성에서 영화의 흐름이 파도처럼 거대해진다. ( 함성이 너무 커서 감동받기 전에 깜짝 놀랬다. ㅡㅡ;; ) 

아마 이런 스토리가 현실성 있다고 생각해서 소설에 넣는 작가는 아마 없지 않을까 싶다. 그런 말도 안되는 사건이 삭막한 세상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것이다.  

로드리게즈_사진03

출처 : 네이버 영화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사람과 시대에 대한 기억

괜찮은 작품들이 그렇듯 " 서치 포 슈가맨 " 역시 사람에 대한 추억과 지나간 시대를 떠올리고 음미해 볼 수 있게 해준다. 라틴계 이름을 가졌다는 이유로 흥행에 실패했을 것 같다는 음악 관계자의 막연한 추측이나 폐쇄적이었던 케이프타운에 뜬금없이 흘러들어온 한장의 앨범에서 자신들의 탈출구를 발견한 많은 남아공 국민들이나 지금은 떠올려보기도 힘든 사회의 한 모습이다. 

인종차별정책에 반대하는 얘기를 대놓고 하게 되면 3년은 그냥 감옥에서 보내야 되는 국민들이 있었고, 자신의 앨범이 해외에서 수백만장이나 팔렸어도 돈 한푼 받지 못했던 음악가가 있었다. 상식이 통하지 않던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이 수십년을 뛰어 넘어 마침내 인생의 행복과 의미를 찾게 되는 이야기다. 

로드리게즈_사진06

출처 : 네이버 영화







" I Wonder ", " Sugar man ", " Cold Fact " .. 

다큐 속에서 " 로드리게즈 " 의 노래는 곧잘 " 밥 딜런 " 과 비교된다. 남아공에서는 우리나라의 민중가요 쯤 되는 것으로 보이는데, 서정적이고 철학적인 느낌이 좋은데다 독특한 면도 있다. 디지털 버전으로 관람해서인 것 같기도 하지만, 감독이 음악을 감상할 수 있도록 하는 배려가 다큐멘타리 내내 묻어있다. 

다행이 인터넷에서 노래들을 찾을 수 있지만, 선감상(다큐멘타리) 후 듣으면 편하게 들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독립영화 " 원스 " 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어 보인다. 말랑말랑한 사랑노래는 아니지만 제법 음악영화같은 느낌도 준다.


로드리게즈_사진07

출처 : 네이버 영화






미국의 영화평론가 로저 에버트는 이 영화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다.  
...
I hope you're able to see this film.
You deserve to.
And yes, it exists because we need for it to. "

( 나도 한마디 하자면, 해석은 셀프.. ㅋㅋㅋ ^^;; )

영화포스터

출처 : DAUM 영화



" 서칭 포 슈가맨 " 은 각종 영화제에서 수상경력이 많은데, 대부분이 "  Audience Award " 다. 그만큼 여러 지역에서 관객들이 좋아했다는 뜻으로 봐도 좋을 것이다. 심지어 미국의 독립영화제인 썬댄스 영화제에서도  " Audience Award " 를 수상했다. ( 2012년 ) 

영화 후반부가 이 영화의 진짜 재미이자 감동의 도가니
지만, 즐기실 분들이 꽤 계실듯 싶어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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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일럿 ( Pilot ) 방송이란 드라마에서 정규방송 여부를 가늠해 보기 위해 미리 공개하는 한 편 정도의 에피소드다. 대개는 파일럿 방송 후 본방송이 이어지지만, 간혹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다. 

" 웨스트윙 " 의 파일럿 방송에서는 전체 시즌의 기초가 될 캐릭터들의 등장과 속성들을 어렴풋이 드러내고, 첫 시즌의 스토리들을 위한 설정들을 보여준다. 

