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 급식'에 해당하는 글 1건

무상 급식 논란이 너무 정치적인 색깔을 띄고 진행되는 것과 무상 급식을 진행하면 엄청난 재앙이 오거나 혜택이 오는 것처럼 설레발치는 몇몇 미디어들 때문에 불만이 있었다.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사회에서는 건전한 사회인을 길러 내는 교육이라는 것이 아주 중요하고 근본이 되는 일이다. 따라서 최선의 교육환경과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이 당연한 일을 이미 오래 전에 시작했거나, 준비하고 있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뒤늦게, 게다가 혼란스런 상황에서 저돌적으로 진행시키다보니 무리가 따르고 있을 뿐이다.

우리나라는 성공적으로 급성장을 이뤄냈지만, 발전된 사회로 성장하기 위한 기반을 닦는데는 미흡했다. 때문에 경제적 성장이 어려워지자 여러 사회 문제가 부각되고 많은 혼란을 겪고 있다. 이런 혼란들 속에서 간과되지 않아야 할 것이 바로 다음 세대들에게 건전한 사회구성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환경과 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며, 이 사안은 성숙한 사회가 책임져야 할 의무라고 본다.

무상 급식 ( 위키백과 )

서울시의 무상 급식 정책 논란 ( 위키백과 )

무상 급식 논란에서 등장한 여러 의견 중에서 무상 급식을 헌법상에 기록된 의무교육 서비스의 차원으로 본다는 주장에 공감한다. 반대 주장 역시 나름대로 현실적인 근거가 있기는 하다. 이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몇 가지 생각을 적어보고자 한다.



무상 급식을 실행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성숙한 모습으로 사회적 합의에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중요하다. 어리다고 해서 현재 상황을 아예 모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데 지금의 양상은 거의 실력대결이고, 마치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국가나 부자들로부터 빼앗겼던 자신의 몫을 되찾아오는 형국으로 보인다는 게 싫다. 어른들이 사회적 책임감을 깨닫고 부족하나마 현실적인 방법들을 찾아내서 준비해주고 있다는 이미지로 남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따라서, 무상 급식에 대한 고민은 좀 더 지속될 필요가 있다.

시끄럽게 떠들고 나서 표결로 처리하고 이겼네 졌네로 끝날 것이 아니라 결국 우리가 다음 세대들에게 무엇을 주고 싶어했는지 알려줄 필요가 있다. 현실적인 재정의 어려움 때문이라면 단계적으로 시행하는 것에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 단, 있는 사람은 돈내고 먹고 없는 사람은 그냥 먹으라고 하지는 말자. 단계적으로 시행해야 한다면 초등학교 1학년 전원이든 중학교 1학년 전원으로 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뒤로 점차 늘려가는 형태여야 한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것이 아니라 기성 사회가 성장하는 세대들에게 책임을 다하려는 노력을 보인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많은 사람들이 빠른 성장, 빠른 결과를 중시하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무상 급식 역시 잠재적으로는 여러 문제가 예상됨에도 찬성하는 정당(혹은 정치인)이나 반대하는 정당(혹은 정치인)이나 성급하게 결론지으려 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행을 한다해도 음식산업에 종사하는 업체의 신뢰성이나 수익구조에 대해 고민하는 등 여러 가지 면들을 살펴 봐야 하고, 몇 차례의 경험과 테스트가 필요하다고 보는데 이런 얘기들은 별로 들리지 않는다. ( 어디선가는 하고 있을 것이다. ) 시행하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반대했던 사람들조차 납득할 만한 방법으로 시행시킬 수 있는가가 중요한 것이다.

무상 급식은 튼실한 교육환경과 양질의 교육서비스를 구축해야 하는 사회적 책임에 한 부분이다. 무상 급식은 과정 중에 하나이며, 그 과정을 통해 배울 점이 많다. 표결은 사회적 합의가 아니라고 본다. 표결로 결론을 지을 때도 소수자들과 인식을 공유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무상 급식이 어떻게 흘러갈 지는 모르겠다. 좋은 경우, 나쁜 경우에 대한 가능성은 아직 많다. 단지 이제 시작했으니 전문가들과 학부모들의 관심이 지속적으로 필요하다.


덧붙이기 : 조카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데, 엄청난 먹성을 자랑한다. 냉장고를 뒤지다가 저녁, 무상 간식은 왜 없을까 하는 망상에 사로잡혀 끄적이다가..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