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동님의 시사만화 8년치를 모은 책이다. 대략 1988년경부터 1996년경이 아닐까 싶은데, 정말 기억해 둬야 할 많은 사건들이 들어있다. 

시사카툰이기에 당시 상황을 어느 정도 기억해야 그나마 제대로 읽을 수 있는데, 다행이 대부분은 기억나는 사건들이었다. 불행한 건 여전히 속이 쓰리다는 거다. 몇몇 사건은 이게 당시 얘기인지 지금 얘기인지 알 수 없을 정도다. 우스개꺼리로 요즘 인터넷에 떠도는 강남 성형 미인에 대한 그림 한컷이 있는데, 이 만화 책에서 똑같은 설정과 의도의 컷이 들어있다.

시사만화지만 조금씩 틀린 형식을 가지고 있는 그림들이 있어 즐기는 만화로써는 별로지만, 옛 기억 속에 의미있는 사건들을 오늘에 되짚어보는 촌철살인의 풍자가 지금도 살아있어 눈을 떼기 쉽지 않다.

비유나 풍자가 절묘한 반면 그 많은 우울한 사건을 보고 있자니 정신상태가 무력해 지기도 하는데, 지은이는 어떻게 버티셨나 싶다.

목긴사나이
카테고리 자기계발 > 화술/협상
지은이 박재동 (글논그림밭,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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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겼던 건 우리나라에서도 시사애니메이션이라는 걸 했던 적이 있다는 걸 알게된 것이다. 당최 생소한 시사애니메이션을 박재동 님이 진행을 하셨었고, 3편 정도가 만화 컷으로 이 책에 들어있는데, 기회가 되면 한번 보고 싶다. 뭐 재밌을 거란 기대는 없지만, 어느 정도 의미있는 시도가 아니었을까 싶어 수준을 살펴보고 싶을 따름이다. 발전된 모습으로 새롭게 시도해도 재밌을 장르로 보여진다. 특히 요즘에는.. 

책크기가 다소 위아래로 긴데, 아마 뒷부분에 있는 " 샤위나 " 라는 작품 때문이 아닌가 싶다. SICAF 콜렉션 작품집에도 들어있는데, 위아래 크기가 SICAF 콜렉션 " 한국 대표 만화가 10인 작품집 " 의 크기와 같다.

참고로 전, 노 법정 스케치가 들어있는데, 당시 상황이 몇 줄 소개되고 있다. 몇 줄만으로도 심기가 몹시 불편해지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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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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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에 SICAF ( Seoul International Cartoon & Animation Festival ) 에서 기획한 " SICAF COLLECTION " 을 한권의 책으로 만들어 출판한 것이 " 한국 대표만화가 10인 작품집 " 입니다. 


이두호 / 꼬꼬댁

이 작품집에서 가장 재밌게 읽은 컨텐츠입니다. 이두호님 작품 중에서는 " 바람소리 ", " 머털도사님 ", " 객주 ", " 임꺽정 " 을 아주 재밌게 즐겼는데, 오래간만에 " 꼬꼬댁 " 그 내공을 보여주고 계십니다. 

황토색 계열의 칼라 만화인데, 구수한 경상도 사투리가 모든 대사들이 주옥같습니다. 소풍을 앞둔 초등학교 여학생의 시선으로 할머니와 어머니, 그리고 집에 자주 들어오지 않는 아버지 사이의 갈등과 화해를 그리고 있습니다. 제 어릴 적이라면 흔한 시골의 생활상 ( 아버지의 도벽은 제외 ) 을 정말 그대로 따뜻하게 종이에 옮겨 주셨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일 끝 에피소드인 " 뜨거운 돌 " 과 함께 이 두 작품만으로도 이 책의 가치는 충분히 읽을만 하다고 보여집니다. 가장 한국적인 게 무엇인지 그대로 보여주는 수작입니다. 만화판 " 소나기 " 를 보는 듯 한 기분입니다. ( 물론 소년, 소년 사이의 이야기는 아니지만요. ㅎ ) 


강경옥 / Dreaming

여성풍(? 순정만화 ) 스타일의 그림체는 거의 보질 않아서 별 감흥이 없었습니다. 스토리 역시 이제는 흔하게 느껴지는 반전이었습니다. 그나마 구성은 괜찮았던 것 같습니다. 


허영만 / 해탈이

허영만 님의 작품치고는(!) 좀 실망이었습니다.
 

양영순 / 동방에서 온 사람들

양영순님 작품은 어째 갈수록 뜬금없어지고 있고, 메시지가 뭘 말하는지 잘 파악할 수 없었습니다. 그나마 그림체가 묵직해지는 것과 컷들이 진중해지는 것이 여전히 기대를 갖게 합니다. 


박재동 / 샤위나

시사만화가로만 여기고 있었는데, 이런 작품도 내시는군요. 이 에피소드의 반전도 이미 익숙한 패턴이라 복선이나 암시 단계에서 눈치를 채버렸지만, 만화의 표현에서 신선한 느낌을 주셨습니다. " 바시르와 왈츠를 " 이라는 만화책에서 만화의 크라이막스 부분에서 실제 사진들을 배치해 극적 효과를 더해 충격적이었는데, 이미 박재동님은 이때부터 그런 효과를 잘 활용하고 계셨다는 것이 정말 놀라웠습니다. ^^

이 작품 역시 아주 좋았습니다. 


이빈 / I ♥ School

외국인 혼혈아 문제를 가볍게 다루고 있습니다. 그림체가 어린이 만화 스타일이어 효과가 제법 있습니다.


윤태호 / I'm

가끔 윤태호 작가와 양영순 작가의 스타일을 구분하기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그나마 뭔가 짜임새 있다는 느낌은 있었습니다. 


김수정 / 개와 인간의 진실

둘리 이후 작품을 거의 보지 못하고 있었는데, 간만에 정겨운 그림체를 볼 수 있었습니다. 그게 답니다. ㅡㅡ;;


박희정 / Ember ( 엠버 )

노력하신 흔적은 보이는데, 일본 애니메이션 중 한편과 너무 비슷한 전개와 구성은 좀 부잡스러운 느낌이었습니다. 


백성민 / 뜨거운 돌

만화를 뚫고 나올 듯한 그림만으로도 충분히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두호 님의 바람소리가 연상되기도 하지만, 훨씬 박력이 느껴집니다. 스토리가 박력적인 게 아니라 무게있으면서도 소걸음처럼 성큼성큼 진행되다 무지막지하게 마무리짓는데, 그림만으로도 여운을 남기실 수 있는 분으로 보입니다. 어디선가 낯익은 작가 이름인데, 당최 기억이 나질 않네요. ^^;; 

한국대표만화가10인작품집
카테고리 예술/대중문화 > 만화/애니메이션
지은이 강경옥 외 (서울문화사, 200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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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정위원 중 낯익은 이름이 한 두개 발견됐습니다. 박인하 ( 만화평론가 ) 님과 박성식 ( 만화 관련 자유기고가 ) 님이신데, 자주 보게 될 것 같아 기록해 둡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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