POTUS ( President Of The United States ) 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하는데, 어줍잖은 영어듣기 실력으로는 자기들도 ' 포투스 ' 라고 발음한 것 같다. ^^;; 이 때 외에는 등장하지 않는 말이라고 기억되는데, 웨스트윙의 어느 사무실 벽에 붙어 있는 시계들 중에 하나가 " POTUS " 라고 표시되어 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시간과 함께 대통령이 방문하고 있는 나라의 시간으로 고쳐가며 보는 것으로 추측된다. ( 잘 안 나오는 말이길래 은어인가 싶었었다. ^^;; ) 


파일럿 방송의 메인 스토리는 조쉬 라이먼 ( 리오 맥게리의 수석 보좌관?)이 기독교 단체에게 방송에서 말실수 한 것이 화근이 되어 짤릴 위기에 처한 것이다. 주요 등장인물들에 대한 소개를 겸한 간단한 사건들이 보여진 후, 백악관에서의 생활들이 전개되고, 메인 스토리의 사건이 해결되면서 끝난다. 

눈여겨 볼 건 역시 등장인물들의 첫 등장씬들인데, 오프닝에서 이름이 제일 처음 등장하는 샘 시본 ( 홍보실장?인 토비의 수석보좌관 ) 이 파일럿방송에서도 첫 부분에 등장한다.

부드러운 외모와 착하고 우유부단한 성격, 그리고 백악관이라는 권력층(?)에서 일하고 있기에 본의아니게 사건사고에 휘말리는 경우가 많은데, 조쉬 라이먼과 함께 여자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기도 한다. 샘 시본과 얽히게 되는 고급 콜걸로 " 닥터 하우스 " 의 리사 에델스타인이 등장한다. 

파일럿 방송에서 가장 재밌게 본 장면이 바로 샘 시본과 리오 맥게리의 딸과의 만남이다. 백악관을 견학 온 아주 어린 학생들 중에 백악관 비서실장의 딸이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일단 리오 맥게리 ( 비서실장 ) 에게 잘 보이기 위해 온갖 주접(?)을 다 떨고 있는데, 여선생이 딴지를 걸고 나서자 불러내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비서실장의 딸이 누구인지 묻는다. " That would be me.. " 라는 대답을 듣는 샘 시본.. ㅋㅋㅋ

대변인 역할을 하는 씨제이는 다시 보니 첫 등장에서는 완전 푼수끼가 넘치는 캐릭터로 시작된 걸 발견했다. 씨제이의 바보짓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대놓고 그렇게 시작한 줄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남자에 대한 관심으로 인해 삐삐가 온 줄도 모르는 씨제이. 

그에 반해 조쉬 라이먼 ( 비서실장 수석보좌관? ) 은 청소기 돌아가는 소리가 시끄러운 사무실의 책상에 엎어져 자는 모습을 등장하는데, 삐삐 소리가 울리자 번쩍 눈을 뜬다. 씨제이와 조쉬 라이먼이 대비되어 초반에 설정된 캐릭터의 성격이 잘 드러난다. 조쉬 라먼은 허술해 보여도 역시나 일에 미치는 남자다. 

토비 ( 홍보국장? ) 는 비행기에서 여승무원에게 꼬박꼬박 대드는 모습에서 아마도 유일하게 웨스트윙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성(?)을 유지하는 캐릭터가 아닌가 싶다. 대부분은 시즌이 지나면서 조금씩 뭔가 바뀌는 모습이 있는데, 토비만은 짜증날 정도로 똑같다. 고집세고, 말많고, 덤빌 때는 앞뒤 안 가린다. 

비서실장 리오 맥게리는 이때만 해도 크게 눈에 띄지 않았다. 

대통령 바틀렛을 맡은 마틴 쉰이 후반부에 등장해 모든 일들을 말끔하게 정리하고 파일럿 에피소드를 마무리 짓는데, 제일 화끈하지 않았나 싶다. 시즌이 진행되면서 대통령이 자신에 찬 결정을 하는 일이 거의 드물다는 걸 알게 될 것이다. 

웨스트윙의 파일럿을 살펴 보면, 우선 인지도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배우는 마틴 쉰과 샘 시본뿐이 아니었나 싶다. 다른 배우들은 실력있는 언더그라운드 쯤이었을 것 같고.. 

