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고르는 방법'에 해당하는 글 1건








영화, 애니, 만화, 미드 같은 것들을 꽤나 보아온 터라 가끔 영화를 보러 가는 사람과 많이 다른 부분이 있겠지만, 영화를 볼 때 몇 가지 고려해 보는 것들이 있다. 꼭 따르는 것은 아니지만, 가급적 영화를 보고 시간낭비, 돈낭비하는 후회막급한 일을 저질러 정신적인 공황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기 위해 그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습관화된 것들이다.


엄청난 기대보다는 느긋한 기다림

그지같은 영화에 오고가는 차시간, 영화보는 시간과 간식비용까지 흘려버리고 나면 인생이 참 퍽퍽한 느낌이다. 최악의 경우, 주변 사람들 것까지 덤으로 시궁창에 쳐박은 때라면  세상에 증오(?)라는 것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되곤 한다. 당해본 사람은 알겠지만, 거의 트라우마 수준이다. ^^;; 다행이 그런 사태는 오래 전 사건들로 정리됐지만 언제 다시 체험하게 될 지 알 수 없는 일이라 천천히 영화 고르는 습관을 길들여 왔다.

쓰잘데기없이 부풀어 버린 기대감으로 영화를 보고 쌍코피를 흘리느니 실패확률이 적은 영화를 자주 보는 것을 선호한다. 이런 식으로 영화를 자주 보게 되면 영화를 즐기는 방법도 늘어나고, 비교적 더 많은 그 영화의 장점을 발견하게 된다. 좋은 영화는 언제나 기다려준다. 조바심 낼 필요가 없다. 지뢰만 밟지 않으면 된다. 


개인적인 취향과 접근 방법

필요한 정보는 최대한 접하지만, 믿는 편은 아니다. 알바성 댓글, 허영투성이의 광고 카피는 광고카피로만 봐준다.
느닷없는 영화가 등장해 엄청난 흥행을 했다고 하는 경우 일단 주의한다. 이런 영화는 언제나 기다려줘야 한다. 그렇다고 무작정 기다리는 것은 아니고, imdb, 구글을 통해 출처를 천천히 찾아보거나 신뢰할 만한 영화잡지, 영화기자 혹은 영화 블로그에 정보가 올라왔는지 살펴본다. 취향에 맞는지, 감상포인트는 무엇인지 그밖에 영화 외적으로 살펴봐야 할 요소들이 있는지 점검해 본다. 

제일 중요한 요소는 역시 감독이다. 실제 영화는 감독과의 대화라고 보는 견해가 많다. 영화를 판단할 때, 그 감독의 전작들을 알고 있으면 고르기 쉬워진다. 화면빨, 스타일이 대개 비슷하다. 가끔 확 발전하거나 퇴보하는 경우가 있는데, 퇴보했을 때 조차도 좋아하던 흔적들은 묻어난다. 물론 실망이지만서도.. 

영화잡지, 기사, 블로그를 살펴볼 때는 감상포인트를 찾기 위해서다. 가끔 좋은 영화인데 감을 잡지 못했거나 감상포인트를 몰라 제대로 즐기지 못할 때가 있다. 의상, 음악, 시대적 상황을 인식해야 알 수 있는 내용들이 나오는데 전혀 준비가 안된 경우 다시 봐야 하나 싶은 고민에 빠지기도 한다. ^^;;

편견이긴 하지만 " 웰메이드 " 란 말에 현혹되곤 한다. " 초흥행작 ", " 블럭버스터 " 란 단어는 안중에도 없다. 하지만, " 저평가 ", " 매니악 ", " 웰메이드 " 란 단어가 들어간 영화치고 화면이 허술한 경우는 별로 보질 못했다. 물론 아둔한 마케팅 방법으로 인해 " 웰메이드 " 란 단어가 고생하기도 하지만, 이 경우에는 트레일러만 봐도 대강 감이 온다. 

공포 장르, 여성 영화나 기타 엽기적인 것들을 빼고는 대부분 보는 편이라 굳이 취향에 어려움은 없다. 간혹 홍콩 영화가 지겨워질 때도 있고, 예술영화가 답답해져서 외면하기도 하지만, 웬만하면 봐두곤 한다. 편식은 좋지 않다. 

개인적으로 취향 못지 않게 영화를 제대로 즐길 준비가 되어 있는지가 중요하다고 본다. 
몸도 피곤하고, 머리도 복잡해서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는 경우에는 일단 화면이 화려하고 액션이 박진감 넘치는지를 살펴보고, 정신적으로나 신체적으로 활기찬데, 뭔가 허하다면 감상포인트가 확실한 영화들을 기억해 뒀다가 찾아보는 편이다. 

 



영화는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극복하는 것이다. ㅋㅋㅋ

좋은 영화를 찾기 위해 자신만의 방법을 가질 필요는 있지만, 그 기준들이 항상 옳은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영화도 사람이 만드는 것이고, 만드는 사람과 보는 사람들이 변하기에 영화도 변하게 된다. 빛을 더하는 경우도 있고, 퇴색되는 경우도 있지만, 적절한 상황에서 적절한 때에 만나게 되면 좋은 추억이 된다. 그러기 위해서 보는 사람은 되도록이면 준비도 하고 있어야 하고, 되도록이면 받아들이는 자세를 취하는 것이 좋으며, 깨어있는 눈빛을 유지해야 할 것이다. 다른 사람이 즐기지 못한 부분들까지 찾아낼 수 있을 때 비로소 자신만의 명작이 될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이 온통 비판하는 영화에서도 맘에 드는 이유를 수없이 댈 수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 과정에서 그 사람의 많은 부분을 엿보게 된다. 감독이 어떤 얘기를 했는지와는 별 상관없이 감독에게 들려줄 독특한 얘기들일 것이다. 영화에는 등장인물들의 대화와 함께 감독과 관객의 대화가 같이 들어있다. 

누구와 대화할 지를 고르는 것 못지 않게 얘기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만 확인한다면 절반은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