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 수 없는 음모들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인터폴 형사의 고뇌를 그린 액션 스릴러 영화다. 

다분히 고전 스릴러 영화들인 " 콘돌 ( Three Days Of The Condor. 1975 )  " 과 " 암살단 ( The Parallax View. 1974 ) 를 연상시키는데, 앞의 영화들에 비해 화면구성이나 액션면에서 발전한 모습이다. 

클라이브 오웬이 연기한 " 루이스 셀린저 " 는 요즘 액션 영화에 등장하는 주인공처럼 뛰어난 능력자도 아니고, 스릴러 영화의 주인공처럼 위기상황에서 번뜩이는 발상의 전환을 보여주지도 않는다. 그래도 인터폴 형사답게 범죄의 흔적을 추적하는 능력은 갖추고 있다. 주인공을 비교적(?) 평범하고 실제적인 모습을 갖추게 한 것이 리얼리티적인 요소를 위한 것인지, 아니면 국제사회에서 악의 축인 무기거래, 은행 비리를 더 부각시키려는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주인공의 내적갈등을 표현하는 데는 좀 서툴렀다고 본다. 사실 주인공의 심리보다 국제사회에서 벌어지는 암울한 사건들과 정황들이 더 영화에서 메인테마인 듯 싶다. 

" 인터내셔널 " 의 장점은 냉전시대에서나 봤을 법한 스릴러가 장점이다. 어제의 적이 순간 아군으로 돌변하기도 하고, 문제가 풀리는 듯 보이다가도 꽉 막혀버리는 느낌, 아군인지 적군인지 모를 내부의 압박 등이 영화 내내 어두운 결말을 암시하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내는 영화가 오랜만이긴 하다. 

http://www.imdb.com/title/tt0963178/  

그럼에도 너무 불친절하게 빠른 전개와 캐릭터 간의 갈등이 효과적으로 드러나지 않아 웬만큼 준비된 관객이 아니면 공감하기 힘든 부분이 많다. 나오미 왓츠는 주인공 중 한명인지 아니면 그냥 조연인지 분간하기 힘들 정도의 역할을 보여주고 있다. 분량상으로는 주인공인 듯 한데, 너무 평범하다. 클라이브 오웬과 함께 문제를 해결하려는 훌륭한 동료였다가 막판에 클라이브 오웬의 단호한 결정으로 한발 물러서게 되는데, 그걸로 존재감이 없어져 버렸다. 싸움의 룰을 바꿔 버린 클라이브 오웬과 바뀌어 버린 룰로부터 보호받은 나오미 와츠가 대비되려면 추가적인 장면들이 있어야 할 것 같기도 한다. 그 뒤로 나오미 와츠는 나오지 않는다. 단지 클라이브 오웬의 전진을 위한 버팀목들 중 하나로 끝나 버린다. 

제작비가 5천만 달러나 들었다고 한다. 수익이 2천5백만 달러였으니 반토막 난 영화고, 두 주인공의 티켓파워가 많이 줄어들었을 것 같다. 아마 영화셋트로써 건축물들을 지었거나 빌린 비용이 가장 많이 들었을 것 같은데, 영화 중간 어떤 건물 안에서의 대규모 총격씬과 여러 유럽의 멋진 건물 모습들이 그 값을 하긴 한다. 화면빨도 공을 상당히 많이 들였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인터내셔널
감독 톰 티크베어 (2009 / 독일,미국,영국)
출연 클라이브 오웬,나오미 왓츠
상세보기



스릴러 장르에 특화된 사람들이 좋아할 것 같은데, 상대적으로 외국의 영화정보 사이트 imdb 에서보다 우리나라 포털에서 평점을 후하게 줬다. 본 사람들이 모든 자세한 설정을 한눈에 꿰뚫을 정도로 스릴러 매니아들인지, 아니면 영화 전체적인 모습에서 간과할 부분은 충분히 넘어가 준 결과인지는 알 수 없지만, " 인터내셔널 " 을 볼 때 애써 자세한 줄거리나 설정을 확인하려 한다면 이 영화의 장점을 즐기기 어렵다. 

국제암흑사회에서는 언제든 적과 아군이 뒤바뀔 수 있고, 최우선이 생존, 그다음이 돈이다. 은행이든 군산복합체든 저마다 잇속이 있고, 몇몇 사람의 희생에는 눈깜짝하지 않는다. 주인공보다 압도적인 존재감들이다. 관객은 주인공의 모험(?)을 따라 국제사회의 어두운 면을 엿볼 뿐이다. 그리고 다시 말하지만 화면빨은 아주 괜찮다. 

WRITTEN BY
리컨
영화를 즐기는 취미를 기록한 블로그입니다.

,