따라서, 샘 시본이 출발을 끊고, 가장 인지도 있는 마틴 쉰을 제일 뒤에 배치한 후, 중간중간 누군가 중요한 인물이 등장해야 할 것 같은 암시를 배치해 시청자들의 흥미를 끌고 유지하다가 막판에 드라마의 극적인 효과를 만들어 내려고 한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성공적이지 않았을까 싶다. ^^;; 

이렇게 해서 어느 정도의 시청률과 드라마를 만들 줄 아는 기교가 있는 감독, 작가들이 준비되어 있다는 것을 알려야 제작비가 안정적으로 충당되어 시즌이 계속되는 게 미국의 시스템이라고 보여진다. 언제나 검증은 중요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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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웬만한 영화팬들이라면 무비 트레일러만 봐도 팀버튼의 스타일 정도는 어렵지 않게 구분해낼 수 있을 것이다. 자유로운 상상력, 다양한 감성의 엽기적인(?) 조합, 뛰어난 색채 감각 그리고 장인급의 완성도로 많은 매니아층을 확보하고 있는 팀 버튼과 그의 단짝 조니 뎁이 " 다크 섀도우 " 로 돌아왔다. 그런데.. 영화에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 있다. 




미드문화의 한계.. 

마치 " 비틀쥬스 " 와 " 아담스 패밀리 " 의 새로운 조합처럼 보이는 " 다크 섀도우 " 는 소재에서 생경함이 느껴진다. 팀 버튼과 조니 뎁은 무척 좋아했다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의 대부분이 알지 못했던 미국 인기 고전 TV 드라마를 한편의 영화로 재탄생 시킨 것이라 그 인기코드 ( 혹은 개그코드 ) 를 모르면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는 점이다. 뱀파이어, 마녀, 귀신, 영매, 늑대인간 등은 전혀 낯설지 않았지만 말이다. 

이는 일본영화 " 춤추는 대수사선 " 과 비슷한데, 일본 TV 시리즈를 보고 영화를 관람한 사람과 보지 못하고 영화를 관람한 사람은 그 재미가 사뭇 다르다. 본 사람들에게는 끝나버린 아쉬움에 대한 완벽한 보상이었지만, 보지 못한 이들에게는 그냥 제법 괜찮은 유머 장르의 폴리스 영화였을 뿐이었다. " 다크 섀도우 " 가 딱 그 전철을 밟고 있다. 

히피 등의 1970년대 미국문화를 바탕으로 한 복고코미디를 우리나라 사람들이 얼마나 받아들일 수 있을까? 조니 뎁이 부활하자마자 목에 건 목걸이는 또 뭘까? 게다가 앨리스 쿠퍼라니.. ㅎ 


출처 : DAUM 영화





팀 버튼의 약점.. 스토리..

팀 버튼은 공포영화에 매료되어 성장했기에 이미지에 중점을 둔다. 그러니 자연스레 스토리 혹은 내러티브는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편이고, 어떤 때는 시놉시스없이 촬영에 임하기도 한다. 그나마 " 다크 섀도우 " 는 이미 방영된 에피소드들 중 몇몇을 골라 각본으로 만든 건데, 아무래도 우리 입장에서는 얼기설기 엮은 느낌이 든다. 이유는 역시 TV 시리즈를 접하지 못했다는 것.  ( 팀 버튼이 스토리를 크게 중요시 여기지 않는다고 해서 주제나 설정을 무시하는 건 아니다. 촬영현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즉흥성도 좋아하기에 굳이 스토리에 얽매이지 않는다는 뜻이다. ) 

대표적인 게 딸이 늑대인간이었다는 점인데, 분명 TV시리즈에서는 재미있고 시청자들에게 어필했기에 넣은 부분일테지만, 그런 기억이 없는 사람들은 저게 뭐지? 싶은 느낌이다. 굳이 이해하려고 하자면, 딸이 주변 사람들 특히 동생에게 삐닥하게 구는 숨겨진 이유가 밝혀지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럼에도 가족이 위기상황에 처하자 용감하게 비밀을 밝히며 힘을 보탬으로써 캐릭터에게 긍정적인 이미지를 주게 하려는 의도일 수 있겠다. 남아있는 가족 ( 삼촌은 떠나버림 ) 들 간에 애정을 확인하는 씬으로 보이는데, 어쨌거나 쌩뚱맞은 느낌은 있다. 

뭐죠? 이거?




업그레이드일까? 컨트롤브이 ( Ctrl+V ) 일까?

꽤 여러 편의 팀 버튼 영화들을 봐왔는데, " 에드우드 ", " 스위니 토드 ", " 배트맨 ", " 혹성탈출 " 등은 확실히 변주이거나 발전하는 모습이었다고 판단되지만, " 다크 섀도우 " 의 경우에는 다시 제자리로 돌아온 느낌이다. 기술적으로는 색감과 이미지가 더 강렬하면서도 화려해졌고, 약간은 보수적인 주제의식 역시 분명해졌지만, 한층 더 성장했다고 판단하기는 힘들다.

이에 관해서는 로랑 티라르가 지은 " 거장의 노트를 훔치다 " ( 2007 ) 에 가장 좋은 인터뷰가 나온다. 

다시 놀라지는 않을, 놀라운 예술

...
한편으로, 나는 어떻게 보면 늘 같은 영화를 반복해서 만들고 또 만들고 있다.
사람은 다 다르다. 한 개인의 성격은 자신이 지내온 어린 시절의 결과이며,
사람은 의식하든 의식하지 못하든 하나의 아이디어를 반복해서 계속 재탕하며 평생을 보낸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그렇고, 예술가는 더더욱 그렇다.
어떤 소재를 다루든, 결국 마지막에는 똑같은 집착을 조금 다른 각도로 접근한 것으로 끝난다.
이것은 꽤 화나는 일이다.
누구나 자신이 발전하고 있다고 믿고 싶기 때문이다.
그러나 동시에 흥미로운 일이기도 하다.
결코 끝나지 않는 도전이기 때문이다.
필사적으로 풀어야 할 저주인 셈이다.
- 거장의 노트를 훔치다. 팀 버튼편 중에서. 212쪽 ( 가독성을 위해 줄바꿈을 넣었습니다. ) 


개인적으로 이 인터뷰가 " 다크 섀도우 " 의 많은 것을 대변해 준다. ( 더 분명하고 적확하게 표현할 능력이 없다. ㅡㅡ;; )

재밌는 건 이 저주에 걸린 관객들도 있다는 점이다. 의례 팀 버튼의 영화가 나오면 봐야 할 것 같은 의무감에 사로잡히는 사람들이 있고, 차마 모두에게 '와! 누가 봐도 재밌는 영화야'라고 말은 못해도 내심 만족해 한다. 그런 이들도 같은 심정일 것이다. 뭔가 항상 비슷한 이미지와 느낌이 오는데, 매번 흥미를 느끼는 묘한 저주같은 것이 있다. ㅋㅋㅋ

난장판이 되도 벗어날 수 없는..




에바 그린의 발견

" 다크 섀도우 " 에서 단연 눈에 띄는 건 에바 그린의 변신이다. 개인적으로는 " 와치맨 " 에서 그토록 잔인했던 로어 셰크가 멍청한 문지기로 등장하면서부터 웃겼지만, 청순하고 착한 이미지였던 에바 그린이 사랑에 미친 마녀 역을 이렇게 섹시하게 표현할 줄은 몰랐다. 게다가 표독할 땐 표독하게, 서글픈 땐 서글프게 다양한 표정 연기로 영화의 재미를 살려준다. 이는 조니뎁의 연기와 잘 어울리는데, " 바나바스 " 캐릭터는 무표정한 잭 스패로우 스타일 ( " 캐러비안의 해적 " 참고 ) 이다. 스캔들이 날 만도 했다. 대개 팀 버튼표 영화는 여자들이 더 선호하지만, 이 부분에서만큼은 남자들도 높은 만족도를 느낄 수 있다. ^^;; 

이런 모습도 매력적인 에바..

 


조니 뎁과 팀 버튼은 딱 기대치만큼 능청스러워졌고, 감각적인 영상미를 보여줬다. 그런데 왠지 팀 버튼과 조니 뎁은 " 다크 섀도우 " 를 그들만의 시선으로 만든 것 같은 아쉬움이 있다. 

눕고 있는 게 아닙니다.

 


덧붙이기 : 팀 버튼은 영화 속 캐릭터에 배우를 캐스팅할 때, 자신이 관찰한 배우의 내면이 등장인물과 얼마나 잘 어우러질까 살펴본다고 한다. 예를 들면 조니 뎁과 처음 작업했던 " 가위손 " 에서 주인공 에드워드는 자신의 처지를 벗어나려 몸부림치면서도 비관하고 있는 역할이었는데, 당시 조니 뎁의 상황과 맞아 떨어졌다고 한다. 그때의 조니 뎁은 지금처럼 실력파 인기영화배우가 아니라 TV 청춘스타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해 괴로와하고 있었단다. 
이런 캐스팅 스타일을 염두에 두고 에바 그린의 연기를 떠올려 보는 것도 흥미롭다.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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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적인 기질이 엿보이는 감독은 아주 무례하면서도 실험적으로 영화를 만들었고, 마케터는 " This Must Be The Place " 라는 원제를 " 아버지를 위한 노래 " 라는 한국인들이 알아듣기 쉬운 제목으로 바꾸었다. 이해하기 쉬운 (?) 제목 덕분에 영화 내용은 배나 짜맞추기가 힘들었다. 118분이라는 러닝 타임 속에 절반 이상을 확신없이 봐야했고, 보고 나서도 한참을 다시 더듬어야 했던 아마추어의 입장을 이해해줬으면 한다. ^^;; 

전체 스토리는 간략한데, 감독이 미국식의 친절한 편집을 따르지 않고, 나 예술인이요 하는 식의 편집 - 불쑥 튀어나오는 컷, 이미지들의 충돌같은 느낌, 몽타쥬라도 재현할 듯한 기세의 화면들.. - 으로 인해 우리같은 일반인들에게는 아주 난잡해 보일 때가 많다. ( 담배피우던 그 아주머니는 과연 누구셨을까? ) 칸에서는 호평을 받았지만, 흥행성적은 좋지 않은 전형적인 예술성을 띤 독립영화다. 

출처 : DAUM 영화



연기파 배우인 숀 펜이 파격적인 변신으로 영화에 큰 축을 담당하고, 마이클 번 ( 혹은 바이른 ) 의 음악이 뒤를 든든하게 받쳐준다. 스토리적으로 특이한 건 나치의 유대인 학살을 이런 식으로 표현해도 되는가 싶을 정도의 반전(?)이다. 그리고, 이 영화는 분명 코미디이고, 드라마라는 건데, 아주 공감적(?)으로 반응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어 보인다. 이 말은 나도 설명하기 힘들다. ^^;; 

거의 2시간 가까운 상영시간 동안 스토리나 설정을 머릿 속으로 정리하는데만 시간을 보내고 보니 영화에 대해 기록할 때도 기억에 남은 정리를 따를 수 밖에 없을 듯 싶다. ( 이후로는 영화 스토리에 관해 아주 많은 얘기를 할 것 같으니 참고했으면 합니다. )  




영화를 보기 전에 숀 펜이 등장한다는 것과 ( 프란시스 맥도먼드도.. ) 30년간 연락이 끊겼던 아버지에 대한 잊혀졌던 사랑으로 아들이 나치에게 복수한다는 스토리라는 정도를 듣고 갔다.

앞부분은 100퍼센트 확실하지만, 뒷부분은 반만 맞췄다. 나치에게 복수를 하지만, " 셰이엔 " 이 아버지의 숨겨진 사랑을 발견함으로써 복수를 하는 게 아니다. " 셰이엔 " 의 아버지는 세상 모든 아버지들처럼 아들인 " 셰이엔 " 을 사랑했고, 아들 " 셰이엔 " 은 세상 모든 아들처럼 아버지의 복수를 한 것이다.

이런 사실에 - 아버지가 자식을 사랑하는 것 - 의문을 가질 필요가 없고, 연연해 하지 않을 때 비로소 인생을 책임질 수 있는 어른이 된다는 게 이 영화의 주된 메시지다. 그렇다. 이 영화는 한 남자의 성장스토리다. 




아버지의 사랑 

마초 영화는 아니지만, 남자에 대한 이중적이면서도 중요한 속성 하나를 드러낸다. 바로 아버지의 사랑을 갈구하는 습성이다. 남자 아이들은 곧잘 제멋대로 굴고, 스스로 뭐든 할 수 있을 듯 행동하며, 독립적인 성향을 드러내지만, 실제로는 커가면서 아버지에게 사랑받고 인정받는 것을 아주 중요하게 여기고 그런 아버지의 존재와 보호에 의존하며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남자 아이들은 아버지를 뛰어넘으려고 반항도 하지만, 실제로 그런 관계 속에서 아버지의 사랑에 의지하는 부분이 많은 이중적인 면이 있다. 대개는 시간이 흘러 아들이 성장하면서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는데, 그 주요한 증거 중 하나가 바로 더이상 아버지에게 사랑을 갈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아버지에게 자식을 사랑해 달라고 요구하지도 않고, 아버지가 자식을 사랑한다는 것 자체를 의심하지 않게 될 때, 비로소 책임을 다할 수 있는 한 사람의 성인이 되는 것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 셰이엔 " 은 자신의 존재가치나 평가를 아버지의 사랑에 의존하는 강박증을 가진 50대의 철부지였고, 그런 그가 여행을 떠나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어른이 되어 돌아오는 얘기다. 




아버지는 왜 나치를 쫓았고, 아들은 왜 아버지의 뒤를 이었을까?

30년간 소식이 끊겼던 아버지가 느닷없이 죽어간다며 연락을 해왔고, 가보니 숙제만을 남긴 채 돌아가셨다. 주변 사람들 얘기로는 아버지가 " 세이엔 " 을 많이 생각했다고 하는데, " 셰이엔 " 은 여전히 납득하기 힘들다. 그냥 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정말 아버지가 자신을 사랑했는지 확인하고 싶어 떠난 복수 여행이었다. 매번 실패하고, 좌절해가는 일상에 지쳐 이제는 정말 마음 속 깊이 품고 있던 " 아버지의 사랑 " 에 대한 의심을 어떤 식으로든 결정짓기 위해 주인공은 길을 떠난다. 

아버지가 남긴 흔적을 따라 여기저기 낯선 사람들을 만나가면서 인생의 의미를 깨닫기도 하고, ( 문신남과의 만남 등등) 난생 처음 해피엔딩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 자신이 쫓는 나치의 손녀와 그의 아들 사이에 벌어지는 에피소드는 보기보다 중요하다. ) 

30년간 자신을 팽개쳐두고 나치를 쫓았던 이면에는 어떤 큰 비밀이 있었던 것일까?
90살이 넘은 나치를 만나게 된 " 셰이엔 " 은 마침내 충격적인(?) 비밀을 듣게 된다. 아버지가 다른 나치도 아닌 특별히 자신만을 쫓은 이유에 대해서다. 홀로코스트 수용소 시절에 이 나치가 개를 데리고 셰이엔의 아버지를 위협해 바지에 오줌을 지리게 만든 수치를 안겨준 장본인이었기 때문이었던 것이다.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는데, 결국, 아버지가 가족을 내팽개치고 개인적인 복수를 쫓아 30년을 보낸 것이었다. ㅋㅋㅋ 셰이엔의 표정은 여행을 시작하게 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알 수 없었다. 

하지만, 복수를 끝낸 후부터 제대로 웃기 시작하는데, 공항에서 유태인 리더 ( 주드 허쉬 ) 와의 대화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유태인 리더는 아버지가 살아생전에 네 얘기를 많이 했다며 주인공에게 농을 건네지만, " 셰이엔 " 은 시덥잖은 소리 말라며 웃어 넘긴다.

마침내 집착에서 벗어난 것이다. 아버지의 나치 추적, 아들의 강박증은 결국 어른이 되지 못한 남자들의 집착이었던 것이다. ( 나도 벗어났다. 118분동안 무엇인가 중요한 게 있지 않을까 싶어 극도의 긴장감에 버텼는데, 몸은 허탈해지고, 머리 속은 하얘졌다. ㅋㅋㅋ 사실 여기서 어느 정도 영화의 감을 깨닫기 시작했다. ) 

참고로, 나치 생존자의 늙은 아내가 주인공 " 셰이엔 " 을 처음에는 기억하지 못한다고 했다가 헤어지면서 어디선가 본 듯 하다고 말하는데, 이 대사는 주인공 " 셰이엔 " 이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아직 성장하지 못한 남자 아이의 특징을 띠고 있다고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영화상에서는 " 셰이엔 " 이 신분을 속이고 접근했기에 서로 만난 적이 없는 게 정상이다. 그럼에도 늙은 부인이 갑작스레 말을 바꿔 어디서 본듯 하다고 한 것은 부인의 심리적 불안이나 정신적 불안정이라기보다는 주인공에 대한 묘사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 



복수의 하찮음.. 

남자들의 하찮은 집착들에 대표적인 게 바로 복수다. 자신의 치욕을 갚기 위해 30년을 보낸 아버지나, 나치를 700명이나 죽였다던 유태인 리더나, 그리고 주인공에게 차를 빌려주며, 자신을 배신하는 사람은 용서치 않겠다고 경고하는 인물을 보면 안다. 알고 보면 다들 유치하다. 모텔 화장실에서 문을 열어달라고 조르던 유태인 리더의 모습을 떠올려보면 된다. 

이런 유치함을 대변하는 도구가 바로 " 셰이엔 " 이 나치를 만날 때 들고간 총이다. 이 총은 크고, 빛이나며, 아주 위력적으로 보이지만, 디자인이 유치하다. 평소 액션물이나 밀리터리물에서 총을 자주 봤기에 거슬리는 소품이 나오자 눈여겨 본건데, 결국 쏘지 않았다. 주인공이 인생을 깨닫고 성숙해져서 총을 쏘지 않았을 수도 있겠지만, 실제 인간사에서 남자들이 말은 뻔지르르하게 두고보자는 식의 말을 남기고 잊고 마는 한심한 습성을 대변한다고 느껴졌다. ( 부연하자면, 총이 가지는 의미가 그런 것이고, 복수 행위에서 총이 빠진 이유는 역시 아버지의 수준에 걸맞는 복수행위를 위해서라고 본다. ) 

함께 살펴볼 아이템이 바로 여행용 가방인데, 영화 끝에 화장과 함께 사라진다. 저걸 왜 끌고 다니나 싶게 굳이굳이 귀에 거슬리는 바퀴소리와 함께 항상 같이 다니다가 주인공이 성숙해지면서 없어져 버린다. 집착을 대변하는 소품이 아니었나 싶다. 





짖꿏은 감독의 성향.. 의도적이었을까? 

이 영화에는 실험적인 시도와 관객에게 특이한 자극을 주기 위한 편집이 많다. ( 도대체 뭘 바란건지 알 수는 없지만서도.. ) 게다가 아이들이 성급하게 뭔가를 보여주듯 갑작스레 전개되는 컷 ( 혹은 씬 ) 들이 많았다. 이런 요소들이 의도된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영화의 주제와 어느 정도 연관되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런 와중에도 영화 초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밝은 곳에서 어두운 곳으로 내려오면서 주인공의 상황을 보여준다든가, 아버지의 연락을 받게 되는 장면에서 전화줄이 팽팽해지며, 이제부터 긴장감이 발생할 것을 암시하는 장면 등은 비교적 전형적인 방식이었다. 

게다가 블랙유머 혹은 블랙코미디를 제대로 구사했다. 부조리한 유머로 웃을 수 없는 상황에서 웃기게 만든다든가, 뭔가 웃어야 할 것 같은데, 전혀 웃기지 않게 만들어 버리는 바람에 관객을 혼란에 빠뜨린다. 그래서 관객은 더 머리를 굴려 영화에 몰입하게 해 적극적으로 만든다. ( 물론 흥미를 잃어버렸다면 아무 효과도 없겠지만.. ) 이 영화의 장르는 드라마와 코미디다. 

덕분에 관객들은 스토리를 쫓아가야 하는건지 떨여져있는 암시와 복선을 쫓아가야 하는 건지 아니면 씬마다 들어있는 듯한 메시지를 따라가야 하는 건지 혼란스럽다. 영화를 본 뒤로 제대로 다 살펴본 건지 지금도 의심스럽다. ^^;;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홀로코스트

크게 히트한 영화가 아니니 유태인들의 항의는 없었을 것 같지만, 나치의 유태인 학살에 대한 접근을 특이하게 보여주고 있다. 나치 생존자와 유태인 희생자를 나치로 인해 어린 시절을 잃어버려 성장하지 못한 남자아이들로 묘사하고 있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둘 다 어린 시절의 악몽으로 인해 가정을 돌보지 못하고, 성인 남자로써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한 캐릭터로 등장시켰다. 

나치 생존자를 쫓는 인물이 역사적 사건과 책임의 무게보다 개인적인 원한을 더 중요시 여기는 건 참 받아들이기 힘든 비꼬기다. 다른 놈은 안 쫓고 오직 한 놈만 30년을 찾아 헤맨거다. ㅋ




연출에 축소된 연기력

숀펜이나 프랜시스 맥도먼드는 아주 좋은 연기를 보여준다. 숀펜은 특히나 이 영화에 정성을 기울인 것으로 보이는데, 유명 스타가 저예산 독립영화에 출연한 점이나, 주인공의 특징에 맞게 완전 분장한 모습, 그리고 힘없는 목소리와 어눌한 걸음걸이까지 등장하는 순간부터 노력한 티가 확 났다.

그런데, 감독이 워낙 연출이나 편집에 실험적인 요소를 많이 도입하는 바람에 숀 펜의 연기력이 화면을 압도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았다. 거의 숀 펜 혼자 영화를 계속 이끌고 있음에도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숀 펜의 심리나 표현이 어땠을까 하는 점보다 감독이 도대체 뭘 말하려는거야 하는 생각이 더 많다. 

추측으로는 숀 펜 정도면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 감독에게 압력을 행사할 수도 있었을 위치일 것 같은데, 별로 그런 흔적들이 보이지 않는다. " 셰이엔 " 이 미국에 갔을 때, 데이빗 번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은 숀 펜이 돋보이게 하려고 더 길게 갈수도 있었던 부분이라고 본다. 



은근히 괜찮은 영화 음악

모던 토킹은 들어봤어도 토킹 헤드는 처음 들어봤다. 어떤 장르인지 참 설명하기 어려운데, 1970년대에 인기있었다고 한다. 영화 중간에 토킹 헤드 ( Talking Heads 니 토킹 헤즈라고 읽어야 하지 않나? ) 데이빗 번이 " This Must Be The Place " 를 부르는 데 상당히 인상깊다. ( 언제 그 처자는 천정으로 올라갔을 싶어 궁금했는데, 다행이 인터넷에서 영상을 찾아볼 수 있었다. ^^;; )  아마 가사를 해석해 보면 영화의 주제와 밀접한 관련이 있을 듯 한데, 이미 쓸 만큼 썼고, 음악 쪽은 별로 밝지 않아 관심있는 분들의 포스팅을 기대할 뿐이다. ^^;;; 




저는 건강한 리뷰문화를 만들기 위한 그린리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독립영화에서도 이렇게 영화제목을 아주 잘못 짓는 경우는 드문데, 덕분에 두뇌를 풀가동하고, 영화를 다시 더듬어보는 짓까지 해야 했다. 영화를 다시 구성해 보면 말만 많아지는 스타일이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한번 봤을 때 너무 엉켜있어 당최 감당이 안됐다.

다소 단정적인 영화평에 의심이 가서 한번 확인해 보고픈 관객이 있기를 바랄 뿐이다. ^^;;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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